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01)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01화(301/405)
하제인 게이트.
이를 제대로 이름 붙인 건 윤슬이 아닌 지금 떠오르고 있는 한 렉카 인튜버였다.
―근데 뒷광고. 이거 초반에 사람들이 쎄한데-. 싶어서 잡아낸 애들 있죠? 얘네 공통점이 뭔지 알아? 어 맞아. 스토리에 그렇게 하제인 캡처해서 올리던 애들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러네
-메다 오늘도 통찰력 쩔었다ㄷㄷ
구독자 삼십만의 ‘안드로메다’라는 닉네임을 가진 렉카 인튜버는 업로드하는 영상마다 조회수가 제법 높았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걔네 와꾸가 하제인을 따라잡을 수 있어? 못 되거든. 학력? 한국대 못 가잖아요. 그러니까 뭐야. 그나마 쉬운 거. 아 물론 그 집에는 절대 못 살 거 아니까~. 하제인 백, 하제인 반지, 하제인 구두. 이런 거라도 손민수 하려는 거 아니야.
―잠깐. 그럼 이건 하제인이 불러온 참사 아닌가?
-ㅁㅊㅋㅋㅋ이걸 이렇게 멕인다고?
-메다 열등감 추해ㅜ
-ㅋㅋㅋ윗분 뭘 모르시네 메다 존나 금수저임;
새까만 배경으로 가면을 쓰고, 음성 변조까지 한 렉카 인튜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이상한 애들 들어오네. 뒷광고가 일반인들 들어오긴 좋은가보다. 얘들아, 설명 좀 해 줄래~? 메다 인증한 거?
[메다만이 진짜언론 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메다 진심 금수저 인증 여러번했음ㅋㅋㅋ
-그리고 해외살아서 안털리는거임ㅇㅇ
-메다 일년에 카드값만 해도 장난 아니고ㅋㅋㅋㅋ VVIP들한테만 발급되는 카드도 있음ㅠㅠ 메다는 걍 맞말폭격기라고
▶시청자 수: 208,771명
지금 가장 핫한 주제인 만큼 안드로메다의 실시간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는 점점 늘어났다. 짭 감별사가 되어 인플루언서의 사진마다 딱딱 짚어 빈정거리던 메다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이러다 삼십만 찍겠네. 이건 묻을까 말까 했던 건데.
-그냥 말해ㅋㅋㅋㅋ
-이러다가 또또 말해줄거면서
[참교육시작합시다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또 또 성질 급해 가지고는. 그 고등학교 때 말이에요. 하제인이 아직 이것보다 덜 유명할 때. 걔도 보면 은근 관종이야. 고상한 척 남들과는 다른 척하지만? 애초에 연애 프로그램 나간 이유가 뭐겠어요. 걔도 사람들 앞에 드러나는 거 환장하는 거지.
―뭐 아무튼.
자료화면: (제인의 고등학생 시절 유스타 캡처.jpg)
―이렇~게 뭐가 있는 척하잖아? 근데 아니었어. 이 남자가 좀, 강남 바닥에서도 유명하거든. 얘 주변 애들 다 첫사랑이 얘일걸. 아무튼 얘가 유학을 갔었는데 하제인이 죽기 살기로 따라붙었어. 이건 팩트. 주변에 강남 토박이 있으면 물어봐요.
-메다 강남 토박이었어?
-계속 사람들이 물ㄹ어보는데 그건 말 안해줌ㅋㅋㅋ 그냥 지금 해외 있다 정도만
-그 남자애 대체 누구임? 진짜 개궁금하다
―얘랑 뭐 그렇게 잘 되는 척 온갖 망붕은 다 떨다가 나중에…. 큭. 아하하하! 아 웃겨서. 아무튼 남자애가 진짜 질색하고 하제인을 떼 냈거든. 난 그래서 지금 환승 시그널 민정우? 하제인이랑 그냥 연기하는 거 같애. 둘이.
-와 하제인 그렇게 안봤는뎈ㅋㅋㅋㅋ
-인플루언서 되려면 앵간한 관종으로는 부족하지; 난 하제인도 그렇게 고급스러운거 모를
[메다사랑단 님이 3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메다야 그 남자애 신상털어조ㅎㅎ
―흠. 이건 내가 굳이 안 털어도 너네 수준에서 털 수 있을걸? 힌트. 하제인이랑 같은 중학교. 걔네 집안이 정치가 집안이라 메다 쪼끔 무서워~
-ㅇㅋ 접수ㅋㅋㅋㅋㅋ
-우리가 해볼겤ㅋㅋㅋㅋㅋ
▶시청자 수: 312,987명
렉카 인튜버, 안드로메다의 방송은 널리널리 퍼져 나갔다.
젬스톤 MCN에 속해 있던 유명 뷰티, 패션 인플루언서들은 그렇게 하제인 게이트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는 곧 뒷광고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인플루언서가 되었다는 뜻이었다.
* * *
제인은 부재중 전화들에 잠시 눈을 감았다. 온갖 부정적인 미래들이 떠올라 제인을 덮치는 것만 같았다.
‘어떡하지….’
파리에 와 있는 동안 팔로워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하제인게이트 어떻게 생각하세용 언니???ㅜㅜ
-진짜 다른 인튜버들이랑 친분 없던 거 맞아요? 지금 메다 영상에서 루머도 퍼지고 있어요…
-민정우랑 둘이 짜고 연기하러 나간거 맞나요?(﹡ˆ﹀ˆ﹡) ㅊㅂㅎ한테 꼬리치다가 까인 하제인 푸핰ㅋㅋㅋㅋㅋ
이렇게 제인의 유스타에 부정적인 댓글이 가득 달렸던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윤슬의 스슈 사건 때였고.
‘이번에도 시작은 서윤슬….’
두 번째는 바로 지금, 윤슬이 불러온 뒷광고 사건 이후였다.
☎부재중 전화 32건
(아버지) 9
(엄마) 14
온갖 전화 목록 사이에서도 유난히 많이 걸려 온 부모님의 목록을 보자 제인은 머리가 아파 왔다. 지금 한국은 난리가 나 있었다. 모든 업계에서 뒷광고가 펑펑 터져나갔다.
[모든 것이 알고싶다 갤러리] [이렇게 갤에 사람이 많은적이 있었나 싱글벙글] [이거 진짜 방송사에서 취재해야됨ㅋㅋㅋ] [눈치 챙기자 지금부터라도 나오는 놈은 살려준다]이제 사람들은 뒷광고를 단순히 개인의 일로 치부하지 않았다. 그간 인플루언서들은 수많은 돈을 벌어들임을 과시했고, 이미 인튜버는 뜨는 직종 1위였다. 대중들은 뒷광고를 준 대기업이 아닌 인플루언서들을 향해 돌을 던졌다.
-이미 얘네가 기업인데 뭘ㅋㅋㅋㅋ
-진짜로 회사 설립한 애들도 몇몇 있잖아 ㅇㅇ ㈜뒷광고 컴퍼니로 이름 바꿔
제인은 뒷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함께 조롱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익명게시판/ 야 내가 뭐 알아왔게?ㅋㅋㅋ 하제인 따라하는 애들 다 똑같은 MCN소속이었음]MCN= 연예인 기획사
사이트 가보면 있는데 ‘젬스톤’ 이라고.. 유명한 애들 다 거기 애들임ㅋㅋㅋ 말랑쫑이랑 친했던 애들도 그렇고 ㅈㅋ큰 병크 터졌던 로즈차도 그렇고 거기 대체 뭐임…
-진심 파도파도 괴담만;;;
-로즈차는 관상부터가 믿거였음 ㅠㅠㅋㅋㅋ
-너 지금 행실을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야!!! 너 미쳤어!!! 애비 얼굴에 먹칠을 해도 유분수지! 딸년 하나 잘못 키운 죄로 나는 이게 뭐야! 어!!!
제인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아버지의 분노를 덤덤히 받아들였다. 마구 깨문 아랫입술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말해봐라. 제인아. 내가 왜 널 사랑해야 하냐? 부모라고 해서 자식을 다 마음으로 품는다? 웃기지 말라 해. 자식이야말로 부모가 개뿔 아무것도 없으면 사랑할 거냐? 세상은 모든 게 다 기브 앤 테이크야! 니가 나한테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어? 하고 싶은 대로 한번 풀어봐 줬더니 니가 지금 하는 꼴이 뭐야!
“아빠, 잘못했어요. 제가 잠깐 속아서…. 정말 제가 다 수습할 수 있어요.”
-너 뭐 한다고 한 브랜드 사업인지 뭔지도 다 때려쳐! 당분간 어디 나다닐 생각도 하지 말어!
그럴 수는 없었다. 당장 며칠 전 방영된 환승 시그널에서 제인은 이렇게 말했었다.
―제가 정말 오랫동안 꿈꾸던 일이었거든요. 이 일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 정우오빠를 놓치게 됐지만.
자막: [후회한 적은 없나요?]
―후회… 한 적 있어요. 그래도 돌아가면 똑같이 할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해놓고 브랜드는 출시 전부터 철수한다면 제인은 렉카 인튜버의 말처럼 그저 관종에 불가할 것이었다.
-조사에서 그냥 입 다물고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조사요? 무슨 조사요?”
-당연히 세금이지! 최장관님이 주말에 이미 다 틀 만드셨더라! 지금 곧 수색 시작될거다!
제인은 아버지의 고함 소리가 아득히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너 입국하자마자 지금 참고인 조사하러 가야 한다고!
* * *
매란은 흡족한 미소를 띠며 윤슬을 바라보았다.
“이제 시작했다고 하는구나.”
얼마 전 윤슬은 웬 장부를 들고 매란을 찾아왔다.
“이게 뭐길래….”
“할머니, 혹시 세금에 대해서 좀 알고 계세요?”
“알다마다.”
“제가 뭘 좀 정리해야 해서요. 도와주세요.”
그건 바로 젬스톤 소속 인튜버이자 윤슬이 유일하게 정보를 빼돌릴 수 있는 사람의 광고 목록이었다.
“이건 어디서 난 게냐? 불법적으로 얻은 것이라면….”
“편집자가 주던데요?”
바로 로즈차.
올리는 영상 열 개 중 아홉 개가 광고였던 뒷광고의 달인.
“한 사람 거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 것도 있어요.”
심지어 로즈차의 편집자는 그간 로즈차와 친한 인튜버의 광고영상까지 짬짬이 편집해 주고는 했다. 덕분에 어떤 영상이 광고인지 바로 증거를 접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중 몇 명은 쇼핑몰을 하는데, 알아보니까 아직 간이사업자로 등록했더라고요. 이상하죠?”
둘이 밤을 새다시피 자료를 정리한 그날 밤, 엎드려 졸던 윤슬을 바라보던 매란은 그간 연락하지 않았던 번호들을 눌렀다.
“나야. 간만에 일 좀 하지? 자료는 지금 퀵으로 보냈어.”
윤슬은 매란의 도움을 받아 젬스톤에서 그간 미신고한 세금, 그러니까 탈세 활동을 찔렀다.
그렇게 다이아수저의 양심선언이 채 24시간도 지나기 전, 젬스톤 MCN에는 세무조사가 들이닥쳤다.
* * *
“거긴 안 돼요!”
“네~ 됩니다~”
루비는 허망한 표정으로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걸 바라봤다. 세무조사가 들어가기 전 자료를 조작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미 로즈차의 자료가 국세청의 손에 넘어간 뒤였다. 느릿하게 눈을 깜박이던 루비의 계산이 빠르게 나왔다.
로즈차.
그리고 로즈차의 편집자.
“윤슬이구나아… 그래… 미리 준비하지 않고서야….”
지금은 고작 오전 아홉 시였다. 심지어 기자들까지 와 있었다.
“루비님!!!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어디서부터…. 잘못 됐지이…?”
당황한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루비는 중얼거렸다.
“내가 제인이를 선택해서…? 그치만 윤슬이를 데려올 수가 없었는걸….”
루비의 머릿속에 그간 윤슬이 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한국대 입학 영상, 유신사 플리 마켓, 인생필름 새 프레임들, 고연티비 출연 등.
그리고 그런 윤슬을 한 번이라도 누르고 싶어 아등바등하던 자신도.
멍하니 있던 루비는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하하하… 하하하하….!”
묵묵히 자료를 박스 안에 넣고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루비를 바라보았다.
“결국 이렇게… 하하하…!!!”
재기 불능.
그것이 루비가 내린 결론이었다. 루비의 무대는 이토록 초라히 막을 내렸다.
단 한 번도 윤슬을 이기지 못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