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0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03화(303/405)
떡상한 건 윤슬의 구독자 수만이 아니었다. 라모레와 백록화가 윤슬을 등에 업고 함께 떠오르기 시작했다.
[Hot/ 지금 댓글창 난리났다는 두 기업. jpg]은 라모레와 백록화ㅋㅋㅋ인튜브랑 유스타 뒷광고 때문에 다들 댓글로 난리났는데 이 두 개만 클-린한거 밝혀져서ㅋㅋㅋ
[Youstagram]쌀쌀한 아침에는 따뜻한 모카라떼 어때ପ(๑•̀ᴗ•̀)*♨♥ 우리 한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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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록화라 부르겠습니다
-이번 사태 전부터 나는 백록화만 마셨음ㅇㅇㅋㅋㅋ
[Youstagram]케세라세라(queserasera)! 어떻게든 되겠지이 ◟(∗❛ᴗ❛∗)◞
울긋불긋 뒤집힌 내 피부도 세라패드만 있으면 금새 다시 편안한 쫀득피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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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슬 죽도록사랑해~!!!♥ヾ(*`Д´*)ノ♡
-응응 뒷광고 안하는 세라패드 꼬옥 써주면되
-이렇게 된김에 원쁠원 해주슈 함 써보게
“물 들어왔다악!!!”
“노젓자아아악!!!!!!”
두 브랜드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간 SNS 광고에 수많은 돈을 때려 부어 넣어도 나오지 않았던 효과였다.
서윤슬 효과
업계에서 반쯤은 농담으로 쓰이던 그 말이 100% 진담이 되는 순간이었다.
지금 대표적으로 난리가 난 업계는 두 부류였다.
1. 요식업
2. 뷰티
두 가지의 공통점.
―이거 진짜. 먹어봐야 안다니까? 왕 하고 물면 입 안에서 육즙 탁-. 터지는 게….
―정말 뒤집힌 피부 진정시키는 덴 이만한 게 없더라구요. 다른 거 다 써봐도 결국, 히히. 정착하게 됐어요~
모니터 너머로 ‘객관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이다.
48MP 메인 카메라, 최대 72시간 배터리, 15.5cm 및 17.0cm 디스플레이
이렇게 제대로 된 사양이 나와 있는 게 아니라, 추상적인 느낌만이 전달된다. 바로 이렇게.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 느끼하지 않게 밸런스를 잡아주는 청양고추와 치즈의 조합, 결대로 찢어지는….
순하고 촉촉한 제형, 모공을 수축시켜주고 뒤집힌 피부 결을 정돈해주는 마법의….
그래서였다. 백록화와 라모레의 광고 효과가 극대화된 게.
현재 뒷광고가 가장 심했던 건 인튜버의 추천 한 번이면 손쉽게 매출을 늘릴 수 있던 두 분야였기 때문이다.
“얼른 새 사진 띄워! 지금이야! 피드에 뜨게 광고비 때려 부어!!!”
발 빠르게 먼저 나선 건 백록화였다.
* * *
[유머게시판/ 지금 반응 좋다는 백록화 NEW광고ㅋㅋㅋㅋ.jpg]유스타에 새 글 올라왔는뎈ㅋㅋㅋㅋ
(뒷맛까지 텁텁하지 않게.
깔끔한 백록화.)
누가 봐도 저격 아님?ㅋㅋㅋㅋ
-와 세넼ㅋㅋㅋㅋㅋ
-ㅋㅋㅋ귿네 나 진짜 저거 마셔봤는데 맛있긴 했어 좀 비싸서 글치ㅜ
˪얼만데?
˪하나에 2900원!
백록화는 곧장 편의점에서 2+1 행사를 하려 했다.
쾅-!
“지금 우리 브랜드 처음 마셔보는 소비자가 많을 거야! 이때를 노려야지!”
한국우유의 사장이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 * *
“원플러스 원! 거기에 할인행사도 넣어!!! 이만한 기회 다시는 안 와!!!”
큰 소리와 함께 들이닥친 한국우유 사장은 눈이 돌아 있었다.
“그리고 바로 모델 연장 의사 밝혀! 지금 잡아놔! 내년 되면 몸값 얼마까지 뛸지 모른다!!!”
* * *
시카 패드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매출을 자랑하는 코스메틱 어플 올리브일에는 윤슬의 셀카가 썸네일로 나갔다. ‘친근한 이미지’의 인튜버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그 뒤로 다른 브랜드들에서도 우르르 따라하기 시작했다.
[Olive1]이달의 MD Pick!
판매량이 높은 제품들은 전부 인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썸네일로 자리하고 있었다. 늘 바뀌는 올리브일 행사 배너까지도.
[문의사항: ㅋㅋㅋ소비자 돈으로 뒷돈들여 광고하시니까 좋나요 삭제합니다] [문의사항: 뒷광고 인플루언서들 뻔뻔하게 낯짝 들이미는거 보기싫어요 ㅃㅃ]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가을, 일 년에 두 번 있는 빅 세일 때 올리브일은 이미 뒷광고를 빵빵하게 먹여둔 뒤였다.
[내돈내산 올리브일 추천템♥]키워드로 영상을 올렸던 말랑쫑과 젬스톤 인플루언서들이 탈탈 털렸고, 올리브일도 세무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으려 할 때였다.
지잉- 지잉-
-윤슬 씨! 나야! 올리브일에서 모델이 되어줄 수 있겠냐는데?! 메인 모델!!! 지금 난리 났어!
다이아수저가 라모레의 올리브일 수수료를 둔 협상권을 가져왔다.
* * *
가슴이 웅장해졌다.
엔지생건
285,000 ▼
1년 최고 782,000
1년 최저 423,000
엔지생건의 주식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뿐만 아니었다. 시총 300억 원이 며칠 새에 날아갔다.
“꺄~~~!!! 이거지! 바로 이거야! 역시 나야!!!”
라모레퍼시픽
452,000 ▲
1년 최고 572,000
1년 최저 227,000
반대로 라모레의 주가는 올라갔다. 다이아수저는 싱글벙글 웃으며 핸드폰 버튼을 눌렀다.
찰칵-!
화면이 그대로 캡처되었다. 배경화면으로 해 둔 다이아수저는 지난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참….’
처음 양심선언을 준비할 때만 해도 측근들의 반대가 장난 아니었다. 굳이 벌집을 쑤셔서 좋을 게 뭐 있냐며 비웃었다.
‘뺑이쳤지….’
하지만 그들은 정말 어디까지나 몰라서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뒷광고 안 걸릴 자신이 있냐고 말하는 윤슬을 못 봐서 비웃을 수 있는 것이었다.
‘X될 뻔했거든….’
사실 그간 뒷광고를 더 많이 한 쪽은 라모레였다.
타이밍 좋게 먼저 선수 쳐서 이미지도 챙기고 주가도 챙겼다. 심지어 이제 을처럼 빌빌 기어야 했던 올리브일이 먼저 숙이고 들어오기까지!
“나 정말… 너무 행복하다. 윤슬 씨…”
“아, 정신 사나워. 이제 그만 앉아 봐요, 좀.”
그렇다. 이곳은 바로 다이아수저의 집.
다이아수저는 소파에 반쯤 기대 누워 있는 윤슬의 곁에서 핸드폰을 들고 걸어 다니며 웃었다가, 아련한 눈으로 회상에 잠겼다가, 다시 한번 뱅그르르 돌기를 반복했다.
“그쪽이 가져온 조건이 뭐라고 했죠?”
“3년간 빅 세일 때마다 라모레 제품 제일 어플이랑 사이트에서 최상단에 넣어 주기, 그리고 수수료 절감, 무려 1.7%나! 아 또 6개월간은 올리브일 측이 금액 전부 부담해서 인튜버들한테 올리브일 추천템 PPL 넣어 준대요.”
윤슬은 턱을 괴고 고민했다.
“고민할 게 뭐 있어~. 이거는 진짜!”
“라모레한테만 좋은디? 나는 뭐 모델료만 받고 끝이네?”
“…….”
다이아수저는 입을 다물고 얌전히 윤슬의 맞은편에 앉았다.
“지금 라모레 주가 얼마 올라갔더라아? 뒷광고는 몇 년에 걸쳐서 했는데 딱 반년 정도 쪼끔 노력한 값치고는 너무 크지 않나???”
다이아수저는 양손을 곱게 무릎 위에 올려두었다.
“이거 또 대기업 양아치 본성 나오죠? 그냥 쓱 입 닦고 넘어갈라고. 뒷배는 무슨 이거 라모레야말로 뒷광고 장난 아니라는 걸 내가….”
다이아수저는 매섭게 날아오는 윤슬의 시선을 피했다.
‘진짜 꾼이 다 되었구나….’
스무 살이 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인생필름을 확장시키더니 감이 더 좋아진 윤슬이었다. 다이아수저는 양손을 싹싹 빌었다.
“아, 이번 한 번만 좀 도와주면 안 돼요? 나 진짜 윤슬 씨. 조사받느라 너무 힘들었고 이번에 뒷광고 때문에 범칙금 내야 하는 것도 장난 아니야!”
“그간 뒷광고 안 해서 남는 돈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걸로 내!!!”
“그거 장학금으로 썼단 말이에요! 우리 이번에 장학제도 진짜 다 손봤어! 해외 연계까지 해가느라 장난 아니야… 나 살려줘… 위로 치이고 아래로 치이고 나 죽겠어, 그냥.”
윤슬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매출에서 아끼는 수수료. 그거 1.7%라고 했죠? 난 쩜칠은 받아야겠어.”
“시키는 건 뭐든지 할게요. 제발.”
“돈 내놔!!!”
다이아수저는 윤슬의 옆으로 다가와 두 손을 꽉 쥐었다.
“라모레가 탄탄해야 앞으로 윤슬 씨 쇼 프로 나갈 때 제작지원비도 빵빵하게 넣고, 어? 그렇잖아. 방송계 무섭다… 알면서도 다 털리는 게 그 바닥인데….”
“아니 솔직히. 요즘 가져오는 정보의 질이 영 별로예요. 현수정 컨택 이후로 나한테 뭐 말해준 적 있어? 라모레 영. 쓸모가.”
“뒷광고 터뜨리기 직전이라 나 진짜 너무 바빴어요. 내가 또 조만간 이 모임, 저 모임 다 껴서 들을 수 있는 건 다 들어올게!!!”
다이아수저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던 윤슬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하제인.”
“응?”
“걔 지금 뭐 하는지나 좀 알아 와봐요.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 같은지.”
“…그거면 돼요?”
“일단 지금 당장은. 이런 건 정말 측근들밖에 모를 얘기니까.”
한번 봐준다는 윤슬의 너그러운 태도에 다이아수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끝난 거 아닌가? 하제인은 젬스톤이다. 젬스톤 애들은 다 뒷광고를 했다. 이거면 뭐.”
“이미지에 타격은 가겠는데 완전 끝은 아니죠. 하제인이 챙긴 돈이 없는데.”
하제인 게이트라는 단어는 여전히 조롱으로 쓰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제인의 급을 다시 한번 공고히 유지시켜 주기도 했다. 젬스톤 인플루언서들이 한 명 한 명 나락을 가고 있었으나 여전히 하제인은 천상계였다. 하제인의 모든 것은 진짜였으니까.
가품도 뒷광고도 어떤 논란에도 끼지 않은 고고한 공주님이었다.
-죽었다 깨어나봐라 하제인 될 수 있나ㅋㅋㅋㅋ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옛말.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부유한 집 자제 보고 부러워만 말고 내실을 다지십시오.^^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었지만 하제인의 팔로워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었다.
“현재는 젬스톤만 완전히 끝인 거라… 하제인한테 다른 MCN 붙으면 또 언제 제가 타깃이 될지 몰라서.”
“지금 치고 올라가면 완전 유지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윤슬 씨 지금 이미지 최상이야. 앵간한 연예인 와도 못 비벼. 이번에 백록화 사장이 회사에서 춤췄다드라.”
“그거야 지금 한순간이고요. 그리고 이 클린한 이미지 유지하면 안 돼요.”
윤슬은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한 번 클린한 모습 굳어지면 이것저것 꼬투리 잡히기 쉬워서. 올리브일 광고만 찍고 딱 발 뺄 거예요. 당분간 시험 공부나 좀 할래요. 조만간 인생필름 새 프레임도 내야 하고.”
“아, 하긴 것도 그렇지. 이불 갖다줘?”
다이아수저는 이불을 갖고 와 윤슬에게 덮어주었다. 뒷광고 사건에 제대로 불을 붙이기 위해 며칠간 밤을 새운 윤슬은 눈을 비볐다. 천천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근데 만약에. 진짜 만약에 말이야.”
“네….”
“이대로 정말 끝이면? 하제인은 두 번 다시 안 나오고, 이대로 윤슬 씨가 이긴 거면?”
윤슬은 눈을 감고 다이아수저에게 할 대답을 떠올렸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아주 복잡한 감정이었다.
“글쎄요….”
느릿하게 입을 연 윤슬은 대답했다.
“아쉬울 거 같은데. 제대로 끝난 기분이 아니라.”
* * *
그 시각,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왔던 제인은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제인은 그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다.
자신은 아무 것도 몰랐다. 오로지 그 말만 반복했다.
지잉- 지잉- 지잉-
‘하….’
푸석해진 얼굴을 쓸어내리던 제인은 부모가 아닌 예상외의 이름이 떠 있는 것을 보았다.
[☎구정모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