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07)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07화(307/405)
‘요즘 좀 안 나온다 했다.’
반짝거리며 나타난 상태창은 지난번 룰렛 시스템 이후로 또 다른 사행성 도박을 선보였다.
「▶System
【두 번째 백만 달성】
▶축하합니다!
인튜브 구독자가 1,000,000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세를 몰아 그래프를 쭉 위로 올려 봅시다. 이대로라면 400만도 금방일지도?
보상
○(???) 획득
○아이템 숍 확장
○포인트 획득 (+30,000)
보상 받기를 진행하시겠습니까?
[Yes] [No]※한 번 받은 보상은 삭제가 불가합니다.」
‘저 물음표 대체 뭔디.’
알 수 없는 보상에 어쩐지 찜찜했던 것도 잠시, 나는 생각에 잠겼다.
‘…그간 상태창이 내가 피하려고 하면 받아줬나?’
아니, 재부팅한답시고 수시 면접 때 기절이나 시키는 양심리스 상태창인데. 이거 보상 안 받고 날려봤자 나중에 저 물음표 다시 한번 나올 것 같다.
얼른 선택하라는 듯이 반짝반짝거리는 상태창을 한 번 클릭했다.
빰빠밤-!
팡파레와 함께 포인트가 들어왔다. 그런데 어라.
「조건에 도달하지 못해 오픈이 불가합니다.」
“엥.”
실화인가?
새로운 아이템 숍은 유명세가 부족해서 안 열리고, 물음표로 처리해 둔 획득 아이템 역시 그대로였다. 상태창의 뻔뻔함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이럴 거면 축하는 왜 해줬냐.
상태창의 스크롤을 내리자 아래에 아주 작은 설명이 적혀 있었다.
「오픈 조건: 인튜브 ??? ?개 달성」
“야, 서윤슬 볶음밥 부족한가 봐!”
“어. 다 먹은 게 믿기지 않나 본데?”
아니. 난 그런 게 아닌데….
쩌렁쩌렁 울리는 어느새 우리 테이블로 다가온 돌쇠 아저씨가 새롭게 밥을 볶아주고 계셨다.
“먹거라….”
일단 감사합니다.
* * *
제비는 비실비실한 걸음으로 돌아온 윤슬을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뀨!”
나갈 때는 신나서 나가더니 대체 왜 이러냐고 하는 것만 같은 제비의 물음에 윤슬은 현관 앞에 주저앉았다.
“버블티를 점보로 먹는게 아니었는데…. 아 바지 터지것네.”
“뀨.”
제비는 바보같다는 핀잔을 담아 윤슬의 머리를 쪼았다. 주저앉은 그 자리에서 꾸물대며 자리 잡은 윤슬은 핸드폰을 꺼냈다.
“백만이 된 건 좋은데. 하제인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었단 말이지.”
@jane_ag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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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인의 인튜브 역시 이번 달 내로 백만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하제인의 소식은 아직 들은 게 없었다. 아까 전의 예원이 했던 말이 자꾸만 찝찝하게 윤슬을 괴롭혔다.
“그 하제인. 하제인도 사실 좀 추이가 이상했는데, 서윤슬만 확실했단 말이야. 백만 인플 중에는!”
예원이가 보내 준 하제인의 계정 캡처는 정말로 찜찜했다. 공교롭게도 그렇게 빠른 속도로 팔로워가 늘어나고 있던 유스타 계정이 젬스톤 사건 이후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비야. 니가 보긴 어때. 동물의 감, 뭐 그런 걸로 말해봐.”
“뀨…우.”
“어떠냐고. 이거 봐봐.”
윤슬의 머리 위에서 자리 잡고 앉아있던 제비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니가 봐도 이상하지? 어?”
“뀨.”
“뒷광고에서 자유로웠던 유명 인튜버가 나랑 나연이 그리고 하제인 이 정도거든? 근데 그럼 하제인 계정도 팔로워가 더 늘어나야지. 방송도 탔겠다. 근데 속도가 더 느려졌다고?”
“뀨!”
윤슬의 의아함은 어느새 확신에 가까워졌다.
“하제인은 팔로워를 사서 뭐 어쩌려고 했던 걸까. 걘 이미 하이엔드 브랜드 광고도 받고 그랬는데…. 무엇보다 애들 말대로 걔가 진짜 돈이 아쉬운 앤 아니잖아. 그치?”
“…뀨.”
“그치. 그건 인정이지. 근데 젬스톤 터지고 나서 하제인이…. 잠수를 탔는데. 이대로 끝인가? 허무한데. 팔로워까지 산 보람 없이.”
윤슬은 머릿속으로 제인을 떠올렸다. 하제인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승 시그널의 히로인으로 강남 전역에 하제인의 얼굴이 나왔고, GU2SS FW 화보까지 찍은 데다가 온갖 셀럽들만이 간다는 파리 패션 위크까지.
“파리 패션위크 브이로그 곧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럼 나도 맞춰서 다른 영상 올리고….”
윤슬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때였다.
허무한 마음에 의미 없이 핸드폰을 만지작대던 윤슬에게 전화가 왔다.
지잉- 지잉- 지잉-
[☎돈줄]“네.”
-윤슬 씨! 내가 지금 뭘 들었는지 알아?
“뭔데요?”
-하제인이 구정모 PD랑 다음 작도 같이한대! 이건 오늘 들어온 소식이야!
“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윤슬은 핸드폰을 고쳐 잡았다.
“무슨 프로를 하는데요?”
-그건 잘 몰라. 근데 그거 알지, 윤슬 씨. 이 바닥에 비밀 없는 거.
“그게 왜요…?”
-구정모 PD가 현수정 PD 캐스팅하러 다니는 거 들었어. 소재 주워들었고. 아직 픽스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갈 것 같다던데.
“뀨!!!”
이번엔 윤슬이 아니었다. 양 뺨이 시뻘게진 제비가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화를 냈다.
-윤슬 씨 화가 많이 났구나. 뀨…라고…? 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제가 한 말은 아닌, 아오. 아니. 네. 맞아요.”
제비의 부리를 집은 윤슬은 조용히 하라는 듯 눈을 부릅떴다. 심술이 난 제비는 날개를 마구 파닥거렸다.
-어떻게 할 거야? 곧 환승 시그널 막방인데, 그때가 제일 화제성 높은 거 알지? 벌써 구정모가 하제인 데리고 이 프로 저 프로 나가려고 준비 중이야! 온갖 시사회는 물론이고 하제인 기사 벌써부터 이만큼 쏟아져 나올 거라고.
“글쿤.”
-글쿤이 아니지. 지금 웃어? 웃을 때가 아니야. 시청률 싹 다 뺏기면 어쩌려고 그래?
“일단 그건 모르겠고요.”
허무함에 뒹굴거리고 있던 윤슬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안 그래도 막방 화제성 나눠먹기 해야 됐는데 잘됐다. 하제인 여기저기 나오면 같이 바이럴 좀 쳐주세요.”
-무슨…. 바이럴? 윤슬 씨랑 엮어서?
“아니요. 내가 말 안 했나? 환승 시그널 프레임이요.”
-…뭐?
* * *
재언은 남들에겐 티 나지 않는 착잡한 눈빛으로 촬영장 구석을 응시했다.
“와 진짜 연예인은 다르구나. 나 온갖 연예인 사실 다 봤거든? 압구정 돌아다니면 모자 푹 눌러쓰고. 어. 근데 진짜 우리 자기가 괜히 좋아하는 게 아니었구나.”
“조용히 좀 해봐, 차재겸. 아, 괜히 데려왔어!”
이곳은 강남의 한 촬영장. 크로마키 벽을 배경으로 한 채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연예인.
“네! 그대로 좀만 더 아련하게~. 어 나 지금 막 헤어졌다. 추억이 가득하다!”
…하진이었다.
“이번 프레임은 한 달짜리로 끝났으면 좋겠다. 하하.”
“인기 많을 텐데? 뽑아먹을 수 있을 만큼 뽑아야지 무슨 소리야, 백휘야.”
지난번 환승 시그널 하진 버전의 영상 조회수는 백만을 넘겼다.
-기억난다… 그땐 내가어렸어 하진아제발돌아와
-한여자를 이렇게 미치게 해도 되는겁니까 갑작스럽게 찢어진 제 가슴은 어쩌죠ㅜ 시바ㅜㅜㅜㅜㅜㅜ
-영상이 8836178시간째 끝나질 않네요…
환승 시그널 첫 방송 때부터 꾸준히 조회수를 올리고 있는 하진이 영상에 힘입어 윤슬은 새로 계획한 게 하나 있었다.
전남친 프레임
바로 연예인과 함께 찍는 인생필름이었다. 지난번 총장님과의 프레임도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매출을 벌었으니 이번에는 더 규모를 키웠다.
현남친 프레임
환승 시그널 하진 버전과 함께 떠오른 건, 바로 같은 그룹의 청현이었다. 윤슬은 환승 시그널의 과몰입을 막는 데 둘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하진 쪽은 친구 같은 분위기로 편안한 후드티를 입고 있는 전남친, 청현 쪽은 설레는 분위기로 깔끔한 셔츠를 입고 있는 현남친으로 연출했다.
“자기야. 자기는 둘 중에 누가 좀 더 타입이야? 어? 아, 난 항상 내 얼굴에 자신감을 갖고 살았는데 살짝 기죽네.”
“둘 다 좋아. 진짜 딱이다.”
윤슬의 얼굴엔 행복감만이 가득했다. 그 대답을 들은 재언과 백휘는 잠시 굳었다.
“…뭐?”
침울해진 분위기를 느끼고 있던 차재겸은 옆에서 더욱 부채질을 했다.
“그치. 자기의 남자로 딱이지. 원래 나 하나로 족했는데 이거 보니까 다다익선이 좋은…. 잠깐만. 왜 날 내보내려고 해? 아, 조용히 있을게! 조용히 있는다고!”
재겸은 양쪽에서 하나씩 팔이 잡혀 촬영장 밖으로 질질 끌려 나갔다. 윤슬은 강제 퇴장당하는 재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저 멀리 있는 하진을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그래. 일반인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연예인만 못하지….’
환승 시그널 남자 출연자들의 인기를 저 두 사람으로 뺏어올 생각이었다. 마지막 화가 올라오는 날에 맞춰 프레임을 내면 버즈량이 분산될 테니 최고의 선택이었다.
[내 마음대로 환승 시그널… 진짜같은 ‘전남친 프레임’?]참고로 다이아수저의 바이럴 군단은 이런 키워드로 뿌릴 예정이었다. 환승 시그널과의 정식 콜라보는 아니되 이름만 슬쩍 빼앗는 스킬로.
“윤슬 씨, 안녕. 나 방금 괜찮았어요?”
“너무좋았어요. 전여자친구만 백명인 남자같았어요.”
“…그럼 별로 안 좋은 거 아닌가?”
때마침 촬영이 끝난 하진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윤슬의 뒤로 누군가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입력: 나 지금 ㅅㅇㅅ 인생필름 스탭으로 와있음ㅋㅋㅋㅋ
30만 렉카 인튜버.
안드로메다의 단톡방 멤버 중 한 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