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0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08화(308/405)
“차재겸 보냈어?”
“보낸 건 아니고….”
“방해되니까 잠깐 나가 있게 한 거지 뭐. 하하.”
메다의 단톡방 멤버이자 현장 스태프는 윤슬을 둘러싼 친구들을 흘깃흘깃 곁눈질로 바라봤다. 여전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손은 멈출 줄을 몰랐다. 새까만 프로필 사진으로 가득한 단톡방은 모두가 철저히 익명이었다. 닉네임만으로 서로를 알아봤다.
[진심임?ㅋㅋㅋ 인생필름에서 스탭일할게 잇나] [걍 가게알바야???] [메짱이 원래 연예계에서 일한댓오~❁´∀`❁]순식간에 단톡방의 관심은 익명 ‘메짱이’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알바를 할 때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안드로메다의 단톡방 멤버들은 메짱이를 띄워주었다
입력: ㄴㄴ 새 프레임 내는거… ㅋㅋㅋㅋㅜㅜ 너네만 알고잇오 알찌?
[새프레임?ㅋㅋㅋㅋ 뭐야 ㅜ 또 총장이야?]입력: 이거 진짜 비밀인데 전남친 프레임이ㅏㄹ고 해서….ㅋㅋ하진이랑 청현 보는중
연예인의 이름이 거론되자 단톡방의 메시지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졌다. 수많은 질문들 사이에서 익명 스태프 메짱이는 아까 찍어둔 사진을 하나 보냈다. 그러자 단톡방의 새로운 메시지는 금세 100개를 넘겼다. 빨간 알림이 계속해서 떴다.
입력: ㅠㅠㅠㅠㅠ진짜 하진 실물도개쩌는데 ㅅㅇㅅ 주변 ㅈㄴ… 아 걍 현타옴
[왜왜 먼데?ㅜㅜㅜㅜㅜ 자꾸 궁금하게만 하지말고] [걍 한번에 말해ㅋㅋㅋ답답행]메짱은 간식으로 받았던 음료를 홀짝이며 쏟아지는 관심을 즐겼다. 어느새인가부터 메짱이는 현장 알바를 나오게 되면 단톡방 멤버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 줄지 그것부터 생각하기 시작했다.
안드로메다를 중심으로 모인 단톡방이니만큼 유명인의 이야기를 얼마만큼 알고 있냐가 발언권의 기준이 되었다.
입력: 남사친들? 동업자들이라 해야되나 암튼 현장에 같이잇는데ㅠ ㅅㅇㅅ 할거 쟤네가 다 하고잇고 걍 업어키우고잇음…ㅋㅋㅋ 누구는 시급받고 일하는데 누구는 편하게 사는거 눈앞에서 라이브로 직관중
[잘생김?ㅋㅋㅋㅋ] [사진찍어보내줘 ㅇㄹ빨리급ㅎㅐ] [(캡처.jpg) 혹시 얘네임????ㅠㅠㅠ맞아?ㅠㅠㅠㅠ]성공한 사장님의 비결. 성사비에 출연했었던 백휘와 재언이의 인터뷰 사진을 누군가가 빠르게 캡처해 왔다. 그러자 하진의 사진을 올렸을 때만큼 채팅창이 활발해졌다.
그때였다.
[ㅋㅋㅋ아는얼굴이당ㅎ ㅊㅂㅎ네?]이 단톡방의 주인, 안드로메다가 나타났다.
* * *
“이걸로 하면 되겠다!”
단톡방의 알림을 빠르게 훑은 고은하는 침대 위를 방방 뛰었다. 안 그래도 안드로메다의 단톡방 멤버 중 몇몇은 최백휘를 알고 있었다. 애초에 인터넷상으로 사람 신상 캐기에는 도가 터 있는 데다가, 고은하는 익명으로 단서까지 남겼기 때문이었다.
-민정우랑 둘이 짜고 연기하러 나간거 맞나요?(﹡ˆ﹀ˆ﹡) ㅊㅂㅎ한테 꼬리치다가 까인 하제인 푸핰ㅋㅋㅋㅋㅋ
방송 내에서는 무서워서 말을 제대로 못 하겠다 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안드로메다가 숨기려고 할수록 시청자들의 렉카 본능은 발동될 테니.
같은 학교 출신, 유학파, 하제인과 인연이 있는 정치인 집안의 ㅊㅂㅎ. 이건 거저먹으라고 뿌린 것과 같았다.
“이제 슬슬 얘기 더 돌게 할 수 있겠어~”
[????ㅊㅂㅎ???그게 모야 누군데?] [엌ㅋㅋ 얘 걔잖앜ㅋㅋㅋ ㅎㅈㅇ 첫사랑] [첫ㅅ사랑 할만한 와꾸네ㅠ 나엿어도 매달림]메다가 나타나자 단톡방의 전 멤버들이 함께 떠들기 시작했다. 단톡방에서는 최백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다, 다시 하제인의 이야기가 나왔다. 안드로메다의 단톡방에서 연예인만큼 자주 언급되는 게 바로 하제인이었다.
[근데 ㅎㅈㅇ 첫사랑이 왜 ㅅㅇㅅ이랑ㅋㅋㅋ] [헐 그러게 머임?] [메다야 너가 알려주면 안돼?ㅋㅋㅋㅋㅋ]“미쳤냐. 내가 뭘 말해.”
고은하의 목표는 오로지 하제인이었다. 동경하고 좋아했던 만큼 하제인이 선을 긋고 바로 등을 돌렸을 때의 배신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그 이후로 고은하는 렉카 계정을 운영하며 은근히 제인의 루머를 만들어내고는 했다.
[Intube] [결핍이 없다고?ㅋㅋ 금수저인데 굳이 관종된 이유는?] 04:27조회수 332,556회
강남 키즈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것, 그들의 문화에 익숙하다는 것. 무엇보다도 열등감에서 만들어진 다른 렉카 채널들과는 달리 가까이서 본 현실을 폭로하고 싶어 만들어졌다는 금수저 <안드로메다>의 채널답게 물밑에서는 제인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입력:ㅋㅋㅋㅋ 모르징 근데 원래 ㅅㅇㅅ 남자 좀 많앗오ㅜ 한국대 에타 들어가봐 목격담마다 남자 껴잇음
자신 혼자 친하다고 착각했던 하제인, 늘 혼자만 고고한 척하는 하제인,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하제인. 고은하는 하제인의 급을 내리기 위해 서윤슬을 이용하기로 했다.
[글킨해 원래 ㅅㅇㅅ같은 얼굴 남자들이 좋아하잔오] [ㅎㅈㅇ 불쌍해ㅠ 남자뻇기고 정병와서 인튜브 시작한거 아님?ㅋㅋㅋㅋ]메다의 아주 작은 부채질만으로도 새로운 루머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씨익 웃은 고은하는 다시 한번 SNS에 들어갔다.
[계정 로그인 목록]xscxsxxx
andromeda
…
수많은 익명 계정 중 하나를 택한 고은하는 잠적한 제인의 유스타에 댓글을 남겼다.
입력: ㅅㅇㅅ 관련 해명 안하는거보니까 찐인가봐ㅠㅠㅋㅋㅋㅋ불쌍해
이렇게 조각조각 정보를 뿌리다 보면, 법에 대해 무지하고 겁 없는 누군가는 커뮤니티에 알아서 글을 써 주게 되어 있는 법.
고은하는 두근거리는 심장 위로 손을 올렸다. 얼른 하제인도 SNS를 못 하는 순간이 다가오길 기대하면서.
* * *
[Youstagram]지금 이순간 가장 연락 왔으면 하는 사람은? 실루엣을 보고 인생필름의 다음 콜라보 주자를 맞혀주세요♥٩(๑ˆOˆ๑)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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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시리즈 또 하나요?ㅋㅋㅋㅋ
-이번엔 인서울인가ㅠ 제발 합격문자 오라고
촬영이 끝난 바로 그날, 윤슬은 빠르게 인생필름 공식 SNS 계정에 실루엣을 스포했다. 수능이 끝난 지 며칠 되지 않은 만큼 사람들은 지난번 콜라보를 떠올렸다.
“이러다가 딱, 환승 시그널 막방 하루 전에 풀어버리는 거지.”
벌써부터 들어올 돈에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한국대 수시 입학]조회수 1,332,991회
-R=vd 저도 한국대 가게 해주세요 제발요
-기 받아갑니다…ㅠㅠㅠㅠㅠㅠ… 한국대까지는 아니어도 인서울 하게 해주세요
-많이도 안바래요 합격 한군데에서만 하면 된다고( ´•̥̥̥ω•̥̥̥` )
수능이 끝난 다음 날부터 윤슬의 이전 영상을 찾아오는 사람이 알고리즘에 걸려, 다시 한번 실시간 인기 동영상에 무난히 안착했다.
“올해 연말에도 쭈욱 대학으로 구독자 뽑아먹어야지.”
수능이 끝났으니 또다시 유신사 하울을 촬영하려는 윤슬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나연이와 콜라보를 생각하는 윤슬의 머리 위 상태창이 반짝거렸다.
「오픈 조건: 인튜브 1,000,000조회수 10개 달성」
* * *
“휴우우….”
현수정 PD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얼마 전부터 다시 두통이 도졌다. 구정모 PD는 아직 환승 시그널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바쁘게 움직였다.
“이러면 곤란한데.”
하제인을 필두로 지금처럼 인플루언서, 그리고 MZ세대의 젊은 출연자에게 이미 컨택을 돌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중 몇몇은 이미 구정모와 손을 잡은 뒤였다.
“뀨!!!”
현수정 PD의 머리 위에 있던 제비가 지금 뭐 하고 있냐는 듯이 콕콕콕 마구 쪼아댔다. 현수정 PD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쓸어 넘겼다.
“너무 방송인이면 윤슬 씨가 묻히고….”
이미 연예인 둘, 인플루언서 둘로 출연자를 짜 놨으니 나머지는 일반인에 가까운 사람이어야 했다. 카메라가 잘 받는 마스크에 적당히 캐릭터들을 받쳐줄 수 있는 유형.
“찾기가 쉽지 않네.”
요즘 세대들 중 SNS를 활용하지 않는 이들은 극히 일부에 가까웠다. 특히 방송계에서 선호하는 캐릭터들은 이미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 씨. 하여간 구정모 속도는 빨라가지고.”
한숨을 쉬던 현수정 PD는 다시 한번 인튜브에 들어가 봤다. 생각이 잘 나지 않을 때는 일단 뭐라도 봐야 했다. 인튜브에는 알고리즘에 또 얼굴을 보이고 있는 윤슬이 있었다. 그간 윤슬의 영상을 자주 확인해서인지, 현수정 PD의 인튜브 피드에는 윤슬과 관련된 영상들이 종종 떴다.
[Intube] [토끼 모자의 창시자?! 아기들의 동물농장 사장님을 만나봤다]윤슬이 유행시킨 토끼 모자 영상부터.
윤슬의 친구인 나연의 영상.
[Intube] [성.사.비- 고등학생때부터 창업? 인생필름에 대해 알아보자]윤슬의 인터뷰가 담겨져 있는 성공한 사장님의 비법 영상까지.
“뀨!!!”
제비가 제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잠시 두통이 사라진 현수정 PD는 무심결에 앞부분만 시청했던 그 영상을 다시 한번 클릭했다.
“그러고 보니 이건 앞부분만 봤지.”
유신사 스튜디오를 소개하는 윤슬이 지나가고, 그다음엔.
“오….”
윤슬의 동업자, 재언과 백휘의 인터뷰가 아주 짧게 지나갔다. 몇십 분짜리 영상 중 십 초가 조금 넘을까 말까 한 그 짧은 인터뷰가.
“이거….”
영상을 본 현수정 PD의 머릿속에 프로그램이 그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