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11)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11화(311/405)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댓글은 계속해서 달리고 있었다. 예원이의 말이 떠올랐다.
[올리는 애들마다 시간대도 일정하고 뭐가 좀 꺼림칙해;]몇 명일까? 그래, 최소 세 명 이상.
“준비한 티가 난다….”
보란 듯이 포커스는 백휘가 아니다. 그냥 ‘하제인 첫사랑이다. 잘생겼다.’ 이렇게 말한 게 끝이다.
“이러면 백휘한테는 고소 거리도 안 되지.”
딱 적당한 MSG급 소재다. 문제는 이 글의 초점이 교묘하게 ‘서윤슬’에게로 꽂힌다는 거다. 이 정도 루머 크기로는 고소해 봤자 ‘제발저린가봄ㅋㅋ’ 식의 조롱에서 끝난다.
“심지어 과거 일까지 끄집어내서….”
-근데 이렇게 보니까 소름이다ㅋㅋ 그때 ㅅㅇㅅ 열사님이라고 불렸는데 ㅎㅈㅇ 그거보면서 무슨생각했을까ㅠ
-흠… 중립기어박아야지
이런 소재는 누가 해명해도 최악이다.
사례 1. 백휘가 입을 연다고 해보자.
“그런 사실 없습니다. 하제인은 그냥 동창이었고, 저와 윤슬이 역시 가까운 친구 사이….”
-근데 저얼굴로 그냥 친절하게 대해주면 나였어도 첫사랑 시작인데ㅠㅠㅠㅠㅠ
-ㅇㅇ 무자각친절이 더 나쁜거임 ㅠ 얼굴값 ㅅㅂ
아무 사이 아니라고 해봤자 여전히 하제인은 불가항력 짝사랑의 가련한 여주인공이고, 나만 남미새 역할 가져간다. 미친. 절대 안 돼.
사례 2. 그래 줄 리 없겠지만 하제인이 입을 연다고 해보자.
“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언니ㅠㅠㅠㅠ응원해요ㅠㅠㅠㅠ
-언니가 둘러대주는거라면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ᴗ^)۶
믿겠냐. 이미 안드로메다인지 뭔지 하는 렉카 때문에 저 루머를 진실로 믿고 있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거기에 지금 하제인은 인기 최상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환승 시그널 이후로 해외 팬은 물론이고 2030 여성들이 저리로 몰렸다.
사례 3. …내가 입을 여는 것.
“그거 다 루머예요. 여러분 저와 하제인은 원래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하제인이 저희집 망한 걸로 얼마나 갈궜는지 아세요~”
“그리고 이게 가장 최악이다….”
[익명게시판/ 원래 없이? 자란 애들을 더 조심해야되는거가틈…]내면의 열등감이라고 해야되나 음습함을 평소엔 교묘하게 잘 숨기고 다니다가 갑자기 온실속 화초 보면 버튼On. 하고 딸깍 눌려서 온갖 방식으로 공격을 함 ㅜㅜ 이번에 ㅎㅈㅇ 이랑 ㅅㅇㅅ 보면 알 듯…
이야 벌써 눈앞에 그려지네. 생생하다 못해 4K다.
나는 이 갑갑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되나 생각했다. 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이제 재언이까지….”
-(재언의 사진 첨부.jpg) 와 근데 양쪽에 둘 끼고ㅋㅋㅋ ㅅㅇㅅ 대단하당 ㅜ 비꼬는거 아니구 진짜 걍 부러워서!
“비꼬는 거잖아.”
이래서 당분간 내 근처에 오지 말라고 했던 건데. 별 소용이 없었네.
“…소문이 잠잠해질 때까지만 거리 두면 되려나.”
할 말이 있다면 카톡으로 하거나, 가끔 사무실에서 만나고. 지금처럼만 안 붙어 다니면 되는 거잖아. 그러다 보면 이런 글이 올라와봤자 화력도 점점 줄어들 거고, 그냥 다른 친구들처럼 대하면.
“그러면….”
머리로는 그래야 된다는 걸 알고 있는데 점점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같이 있었던 사이가 이렇게 멀어지다 보면 나중에는…. 우리 셋은…. 정말 그냥 다른 친구들 같은 사이가 되는 걸까.
‘이걸 어떡하지.’
어떻게 혼자 해결하지. 내가 다 알아서 해야 되는데. 나 때문인 건데.
“뀨!”
멍하게 화면 속 글자들을 읽고 있을 때였다. 제비가 내 머리를 아프게 쪼았다.
“악!”
아니 얘 부리 힘이 원래 이렇게 좋았나? 매일 과자 부스러기 줄줄 흘리면서 먹길래 아주 연약한 새인 줄 알았는데. 아, 머리야.
“뀨.”
제비가 전에 없는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무언가 조언했다. 뭐라고 했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런 장면 영화 어디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그리고 대부분의 대사는 ‘너의 진심을 쫓아가.’ 뭐 이런….
딩동- 딩동딩동딩동-
이것 참 클리셰로군. 보나 마나 여기서는 살짝 김빠지게 일과는 연관이 없는 등장인물이 오고 그다음에야 관련 인물들이 올 테니…. 이 도어벨을 누른 건 분명 차재겸이다.
“야, 왜.”
“…집에 있었네.”
“들어갈게. 얘기 좀 해.”
어라…. 차재겸이 아니네?
당당히 내 집을 점거한 두 사람은 백휘와 재언이었다.
* * *
최백휘는 일단 결론부터 꺼냈다.
“고소하자.”
그 깔끔한 대답에 윤슬은 순간 넋을 잃었다.
“오면서 대충 상황 파악은 했고….”
“나도 그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미성년자면 최대한 좋게좋게 몇십만 원 벌금, 최소 훈방 조치 나올 것 같아서.”
고소각을 나름대로 잘 잡은 글 덕에 윤슬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런 일로 고소하면 내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휴.”
“너 말고 내가 할게.”
“백휘 니가? 무슨…. 명분으로?”
백휘는 인터넷 글 중 하나를 손으로 짚었다.
“인생필름 부분 나와 있으니까. 영업 방해로 고소해버리면 되지. 댓글 중에서도 몇몇 부정적인 반응 있으니까 매출이랑 엮어서.”
“…아!”
뭔가를 깨달은 윤슬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었다.
“지금 우리 매출 한창 높을 때고, 지금 프레임 이번 달 안으로 끝내버리면 다음 달 매출 내려가는 건 확실하니까 이 글로 영향이 있었다고 묶으면 그만이야.”
“그건…. 눈에 확실히 보이긴 하겠다.”
하지만 윤슬은 어쩐지 찝찝했다. 이대로라면 잠시 덮어 둘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해결이 되지는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나도 생각을 좀…. 해봤어.”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재언이 말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같이 지낼 수는 없잖아.”
그 말에 백휘가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간 윤슬이 대놓고 도망친 걸 알고 있는 태도였다.
“이런 일은 아무래도 자주 겪는 사람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자주 겪는 사람? 누구?”
“그…. 연예인.”
재언이 말하는 건 바로 하진이었다.
* * *
-어, 잘 보이나? 보이나요?
“네….”
말이 나온 김에 바로 연락을 해 보라는 재언의 말에 갑작스럽게 화상 회의가 시작되었다. 마침 시간이 된 하진은 짧은 이야기를 듣고 친구까지 데려왔다.
-이런 일은 사실 이렇다 할 정답이 없는데.
딱히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온갖 스캔들이 다 난 청현이었다. 코디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짤이 돌아다니면 코디와 사귄다. 연말 시상식에서 MC를 보면 옆에 있던 아이돌과 사귄다, 드라마 촬영을 하면 상대 배우와 사귄다는 루머의 주인공이었다.
-그치? 아니라고 말한 다음에 아예 안면몰수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 되는 수밖에 없어요.
-어, 그게 정답인데. 그래야 지켜보는 눈들도 아, 아니구나 싶어서 사그라들어서.
다소 극단적인 처방법에 듣고 있던 우리는 잠시 굳어 버렸다.
아니. 진짜 저 말이 맞긴 한데 모르는 사이가 되라고? 아예?
-게다가 의외로 지켜보는 눈이 많거든…. 요즘엔 뭐만 하면 다 찍어서 SNS에 올리니까. 그리고 유명한 사람이라 하면 개인적인 얘기 알고 있는 게 은근히 자랑거리에요. 여기저기서 말 나오는 건 감안해야지. 뭐….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런 버즈량이 또 나름의 커리어니까.
청현의 말이 틀린 게 없어 반박할 수도 없다. 이 와중에 내 눈앞에 다시 뜬 상태창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백룡 시리즈 어워드]에서 수상해보도록 합시다.」
‘지금 이 루머 끌고 환승 시그널이라도 출연해 봐라, 이거냐.’
이번 프로그램은 그런 콘셉트도 아니라고. 얼굴 나오는 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애들 데리고 OTT에 나가라? 전 세계인들이 다 보는 프로에? 그걸…. 대체 뭐라고 말을 꺼내.
확 다 까버려? 이까짓 상태창 다 불어버려?
“내가 안 하면 진짜 인생 꼬이는 미션이 있거든. 상태창이라고 알아? 백휘는 물론 일반인이니까 모르겠지. 재언이는 게임 좀 하니까 알지…. 그래…. 그런 퀘스트…. 내가 마침 딱 그런 게 인생에 나타났거든? 이거 안 하면 큰일난다. 나 도와주라.”
내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억지 설정이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이마를 짚자 화면 너머에서 볼륨이 높여졌다.
-어어. 왜 벌써 좌절하고 그래요.
-맞아. 이걸 나름의 기회로 삼아보면 좋을 텐데. 거기 두 사람, 차라리 뭐 인튜브라도 해보거나 할 생각 없어요?
“…네?”
“이 상황에서요? 굳이?”
-차라리 유명세로 덮어버리면 그 정도 소소한 루머는 해프닝으로 지나갈 수도 있어서. 아니면 아예 개개인의 팬덤이 더해지면 그 같이 엮인 제인인가 하는 그 친구는 생각보다 얘기 안 나올 거에요. 그쪽 세 명 팬들이 알아서 치워줄 거니까.
-어, 그치. 누구누구끼리 친하다. 우린 그걸 안다…. 그런 식으로 나름대로의 유대감 같은 게 생겨서. 너네는 모르지만 우리는 아는 게 있다. 분위기가 나오거든요.
둘의 조언의 재언이와 백휘는 잠깐 생각에 잠긴 듯했다.
-아, 이제 난 나갈 시간이네. 그럼, 일 진행상황 나중에 알려줘요.
-금방 지나갈 거예요. 파이팅.
그렇게 화상 회의가 끝나고, 잠깐 내가 머뭇거리는 그사이였다.
빰빠밤-!!!
「▶축하합니다!
오픈 조건: 인튜브 1,000,000조회수 10개 달성에 완료했습니다!
보상
○‘???’가 오픈되었습니다.
○(부스터)를 획득하였습니다.」
「▶System
【미션: 일반】
▶부스터를 사용해봅시다!
이제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의 양옆에 부스터를 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독자와 유명세, 그리고 수많은 버즈량까지 모두 한 번에 UP↑ 시킬 수 있는 기회!
[3]주 안에 [유명세]를 올려 [새로운 아이템]을 만나보세요.※ 새로운 아이템은 [✧✿여기 있어요✿✧]와 [좋아해줘]를 섞어낸 최고의 아이템이랍니다.
예상 포인트: ??? 」
연달아 울린 상태창은 유난히 소리가 크게 울렸다.
‘…부스터?’
나는 변함 없는 내 인벤토리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들은 게 없는데.
“…이거 뭐야?”
“빔 프로젝터 화면…?”
그때였다. 내 옆에서 두 사람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뀨!”
설마, 아니겠지.
“슬이 너 언제부터….”
“새를 키웠어?”
두 사람의 시선이 정확히 내 머리 위에 있는 제비에게 멈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