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12)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12화(312/405)
“…새? 하하하하.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나는 잽싸게 웃는 얼굴로 얼버무리려고 했다.
이 제비, 나한테만 보이는 거 아니었어?
‘야좋은말할때빨리숨어라진짜빨리셋센다하나둘셋.’
마음속으로 쉴 새 없이 제비에게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나의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제비는 뻔뻔히 날아갔다.
“뀨!”
그것도 미친 반짝이를 뿌리면서.
“…반짝이?”
“이거 뭐야?”
졸업식 때 강당을 가득 채웠던 그 반짝이가 이제는 내 집을 채우고 있었다. 잔뜩 신이 난 제비는 금빛 가루를 재언이와 백휘 머리 위에 솔솔 뿌리기까지 했다.
“…이거.”
“진짜가 아니잖아?”
내 얼굴은 급속도로 굳어갔다.
그거야 그렇지. 그 제비도 진짜 제비는 아니거든?
턱-
“뀨우우우!!!”
갑자기 제 자리에서 일어난 재언이가 제 머리 위에서 가루를 뿌리던 제비를 한 손으로 잡았다. 커다란 손안에 갇혀버린 제비는 당황해 파닥거렸지만 재언이는 제비를 꼼꼼히 되살펴 볼 뿐이었다.
“장난감? 촉감이 그게 아닌데….”
“슬아, 이거 대체 뭐야? 진짜 새야 장난감이야? 가루는 뭐고 니 앞에 있는 그 화면은 뭐야.”
재언이는 손에 쥔 제비를 보고, 백휘는 내 앞에 떠 있는 상태창을 보고 있었다.
머리야 돌아가라. 머리야 제발 좀 돌아가라.
‘이걸 뭐라고 둘러….’
그때였다.
“뀨-우-우-!”
재언이의 손바닥에 있던 제비가 갑작스레 커졌다. 그게 얼마만큼이냐면.
“…….”
“…….”
“…….”
내 방 한쪽을 가득 채울 만큼의 크기였다.
“…슬아.”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
망했다.
* * *
최백휘는 생각했다.
‘카메라 어디에 있는 거지?’
방금 눈앞에서 이상 현상이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았다. 저게 아주 정교히 만든 장난감이라면? 그쪽이 오히려 더 신빙성이 있었다. 윤슬이야 늘 이상한 짓을 일삼고는 했으니 이번에도 인튜브 콘셉트 중 하나라면 그게 좀 더 믿을 만했다.
“참고로 내가 지금까지 말한 건 모두…! 진짜. 정말로…. 현실이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제비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윤슬은 전에 없는 진지한 모습이었다. 최백휘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었다.
‘이걸 믿으라고…?’
말이 되지 않았다. 정말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다. 윤슬이 앞뒤 없이 털어놓은 말들은 너무나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이어서 머리를 멍하게 했다. 지금의 최백휘는 그야말로 고장이 나 있었다.
“진짜 안 믿기는 건 알겠는데….”
윤슬도 이 상황이 대체 어떻게 된지 모르겠다는 듯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좌절했다. 이게 연기라면 윤슬은 머지않아 대한민국 방송국을 여우주연상으로 휩쓸 수 있을 것 같았다.
“…….”
재언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재언의 머릿속에는 지금까지 윤슬이 말한 정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이윽고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재언이 너도…. 그, 쉽게 믿기지는 않겠지만, 너랑 민준이 평소에 하는 그런 게임….”
“일단 슬이 똑바로…. 똑바로 앉고.”
난감함에 어정쩡하게 앉아 있던 윤슬을 바로 앉힌 재언이 손짓으로 두 발자국 떨어진 백휘를 불렀다. 세 사람은 빈틈없이 모여 앉게 되었다.
“자…. 만일 이 모든 게 진짜라고 가정하자…. 그럼 이 새는 슬이 너한테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어? 집 좀 어지르고 온갖 과자를 다 까먹긴 하는데…. 나쁜 앤 아니야.”
“뀨!”
갑작스레 자신의 품평회를 열어 버리는 재언 앞에서 제비는 당황했다. 짹짹대며 본인의 쓸모를 주장하려 했으나 윤슬에게 있어 제비는 그저 과자 먹는 기계였다.
“좋아. 그럼…. 이건 그대로 냅둬. 그럼 설명하는 상태창은, 슬이 너한테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좋다가, 나빴다가 하지…?”
두 사람의 빠른 문제 해결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백휘 역시 빠르게 고쳐지기 시작했다. 이래 보여도 벌써 천일도 넘게 함께 구른 셋이었다.
“음, 정확히 나쁜 건 뭔데.”
“가끔…. 재부팅을 하겠다고 쓰러지게 만든다거나, 아! 너네가 나 가뒀던 그때도 그거 나 피곤해서 그런 거 아니고 상태창이 그냥 연결을 끊어버린 거라니까. 나 그때도 충분히 일할 수 있었거든.”
“그땐 상태창 아니었어도…. 곧 쓰러졌을 거야.”
“음…, 맞아. 그때 하루 두 시간 잤나. 하하.”
어느새 상태창의 존재 이유가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덮고 넘어가 버렸다. 윤슬의 뒤에서 거대하게 포동포동해진 제비는 순식간에 털리고 있는 윤슬을 보며 당황했다.
“뀨….”
안 믿을까 봐 금빛 가루도 뿌려주고 이렇게 멋진 자신을 뽐내기도 했는데 그건 둘에게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미션이나 퀘스트…. 그런 게 있어도 그래. 적당히 나눠서 하면 될 걸….”
“그래. 딱히 무슨 용건이라고 말 안 해도 이거 하고 싶다. 하면 우리가 안 했어? 끝까지 혼자 하다가 결국엔 무리하고.”
“그건 솔직히 너네가 인터넷에 대해 잘….”
“몰라도…. 일단 매커니즘을 한 번만 이해하면….”
“그래. 이런 식으로 매번 혼자 해야지 하고 넘어가는 게.”
“그런 수상하고 무서운 세계는 모르는 게 낫다니까?”
제비는 안됐다는 듯한 눈빛으로 윤슬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벗어나려 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어느새 식사 제때 안 하고 매일 밤새면서 커피 마시고 거기에 여기저기 회식 자리마다 빠지지 않는 얘기까지 끝도 없이 나오기 시작했다. 털리던 윤슬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가련하게 말했다.
“얘들아…. 그만….”
그리고 윤슬은 뻔뻔한 얼굴로.
“너네한테 말은 못 했지만, 상태창에서 사실 며칠 이상 밤새기, 이런 것도 나왔거든. 클리어할 수밖에 없었어.”
“뀨…?”
또다시 사기를 치기 시작했다.
“인터넷 몇 시간 이상 하기. 이런 것도 나오고…. 하…. 그래. 나 혼자 짊어지고 가기가 힘들었지만 이제라도…. 말하니까 너무….”
“…뀨…???”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은 미심쩍은 표정을 했지만 윤슬의 뒤에 앉아 있는 거대 제비를 보며 납득하는 듯했다. 말이 안 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면 일단 더 그럴싸한 걸 믿게 되는 수밖에는 없었다.
“뀨….”
아니야.
그거 아니야.
제비는 마음속으로 외쳤지만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 * *
몇 시간을 끝도 없이 얘기하고 얘기하고 또 얘기한 끝에, 결론이 내려졌다.
상태창을 끝낸다
재언과 백휘는 상태창과 이런 이상 현상의 존재를 믿거나 안 믿거나를 떠났다.
“일단 슬이 목표인 팔로워 400만은…. 언젠가 올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거 좀 빨리 앞당기는 걸로 생각하면 편하지. 음.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 보다 그게 나을 것 같다. 지금은 다른 생각 안 할래.”
안 믿어주면 어쩌지? 미쳤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그런 고민으로 심장이 쿵쾅거렸는데 막상 이렇게 끝나니까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됐다.
“그게 끝이야?”
“…응.”
“끝이지.”
놀랍도록 시시하고 간단했다. 상태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중요하다는 태도였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어 버렸다.
“음?”
“…왜 그래.”
“그냥, 좋아서.”
그리고 나는 느꼈다. 내가 지금 안심하고 있구나. 사실 누군가한테는 말하고 싶었구나. 뭐 그런 것들을.
“뀨!”
잘됐다는 듯 어느새 작아진 제비가 날개로 짝짝짝 박수를 쳐주었다.
* * *
“그래서. 남은 시간이.”
「[3]주 안에 [유명세]를 올려 [새로운 아이템]을 만나보세요.」
기간은 21일. 유명세를 올려야 한다. 본인들이 부스터라는 걸 알게 된 재언이와 백휘는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그럼 우리도 인튜브. 그런 걸….”
“해야 하는 거겠지.”
살면서 백휘가 저렇게 진지하게 무언가를 다짐하는 표정은 처음이었다. 제비도 날개로 백휘를 토닥여 주었다.
“아니? 굳이 그런 걸 왜.”
나의 대답에 두 사람은 의외라는 듯 바라보았다.
“초반에야 반응 바짝 오겠지만….”
인튜브 시장은 콘텐츠가 답이다. 물론 얼굴이 중요하기야 하지. 하지만 얼굴 보려고 오는 구독자?
‘많이 잡아봐야 최소 30만에서 최대 70만이다.’
얼굴만 봐도 재밌겠지, 친구들이랑 노는 거 구경하고 싶겠지, 옷 입는 거? 뭐 먹으러 가는 거?
‘그것도 하루 이틀이야.’
매번 다른 콘셉트로 컴백하는 아이돌이며 다른 작품으로 돌아오는 배우들도 구독자층 굳히기가 힘든 게 인튜브 시장이다. 백휘와 재언이 둘 다 물론 수요가 있겠지만 이걸로는 안 돼. 나는 이번 유명세 올리기 외에도 하나의 목표가 또 있단 말이야.
“우리 길게 보자.”
하제인 제치고 OTT 가입자 모아 오려면 일단 셋 중에 내 팬층이 가장 두꺼운 상태로 시작해야 한다. 재언이와 백휘는 초반 화제성 정도만, 딱 그 정도만 간단히.
“우리 일단 유스타 계정부터 좀 팔까?”
초반은 그러니까 신비주의로 갈게.
* * *
재겸은 의외라는 눈으로 셋을 바라봤다.
“진짜 굳이다. 왜? 자기야 세상에 이런 시간 낭비가 없어요. 걍 셀카 하나 올리고 시작해. 태그 싹 걸고. 그럼 하루 만에 만 명 올 듯.”
“차재겸아. 여자들은 태그 거는 남자 싫어해…. 남자는 SNS에 한 달에 한 번 로그인 해야 할까 말까 하는 거야.”
“미친, 나 오 분에 한 번씩 로그인하는데 자기야?”
사진을 찍기 위해 재겸이 초대받은 곳은 민준의 가게였다. 윤슬은 넷이서 함께 밥을 먹으며 사진을 찍어 올리기로 했다. 적당한 가게, 완벽한 조명, 그리고 이제 팔로워가 10만이 넘은 차재겸의 계정까지 이용한다면.
[Youstagram]ㅋㅋ 유스타 뒤늦게 시작하시는 분들이랑
사장님 파스타 너무 맛있는거 아니에요?
장소: 스퀴즈 청담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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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7개
-옼ㅋㅋㅋㅋㅋ 와 백휘 반갑다ㅠㅠㅠㅠ
-최백휘 뭐야 인스타 지금햌ㅋㅋ????
-차재겸이 억지로 가입 시킨거 아니냐? 이거에 내 모든걸 건다
˪형 가세요… 지팡이 부러뜨리기 전에
두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에 계정을 태그한다. 이때 중요한 점.
‘재언이와 백휘는 계정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아이디만 만들어 둔 계정에 팔로워가 점점 늘어만 갔다.
@100.c
You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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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eon
Youstagram
팔로워 198명 팔로잉 0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Youstastory] [민준이네서 (୨୧ ❛ᴗ❛) 영애님들 이제 크림파스타에도 트러플오일 넣어준대요~]나는 아무런 태그를 달지 않고, 딱 스토리만 올린다. 이러면 사람들이 알아서 궁금해하게 되어 있다. 같이 밥을 먹은 건가? 넷은 한 테이블이었나? 아니면 서윤슬은 따로인가? 이런 별것도 아닌 궁금증이 내 유명세를 더해주겠지. 아직도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하제인과 함께 언급이 되고 있으니까.
‘자 그럼 다음.’
[지금 캡쳐중이야 폴더별로 모아둘게]이제 커뮤 고인물, 우리 예원이가 나서 줄 때다.
고소 자료 모으다 보면 그중 한 명은 분명 나올 거다. 루머를 시작한 장본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