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14)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14화(314/405)
[익명게시판/ ㅅㅇㅅ 대학동기인데 루머 그만만들어… 한심하다;(학생증인증)](한국대 학생증 인증.jpg)
왜 자꾸 알못들이 설치는지 모르겠다..ㅠ 다들 둘중에 누가 남친인지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무작정 그냥 남친이네? 하면 뚝딱 남친되는 줄 아나…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윤슬이 착하고 좋은 동기이긴 한데 셋다 실물본 사람으로써 그 둘다 윤슬이한테는 좀… 아까움.
물론 내의견일뿐임 내가무지했을수도 내가제대로못본걸수도 ㅇㅇ 반박시 니의견 다맞음 지나가~
“야! 니가 뭐가!”
“맞아!!! 이거야말로 루머 아니야?”
나연이와 예원이가 글을 읽고 양 옆에서 분개했다. 얘들아. 캄다운.
“…이래야 욕을 덜 먹어. 그리고 내 편을 슬슬 들어준다고.”
“아, 난 또.”
“뭔가 했네.”
“역시 자기야. 이 진심이라고는 조금도 들어가지 않은 거짓됨.”
타닥-타닥-타다닥-
어느새 숙련된 바이럴 군단들처럼 내 얼굴을 보지 않고 댓글을 달며 말하는 친구들을 보니 든든하다. 타닥거리는 타자 소리가 쉴 새 없었다.
-ㅋㅋㅋ하긴 ㅇㅈ ㅅㅇㅅ 귀엽긴 해도 저정도 천상계와꾸에 비비긴 좀…ㅜ
˪엥ㅋㅋ왤케 후려쳐 나 지난번에 성수에서 서윤슬 본적 있는데 실물 이쁜데 니실물이나 신경써
-뭐야 걍 구씹임?ㅋㅋㅋ 하긴 남친 누구인지 댓글에서 계속 안나오더라ㅠ
참고로 두 번째 댓글은 나연이다…. 지난번에 성수에서 우리 삼겹살 먹었거든.
나는 멋쩍어서 코밑을 쓱 훔쳤다. 짜식이. 이쁘다고 편들어주는 거 봐.
-ㅈㄴㄱㄷ 어쩌라고 ㅅㅇㅅ 방송카메라에도 안털리던데; 동기라면서 편들어주는ㄴ척 멕이는거 음습해ㅠㅠ
그래…. 그 음습한 게 나다….
-근처에서 말한번 못걸고 바라만보면서 씩씩대다가 부러워서 몸 뒤틀리는거 여기까지 보임;; 이렇게 투명할 수가
-돌려까기도 지능이 돼야 하는구나… 덕분에 느끼고 간당
내 예상대로 몇 댓글은 내 편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윤슬과 하제인의 삼각관계는 없는 서서히 없는 일이 되고 남자친구 얘기도 흐릿해졌다.
[익명게시판/ 자꾸 ㅅㅇㅅ 실물얘기하니까 나도 궁금함ㅋㅋㅋ인플 실물 후기없나] [익명게시판/ 국어영역 Vs 영어영역 둘중 너네타입 누구?] [익명게시판/ 한국대 가면 진짜 저런 동기들 잇어..?ㅠㅠ] [익명게시판/ ˪겠냐고]익명게시판의 흐름이 달라졌다. 그리고 아까 전 루머의 생성지가 되었던 유머 게시판의 초반 댓글들은 사라져 있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얘네가 분위기 만드는 애들이네.”
“그래. 후반 부분 댓글들은 그대로야. 이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휩쓸린 거지.”
예상대로다. 자, 그럼 가볍게 마무리로.
-삭제된 댓 대체 뭐였음?
˪그냥 얼마전에 네이트관 올라왔던 서윤슬 루머ㅠㅋㅋㅋㅋ 열폭이지 뭐
위의 댓글은 나연이, 아래 댓글은 예원이다. 이걸로 뒤늦게 본 사람들은 완벽하게 루머라고 인식할 수 있다.
나는 백휘와 재언이의 팔로워를 다시 확인했다.
@100.c
Youstagram
팔로워 2588명 팔로잉 1
@jaeeon
Youstagram
팔로워 2697명 팔로잉 1
역시 인튜브 힘이 좋긴 좋다. 고연티비 더보기란에 두 사람의 유스타 url을 넣었더니 쭉쭉 팔로워가 오르는군.
저 팔로잉 1은 인생필름 계정이다. 고연티비 영상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설정해놨다.
“슬아! 개소리 나왔어!!!”
그때였다. 나연이 날카롭게 새로 올라온 글을 확인했다.
좋아, 예상대로야.
* * *
메짱이는 자신이 원한대로 반응이 나오지 않자 트친들과 함께 익명게시판의 분위기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그중 가장 빠르게 댓글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실제로 아는 사이’인 척하는 것이다.
나 걔 실제로 아는 사이인데
이 말이 주는 신뢰감과 무게감은 익명게시판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보니까.
메짱이는 그간 안드로메다 단톡방에서 들었던 인플루언서들의 뒷얘기와 얼마 전 인생필름 촬영장에서 만났던 윤슬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
타닥-. 타다닥-
[익명게시판/ ㅅㅇㅅ 아는사람인데 평소에도 주변에 남자 많음…]걔 주변애들이면 다 인정할텐데ㅋㅋㅋㅋ 자세하게 못풀어서 답답하당 ㅠㅠ 그리고 아까 은근히 서윤슬 시녀들이 올려치기 해주는거 보고 어이없었음 자꾸 티나게 실물이 훨씬 예쁘다 이러는데 흠 모를 너네눈에만 그렇게 보이는거 아닐까요ㅠ
아는 사이라는 키워드를 제목에 넣자 아니나 다를까 조회수가 폭발했다. 메짱이와 트친들은 댓글을 달아가며 분위기를 몰아갔다.
-나 걔 동기한테 전해들은거 있는데ㅠㅠ 특정될까 말못해서 개답답하다
˪비밀 댓글입니다
˪비밀 댓글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세한 썰이 없어도 글을 읽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어렴풋한 이미지를 남겨준다.
서윤슬은 원래 남자가 많다
그러므로 이후로 만들어대는 루머에 관해서도 신빙성이 높아진다. 이제 하제인의 첫사랑이 서윤슬과 무슨 사이인지는 메짱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아, 웃기네?”
그저 자신의 예상대로 사람들이 휩쓸리는 건 말도 못 하는 쾌감을 줬다. 자세한 썰을 듣고 싶어서 비밀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이러다 삭제하면 끝이지.’
고소 각을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있는 메짱이었다. 그동안 이런 식으로 루머를 만들어내며 인플루언서마다 이미지를 망쳐놓는 게 취미이자 특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함께 조롱하고 낄낄댈 때 느끼는 도파민! 그 기쁨이 메짱이를 멈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댓글 알람 (37)개
댓글이 순조롭게 쌓여가던 그때였다.
-엥 나도 한국대인데 (학생증 인증.jpg) ㅅㅇㅅ 옆건물이라 종종 마주침
˪와 여기 한국대생 왤케많으무ㅜㅜㅜㅜ나빼고 다 갓생사네ㅋㅋㅋㅋㅋㅅㅇㅅ 진짜 ㅁ남자많아?
˪과 애들이랑 두루두루 인사하고 지냈어도 주변에 남자 많다는 말은 처음ㅋㅋㅋ; 학교도 일하느라 자주 밤새고 온다던데… 참 마음아프다… 방구석에서 루머나 만들어대며 타닥거리는 익순이를 보니… 난 누구랑 다르게 열폭도 안하고 한국대 다니니까 파이팅!
“아 한국대가 왜 이렇게 많아!!!”
메짱이는 지금까지 잘 만들어오던 분위기가 다시 망가지니 열이 받았다. 인증, 그래. 인증이 문제였다.
자신도 인증할 거리는 있었지만 망설여졌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특정되는 건 원치 않았다.
-화면 너머 어떤 느낌일지… 대충… 음 넵ㅎㅎ 감온당
하지만 자신의 의견이 계속해서 반박되는 걸 보고 있자니 손이 근질근질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들이!”
촬영장에서의 윤슬이 자꾸만 떠올랐다. 분명 나이도 비슷한데 누구는 힘들게 일하고 누구는 편하게 놀다 가던 그 촬영장이. 자신은 인사 한번 하기도 어려운 그 연예인들이 윤슬에게는 어떻게 대했던가. 심지어 촬영 감독도 윤슬을 싸고돌았다. 주변의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한 번에 받던 윤슬을 생각하면 메짱이의 속이 뒤틀렸다.
[익명게시판/ 한국대생들은 아니라는데 방구석에서 꾸역꾸역 우기는거 웃김ㅋㅋㅋ]심지어 이제 메짱이와 트친들을 두고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메짱이의 글에도 슬슬 비꼬는 사람들이 생겼다.
[메짱아 그냥 지난번 촬영장 빛삭하자ㅜㅜ] [ㅋㅋㅋㅋ어이없어 야 인증풀거 있잖아]트친들도 메짱이를 부추겼다.
“진짜 잠깐만 하면 되겠지.”
메짱이는 갤러리를 들어갔다. 지난번 인생필름 프레임 촬영 때 몰래 찍어두었던 윤슬의 사진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있는 그 모습이.
* * *
“이거 언제야?”
“자, 가만 보자-. 기억이 날 듯….”
그리고 그 메짱이가 올린 인증 사진은 윤슬이 보고 있었다. 윤슬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야 이거 그때네. 인생필름.”
“그 하진 프레임 촬영?”
“어어 맞네. 그때네.”
3초 만에 글은 삭제되었지만 이들은 곧장 캡처를 해버렸다. 윤슬은 촬영 감독에게 연락을 넣었다.
입력: 감독님 지난번에 촬영 스탭들 인적사항좀 받을 수 있을까요? 문제가 있어서요
“얘네 신났네. 또 자꾸 글 쓴다.”
“냅둬. 이제 며칠 뒤면 저러고 못 놀 텐데.”
인증이 있으니 자신들의 말이 맞다며 날뛰고 있는 렉카 일행을 보며 윤슬은 피식 웃었다.
“그럼 이제 어쩔 거야? 바로 고소?”
“아니. 그렇게 쉽게 안 놔주지.”
대가리가 잡히기 전까지는 유용하게 쓸 소중한 미끼들이었다.
“공갈 협박이 뭔지 보여주겠어.”
* * *
인생필름의 새 프레임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메짱이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현장으로 향했다.
[ㅋㅋㅋㅋ메짱이 개재밌겠다ㅜ 나도 따라가고싶어ㅜ] [이따 썰풀어조ㅎ]안드로메다 단톡방은 지난번 익명게시판 글 이야기를 한 뒤 며칠 내내 메짱이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안 그래도 더 풀 뒷얘기가 없나 고민하던 메짱이에게 두 번째 알바 제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오케이였다.
‘그래도 내가 잘하긴 했나 봐?’
촬영 감독으로부터 안내받은 장소로 들어가자 이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서윤슬이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메짱이는 이번에도 지난번의 그 두 사람, 익명게시판에서는 ‘서윤슬이 옆에 끼고 노는’ 둘이 있나 곁눈질로 살폈다.
‘오늘은 안 오나…? 아 지난번에 사진 잘 못 찍었는데, 그 둘은.’
그 궁금증은 금방 해결되었다. 촬영 감독이 윤슬에게 물었다.
“윤슬 씨 그 둘은 어떻게 됐대?”
“지금 변호사랑 얘기 중이래요. 이제 빨리 들어가야죠.”
“고소 진짜 쉬운 일 아닌데. 그래도 윤슬 씨네는 쉽겠다. 장앤김에서 다섯 명 붙으면 와~. 진짜 누구든 잡지.”
“아무래도… 브랜드 네임 문제니까. 민형사 다 걸려구요. 인생 망쳐줘야지.”
언뜻 고소 소식을 듣자마자 메짱이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목뒤가 갑작스레 당기기 시작했다.
‘고소? 뭘? 당연히 난 아니겠지. 난 그리고 고소 각도 잘 쟀으니까.’
메짱이의 머릿속은 그간 인터넷에서 읽어 내려갔던 고소 후기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근처의 스태프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그래, 그냥 인생 조져버려.”
“그런 애들 한번 봐주면 나중에 또 그래.”
쿵쿵쿵쿵.
빠르게 심장이 뛰어 아플 지경이었다. 메짱이는 촬영 장비를 정리하는 척 고개를 푹 숙이고 자신의 발만을 바라보았다.
“네이트관 최초 글 작성자부터 시작이랬나?”
“네. 거기에 백휘랑 인생필름. 둘 다 제대로 넣어서…. 특정성 백 프로 성립이고. 그거 때문에 손해가.”
“아아 맞아. 그거 때문에 계획했던 새 프레임도 취소돼서 급하게 다시 한댔지. 아이고 매출 어떡해.”
“그러니까요. 민사로 저희 총매출 몇 배는 물게 하려고요. 아, 그리고 프레임 때문에 손해 본 것까지.”
매출의 몇 배.
메짱이는 이제 표정 관리가 어려워졌다.
‘새 프레임? 그게 대체 뭐였길래! 아니. 그래도 난 불송치야. 그, 근데 특정성 성립은 되나? 그런가…?’
애써 부정해봤지만 메짱이는 아까 전부터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쿵쿵쿵쿵. 심장 뛰는 소리가 바로 귀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딸랑-
“어? 왔어?”
“응…. 자료 잘 모아왔다고 하셨어.”
“이걸로 바로 고소 진행해도 백 프로 승소라던데.”
메짱이는 빳빳하게 굳어 버린 고개를 들지 않았어도 누가 들어왔는지 알 수 있었다. 메짱이는 마른침을 삼켰다.
“어떻게 생각해요?”
윤슬이 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간의 침묵이 촬영장을 감돌았다.
‘뭐지? 누구한테 말한 거야?’
메짱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다 물어낼 수 있겠어요?”
촬영장의 모든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었다. 수십 개의 눈동자가 아프게 꽂혔다.
쿵.
메짱이의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 지금까지 그쪽 얘기하던 거였어요.”
윤슬이 손에 든 고소장을 팔랑이며 환하게 웃었다. 네가 누구인지 안다는 확신에 가득 찬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