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16)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16화(316/405)
현수정 PD는 전에 없는 환한 미소로 세 사람을 맞이했다.
“들어와요. 커피?”
“네. 감사합니다.”
프로그램 출연자가 모두 확정되었으니 이제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났다. 현수정 PD는 씩 입꼬리를 올렸다.
“자 그럼 프로그램 설명부터 시작할게요. 대충 얘기는 들었죠?”
준비한 태블릿으로 간단한 자료 화면이 나왔다.
“…이건.”
“음….”
미묘한 표정의 재언과 백휘와는 달리 윤슬은 눈을 빛냈다.
‘…제대로 준비했구나!’
한국인이라면 싫어할 리가 없는 계획서였다.
[카페 알바에서부터 카페 창업까지]각자 뽑기를 해 다른 장소의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포인트를 모아 종착지로 창업을 한다는 프로그램이었다.
“인튜브에서 보는 1인 브이로그 같은 느낌이지만, 우리는 좀 더 스토리를 입혀서…. 약간의 난이도는 있겠지만.”
창업할 카페의 아이템도 전부 뽑기였다. 이미 사행성 도박에 가까운 상태창에 익숙해져 있는 윤슬의 심장이 뛰었다.
“촬영은 다음 주부터 들어갈 예정이에요.”
* * *
“두 번 다시 애비 얼굴에 먹칠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알아먹어?”
제인은 순종적으로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고 있었다. 초점 없이 카펫의 무늬를 세는 것도 이제는 익숙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제인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내려다보며 제인의 아버지는 혀를 찼다.
“쯧, 지난번 그 사건 수습하느라 너한테 얼마가 깨진 줄 알어? 하여간. 돈보다 중요한 건 명예다. 이번에 니가 바닥으로 끌어내린 하씨 집안 성 제대로 끌고 올 각오해.”
“…네. 아버지.”
“제대로 해. 뭐든 간에 니가 가진 것 제대로 활용해서 사람들 앞에 보이란 말이야.”
젬스톤의 뒷광고 사태가 일어났던 후로 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극적인 기사를 써댔다. 타깃으로 잡힌 대기업들은 모두 제 발이 저려 최대한 젬스톤에게로 모든 화살이 쏟아지게 만들었다. 키워드는 ‘비리 광고를 저지른 대기업’에서 ‘돈에 눈멀어서 구독자를 속이는 인플루언서’로.
“가 봐라. 잘 시간도 줄여서 사업에 매진하고, 어?”
“네. 감사합니다….”
그 많은 기사에서도 하제인의 이름이 들어가면 클릭수가 달랐다. 하제인이 젬스톤 소속이라는 걸 알음알음 들은 기자들은 하제인을 엮어 기사를 쓰려 했으나, 제인의 아버지가 건네는 돈에 입을 다물었다.
“제인아, 거봐. 느이 아버지 무딘 것 같아도 은근히 여리다니까. 엄마가 말했지? 납작 나 죽었소- 하면 아버지가 도와주실 거라고.”
오래 꿇어앉아 저린 다리를 끌고 현관으로 나가자 제인의 어머니는 눈치 없이 말을 걸었다. 곧 제인의 브랜드, ‘sejanmue’가 런칭될 예정이었다.
“…네. 그러네요.”
“으이구. 너도 잘해. 이번에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 전화도 많이 오고…. 우리 제인이. 더 이상 엄마 실망 안 시킬 거지? 내 딸?”
제인은 천천히 구두를 신고 뒤를 돌았다. 지친 마음을 하나도 드러내지 않고 입꼬리를 올려 예쁘게 웃어 보였다. 오늘따라 유난히 구두 신은 발이 아팠다.
“그럴게요. 엄마.”
쾅-
육중한 집 현관문이 닫히고 제인은 빠른 걸음으로 주차해 둔 자신의 차에 올랐다.
쾅! 쾅! 쾅! 쾅! 쾅!
그리고는 문을 닫자마자 핸들을 내리쳤다. 이렇게라도 해야지 답답함이 풀릴 것 같았다. 핸들에 머리를 처박은 제인은 중얼거렸다.
“X랄하네, 진짜…. 하씨 집안이랜다. 능력도 없고 대가리에 든 것도 없는 졸부새끼 주제에….”
내내 자신의 무릎을 꿇리고는 그 위로 멋대로 쏟아부은 아버지의 독설을 되새김질하던 제인은 느릿하게 호흡을 했다. 마음속 뜨거운 울분은 가라앉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결국엔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후….”
제인은 홀로 남은 차 안에서 핸드폰을 만졌다.
[Youstagram]sejanmue D-day 알림받기 (+999) 명
유스타에 디데이를 기다리는 팔로워들이 이렇게 많았다. 그걸 두 눈으로 확인하자 조금 마음의 안정이 오는 것 같았다.
제인은 게시글을 올렸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하트의 개수를 보며 차 시동을 걸었다.
* * *
[익명게시판/ ㅎㅈㅇ 집안 진짜 너무 부럽다…ㅠㅠㅠㅠ](제인의 유스타 피드 캡처.jpg)
브랜드 오픈 곧이라고 집에서 선물이랑 꽃다발… 진짜 이렇게 화목한게 금수저 집안 제일 부러운점인것같음 ㅜ 시간 장소 구애받지 않고 가족끼리 시간 보내는 거
-아버지 센스 개쩐다ㅠㅠㅠㅠ 그냥 딱 하제인한테 잘어울리는것들만ㅋㅋㅋㅋ
-보면 꽃선물 되게 자주해주시더라ㅠ 아버지 ㅈㄴ스윗함 아 우리아빠랑 바꾸고싶어
-진짜 저런 집에서 날때부터 보고 자란게 있으니까 유스타 피드부터 미감 ㅅㅌㅊ임 보정앱 존나써대는 다른 인플들이랑은 급이 다른 느낌
‘결국 브랜드 런칭하는구나.’
젬스톤 그렇게 되고 브랜드 나가리 된 줄 알았는데. 결국 끝까지 하네.
나는 하제인의 추진력에 감탄했다.
‘이러면 브랜드 홍보도 되고, 곧 시작할 프로그램도 좋을 테니 윈윈이군.’
상세 페이지 돈 들인 거 봐라.
하제인의 핸드크림 브랜드는 벌써부터 팝업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아주 그냥 정보가 쏟아지는구나.
“미친. 여기서 한다고?”
압구정로데오에서 오며 가며 본 건물이다. 이게 그냥 하제인 소유였다니. 벌써부터 커뮤니티에서는 하제인의 넘사벽 인생에 대해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자기 건물에서 자기 브랜드 내는 사람은 대체… 인생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오늘 민정우 하제인 팝업 목격썰봣음ㅠ 민젠 현커임 진짜임 반박 안받음
˪헐 팝업 도와주러 간거? 찐사다
하제인은 뒷광고 건에도 안 엮여 있으니 브랜드 신뢰성이 여기에서 나온다.
이러면 연말 화제성이 하제인한테 쏠리는데.
“절대 안 되지.”
프로그램 들어가기 전에 여기저기 떡밥 뿌리고 다녀야 한다. 일단 다음 주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게 두 개 있다.
‘일단은 미션 완료하기.’
얘네를 타고 나에게 오는 팔로워를 늘려야 아이템이 나오지. 다음번 아이템이 시청률 관련이라고 상태창이 스포해 준 덕분에 벌써 군침이 싹 돈다.
재언이와 백휘는 사진 한 장 올리지 않고서도 유스타 팔로워를 10만에 가깝게 모았다.
“자. 오늘은 대망의 첫 번째 사진 올리는 날이다.”
이제 팔로워를 더 모아 보자. 나는 재언이와 백휘의 핸드폰 갤러리에서 올릴만한 걸 찾을 예정이다.
@100.c
Youstagram
팔로워 9.9만명 팔로잉 1
@jaeeon
Youstagram
팔로워 9.9만명 팔로잉 1
* * *
“…….”
“…….”
“…….”
윤슬의 안색은 어두웠다. 둘의 갤러리는 다른 의미로 처참했다.
[21,546]일단 재언이의 갤러리였다. 처음엔 핸드폰을 열고 사진 수에 흡족해했던 윤슬은 곧이어 영혼 없는 눈으로 스크롤을 내렸다.
“이런 건 왜 찍은 거야.”
“추억이니까….”
(입 벌리고 자고 있는 민준의 사진.jpg)
(하나씩 들어가는 주변 친구들의 손가락.jpg)
(비명 지르며 일어난 민준.jpg)
고등학교 때 찍은 쓸데없는 사진들부터, 동네 길고양이, 행운의 과자 한 세트 추첨 당첨 사진까지….
“쓸데없잖아?”
갤러리마다 쓸데없는 사진뿐이었다. 감성이라고는 이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글렀다. 그냥 하나 새로 찍어야지.”
“…그 정도야? 이건 좀 괜찮지 않나.”
재언은 나름 당당하게 들판 사이에 있는 네잎클로버 사진을 내밀었다.
“뭐라고 쓰면서 올릴 건데?”
“한 번에 찾은 네잎클로버. …대박이다. 얘들아 학점 잘 나오길.”
“글렀다.”
“…버그 안 나오길?”
윤슬은 대답하지 않고 연이어 백휘의 갤러리에 들어갔다.
[380]지나치게 소박한 갤러리였지만 윤슬은 백휘를 믿었다.
‘얜 사진 잘 찍으니까.’
환히 웃었던 것도 잠시. 방금 전만큼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니 대체 이건 뭐야….”
“음, 혹시라도 스케줄을 잊을까 봐.”
메모장에 넣어 둔 스케줄이며 시간표, 혹은 뉴스 기사 캡처나 가끔 예쁜 풍경 정도가 끝이었다.
“교장 선생님 핸드폰 주운 것 같아. 백휘야.”
“하하. 그래도 몇 장은 있는데.”
“어디?”
백휘가 체크해서 보여 준 사진은 몇 년 전 윤슬이 덕현여고 축제 때 찍어줬던 그 사진이었다.
“야, 이거면 되겠다!!! 재언아 너도 얼른 찾아봐!!!”
윤슬은 빠르게 둘의 유스타에 사진을 등록했다.
“…왜 아무 말도 안 써?”
“그게 유스타 감성이라는 거야 재언아. 알려줄 듯 안 알려줄 듯. 하지만 상대방을 궁금하게 만드는.”
사진을 업로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좋아요와 댓글이 빠르게 올랐다.
-미ㅣㅣ쳣다 이거 언제에요…?
-@김은희 야ㅋㅋㅋ 얼른와서 구경해라 미래 내남친
˪나대다가 차단당해 조용히 보기만 해 윤정아…;
윤슬은 반응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댓글에 윤슬의 이름이 종종 보이고 있었다.
-야 쩔지 고연티비 서윤슬 친구임 ㅠㅠ @황민지
-윤슬님이랑 무슨 사이에요?.?
짧은 시간 사이 좋아요와 댓글이 늘어나고, 늘어나고, 또 늘어났다. 둘의 사진은 알고리즘을 타고 사용자들의 피드에 뜨기 시작했다.
빰빠밤-!!!
그리고 둘의 팔로워가 십만이 되자 미션 완료 상태창이 다시 한번 나타났다.
「▶System
【미션: 일반】
▶부스터를 달고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양옆의 부스터를 제대로 이용하고 있군요. 구독자와 유명세, 수많은 버즈량까지 모두 당신의 것
[3]주 안에 [유명세]를 올려 [새로운 아이템]이 열렸습니다.현재 유명세: 700 (80↑)」
「▼상세 설명▼
‘나를 봐줘’ (사용 시간 90분)
: 한번 보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시청률 보장 마스코트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얼굴을 본다면 클릭하고 싶게 만들어요. 클릭 직후 시청 시간을 30초~600초 랜덤으로 더해 줍니다. 이탈하는 시간은 당신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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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는 것도 모자라서 시청 시간을 늘려주기까지? 웬일로 상태창이 이렇게 좋은 거 주지.
나는 감격에 젖어 아래에 있는 포인트를 늦게 확인했다.
「포인트: 10,000」
…일만? 나 지난번에 뒷광고 때 다 터뜨리느라 거지 됐는데.
「현재 포인트: 300」
상태창 씨. 나 포인트 삼백 있어요.
그러자 상태창은 내 속마음을 읽었는지 벌면 된다는 듯 글자를 깜박거렸다.
「▶포인트 벌기 MINI GAME
시작하시겠습니까?
[Yes]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