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21)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21화(321/405)
내 예상보다 백휘와 재언이의 팔로워는 빨리 모였다. 그만큼 포인트 역시 차곡차곡 잘 쌓였다.
「Booster Heart
@100.c [♥하트 포인트: 3421]
@jaeeon [♥하트 포인트: 3509]」
“오늘도 쏠쏠하다.”
일일 퀘스트처럼 나오는 상태창의 메시지에 맞춰 미션을 성공시키니 들어오는 포인트가 장난 아니다. 나는 잔고를 바라보는 석유부자처럼 따뜻한 눈길로 내 포인트 창을 바라보았다.
「현재 포인트: 33,721」
이미지 소비가 거의 없이 모은 포인트다.
여전히 백휘와 재언이의 계정에 게시글은 딱 하나다. 교복을 입었을 때의 증명사진.
“좋-아. 앞으로도 이대로만 하면 되겠어.”
라고 생각한 그때였다.
빰빠-
“아니야! 안 돼! 그거 아니야! 멈춰!!!”
밤-!
상태창이 나타났다.
“으아아아!!! 아니라고!!!”
철컥. 철컥. 철컥.
또다시 사행성 룰렛이 시작되었다. 국가는 뭐 하는 거야. 이런 도박장 관리도 안 하고.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사람 살려요.
‘나 곧 시험도 봐야 하고 촬영도 계속해야 하고 인튜브도 올려야 한단 말이야….’
밤샘의 밤샘의 밤샘 확정이로군.
「▶System
【미션: 메인】
▶사진 한 장만으로도
부스터를 확실히 사용하고 있는 당신, 하지만 이제는 세상으로 나가 봅시다! 인플루언서의 기본은 주변 인플루언서에서 끌어오는 것이죠. 그다음 단계는? 당연히 주변 인플루언서와의 돈독한 관계로 팔로워들에게 호감도를 다지는 것.
[유스타]에 [부스터와의 사진]을 업로드해 [좋아요 10만개] 와 당신의 인맥을 자랑해봅시다.※ 반드시 얼굴이 모두 보여야 합니다.
※ 365일 이상 게시 상태여야 합니다.
D-day 30」
“아 씨!!!”
곤란한 게 떠버렸다.
* * *
요즘 들어 차재겸은 뭔가 달라졌다.
“재겸, 그 핸드폰 뭐임? 새로 샀어?”
“있어…. 중요한 거.”
원래도 핸드폰을 달고 사는 차재겸이었지만 새로운 폰은 아예 손에서 떼는 것을 보지 못했다. 마치 잃어버리면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처럼 굴었다.
“야! 차재겸! 뭐 보냐?”
“보지마!!!”
핸드폰에서 재밌는 걸 발견하면 이 사람 저 사람 불러서 한 번씩 보여주던 것도 이제는 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붙이기까지 했다.
“차재겸한테.”
“사생활이라는 게….”
“있…었어?”
동기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 네 친구가 내 친구고 내 친구고 네 친구였던 차재겸이 사생활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것은 동기들 뿐만이 아니었다.
찰칵-
“야, 뭐해?”
“사진 찍어. 인증용.”
“…누구한테 보내게?”
“있어.”
어디 갈 때마다 인증용 사진을 찍기까지 했다. 특히 예쁘고 비싸서 ‘남자끼리 이런 데를 와?’라고 생각할 곳이라면 더더욱.
차재겸 여자친구 생겼다!
이를 본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차재겸은 여자친구가 생겼다. 비록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지만.
[안드로메다 단톡방] [ㅋㅋㅋ미친 쩐다 진짜 알바인데 이런데를 데려와준다고?] [메짱이 개꿀알바물었네ㅠ 나도 알려줘]차재겸은 가상의 부자 언니지만 트릿터리안의 음습한 속내를 가진 새로운 인격체 ‘메롱이’를 단톡방에 넣기 위해 고생 중이었다.
입력: ㄱㄴㄲ ㅠ 인생필름 알바간거 존나잘한거같음 내 인생최고의 선택ㅋㅋㅋㅋㅋ
메롱이 언니는 대대로 금수저인 20대 중반의 설정이었다. 주변의 친구들은 너무나 일반인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친구를 원했고, 안드로메다의 구독자인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메짱이를 마음에 들어해 잘해준다는 스토리까지 입혔다.
‘이래야 새로운 세계에 혹한 단톡방 멤버들이 하나둘 현실 세계로 메롱이를 만나러 올 테니까.’
안드로메다 단톡방이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연예인뿐만이 아니었다. 강남 키즈며 일반인 금수저에게도 아주 큰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차재겸은 이를 이용했다.
입력: ㅋㅋㅋ근데 잘하면 이언니가 메다보다 금수저일듯?
입력: 잘은 모르겟지만 ㅠㅋㅋㅋ
차재겸은 궁극기를 썼다.
[ㅋㅋㅋㅋ???ㅋㅋ;;엥… 그 언니 뭔데] [그러니까 궁금하닼ㅋㅋㅋ 내 구독자랬지? 초대해봐]드디어 안드로메다가 나타났다.
“이거거든.”
그렇게 비밀의 안드로메다 단톡방에 또 다른 차재겸이 입장했다. 새로운 프로필 사진이라는 가면을 쓰고.
* * *
“아니, 내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자기야. 지금 먹이를 던져야 된다고?”
“그런 게 있다…. 있어….”
그래서 재겸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제인의 환승 시그널 억까 영상을 갖고 놀던 메다 톡방에서 서윤슬도 뭐 깔 거 하나 없나 기웃거리는 이 상황에, 굳이 셋이 같이 찍은 사진을 업로드해야 한다니.
“얼마 전에 이거 기억나지?”
[이슈게시판/ 앉은 자리에서 한달 월급 벌어가는 인튜버.jpg](골드버튼 개봉 중인 윤슬의 라이브 캡처.jpg)
백만 인튜버면 광고비만 해도 이미 수천인데ㅋㅋㅋ축하한다고 구독자들이 후원 쏴줌
(모모의 백만원 후원 캡처.jpg)
(이어지는 구독자들의 후원 캡처.jpg)
총합 4,235,000원
그 잠깐동안 계속 터지고 막아둔건데도 저럼ㅠㅠㅋㅋㅋㅋ 요즘엔 진짜 인튜버가 신흥귀족이긴 한가봄
-와.. 구독자가 많으면 저렇게 그냥 방송만 켜도 돈이 들어오네ㅋㅋㅋ
-연예인은 차라리 현장에 나가서 스탭이랑 같이 고생이라도 하지 인튜버들은 방구석에서 도네 쓸어담고.. 난 인튜버가 더 기괴함;
˪22 이 피라미드 구조가ㅋㅋㅋㅋ그냥 어이가 없어ㅠㅠㅠㅠ.. 나도 인튜버나 할걸 그랫다
언뜻 보면 일반적인 글로 보이지만, 이건 안드로메다 단톡방에서 직접 만들고 댓글까지 써서 작업한 거였다.
“후려치기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에 자기 팬들이 밤샘공부했을 때 영업글이랑 고연티비 모의고사 영업글 다시 끌어올려서 욕 덜 먹은 거야.”
“알지….”
윤슬이 뒷광고로 인튜버들을 싹 밀어 버렸을 때 썼던 방법이었다. 인튜버를 기업으로. 그러니까 ‘까도 되는’ 갑의 입장으로 만들어 버리기.
메다 단톡방은 은은하게 윤슬의 호감도를 떨어뜨리기 좋게끔 판을 짜고 있었다.
“그리고 새벽되면 단톡방도 그렇고, 익명게시판에 걔네 얘기 맨날 나오죠.”
[익명게시판/ 우리동네 쩐다방 알바 진짜 개잘생긴사람 있었는데 하루만에 그만둠..]진짜 개바쁜 매장이라 나도 매일 주문한거 받고 걍 쓱 나왔거든? 아 근데 ㅅㅂ 얼마전에 와 됏다됏다 스벅이긴다 싶을정도로 개미친알바생 들어왔었는데 다음날 가니까 없어져있음
사랑…했는데…
-쩐다방에???ㅋㅋㅋㅋ잘생겼는데 왜 빽다방알바함
˪(멀리서 찍은 재언의 사진.jpg) 진짜거든
˪ㅁㅊ 의심해서 미안하다
-ㅈㄴㄱㄷ 이거 그사람아님? 요즘익게 종종올라오는데
˪동일인물 맞는듯 콧대똑같아 소름ㅋㅋㅋ
거기에 최근에는 현수정 PD의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찍힌 사진까지 돌아다니고 있었다.
“야, 근데 어떻게 뭐 없냐? 물어볼 사람이 너밖에 없어, 재겸아.”
“얼굴이 꼭 나와야 돼? 그럼 방송 전에 스포 같은 사진 안 되나?”
윤슬은 침울한 얼굴로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보여줬다.
“그걸 생각 안 해본 거 아니야.”
[현수정 pd님: 본격적으로 기사 뜨기 전까지는 괜한 어그로 끌릴 것 같으니까 일단은 날짜 잡히면 그때 올립시다]음침함의 늪에서 고생하고 있던 재겸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 재겸의 머리를 흐트러뜨린 윤슬은 함께 한숨을 쉬었다.
“대체 언제 시작하는데…. 빨리 기사 풀라고 해…. 자기 협박 잘하잖아.”
“몰라. 일단 다음 촬영은 다음 주….”
지금 상황에서 세 사람의 셀카라든지 일상 사진을 올리면 기다리고 있던 안드로메다 단톡방에서 ‘ㅋㅋㅋ남사친 은근히 자랑하는거 길티ㅠ’, ‘지난번 네이트관 그 글.. 기억하는사람 나밖에 없냐ㅋㅋㅋ 남자 많다는거 찐인듯ㅠㅠㅋㅋㅋ’ 하는 분위기로 몰아갈 게 뻔했다.
그때였다.
지잉-
재겸과 윤슬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아씨…. 귀찮아. 안 해.”
답장을 하지도 않고 닫아버린 재겸에 비해 윤슬은 진지하게 화면을 바라봤다.
“아니!!! 넌 해야 돼!!!”
“물론 내 미모라면 당연히 한국대의 미래를 밝혀야 하겠지만. 자기야 나 요즘 피곤.”
“아니!!! 그래도 넌 해야 돼!!!”
[web발신한국대 홍보대사를 모집합니다
다가오는 입학식 한국대의 얼굴을 대표하는 사이트 새단장과 함께 입학식 안내도우미…]
“이거다!!! 이거야! 재겸아!!!”
재겸은 자연스럽게 포기했다. 윤슬의 눈이 이미 돌아있었다.
“이걸로 올리면 되겠다!!!”
* * *
지난번 고연대와 함께 한 ‘총장네컷’의 미친 인기 이후로 한국대 총장님은 조금 달라졌다.
“거기. 나 좀 봐줘요.”
“네넵 총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나 오늘 넥타이 괜찮습니까? 존.멋…탱. 맞나요?”
“…네?”
이상하게 MZ에 은근히 집착하는 경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어디 사이트에서 나한테. X나게 귀엽다고 하던데. 욕이 아니고 좋은 거 맞겠죠?”
“…….”
생애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칭찬 폭격에 봉인되어 있던, 귀여움받고 싶은 욕구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우리 사이트도 좀 바꿔야 할 것 같은데. 그 좀 더 세련되고 내가 수험생이면 반드시 이 학교 온다! 하는 느낌이 들게.”
그렇게 한국대 공식 홈페이지는 새단장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은 재학생 위주의 홍보 모델을 새로 뽑아야 했다.
* * *
“이거 1차 서류접수만 천 명 넘었지? 언제 보냐….”
“그러게요….”
일부러 꼼수를 써 시험기간 직전에 공고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는 미치게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곳도 아닌 한국대였다. 한국대 홈페이지에 얼굴을 비출 수 있다면 자소서 꾸미기에 한결 도움이 될 터였다.
“지원 동기가 뭐 이래. 이거 다 제끼고.”
“오케이.”
동태눈으로 쌓인 지원서들을 확인하던 교직원들은 어느 한순간 눈을 크게 떴다.
“이거 보세요!”
“아니! 내거부터 봐!”
“얘거든!”
각자 한 명씩 골라 소리를 질렀다.
“얘, 걔잖아! 인생필름 서윤슬!”
“수능만점 올 줄 알았다!”
“진짜. 무조건. 무조건 맨 앞에. 이 얼굴은 센터여야 돼.”
팀 최선, 세 사람의 지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