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3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33화(333/405)
<카페 IN> 역시 <노모럴 호텔>과 동일한 방식을 사용했다. 8회차를 한 번에 공개한 다음, 한 주에 한 편씩 방영하는 식이었다.
[♨카페IN♨]-옥금호랑 서윤슬빼고는 출연진 다 듣보라 좀 재미없을줄 알았는뎈ㅋㅋㅋㅋ 시간 ㅈㄴ빨리감 ㅠ
-얼굴만 봐도 재밌다… 더줘…
-서윤슬 의외다 일머리 진짜; 누가보면 알바만 십년쯤 한사람같음
방영 첫날, 반응은 소소하게 왔다. 대중들의 말대로 국민배우 옥금호와 인플루언서 서윤슬을 제외한 네 명은 인지도가 없었다.
[한국대/ 자유게시판]익명 03/15 22:10
과외순이가 한국대에 진짜 존잘예들만 모여있냐고 묻다가 내얼굴보고 갑자기 얼버무렸는데 이거 대체 뭔뜻이냐?
-익명1: 어머니한테 말씀드려 넷홀릭스 끊어버려라
˪익명(글쓴이): ㅇㅋ 바로연락한다
-익명2: 지금 카페인 보고 나도 친구들이 연락옴ㅋㅋㅋㅋㅋ 같은과니까 소개해줄수 있냐고ㅠ
˪익명4: 나도그럼 되겠냐고…
-익명3: 노모럴호텔도 한국대생 한명 더나가지ㅠ 카페인은 좀 노잼이라 아깝누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방송분의 클립이 돌아다니며 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딱 그 정도였다. 그거 재밌던데? 나중에 시간 때울 때 봐야겠다.
“흐음….”
제인이 용납할 수 있는 그 정도였다. 헤어를 받으며 핸드폰을 보던 제인은 작게 웃었다.
<노모럴 호텔>의 주인공은 역시 이번에도 제인이었다. 일억 원의 상금을 받자마자 전액 기부 의사를 밝혀 더욱 빛나는 피날레를 장식했다.
[노모럴 호텔, 결국엔 모럴의 승리… 하제인의 빛나는 기부] [“인플루언서 최초 이너소사이어티 클럽 가입자가 되고 싶어요” 다 가진 그녀, 하제인] [MBTI가 대체 뭐길래… 모르면 말도 안 통한다는 MZ사전]각자의 밑바닥을 보이며 치열하게 물어뜯던 도파민 방송이 끝나자마자 꼬리를 물고 공개한 힐링 예능이 반응이 올 리가 없었다. 심지어 지금은 카페에 마음 편히 가기에도 꺼려지는 시기 아니던가.
[Youstagram]오늘도 진정한 휴식을 위해 Cafecomdes를 방문해주신 귀한 손님 여러분들에게 안내 드립니다.
Covid-19의 확산 문제로 내부 정비를 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는 1/2로 줄여 거리 두기를 쾌적하게 만들었고, 테라스에 새로운 테이블을 비치했습니다.
또한 필수불가결하게 ‘예약제’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예약 없이 방문하시는 고객님들은 죄송하지만 이용이 어려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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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돼ㅠㅠㅠ 사장님 다음달까지 다 막혀있는데 예약이 이미 끝난 건가요?
˪네 5월 예약은 이번 달 말에 오픈됩니다 (합장하는 손 이모티콘)
-배달 서비스 시행은… 안되겠죠… 여기 라떼만큼 맛있는곳도 없는데ㅠㅠㅠㅠ
˪조만간 카페IN 방송에서 집에서도 해보실 수 있는 새로운 라떼 레시피가 공개됩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홀로 하는 휴식도 추천해드립니다.
확진자들의 동선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때였다. 확진자들은 따로 격리까지 하게 되는 이때, 매일같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중들은 힐링 따위 필요 없었다. 대신 <노모럴 호텔>의 출연자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샌드백처럼 재미있게 갖고 놀았다.
“제인 씨는 다 가지고 태어나서 좋겠어?”
“…글쎄요.”
“어쩜 진짜, 운도 좋지! 세상이 제인 씨를 사랑하네~”
“저도 세잔뮤는 잠깐 주춤해서요.”
“아이고, 맞다…. 그래도 잠깐이지 뭐! 어차피 이거 얼마 안 갈 텐데. 원래 다 유행병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어? 길어야 한 달이니깐. 걱정 마! 금세 예전 세잔뮤 될 거야.”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불황을 제대로 맞은 업계들이 있었다.
이른바 ‘아웃도어’. 스포츠는 물론이고 패션, 메이크업, 거기에 요식업, 콘서트와 뮤지컬과 영화, 연극을 비롯한 문화 산업 전반.
반대로 호황을 맞은 업계들은 ‘인도어’. 웹소설과 웹툰과 홈 인테리어, 배달업과 OTT 서비스였다.
“제인 씨, 다 됐어요?”
“아, PD님. 거의 끝나가요.”
제인은 그 OTT의 대호황 시기의 수혜자였다. 이번 달 가입자들까지 다시 <환승 시그널>을 보면서 랭킹에는 모두 제인의 얼굴이 들어갔다.
“자, 그럼 갑시다! 우리 주인공.”
PD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제인은 가볍게 걸었다. 어딜 가나 제인의 이야기뿐이었다. 대중들은 제인이 얼마나 대단한지, 얼마나 부러운지, 얼마나 특별한지 떠들어댔다.
‘…됐어.’
사람에게는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했다. 제인은 이제 그 기회를 잡은 것이고, 서윤슬은 그 기회를 모두 써 버린 것만 같았다. <카페 IN>의 방영은 시기를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다.
제인은 밴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사뿐히 앞에 놓여 있는 레드카펫을 밟았다.
“하제인이다!!!”
“제인 씨! 여기 봐주세요! 볼하트!”
“손가락 하트 한 번!!!”
오늘도 모두의 포커스 한 가운데 제인이 있었다. 터지는 플래시마다 알 수 없는 쾌감이 찌르르 흘렀다.
제인은 그제야 느꼈다. 이렇게 살아있다는 감정을 생생히 느낄 때마다 윤슬을 떠올린다는 것을.
“제인 씨, 이리로.”
“어어어! 포즈 조금만 더 취해주세요!”
제인은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싶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윤슬을 만나보고 싶었다.
[익명게시판/ 근데 진짜 사랑받고 자란 애들은 못이기는 것 같아]평소에 툭툭 나오는 그 해맑은? 때묻지 않은 느낌이 있고 사람들은 누구나 음침한 인간보다는 햇살캐에게 마음이 쏠리니까… 그리고 어렸을 때 집안환경이 평생을 좌우한다잖아ㅠ
-글킨함 다른건 몰라도 곱게 자란 애들은 특유의 그 태가 있음
-ㄹㅇ 사랑못받고 자란 애들은 평소에도 티가 나ㅋㅋ 본인만 모를…
모두가 자신에게 집중할 때, 윤슬은 눈앞에서 빼앗겨버린 관심에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했다.
다들 입 모아 말하는 그 ‘사랑받고 자란 애’. 서윤슬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싶었다.
‘너도 과연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투명한 감정을 제대로 보게 되면 그제야 이 마음이 사라질 것 같았다.
‘내가… 너를 이기면.’
불행하게 자란 아이는 사랑받고 자란 아이를 정말 이길 수 없을지 궁금했다. 뒤틀린 승리감에 제인은 머리 위로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즐겼다.
어느 순간부터 제인의 동기는 윤슬이 되었다.
* * *
“큼, 크흠!”
“그, 요즘은 정말 카페인을 다들 보던데.”
“그럼 대세지. 우리 할머니도 보시더라고.”
이 자식들 연기 어설프네….
다들 내 앞에서 <노모럴 호텔>의 ‘ㄴ’조차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있었다. 왜냐면 지금 누가 봐도 그쪽이 더 인기거든.
“내 주변에서도 역시,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노모럴 호텔보다는 우리 삶에 잠시 쉼표를 넣는, 카페인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호평….”
“형범아!!! 노모럴 호텔 언금이랬지!!!”
“맞아! 야 너 핸드폰 봐봐. 너 그거 시청 기록 봐봐!”
동기들의 예민함은 극에 달해 형범이를 처벌하고 있었다.
얘들아, 나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도 되는디.
“너 지금 대장 눈 아래 다크서클을 보고서도 노모럴 호텔이라는 말이 나오냐? 이 나쁜 새끼!”
“맞아. 노모럴 호텔을 반복하고 강조해, 과탑을 정리해버리고 자기가 과탑이 되려는 이 치밀함. 이런 계략….”
“무슨 소리야! 난 항상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했다고! 그리고 노모럴 호텔은 지금 너희가 더 많이 말하잖아!!!”
이 다크서클은 일하느라 그런 거다. 애초에 내가 그려둔 그림대로 잘 흘러가고 있단 말이야. 난 지금 상황에 만족한다.
“…….”
“봐! 재언이도 애가 다 죽어가잖아!”
“백휘도 인상 쓴 게. 얘네 시청률에 연연을….”
안 한다니까 그러네.
“그러지 말고 이거 봐봐. 너희 오늘부터 이거 깔아라.”
“이게 뭐야 대장?”
“뭐긴 뭐야. 우리 인생필름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이른바 화상 회의 프로그램.”
내가 <카페 IN>의 방영을 늦춘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이제… 조만간 학교 수업도 이걸로 진행할 것 같아서 만들어봤어.”
“야, 미쳤다. 어쩐지 권재언 매일 각성제를 입에 달고 살드라니.”
우리는 이제 셋이 됐다. 나뿐만 아니라 재언이와 백휘까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럼 인생필름의 빛나는 타이틀 역시 1/3짜리 트로피가 된다.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될 때 맞춰서 새로운 아이템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 사업가들이 아닌 운 좋게 대박 친 무리로 보이기 쉽지. 그래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식을 환기시킨다.
“그럼 백휘는 왜 저렇게 된 건데?”
“음, 메일 답장…. 근데 ‘저렇게’의 뜻이 뭔데 형범아?”
“평소에도 은은히 말 걸지 말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지금은 대놓고 말 걸지…. 읍읍.”
두 번째.
1, 2월은 마케팅 업계에 돈이 잘 안 돈다. 상반기 예산도 책정해야 하고 전년 대비 정보도 한번 체크해야 하니까.
‘그만큼 각 브랜드에서 바이럴을 덜 돌린다고.’
난 <카페 IN> 방영 중반부터 밀려 들어오는 광고와 함께 브랜드에서 만들어 주는 공짜 바이럴 파도를 잘 타야 하거든.
근데 우리는 소속사가 없어서 대부분의 컨택은 나와 백휘가 나눠 맡았다.
“아, 그나저나 이렇게 모였는데도 마스크 끼니까 너무 답답하다.”
“그니까 내 말이. 야, 카페 갔는데도 한 모금 마셨는데 다시 마스크 끼래잖아!”
“어디를 못 가겠어…. 진짜 휴강이나 매일 이벤트처럼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세 번째.
“조만간 다시 홈카페 유행 올 거니까 다들 집에서 마셔라.”
“대장…. 우리가 원하는 건 파독광부 커피가 아니에요.”
“맞아. 한 잔의 휴식. 그런 거라고.”
챌린지도 다 초반 휘몰아치기가 있어야 하거든. 2주 뒤 <카페 IN>이 방영됨과 동시에 내 모든 걸 쏟아붓는다.
나는 준비된 것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유리: 나 이제 짱잘만들지 거의 팔아도대ㅋㅋㅋㅋ] [하진: 이렇게 만드는게 맞는걸까요? 한입 마셔봤는데 너무 달아서… 과연 성공한건지 잘 모르겠어요…] [민준: 이거봐라ㅋㅋ 우리 직원들 전완근ㅋㅋㅋ]입력: 잘하고 있어요٩(๑>∀<๑)۶ 우리 모두 대한민국을 달고나로 만들어봅시다!
조만간 대한민국에는 달고나 커피가 유행할 예정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거거든.
<노모럴 호텔> 따위는 기억도 안 나게 해주지. 커피를 젓고 젓고 또 젓다 보면 뇌리에 남는 건 서윤슬 하나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