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37)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37화(337/405)
‘미치겠네….’
자가 검사 키트에 선명하고 빨간 두 줄이 찍혀 있었다. 그걸 본 구정모 PD는 환호에 찬 눈으로 소리를 질렀다.
“얼른 가!!! 야 대박이다!!! 진짜 이건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야!!!”
온갖 어그로는 다 끄는 구정모 PD의 옆에서 일한 지 몇 년, 웬만한 일에는 다 면역이 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구정모라는 인간은 늘 새롭게 미쳐 있었다.
“이 기회에 팍! 죽여버리는 거지. 어? 거리 두기 기간에 나댄 인기 프로 출연자들. 딱 타이틀 이쁘지 않냐?”
“네. 거기에 자영업자의 눈물, 이렇게 두 갈래로 파 갈라둘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그야말로 악마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스태프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까라면 까야지 어쩌겠는가.
‘인센만 생각하자, 인센만….’
열이 올라 어지러운 상태에서도 스태프는 긴장을 놓지 않았다.
‘마침 테라스라 다행이지.’
원두진의 카페는 이미 예약이 밀리고 밀린 상태였다. 중고 카페에서 운 좋게 웃돈을 주고 입장권을 살 수 있었다.
입장 전 체온 체크를 하니 일행이 먼저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한 후, 스태프가 뒤늦게 합류했다.
“진짜 맛있다. 아, 매일 오고 싶은데….”
“제일 빨리 티켓팅 해도 다다음 달이야. 미쳤어.”
주위에서 다른 손님들은 커피의 맛에 푹 빠져 있었다. 스태프는 괜히 마스크를 더 푹 눌러 썼다.
‘아무한테도 안 옮기면 그만이지.’
약간의 죄책감이 들긴 했으나 그뿐이었다. 확진자가 하나둘 나타나다 못해 어느새 몇십 명을 넘겼다. 확진자 동선에 전국이 집중하던 것도 한 때였다. 두 자릿수를 넘어가자 이제는 동선이 겹치지만 않으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찰칵-! 찰칵-!
한 시간 사용 제한이 있는 카페이니만큼 셔터 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카페 한 번 마음 편하게 가기에도 힘든 시기였다. 이렇게 SNS에 올릴 만한 유스타 카페는 한 번 올 때 뽕 뽑아야 했다.
“마스크 내리시고 사진 찍으면 안 됩니다-. 마스크 꼭 껴 주세요-”
cafe comdes의 직원이 외쳤지만 듣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마스크야 어차피 커피 마실 때도 잠깐 내리니 사진 찍을 때 내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프론트에 서 있는 원두진의 얼굴은 밝았다. 손님들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흐뭇함이 묻어 있었다.
‘미안하지만 뭐, 세상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오르막길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어야지.’
스태프는 비틀거리며 카페 comdes를 나섰다.
그리고 다음 날, 일이 터졌다.
* * *
[익명게시판/ 엥 이거뭐임? 원두진카페 간 익순이들 검사해봐]누가 유스타에 확진자라고 댓달았음..;;
(원두진의 유스타 댓글 캡처.jpg)
-어제 다녀간 방문자입ㄴ디ㅏ 급히전화햇는데 안받으셔서 디엠보냇는데 안읽으시네요ㅠ 카페 생각해서 댓글로 안남겻는데 부득이하게…;;; 남깁니다 다른 손님들도 검ㅅ사해보세요 대부분 마스크 안 하고 사진찍고 계셔서 걱정되네요ㅠㅠ 죄송합니다
유스타 태그 타고 가보니까 진짜 원두진 카페 손님들 무개념갑ㅋㅋㅋㅋ 아니 사진을 다 마스크 내리고 찍어 그러면서 셀카라 괜찮댄다ㅠ 으휴
-확진자 끊임없이 나오는것도 다 이런인간들 때문이잖아….
-아 답답하다 한국 조별과제 상태 존나 좃망이야ㅠㅠㅠㅠ 원두진 출연료 들어왔을텐데 카페 잠깐 닫으면 안되나? 이기적이야 생각도 짧고
˪222 누구는 카페 안가고 싶어? 사진 안찍고싶어?ㅋㅋ 다 참는거아니야 인간이 인간답게 행동해야지
사실 스태프는 전화도 딱 1초 하고 끊었다. 가장 바쁜 오픈 시간 직후에, 원두진이 전화를 받을 수 없게. 디엠 역시 가계정으로 보내 가득 쌓여있는 디엠 사이에 확인이 어렵게 했다. 그야말로 어쩔 수 없이 댓글로 단 척하며 반응을 몰았다.
-이 상황에서도 카페를 오픈하고 싶으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될거 아니야… 누구는 돈 벌줄 몰라? 우리집도 자영업하는데 저렇게 돈에 미쳐서 안그럼ㅋㅋ;; 댓글로 저 사람이 안 달았으면 다들 확진자 나왔던 카페에서 마스크 내리고 커피쳐먹다 다 걸렸겠네? 그렇게 또 확산되고? 나 정말 밤마다 잠도 안온다 답답해서 울고만있어
매일같이 확산되는 바이러스에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쌓이던 사람들은 구정모의 계획대로 반응을 보였다. 확연한 적대감과 불쾌감이었다. 댓글은 한 줄에서 끝나지 않고 길게도 이어졌다.
[익명게시판/ 야 ㅅㅇㅅ 확진자 아님?;;]원두진네 카페에 있던데 커피 마시는 거 누가 찍었거든 이때 마스크 내렸잖아…;; 근데 ㅅㅇㅅ 최근에 학교들렸던데 옷보면 같은날임
-와 한국대애들 시험기간이라 더 예민할텐데ㅋㅋㅋㅋ 미쳤네
-이때싶 말하는데 평소에 ㅅㅇㅅ 너무 신격화해서…ㅋ 쟤도 걍 생각없이 놀러다니는 인플에 불과한데ㅠㅠㅠ 쉴드 오져
-실망이다… 평소에 좋게봤는데 자기랑은 관련 없다 이거지ㅋㅋ 자차타고 다니고 알바짤릴 걱정도 없으니까 경각심도 안가지는 듯 구독취소하러갑니다ㅠㅠㅠㅠ… 좋아한 내가 바보같아
원두진보다는 서윤슬이 유명하다. 그리고 서윤슬이 지면 하제인이 뜬다. 구정모 PD는 이 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야!!! 이제 슬슬 얘기 나온다. 기사 싹 내보내자고.”
“아~. 진짜 고마워 죽겠네. 어떻게 딱 마침 이때 걸려서는.”
“그러니까요. 진짜 하늘이 우리를 돕는다. 반응도 누가 도와주는 거 같지 않아요?”
구정모와 제작진들은 점점 커지는 SNS 반응에 낄낄거리며 웃었다. 어느새 댓글이 몇천 개가 넘어가고 있었다.
[HOT/ 확진자가 안 사라지는 이유…jpg]는 이기적인 무개념들때문 ㅇㅇ
감성카페 사장은 손님들 걸리건 말건 지인불러서 쳐놀고
(윤슬과 두진의 사진. 손님 중 누군가의 몰카.jpg)
확진자가 알아서 연락해도 모르쇠로 일관 ㅠ
(원두진의 유스타 댓글 캡처. jpg)
그와중에 여기저기 잘도 다니는 >>>예비<<<확진자분~ㅎㅎㅎㅎ
(학교에 갔던 윤슬. jpg)
MBTI 뼈 EEEE나오는 사람으로써 걍 어이터짐..ㅋㅋ 저도 누구보다 나가놀고싶은데 다른사람들 생각해서 참는거랍니다^^ㅋㅋ
반박시 확진자
-힘빠짐..ㅋㅋ… 벌써 두달째인데 이게 뭐야…
-나 매일 무서워서 검사하느라 코가 다 헐어 제발 좀 그만 나가놀아 생계면 이해라도 하지 지인불러서 쳐놀려고 카페연게 보이는데ㅜ 생계형 자영업자들 생각도 좀 하시구요
˪나도 코 다 헐었음ㅋㅋㅋㅋㅋ 우리 가족들도 매일하는데도 매일 아프다
-근데 촬영차 간거 아님…? 지금 카페in 인기보면 추가촬영일수도 있을것같은데ㅠ 그럼 그게 생계형 아니고 뭐야 유명인한테만 기준 너무 빡빡한거가틈
˪눈치챙겨ㅋㅋㅋㅋㅋㅋ
분노한 대중들은 이 상황이 모두 윤슬의 탓인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윤슬의 유스타와 인튜브 댓글창이 엉망이 되었다.
* * *
-훌쩍…. 정말 미안합니다….
“뭘 울고 그래요.”
-제가 잘못을… 해서…. 우리 손님들도 그렇고, 윤슬 씨도….
제대로 조졌군.
나는 원두진의 눈물 어린 사과를 들으며 핸드폰을 고쳐 쥐었다.
‘이걸 어쩐담.’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 번은 분명 이런 화살이 올 거라 예상했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지만….’
그리고 거의 내가 첫 타자다. 적어도 <카페 IN> 방영이 끝나고 여기저기 출연할 때쯤 구설수에 오를 거라 예상했는데, 빨라도 너무 빠른데.
“정말 괜찮아요. 2주 안에 해결될 거니까.”
-크흐흑…. 어떻게…?
“어떻게든. 아무튼 끊어요.”
2주 뒤엔 달고나 커피의 뒤를 이을 레시피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문제인데.
“한 번 떨어진 호감도는 오르기가 힘들단 말이야.”
여기에서 내가 ‘나는 억울합니다. 일 때문에 원두진 씨 카페 갔고 저는 마스크 잘 꼈는데요? 그리고 지금 학생이 학교 방문하는 게 뭔 상관입니까.’라고 한다면 멍석말이 당한다.
지잉- 지잉- 지잉-
[차재겸: 자기야 얘네 빠따 드는데;] [차재겸: (안드로메다 단톡방 캡처.jpg)]“아씨, 어쩐지…. 글이 너무 고퀄이다 했어.”
분노에 차 급하게 쓴 것 치고는 글에 있는 정보가 너무 많더라. 안드로메다 단톡방에서 작업을 쳤군.
지난번 하제인 첫사랑 탈취범에서 제대로 대중에게 욕먹지 않자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나 보지.
“그럼, 최대한 일정을 좀 더 땡겨보자….”
배에 모터를 달고 나가야 하는데 주춤할 수는 없지.
나는 일단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금은 입 열면 어떻게든 맞는다.
“여보세요? 저 좀 만나요.”
나는 사랑스러운 나의 호구, 다이아수저에게 전화했다.
* * *
다이아수저는 윤슬의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그래…. 만만한 게 나지…. 역시 나야….”
윤슬이 요구한 조건은 터무니없었다. 전 제품 원플원 할인.
“지금 당장은 아니고요. 물량 찍어내는 시간도 좀 감안해야 하니까. 그리고 제가 준비한 거랑 같이 또 뭐 할 거 있어요. 이거 기획전 올리브일에서 진행하세요.”
“우리 사이트 아니고?! 올리브일은 수수료를 받는단 말이야! 많이 팔릴수록 많이 뜯긴다고!”
“그래서?”
윤슬의 눈이 빛났다.
“그 수수료…. 누가 낮춰주셨지?”
앞뒤 안 가리고 다이아수저를 실컷 뜯어먹을 때 나오는 그 눈이었다.
“아니 뭔 사람이 이렇게 은혜를 몰라…. 기강을 느슨하게 잡으면 또 이러네. 라모레 장학 재단에 들어간 돈이 뒷광고로 번 아름다운 돈이라는 걸 제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에.”
“마스크로인해거칠어진대한민국국민들의피부. 라모레가 책임집니다.”
다이아수저는 숨도 쉬지 않고 곧장 복종했다. 그제야 윤슬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왔다.
“그래요. 다음 주.”
“근데 그때까지 그냥… 욕먹고 있게?”
다이아수저 역시 윤슬의 유스타와 인튜브를 본 상황이었다. 점점 댓글의 수위가 높아져 가고 있었다.
“누가 저만 욕먹겠대요?”
“그럼?”
“지금 시기에 활동하는 유명인이 한 둘인가. 저 욕먹는 거 보고 ‘아, 이거 되는구나.’ 해서 싫어하는 연예인 머리채 잡아끌고 올 걸요. 곧.”
본인이 욕을 먹건 말건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게 그야말로 윤슬다웠다.
“그러다 보면 그다음 타자, 그다음 타자…. 또 누가 봐도 욕먹을 만한 사람도 나오고, 그럼 그리로 다 몰려 가겠지.”
“나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잖아?”
“대부분 1020이 특히 욕하고 있으니까. 그쪽이 좋아하는 새 주제 하나 던지면 분산되죠.”
“그게 뭔데?”
윤슬은 씨익 웃었다.
“나 지금 유신사 가서 당장 세일 시작하라고 할 건데?”
“…대체 뭔 명분으로?”
“옛날에 뭐든 한 번 도와주기로 약속했었거든요. 그쪽 담당자, 마린이. 내가 플리 마켓도 그렇고 인생필름 입점도 그렇고 먼저 도와줬으니까.”
다이아수저는 치졸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져 왔다.
“그럼 갈게요. 달고나 커피 기획전으로 카멜 컬러 싹 세일해야 돼서.”
“응응. 잘가요.”
털리는 게 본인 하나만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묘한 안도감과 쾌감도 느꼈다.
“물량 진짜 많이 뽑아놔요. 우리 패드 천 개 정도는 타이밍 맞춰서 기부도 해야 하니까.”
“어…? 어?”
“안녕~. 연락할게요~”
“윤슬 씨! 윤슬 씨!!! 야!!! 너 잠깐 서봐!!!”
그래도 제일 많이 털리는 건 다이아수저임에 변함이 없었다.
윤슬의 판 뒤집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