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45)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45화(345/405)
“자자! 다들 오늘 힘내봅시다!!! 조명 세팅 아직 멀었어?”
“거의 다 끝나가요-”
“오케이. 소품 체크 다시 한번 해줘요~”
“넵! 알겠습니다!”
정신 없이 돌아가는 촬영 현장에서 현수정 PD를 발견한 감독의 눈이 크게 떠졌다.
“선배가 진짜 촬영장에를 다 오네?”
“조용히 해라….”
“그래! 내가 뭐랬어! 사람이 좀 유하게 살아야지. 어? 이렇게 출연자들이랑 마음 터 놓고 지내니깐 얼마나 좋아~”
오늘 촬영을 맡은 건 윤슬의 CF 촬영 이후로 떡상한 그 감독이었다.
-ㅋㅋㅋ야이앀ㅋㅋㅋ모델한테 사기쳐서데려온거임?
-한국우유 이런이미지 아니었잖아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광고중에서 이게 제일 좋네요. 시끄럽고 정신없는 광고들은 봐도 뭘 봤는지. 기억에 도통 안 남는데… 자식 가진 부모 입장에서 공감 뿜뿜ㅋ
한국우유 광고를 맡았던 감독은 윤슬이 새 광고를 찍는다는 소식에 곧장 달려왔다.
“서윤슬이면 내가 찍어야지! 무조건 내가 찍어야지!”
“감독님 촬영료….”
“내려!!! 내거 내려서 윤슬이 줘요!!! 내가 찍어야지! 무조건 내가 찍어야지!”
현수정에게 윤슬을 적극 추천한 데는 어느 정도 감독의 팬심도 들어가 있었다.
‘내 최애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배가 이렇게 친하게 지내다니….’
촬영 전에 두 사람이 붙어 뭔가를 소곤소곤하고 있었다. 감격한 감독은 아련한 눈으로 둘을 번갈아 바라봤다. 사실 현수정은 윤슬에게 반 협박을 당해 촬영장에 끌려온 것이었지만 감독의 눈에는 그저 마음 따뜻해지는 한순간이었다.
“오늘 잘하시라고요…. 알죠? 알고 보면 재밌는 사람. 그런 이미지.”
“몇 번 말하는 거야. 알았다고….”
“비하인드도 조회수 잘 땡겨야 하니까. 잘해봅시다….”
비록 대화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지만.
쾅-
그때였다. 촬영장에 요란한 소리가 났다.
“안녕안녕안녕-! 윤슬 씨! 이게 얼마만이야아악-!!! 꺄아아악-!!!”
이제 백만을 훌쩍 넘긴 백삼십칠만 인튜버. 모모였다.
“안녕하세요! 와, 진짜 오랜만이에요.”
“나 진짜 카페 IN만 돌려보면서 랜선으로 윤슬 씨를 만났잖아. 여기 이 친구들! 오랜만이에요. 나 알지? 옛날에 봤잖아! 유신사 플리마켓-!”
“하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비하인드 인튜브 촬영을 하러 온 모모는 정신없게 촬영장을 돌아다녔다. 감독과도 악수를 하며 팔을 열댓 번 흔들어댔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싫은 기색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요즘 뜨는 최고의 감독, 조회수가 보장된 인튜버, 1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예능 출연자들. 누가 봐도 성공적인 조합이었다.
“준비 완료! 그럼 이제 촬영 들어갑니다-!!!”
감독이 스타트를 끊었다.
* * *
‘거리두기 이후 최고 매출을 낸 건 역시 편의점이다.’
접근성 훌륭하고, 편리성은 더할 나위 없는 데다가 가성비는 따라올 곳이 없다. 이 시기에 집에서 혼자 먹기 적당하고,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 데다 도전해보기 좋지.
‘그러니까 우린 인튜브 광고로만 간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나이대의 고객은 TV보다는 인튜브가 훨씬 거리감이 좁다. 하루에 TV를 보는 시간보다 인튜브를 보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
‘슬슬 생겨나고 있는 해외 팬층에도 인튜브가 접근성이 좋으니까.’
키워드 하나 검색하면 곧장 찾아올 수 있을 거다. 우리의 광고는 지난번 한국우유 비하인드처럼 인튜브 광고에만 뜰 예정이다.
“윤슬 씨 표정! 왜 그렇게 야망 있는 사람처럼 됐지? 좀 더 편안하게-”
“아, 넵!”
나도 모르게 표정 관리를 풀어버렸군. 촬영 중에 돈 생각을 하니 너무 기뻐서 그만.
이번 광고는 인튜브에만 들어가는 스케줄이라 제작비를 아꼈다. 그만큼 여러 버전이 나올 예정이다.
#1. 학생 버전
(앞머리 롤. 친구와 함께 웃으며 걸어간다)
(카페 발견. 외부에는 ‘샌드위치’ 그림이 크게 걸려 있다)
-야 배고픈데 우리 잠깐 카페 갔다 갈래?
-아, 이번 달 용돈 얼마 안 남았는데…
-그래도. 너 아까 커피 먹고 싶다 했잖아~. 가자가자가자~
-아… 돈 없는데…
효과음: 귀여운 BGM
(CS25 로고가 그려진 리어카를 끈 윤슬. 뒤에서는 재언과 백휘가 밀어주고 있다)
-커피랑 샌드위치? 여기에도 있어요~
(커피를 내리는 백휘, 샌드위치를 먹기좋게 자르는 재언, 받아서 내미는 윤슬)
(한 입 먹은 학생들. 순식간에 눈이 크게 떠진다)
-여기 카페in가요?
-아니요! CS25!
(로고가 크게 뜨며 마무리)
키워드는 집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카페. 감독이 영리하게 그림을 잘 짜왔다.
카페란 원두진의 말대로 진정한 휴식을 취하는 곳이지만, 지금의 카페는 목숨 걸고 카페인을 섭취해야 하는 곳이 되었다.
“마스크! 써주세요-!”
“자리 없습니다-. 대기 불가합니다-!”
한 입 마시고 다시 마스크를 껴야 하고, 옆 사람과 거리를 둬야 하기에 테이블을 절반이나 없애버린 탓에 자리도 없다. 커피를 마시기 힘들다 보니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푸드와 디저트의 매출도 바닥을 향하고 있다.
<카페 말고 집에서>
이게 <카페 In>이라는 프로그램과 제대로 맞아떨어진다.
‘광고 쇼츠랑 같이 카페In 쇼츠 올리면 조회수 맞물리겠군.’
#2. 직장인 버전
(피곤에 찌든 얼굴.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간다)
(울려 퍼지는 꼬르륵 소리. 그러나 주위에는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써진 가게 뿐)
-혼자 뭘 먹나…
-그냥 오늘 저녁은, 에이. 집에 가서 라면이나.
효과음: 귀여운 BGM
(CS25 로고가 그려진 리어카를 끈 원두진. 뒤에 명진주와 옥금호가 올라타 있다)
-헉헉헉… 진정한 휴식은… 나를 나 자신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에서 나오는 법… 헉… 허어억…
-계란과 양배추로 든든하게! 딸기잼으로 달콤하게!
-허허허. 쉬었다 가요-
(건네받은 샌드위치를 한 입 먹은 직장인. 순식간에 눈이 크게 떠진다)
-여기 카페in가요?
-아니요! CS25!
(로고가 크게 뜨며 마무리)
이렇게 여러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 나와 진주 언니만 나오는 버전, 백휘와 재언이만 나오는 버전, 원두진과 옥금호만 나오는 버전 등.
‘카페 In이 캐릭터 잘 잡아줬지. 관계성이랑.’
이럴 때 또 도움이 되네. 카메라에 익숙하지 못한 재언이와 원두진 씨가 NG를 좀 내긴 했지만 그건 전부 모모의 비하인드 영상에서 잘 나올 거다.
촬영장 구석에서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현수정 PD에게 나는 눈짓했다.
‘웃어!!!’
그래야 샌드위치가 하나라도 더 팔리지!
* * *
윤슬의 구독자이자 <카페 In>마이너 갤러리의 완장. 하경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떡밥이 진짜, 밀려오긴 하는데….’
<카페 In> 촬영 이후로 윤슬은 완벽하게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서윤슬Pick! 윤슬 패드 1+1] [아침을 여는 백록화 커피] [요구르트로 산뜻한 하루-]지하철 광고, 옥외 광고, 버스 정류장과 TV에서도 윤슬이 나왔다. 윤슬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세 브랜드는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광고를 진행했다.
[카페IN의 히로인, MZ아이돌 서윤슬의 사랑스러운 미소] [평범한 고등학생 사업가에서 백만 팔로워까지… 카페In 서윤슬은 누구인가] [뭐든지 ‘완판 행렬’ 이게 바로 서윤슬 효과야~]이제 윤슬 언니를 향한 기사는 칭찬 일색이었다. 윤슬의 이야기는 어디에 가나 들을 수 있었다.
[10대게시판/ 서윤슬님 머리색 그냥 자연모인거지?ㅜㅜ 여쿨도와줘] [20대게시판/ 남의인생 뺏고싶단생각 처음해본다; 주어 서윤슬] [익명게시판/ ㅅㅇㅅ이랑 ㅎㅈㅇ 사이 잘 아는 익순잇어? 비댓좀]윤슬이 유명해질수록 구독자는 늘어나고, 거기에 함께 늘어나는 건 억까들이었다. 하경을 비롯한 톡끼들은 다 식은 떡밥인 하제인을 여전히 끌고 오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ㅅㅇㅅ이 순하게 생겨서 그렇지 평소 성격도 장난 아니고… 자세히 밝혀진건 없지만 ㅎㅈㅇ이 말못할 사연 많았을듯ㅜㅜㅜㅜ 나중에 분명 병크한번 제대로터질거임 나 촉 진짜 좋거든; ㅅㅇㅅ은 계속 쎄해
“개소리.”
하경은 이제 이런 일로 분노하지 않았다. 고작 이런 댓글에 화내기엔 그간 윤슬에게 붙은 억까들이 너무 많았다.
[사유: 악플 및 비방성 글]신고하시겠습니까?
익숙하게 신고 버튼을 눌렀다. 오늘도 커뮤와 SNS를 넘나들며 한가득 쏟아져 나오는 윤슬의 이야기를 훑어본 하경은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Hot/ 요즘 10대들이 제일 되고싶어하는 얼굴이라는 사람.jpg]는 서윤슬
(하경이 업로드한 카페 IN 캡처짤.jpg)
-트릿터 가면 서윤슬인장 개많음 진짴ㅋㅋㅋ
˪ㅋㅋㅋ그 졸샄ㅋㅋㅋㅋㅋㅋ서윤슬이랑 트친된기분ㅋㅋㅋㅋㅋ
˪탐라 내리다보면 계속보임ㅠㅠㅠㅠㅋㅋㅋ레전드긴함
“그치. 우리 언니가 제일 귀엽지!”
이렇게 양지에서는 웃음만 짓다가,
[익명게시판/ ㅅㅇㅅ은 근데 명품행사 하나를 못가네..ㅋㅋ]아무리 갓윤슬이라고 올려치기해줘봤자 한계가 잇는거가틈ㅜ 인플루언서 특유의 싼티? 같은게 잇으니까 명품초대나 선물은 꿈도 못꾸고ㅋㅋㅋ 그냥 딱 인튜버에서 끝날 듯
-내가 명품브랜드여도 서윤슬 안불러ㅋㅋㅋㅋㅋ 그냥 시기 좀 잘탄 인튜버잔아
-ㄹㅇ그냥 요즘 너무 자주보이는거 보니까 얘도 한때야… 벌써 좀 질림ㅜ
˪ㅋㅋㅋ평소에 보세입는 애한테 명품브랜드가 연락을 주는것도 이상할듯ㅠㅠㅠ내주변에서는 억지대세라고 말오던뎈ㅋㅋㅋㅋ
“우리언니가 명품이야. 우리언니가 하면 새비지캣조차 명품처럼 보여.”
음지로 가면 끝도 없이 나오는 억까에 마음이 답답했다. <노모럴 호텔> 스태프 사건 이후 하제인은 수많은 욕을 먹었다. 유스타를 비롯해 SNS마다 댓글을 닫아 둘 정도였으니.
“하제인이 욕먹은 게 언니 잘못도 아닌데….”
하제인의 팬들은 화살을 윤슬에게로 돌렸다. 그 증거로 윤슬을 까는 글의 대부분은 하제인과 은근히 비교하는 뉘앙스가 짙었다.
하경에게는 <카페 In> 떡밥 말고 진짜 윤슬이가 던져주는 떡밥이 필요했다.
“이것도 신고.”
하경은 또다시 딸칵딸칵 신고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는 윤슬 언니의 유스타에 들어갔다. 오늘도 귀여운 프로필 사진을 보니 마음이 벅차올랐다.
“스토리라도 좀 올려줘…. 언니이….”
이전에는 스토리며 피드로 언니의 하루를 볼 수 있었다. 언니의 멋진 대학 생활을 보며 하경도 열심히 공부했다. 종종 올라오는 인튜브 영상은 하도 돌려봐서 몇분 몇초까지 다 외울 지경이었다.
하경이 무의미하게 새로고침을 하던 그때였다.
“어!!!”
윤슬의 프로필 사진에 빨간 테두리가 떴다.
“언니 스토리 올라왔다!”
스토리에는 잠시 뒤 업로드될 인튜브 영상 썸네일이 올라가 있었다.
[Youstastory] [카페in가요? CS25X카페In 그 샌드위치 본격적으로 출시 시작합니다 ☆٩(。•ω<。)و ]광고촬영 현장 잠시 뒤 공개해요!
“와아아아!!!”
덜컹-
“오빠 불렀어?”
“아니야. 나가.”
하경은 큰 소리에 달려온 하진을 쫓아냈다. 그리고 다시 감격에 젖었다.
하경에게는 하나의 운명과도 같은 직감이 왔다. 윤슬은 그저 시기 좀 잘 탄 운 좋은 인튜버가 아니었다. 뻔한 인플루언서도 아니고 곧 질릴 억지 대세도 아니었다.
“우리 언니는…. 언니는…!”
하경은 어떠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보는 사람이 기겁할 정도의 노력과 타고난 감과 거기에 끝도 없는 성공의 연속까지. 그냥 서윤슬은 서윤슬이었다.
하경을 비롯한 윤슬의 팔로워들은 동영상 최초 공개의 시간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