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48)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48화(348/405)
“와우, 진짜 많이도 했네….”
다이아수저는 젬스톤 퇴사자가 내민 증거들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렇게 머리채를 잡아? 하 참나.”
하제인의 이름이 들어간 글마다 윤슬이 있었다. 지금의 대결 구도를 제대로 만들어 낸 건 젬스톤, 정확히 말하면 루비였다.
[익명게시판/ 진짜 ㅅㅇㅅ 좀 애잔함…나만그래?]아등바등 열심히 사는데 타고난 금수저한테는 어쩔수 없는걸 서윤슬이 제대로 보여주는것같음
한장에 이천원따리 인생필름 아무리 팔아봤자 하나에 오만원짜리 핸드크림파는 세잔뮤 어떻게 따라감
-나도 이생각함ㅋㅋㅋㅋㅋ안쓰러워…ㅠㅠㅠㅠㅠ… 본투비금수저는 못이기는구나
-근데 둘다 파는거 이미지상 잘어울렼ㅋㅋㅋ 서윤슬이 오만원따리핸드크림 팔면 누가사는데ㅜ
˪ㄱㄴㄲ 내말이말ㅜㅜ…. 좀 나쁘게말하자면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지 서윤슬이
윤슬의 인생이 발전할수록 덩달아 올려치기 당하는 건 하제인의 인생이었다. 그 서윤슬보다 ‘윗급’이라는 이미지를 몇 년 동안 공고히 만들어내고 있었으니.
“이걸 어떻게 뿌리지, 후….”
문제는 이 바이럴 자료들을 뿌리는 것에 있었다. 라모레가 바이럴 회사를 통해 윤슬과 제인에 대한 글을 알아냈다 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을 게 눈에 뻔히 보였다.
[익명게시판/ 엥 그럼 ㄹㅁㄹ그동안 바이럴 다 보고 있던 거?]아예 바이럴에서 손 뗀줄 알고 있었는데… 좀 엥스러움
-ㅋㅋㅋㅋㄱㄴㄲ 난 그때도 사람들 너무 순진하다고 생각했었음 돈이 되니까 기부로 쇼한거겠지
-기업이 모델 하나 끼고 도는 것도 좀 웃김… 까놓고 말해서 소비자 돈이 서윤슬한테 흘러가고 있었다는거 아냐 걔 브랜딩해주는게 왜 내돈이어야해ㅜ??
지잉- 지잉- 지잉-
잠시 한숨을 쉬며 고민하던 다이아수저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런 미친….
“아, 다 봤어요?”
-다는 아니고 대충 앞부분만요. 아니, 어이가 없어서. 왜 내 인생이 하제인 무료 바이럴이 된 건지 어이가 아, XX….
윤슬의 목소리가 전에 없이 가라앉아 있었다. 다이아수저는 일단 윤슬을 달랬다.
“그래, 아주 미쳤지. 근데 이 미친 일을 뿌려야 하는데…. 우선은 내가 기자를 사서.”
-기자를 왜 사? 돈이 남아돌아요???
“뭐? 뭐라고? 돈이 남아돌아아~?! 이게 얼마짜리 정보였는지 알아? 내가 인센이며 월급이며 얼마나 처멕이고 뱉게 한 건데!!! 나 진짜 서운할라해?”
-가만있어 봐요. 바이럴 회사 있는 거나 굴려야지.
“어떻게 터뜨리게? 바이럴 회사가 중점으로 하는 거면 곤란해. 여기가 무슨 렉카 전문도 아니고.”
수화기 너머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렉카 전문…. 외주 맡길 만한 데가 있어서.
“…그게 어딘데? 얼마 먹여야 되는 데야?”
-무료.
* * *
차재겸은 오늘도 혼신의 연기 중이었다.
입력: ㅜ엄마랑 백화점 도는데 다리아파…
안드로메다 단톡방에 자연스레 녹아들기 위해 트릿터를 하루에 세 시간씩 피 터져라 한 결과, 차재겸은 이제 누가 봐도 살아있는 트릿터 감성일상금수저계가 되어 있었다.
입력: 근데 어제 무쫄하다 걸려서 그냥 순순히 따라가는중… 기차나서 체리나 딸기 아니면 뭐 먹기시러 ( ´•̥̥̥ω•̥̥̥` ) 메롱이 살려조
“야! 안 치냐?”
“어~. 너네 해.”
참고로 지금 차재겸은 자주 가는 당구장 소파에 누워 있는 중이었다.
[백화점 어디?ㅋㅋㅋ 셀러님한테 물어봤는데 요즘 한국에 물건 들어가는거 많이 없어서…ㅋㅋ] [다 일본쪽으로 빠졌다는데 가도 별거 없겟당ㅜ]여전히 안드로메다는 금수저 메롱이를 견제하고 있었다. 단톡방에서 메롱이의 입지가 단단해질수록 안드로메다는 더욱 급을 나누고 싶어 하는 게 보였다.
입력: 메다는 가기전에 물어보고 그러나보다ㅎㅎ 난 사고시픈거 너무 충동적으로 사는데ㅜㅜ 이번달은 나도 메다처럼 계획적으로 알뜰하게 살아야징~ 고마오!
차재겸은 멕이는 데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가 없는 수준급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 답이 없는 안드로메다를 보며 킥킥 웃던 차재겸은 곧이어 얼굴이 굳었다.
“미친….”
“뭔데?”
차재겸은 윤슬이 보내온 자료를 빠르게 읽어나갔다. 지루한 일상에 찾아온 오랜만의 도파민이었다. 머리 위에 마라카스를 든 요정들이 춤을 췄다.
‘와…. 미쳤네…?’
순도 100%의 도파민에 차재겸의 눈이 돌았다.
입력: 이건 ㅜ구누구 알고잇음??????자기야급해
[일단 나랑 백휘랑 재언이 그리고 라모레 정다희인데 소문의 출처는 불분명하게 세탁하려고ㅋㅋ 니가해줘]입력: 전문이죠; 잘찾아오셨네 이분
입력: 제가 걸어다니는 코인세탁소에요
지금 차재겸의 주변에 있는 대부분이 하제인과 아는 사이였다.
“야. 지금 내가 아는 형한테 뭘 하나 들었거든?”
안드로메다뿐만 아니라 차재겸 역시도 무료 외주를 줄 만한 렉카가 넘쳐났다는 말이다.
재겸은 소파에서 일어나 당구대로 다가갔다.
“이거…. 니네 어디 가서 말하고 다니지 마라, 진짜.”
“야, 말할 데도 없어. 뭔데?”
“차재겸 뭐야. 진지해 왜.”
차재겸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꾹 누르고 젬스톤 바이럴 썰을 늘어놓았다. 다들 처음엔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나 차재겸이에요. 과장은 있어도 거짓말은 안 한다.”
그러나 믿지 않기에는 그간의 차재겸은 늘 팩트만을 전하는 미치광이였다.
입력: 야 대박이야 내가오늘 뭐들었게?
입력: 하제인이랑 연락 자주하는사람ㅋㅋㅋ 서윤슬 불쌍하다
입력: 중학교땐 그래도 하제인이랑 윤슬이 좀 친하지 않앗냐? 개소름
인터넷뿐 아니라 현실에서 아는 사이는 생각보다 위력이 컸다. 소문은 빠르게도 퍼져 나갔다. 하제인의 주변 사람들에게로.
* * *
[내가 오늘 모들었게ㅋㅋㅋ] [내 주변애들은 다 알고있더라ㅠㅠㅠㅠ메다도 건너건너 들었을듯?] [아니말구ㅎ]“뭔데 이건 또!”
고은하는 또다시 자신의 성질을 긁기 시작하는 메롱이 때문에 짜증이 극에 달했다. 몰라도 모르는 척하기가 자존심 상해 미리보기로만 읽고 입술을 깨물었다.
[또 메롱깅ㅠㅠㅋㅋㅋFBI아니냐] [몬데몬데 빨리말해줘]단톡방의 다른 멤버들이 조르자 메롱이는 금세 답을 내놓았다.
[하제인이 서윤슬가지고 바이럴했어ㅋㅋㅋㅋ] [젬스톤MCN이라고 하제인 전소속사? 그런건데 거기 직원오피셜임] [팔로워도 산거야ㅠㅠㅠㅠㅋㅋㅋㅋ]“뭐!!!”
고은하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이게 진짜라면 조회수는 물론이고 댓글 역시도 폭발할 것이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입력: ㅋㅋㅋ나도 알고잇엇오 지금 영상만드는중이엇는데ㅠ
고은하는 빠르게 노트북을 켜 편집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매일같이 들여다보는 하제인의 SNS를 캡처하고, 서윤슬의 SNS를 캡처했다. 그리고는 자막을 썼다.
자막: [공주인척 했지만 사실은 인성쓰레기…]
하제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적어 둔 고은하, 아니 안드로메다의 영상은 더할 나위 없이 자극적이었다.
[Intube] [사실은 인성쓰레기? 하제인 서윤슬 머리채사건;; 여자들 기싸움 레전드] 04:55조회수 88,776회
업로드하자마자 조회수는 빠르게 올라갔다.
* * *
제인의 소속사 실장은 팔짱을 끼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번과 입장이 바뀌었다. 화를 내는 쪽은 실장이었고, 가만히 듣고 있는 건 제인이었다.
“이거 영상. 어디 어디가 팩트인지 확실히 대답해주세요. 제인 씨.”
실장이 내민 태블릿에는 안드로메다라는 삼류 렉카 인튜버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사실 하제인은 주변 관계가 더럽기로 유명한데요. 친구를 딱 도구로만 여기는 태도는 어린 시절부터 유명했다고 합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죠. 원래 과시는 결핍이라고. 하제인이 대학매일 인터뷰에서 사람을 쉽게 믿어서 마음을 닫았다는 식으로 지껄였었는데요. 이건 그냥 거짓말에 가깝습니다. 하제인이 마음 터놓고 지내는 친구. 한 명이라도 혹시 여러분은 아시나요? 유스타를 비롯해 어디에도 하제인의 친구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AI로 음성을 조작해,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 흘러나왔다.
―애초에 카페 IN에 나왔던 서윤슬의 친구들, 권재언과 최백휘는 하제인과도 아는 사이인데요. 이들은 다 같은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왜 이 두 사람이 서윤슬이랑만 친구일까요? 하제인의 인성을 아는 사람들은 다 곁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부분. 이거 때문에 확실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렇게.”
실장은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내려 댓글을 보여줬다.
-생각해보면 진짜 부자연스러운게 한두개가 아니었음;; 하제인 첫사랑사건도 소속사에서 퍼뜨렸던것같아 서윤슬 남미새 만들려고
-하제인 건너건너 아는 사이인데ㅋㅋㅋ 주변에 압구정사는애들한테 물어봐 다 저거 팩트라고 할걸 백휘 유학갈 때 하제인이 따라가서 뭔 망ㅂ붕오지게 햇엇는데… 애들 하제인 앞에서는 굳이 말 안꺼냈지만 걔 없을때는 말 많이나왔음ㅋㅋㅋ
˪ㄹㅇㅋㅋㅋㅋ 이거임 백휘가 하제인이랑 같은학교가기 싫어서 튄거같애 걔 원래 본가 살았으면 같은 압고나왔을텐데ㅜㅜㅜㅜㅜ짜증나
-노모럴호텔은 그렇다 치고 환승시그널 여출중에 하제인이랑 친목하는 사람 한명도 없는거 봐서는…ㅋㅋ 읍읍읍
제인은 문득 떠올랐다. 서윤슬의 우위에 서기 위해 봉투를 건넸던 그날, 모멸감을 주기 위한 행동에 배로 수치스러워졌던 날이.
“지금 브랜드 재계약 시즌인 거 알죠. GU2SS도 그렇고…. 연락이 아까부터 오는데 제가 여기에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요?”
―하제인과 서윤슬은 중학교 시절 분명 친구였습니다. 제보받은 사진이 있는데요. 친구들 사이에서 함께 찍은 사진만 봐도 사이가 나빠 보이지 않죠. 하지만 하제인은 서윤슬이 잘 나가기 시작하자 곧장 관계를 끊고, 그걸로도 모자라 이렇게 바이럴까지 해가면서 이용해먹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에 들었는데ㅋㅋㅋㅋ 이게 바로 터지네 이거 찐임 압고 인증가능함
˪작년에 여름에 강당수업 몇번했음?
˪봄에 강당 공사해서 가을에 고쳐짐; 여름에 수업 없었음
˪찐이네 압고 인증ㅇㅇㅋㅋㅋㅋ
진짜 주변에서 들었다는 댓글들이 보이자 어느새 대중들은 확신하기 시작했다.
“…증거 있어요?”
“네?”
“그냥 렉카 영상만 보고 저한테 이러시는 거예요?”
제인은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침착하기란 제인의 오랜 특기 중 하나였다.
“제 전 소속사에서 저 가지고 뭘 했건…. 전 모르는 일이에요. 수습은 실장님이 하셔야죠.”
제인의 말에 실장은 영상을 쭉 드래그했다. 그러자 가장 끝부분이 나왔다. 어디서 났을지 모르는 사진이 나왔다.
―이건 하제인의 옛날 유스타입니다.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이었는데요. 여기 손 사진이나, 함께 나온 발 사진 같은 것을 올리며 카페인 최백휘와 뭐라도 되는 척 열심히 이용해먹고 있죠.
“…어.”
―결국 개빡친 최백휘가 친구들 앞에서 사진을 내리라고 해서 하제인이 내린 겁니다. 이것만 봐도 진짜 남미새가 누구인지 보이지 않나요?
―소속사가 만들어 준 이미지로 시녀들의 찬양을 받는 하제인이 과연 뭐라고 할지 궁금해지네요.
잊고 있던 치부가 떠오르자 제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뭐라고 말하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이는 제인을 보던 실장은 눈앞이 막막해졌다.
‘…찐이네 이거.’
제인의 팔로워 수가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Hot/ 지금 렉카 영상에 올라온 하제인 실체.jpg] [익명게시판/ 여기에 그간 하제인 시녀들 ㅈㄴ많구나 햇는데 그게 다 돈멕인거라닠ㅋㅋㅋ] [10대게시판/ 하제인님 소식 그거 진짜야…?] [20대게시판/ 압구정사는 익순이 제발나와봐 주어 하제인서윤슬ㅠㅠㅠㅠ]안드로메다의 영상이 업로드됨과 동시에 온갖 사이트는 두 사람의 이름으로 불타올랐다.
@잰슬에미친자
감히우리아갓쉬를데리고 뭐? 나지금 단소들었다 아갓쉬만을지키는갓쉬탈이되
(안드로메다의 이번 영상 썸네일.jpg)
리트윗 1.2천회 인용 889회 마음에 들어요 1백회
@모어댄유
쏘패일수록 지능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이렇게 보게 될 줄은
(노모럴호텔에서 빛났던 하제인의 추리 캡처.jpg)
리트윗 3.5천회 인용 1028회 마음에 들어요 3백회
그들이 사랑한 건 제인의 이미지였지 제인이 아니었다.
“아니라고 하세요.”
“아니 제인 씨. 일단 덮어놓고 아니라고만 할 게 아니고….”
“저로 돈 벌고 싶지 않으세요?”
제인은 최악의 수를 택했다.
“브랜드한테는 아니라고 하고, 입장문은 따로 내지 말고. 나중에 이미지 세탁할 일이나 꽂아 주세요.”
* * *
동시에 윤슬은 익명으로 제보를 하나 했다. 안드로메다에게 보내는 메일이었다.
[E-Mail] [젬스톤MCN전직원 양심고백 제보입니다…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