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62)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62화(362/405)
일반적인 어워드라고 하면 일 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에 하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틴톡은 달랐다.
젊음! 열정! 그리고 소통!
이게 틴톡에서 미는 감성이었다. 매일 매일이 축제같은 여름날에 더 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어워드는 해외 유명 틴톡커 위주로 구성되었다.
[Teentok](초대장을 흔들어보이며 춤을 추는 틴톡커.Mov)
-틴톡의 퀸이 어워드에 빠질 수 없지. 확실히 에밀리는 대부분의 캘리포니아 10대가 틴톡을 하게 된 이유니까
-♥우리의 여왕 당신을 항상 지지합니다
-60m팔로워가 있는 틴톡커가 아니면 누가 초대장을 받을 수 있겠어? lol
틴톡 팔로워가 몇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초대장을 인증하며 챌린지를 만들어냈다. 지금 가장 트렌디한 어플 답게 국내에도 틴톡 어워드 소식이 흘러들어왔다.
[잡담게시판/ 해외는 진짜 팔로워 크기가 다르네ㅋㅋㅋ 기본 몇천만 이런다]유머게에 있는 틴톡초대자 챌린지 보고왔는데 진짜 영어권 나라에서는 골드버튼이 다 뭐야; 다이아버튼도 받기 쉬울것같음ㅜㅜ
-ㄱㄴㄲ 숫자 뭐야?ㅋㅋㅋㅋ 할리우드에서나 가능한줄 알았는데
-틴톡 쓰는 사람이 진짜 워낙 많으니까.. 근데 미국인 위주로 돌렸나봐ㅜㅜ
-한국에서는 아직 받은 사람 없지?ㅠㅠㅠㅠ
˪한국은 아직 천만틴톡커 없을걸ㅋㅋ 그냥 외국인 위주로 돌아간다고 봐야될듯..
다들 ‘한국에서는 초대장을 받은 틴톡커가 없을 것이다’라는 분위기가 굳어질 때였다.
[Hot/ 한국에서 첫 번째로 틴톡 어워드 초대장 받은 유명인.jpg]는 바로 하제인ㅋㅋㅋㅋ
노모럴호텔 미국판이 진짜 엄청 제대로 터졌는데 그것 때문에 한국판 보는 사람들도 많았나봄
노모럴호텔 미국 출연자들이 유명 틴톡커인데 걔네랑 요즘 어울리면서 인튜브에도 출연해주고 틴톡에도 출연해줘서 핫한 미국 10대들한테도 이미지 좋은 편
(틴톡 댓글 캡처.jpg)
보면 벌써 애칭도 생김 Koea gossip girl이라고ㅋㅋㅋㅋㅋ 하제인 얼굴로 프사하는 미국 10대… 낯설지 않다…?
하제인 틴톡 팔로워는 아직 백만 안되는데 이거 챌린지 참여덕분에 순식간에 개미친팔로워로 늘어나는중
(제인의 계정 캡처.jpg)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잘나간다ㅋㅋㅋㅋ 대박
-하제인으로 인생살면 매일아침 눈뜨는것도 재밌겠지..ㅠㅠ 얼굴집안학력커리어 뭐 하나 빠지는게 없다 ㄹㅇ
˪인성 빠졌네
˪아득바득 물고 늘어지는게 고작 그거..ㅜ 웅 나였어도 인성안챙겨 나머지가 다 있는데 굳이?ㅋㅋㅋ
매일같이 K-콘텐츠의 힘이 해외에서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 제인은 또 다른 국뽕 콘텐츠의 한 분야가 되기 시작했다.
* * *
“제인 씨. PD님께 감사 인사드렸죠? 으! 진짜 시작이 좋아 시작이~”
제인의 소속사 실장은 커뮤니티 반응을 관리하며 씨익 웃어 보였다. 제인의 틴톡 어워드 초대장은 구정모 PD가 구해다 준 것이었다.
“네. 연락드렸어요.”
설레는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소속사 실장과는 다르게 제인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초대장을 매만졌다. 고급스러운 금박이 조명을 받을 때마다 반짝거렸다.
“PD님이 진짜 제인 씨를 제대로 밀어주시니까 얼마나 좋아요. 이게 다 노모럴 호텔 덕이지! 제가 따로 노모럴 호텔 미국판 출연자들이랑 같은 테이블로 지정해달라고 할게요.”
“네. 그렇게 하세요.”
“진짜 얼마나 좋아요~. 제인 씨 가만히 있으면, 응? 아무것도 안 해도 저희가 이렇게 딱딱! 플랜부터 다 짜주는데.”
실장의 말에 제인은 잠시 멈칫했다.
가만히 있으면.
제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리고 또 그때 드레스는 뭐 입지? 제인 씨가 한국에서는 뉴머니 느낌이 강하지만, 해외에서 느끼는 동양의 부자는 또 다를 거란 말이죠. 코리아 올드머니! 얼마나 좋아.”
그 말은 굳이 제인이 아니고 누구여도 괜찮다는 말이었다.
“제인 씨가 개인소장한 빈티지 명품으로….”
제인은 소속사 실장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느릿한 손으로 켠 핸드폰에는 오늘도 수천수만 개의 알람이 켜져 있었다.
[Teentok]+활동
-user_91823781님이 회원님을 팔로우합니다
-dkny_01님이 회원님의 영상에 댓글을 남겼습니다
-뜌니뽀니 님이 회원님의 동영상을 좋아합니다
제인을 향한 하트가 아닌 하트들.
제인을 향한 메시지가 아닌 메시지들.
그들은 잘 만들어진 상품을 보고 열광하는 소비자 같았다. 매대에 놓인 인기 상품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것 같았다.
“후….”
제인은 짧은 한숨을 쉬었다. 일단은 그래도 윤슬을 한 발자국 앞선 것에 미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숨길 수 없이 느껴지고 마는 무력감을 지우려 애쓰며 윤슬의 팔로워를 확인했다.
* * *
“후….”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제비는 그런 내 옆에서 함께 누워 있었다.
“뀨.”
모든 것이 허망하고, 부질없고, 인생이란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 무소유-
“는 무슨!!!”
“뀨뀨뀨!!!”
틴톡 어워드는 나에게도 초대장을 보냈다. 당연하지. 당연한 일이다.
“근데 왜 하제인이 첫 번째냐고!!!”
하제인이 온갖 화제성을 싹 쓸어갔다. 진주 언니도 받았고, 나도 받았고, 국내에서 틴톡 어워드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하제인 한 명이 아니었지만 여론은 그랬다.
역시 하제인!
나도 바이럴로 어떻게 해 볼까 싶었지만 먹히지 않을 것 같아 포인트를 쓰지 않았다. 대중들은 지금 해외에서 먹히는 K-콘텐츠라는 국뽕에 진하게 취해 있다. 일단 <카페 In>부터 <신의 발자국>,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노모럴 호텔> 미국판.
‘뿐만 아니라.’
유리와 하진을 포함해 K-pop까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지금은 SNS를 비롯해 인튜브 사용 시간이 가장 길 때다. 전 세계적으로 거리두기와 락다운의 시대니까. 이것저것 관심 없던 분야까지 찍먹해보기 가장 좋을 때란 말이지.
“…그래서 하제인 복귀가 가능했고.”
나는 또다시 팔로워를 확인했다. 이제는 좀 안 하나 싶었는데 버릇은 고칠 수가 없었다. 하제인은 이제 주 무대를 유스타와 인튜브가 아닌 틴톡으로 튼 것 같았다.
“하긴, 한국인 댓글들도 외국인 댓글로 밀어버리면 되니까.”
화력을 틴톡에서 끌어 쓸 모양인 것 같았다.
진짜 마인드 컨트롤이 안 되네. 차이를 벌려놨다 싶으면 또다시 따라오고의 반복이다.
“얘는 진짜….”
“뀨뀨….”
나랑 제비는 누워서 천장을 보며 함께 한숨을 쉬었다.
“이러다가 백룡어워드 못 받는 거 아니냐.”
“뀨!!!”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라는 듯 제비가 내 머리를 쪼았다. 이런 버릇없는 놈.
“알아 나도…. 이런 소리 할 때가 아니라는 걸.”
그래도 어떡하냐. 좀 허무한 마음이 드는데. 따지고 보면 내 korean girl 계정 팔로워도 많은데!
“물론, 내 계정이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얼마 전 Koran girl들의 핫템인 척 배흥동 비빔면과 연희 크림빵을 업로드한 계정 주인이 서윤슬이다? 역풍 불기 딱 좋다.
지금 내 공식 서윤슬 틴톡 계정은 고등학생 때 사용하던 그 계정이다. 라모레의 화장품을 부숴 슬라임을 올리던 ASMR 계정.
콕.
그때였다. 제비가 자꾸만 내 머리를 쪼았다.
“어허! 너 차재겸 닮아가? 왜 이렇게 가만히를 못 있어!”
“뀨. 뀨뀨뀨.”
내 머리를 쪼는 제비는 꼭 잔소리를 하는 것만 같았다. 당장 어워드엔 뭘 입고 갈 것이며, 가서 콘텐츠는 어떻게 뽑아 올 것이며, 하제인을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미치겠네. 진짜….”
큰일이다. 하제인이 복귀하기 전 겹치는 셀링 포인트는 전부 흡수하려고 했는데. 하제인의 기존 팔로워들을 수월히 끌어오던 때 딱 막혀 버렸다.
“빚 청산하고 모은 돈으로 한강 뷰까지는 어떻게 했는데….”
하제인은 유서 깊은 올드머니고. 굳이 따지자면 지금 한국에서의 내 이미지는 뉴머니다.
“근데 난 뉴머니의 셀링포인트도 못 해….”
매일 오마카세를 다니고,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명품들을 사고, 호캉스를 다니고, 이렇게 내일 없이 사는 삶이야말로 뉴머니에 열광하는 팔로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대중성이 너무 높다. 그렇게 하는 순간?
[Intube] [하제인 따라하는 서윤슬…ㅉㅉ 졸부행세?!]조회수 221,556회
벌써 렉카 오는 소리 들린다. 지금까지 잘 쌓아온 대중의 호감도를 무너뜨릴 수는 없지.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를 지금 밀기에도 애매해졌다.”
결과를 보여줘야 사업가인데 지금 새 아이템을 따로 내고 있지 않으니까. 흙수저도 아니고 뉴머니도 아니고 금수저도 아닌 지금의 상황에서 나는 하제인의 금수저 브랜딩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는 걸까.
해외 대중들까지 잡을 만한.
콕콕콕.
“야!!! 너 저리 가!!!”
주인은 지금 머리가 터지겠구만.
나는 내 머리 위에 앉아있던 제비를 훠이훠이 손짓해 날렸다.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자. 틴톡 어워드까지 한 달이 안 남았다. 그 전에 답을 내야 한다고.
하제인, 올드머니, 코스메틱 사업가, 빗취, 퀸. 가십걸. 셀링포인트, 논란….
“어.”
그때였다. 뭔가가 떠올랐다.
“코스메틱.”
그러고 보니 세상에 그렇게 수없이 많은 코스메틱 브랜드가 있는데 난 왜 라모레만 잡고 있었을까?
“적의 적은 나의 친구다….”
마침 하제인 브랜드와 이미지가 비슷한 브랜드가 어마어마한 초기 투자금을 쏟아 부었지.
“이쪽에 붙자.”
사업가 브랜딩도 금수저 브랜딩도, 하제인을 따라잡을 빗취미고 퀸이고 저쪽이 다 해결해 줄 거다.
나는 다이아수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와요!!!”
* * *
회색 도시의 빛을 잃은 사람들. 별다를 것 없지만 그 사이 은은하게 빛나는 따스한 한 줄기의 휴식. 온전한 단 하나의 쉼.
“그게 바로 우리지.”
No-fiction.
하제인의 세잔뮤를 이은 스몰 럭셔리 스파 브랜드였다. 얼마 전 노픽션의 대표는 엄청난 거물에게 연락을 받았다.
“후…. 결국 인정받고 만 것인가. 노픽션이.”
대한민국 굴지의 코스메틱 기업. 라모레의 막내의 연락을.
-안녕. 나 알죠?
다이아수저라는 말대로 싸가지가 좀 없었다.
난데없이 연락한 다이아수저는 노픽션 대표와 미팅을 잡았다. 엄청난 기회라도 된다는 듯 틱틱대던 다이아수저와의 통화를 떠올리던 노픽션 대표는 다소 열이 받았다.
“자기가 대기업 임원이면 임원이지. 뭐 대단한 거라도 해줄 것처럼…!”
이라고 중얼거리던 노픽션 대표는 미팅 당일, 다이아수저에게 무릎을 꿇고 싶어졌다. 다이아수저는 진짜 대단하고 엄청난 무언가를 들고 왔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