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64)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64화(364/405)
“얘 좀 봐라…? 재밌게 나오네에….”
밤을 새 충혈된 눈으로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던 루비는 씨익 웃었다.
“이런 면이 또 있었잖아? 후우움.”
틴톡 어워드 시기에 맞춰 또 렉카 영상을 업로드하던 루비는 잠을 자려다 말고 또다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켰다.
“좋아! 벌써 조회수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네에~ 역시 윤슬이야…. 하제인 잡는 데는 이만한 게 없지….”
루비는 윤슬의 기사 사진을 캡처해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포인트만 쏙쏙 가져 오는 솜씨가 남달랐다. 루비는 또 추가할 게 없나 어지러운 책상 위에 놓인 핸드폰을 집었다.
“우와아-. 이거지 이거!”
마침 몇 분 전에 윤슬의 틴톡이 업로드 되어 있었다.
[Teentok] [틴톡어워드 가는 겟레디위드미]13,121
짧은 영상이었으나 조회수가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 영상은 짧고 보기 편하게 편집되어 있었다. 음악에 맞춰 노픽션 제품을 사용하고, 옷을 고르고, 메이크업을 하는 영상이었다.
-헉 윤슬님 이제 틴톡도 시작하셨구나..!ㅠㅠ 넘조아요
-인튜브 영상 뜸해서 슬펐는데 틴톡오셨다아- (❀╹◡╹)제가 틴톡 더 열시미 하는건 어케아시구
-저건 모에요? 노픽션? 처음본당
“이렇게 노픽션을 이용한다 이거지…. 그럼 나도 윤슬이를 조금 도와줘 볼까나~”
루비는 재빨리 영상을 또다시 업로드했다. 마침 슬슬 윤슬의 공항 패션으로 말이 나오기 시작한 때였다.
[Intube] [여자들 기싸움 장난 아니네ㅋㅋ 찐부자만 쓴다던 노픽션 모델된 서윤슬] 1:23조회수 33,247
―틴톡어워드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 간 하제인은 명품으로 잔뜩 처발라 ‘금수저’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온 서윤슬이 더 눈에 띄죠. 둘은 공항에서 딱 마주쳐버렸는데요. 서윤슬은 전체 착장을 자신이 모델인 ‘엘더아머’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 뭐가 더 눈에 띈다는 거지? 싶겠지만요. 서윤슬의 쇼핑백을 자세히 보세요. 얼마 전부터 찐부자들만 쓴다던 그 브랜드입니다.
-ㅋㅋㅋㅋ와 뉴비 진짜 빠르닼ㅋㅋ 밥먹고 렉카영상만 만드나ㅜㅜㅜ존잼
-이렇게 보면 그냥 서윤슬이 누른듯ㅋㅋㅋ압승이자너~~~
-기싸움? 까지는 아닌거같은데 하여간 확대해석…
˪;;이걸 렉카채널 와서 말씀하시면?
뉴비는 노픽션을 정말 찐부자들만 쓴다고 포장하며 노픽션을 완벽히 니치 브랜드로 각인시켰다.
* * *
“어? 이건 은근히 괜찮은 영상 올렸네. 뉴비 웬일이야? 매일 윤슬이 못 까서 안달이었는데.”
그런 뉴비의 영상을 본 예원은 출근하자마자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Hot/ 오늘 난리난 서윤슬 공항패션.jpg]위아래 엘더아머인데 이 쇼핑백ㅋㅋㅋ
찐부자들만 쓴다던 그 니치브랜드였음ㅇㅇ 노픽션
바로 앞에 세잔뮤 운영하는 하제인 있는데ㅋㅋㅋㅋ 기자들 웃참하는거 보임 명진주도 똑가튼 쇼핑백 들고 나왔음
-제대로멕일줄아넼ㅋㅋㅋ 지금까지는 바보라서 가만있는줄 알았는데ㅜㅜ 그냥 참아준듯
-서윤슬도 성격 보통 아니겠지 나이 어린데 저정도 성공한 애들은 쪼가 있어
-ㅋㅋㅋㅋ머리좋닼ㅋㅋㅋㅋ그래 이렇게 해야 보는사람 재밌지
-흠 나만 쎄한가…ㅋㅋ 그냥 서로 대화로 풀수도 있는거 가지고 뒤끝 너무길다
˪제인아 커뮤 탈퇴 해줄수잇어?;;
커뮤니티 반응은 모두 흥미진진해하는 분위기였다. 그간 윤슬을 답답해하던 대중들도 속 시원해하고 있었다. 자수성가로 올라간 윤슬이 니치 브랜드의 모델이 된 것도 관심을 가졌다.
-노픽션 홈페이지 가보니까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온전한 쉼이더라ㅋㅋ 서윤슬한테 개잘어울려
˪ㅁㅈㅠㅠ제발 쉬시라고요
윤슬이 원하던, 브랜드의 이미지가 모델을 만드는 상황이었다.
* * *
까득, 까드득.
제인은 푹신한 비행기에 앉아서도 손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못했다. 애꿎은 손잡이를 손톱으로 긁어내렸다. 저 앞에 윤슬이 앉아 있었다.
‘이코노미 탈 애가, 여기까지….’
이제 정말로 윤슬이 자신과 동급이 된 듯한 기분에 몸서리쳐졌다. 공항에서 모든 기자들이 윤슬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부터 제인의 기분은 엉망이 되어 있었다. 뒤이어 윤슬이 다시 틴톡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까지 알게 되자 다시금 예민해졌다.
‘…아직, 내가 틴톡 팔로워는 훨씬 많고.’
소곤대며 대화하는 촌스러운 윤슬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언니. 여기서 주는 과자 주머니에 넣어서 가져갔다가 걸리면 혼나는 거 아니겠죠? 일등석은 과자도 맛있는 거만 준다….”
“슬아, 걱정하지 마. 언니 크로스백에 살짝 나눠 넣어.”
제인은 긁고 있던 손잡이를 다시 한번 세게 쥐었다.
‘그래봤자 잠깐이지.’
노픽션 쇼핑백으로 시선을 잡을 수 있는 것도 순간이었다. 제인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소속사 실장에게 연락할 계획을 세웠다.
“언니, 우리 라면….도 하나만 시켜볼까요…? 저 꼭 해보고 싶었는데.”
“그럴까? 떨린다. 언니가 시켜볼게….”
그 와중에 윤슬은 자꾸만 신경을 긁었다. 제인은 당장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며 신경을 분산시켰다. 틴톡 어워드에 참여하면서 끌어 올 콘텐츠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노모럴 호텔> 출연자들과 손댄스 챌린지며 라이브 방송도 할 예정이었다.
제인은 실크 안대를 끼며 애써 잠을 청했다.
‘어차피 레드카펫 들어가면서부터 다시 스포트라이트는 이쪽일 테니까.’
그러니 아무 일 없어야만 했다.
* * *
“와!!! 진짜 말도 안 돼!!!”
노픽션 대표는 쭉쭉 올라가는 매출표에 기뻐했다. 몇 시간 사이에 주문이 수천 건 새롭게 밀려들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서윤슬 효과구나.”
다이아수저의 재수 없음에 이유가 붙여지는 순간이었다. 노픽션은 윤슬의 실루엣 사진을 업로드하자마자 팔로워가 미친 듯이 붙었다. 댓글은 물론이고 외부 반응도 상당히 뜨거웠다. 워낙 대중성이 높은 모델이다 보니 호감도는 제대로 챙긴 듯했다.
-모델이랑 잘어울려요ㅠㅠㅠ 노픽션 파이팅…♥톡끼단 구매 갈깁니다
-시향안해도 모델 실루엣으로 성공한 20대여성 향이 느껴지네요 고급스러오~ ʕ ᵔᴥᵔ ʔ
“고급스러운 이미지, 그건 바로 우리 노픽션 전문이지. 그럼.”
모델로 계약을 하자마자 계획한 것들을 우르르 쏟아 내는 윤슬에게 대표는 제대로 휩쓸렸다.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제대로 마치고 출국한 윤슬 덕에 마음이 든든했다.
윤슬은 짧은 시간 사이 광고 촬영까지 끝냈다.
“대표님, 배너 몇 시에 걸까요?”
“윤슬님 레드카펫 밟는 그때에 맞춰서. 라이브 방송 보면서 진행합시다.”
윤슬이 수없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순간에 노픽션이 함께한다. 이만한 보증수표가 없었다.
노픽션 대표는 꿀꺽 침을 삼켰다. 지금 이 시간에도 주문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직원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아무래도 인생의 행운을 모두 서윤슬이 굴러들어온 것 하나로 다 쓴 것만 같았다.
인기검색어: 노픽션
노픽션은 그렇게 인기검색어에 걸리기 시작했다. 윤슬의 실루엣을 업로드한 지 단 세 시간 만의 일이었다.
* * *
“비행기에서 뭐 먹었어?! 뭐 먹고 잤어?!”
물결 쌤은 나를 보자마자 등짝을 때리셨다.
“아파요, 쌤….”
“진주 씨. 진주 씨는 또 뭐야? 말려야지 같이 먹었어요? 아주 둘 다 부어 가지고서는!”
“그, 그게 먹다 보니까 너무 맛있어서…. 비행시간이 길기도 했고….”
이곳은 틴톡 어워드가 열리는 LA, 우리는 열 시간이 넘는 비행에 결국 못 이기고 맥주 먹고 과자 먹고 라면 먹고 기내식도 먹고.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었다.
“미쳐 내가! 진짜 미쳐!!! 화장 잘 먹게 준비하랬더니 그냥 잘 먹고 오면 어쩌자는 거야!!!”
옛날에 물결 쌤은 좀 더 냉철하고 지적이었는데. 점점 캐릭터가 바뀌어가네…. 참고로 지금 이 순간도 촬영 중이다. 비행기 안에서부터 계속 촬영은 이어졌다.
“저거 잠깐 카메라 꺼 봐.”
“넵.”
“지금, 말이야…. 생각 있는 거지? 하제인은 백 프로 올라가서 상 받아. 노모럴 호텔 출연자들이랑 같이. 근데 윤슬 씨는 지금 화제성 있는 인플루언서로 초대만 된 거야. 수상은 못 한다고.”
“그렇겠죠. 상 받아도 진주 언니가 받지. 전 틴톡 안 했으니까.”
“잘 아네? 그럼 레드카펫에서라도 제대로 주목받을 생각을 해야지! 이렇게 만두같이! 귀여워져 가지고! 어쩌려고! 어!”
물결 쌤은 계속해서 내 등짝을 때리셨다.
저 이따 드레스 입어야 하는데 손바닥 자국 남아요, 쌤….
“후. 이거 잠깐 패드 붙이고 있어요. 자지 말고 눈만 감고 있는 거야. 알겠어?”
물결 쌤은 윤슬 패드를 건네며 신신당부했다. 이 극대화 된 비포 애프터를 위해 따로 준비한 부은 몸이라고.
‘아이템 쓰면 되니까.’
그래. 나는 하제인이 받는 스포트라이트에 끼기로 마음먹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항상 준비된 상태로 있는 하제인은 환상을 주겠지만 꾸준히 구매를 하는 건 일상이거든.
‘그리고 내 성공 서사에 하제인이 빠지면 안 되지.’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를 챙기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언더독 서사겠지.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왔으면 끝판왕이 있어야 한다고.
‘고마워요. 하제인 소속사…!’
하도 하이틴 퀸으로 밀어주니까 나도 떠오르는 게 있었다.
‘하이틴의 주인공은 퀸이 아니거든.’
대중들은 안경 쓰고 얼빠진 범생이 찐따가 퀸을 이기는 과정에서 열광한다. 그러니까, 하제인 화제성을 먹으려면 내가 그 캐릭터를 맡으면 되는 거잖아?
“자, 이제 메이크업 시작할게요. 패드 떼고-”
나는 카메라를 다시 켰다. 그리고는 타이밍 좋게 아이템을 사용했다.
「▼상세 설명▼
예쁜 게 죄야 (사용 시간 24시간)
: 최대한으로 컨디션을 올려주는 포션. 부기를 빼주고 피부 상태 최대치가 된다. 미묘하게 예뻐진 느낌으로 매력 스탯이 단기간에 +10~25% (확률 랜덤)으로 늘어난다.」
아까 전의 부어 있는 얼굴에서 순식간에 돌아왔다. 이건 인튜브 영상과 틴톡 영상, 그리고 유스타로 모두 업로드될 예정이다. 꼬질꼬질한 서윤슬이 변하는 과정을 그대로 담아.
틴톡 어워드 시작 전까지, 남은 시간은 세 시간.
“역시, 진짜 효과 좋다니까. 부기 확 빠지는 것 봐.”
그리고 아직 노픽션 마케팅 안 끝났다. 하제인이 받는 스포트라이트를 뺏어오려면 아직 부족하거든.
나는 쇼핑백에 묶여 있는 리본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팔로워 이번에 미친 듯이 끌어 모으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