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65)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65화(365/405)
분주한 레드카펫 앞에는 벌써부터 핸드폰 카메라를 켠 관중들이 몰려 있었다. 찰칵대는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헤이, 내가 어딜 왔는지 알아? 그래-! 바로 틴톡어워드야. 이 멍청한 놈들, 나한테 초대장을 보내는 걸 까먹은 게 분명해! 그래도 뭐, 내년엔 꼭 받을 수 있을 테니까. 오늘은 일단 여기서 중계부터 해볼게?”
라이브로 팔로워들과 소통하기 위해 온 틴톡커나.
―oops I got 99 problems singing hi, hi, hi
레드카펫을 배경으로 틴톡 챌린지를 찍으며 춤추는 틴톡커들.
“언제쯤 올까? 아, 제발. 가까이서 보고 싶은데-!!!”
좋아하는 틴톡커의 실물을 보기 위해 온 팬들.
“메모리 제대로 챙겼나 확인해보라구. 작아서 잃어버리면 찾기도 힘드니까.”
“오케이. 확실하게 여분이 있어.”
기사를 쓰기 위해 찾아온 기자들과.
“안녕! 벌써부터 열기가 느껴지는 이곳은 어디? 맞아! 이번 한 주 동안 해시태그만 오천 개가 나온 그 틴톡 어워드~!”
실시간으로 방송을 하고 있는 카메라맨과 리포터들까지, 틴톡 어워드라는 단어가 주는 분위기에 취해 있는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레드카펫 입구부터 스폰서 브랜드들의 로고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틴톡 어워드에 주목하고 있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었다.
[Intube] [(Live) Teentok award]시청자: 1,137,887명
-왘ㅋㅋㅋ사람 진짜많다
-멀리서나마 사쿠라짱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자신이 자신으로 있기 위해 힘을 내주세요…!(๓´˘`๓)♡
-LA에 있는 십대들은 모두 저기에 있다고 말해도 될 정도네 lol (별 선글라스를 낀 이모티콘)
-한국인 손드세요 한국인 손드세요 한국인 손드세요
틴톡 공식 인튜브 계정으로도 라이브가 동시 송출되었다. 실시간으로 인튜브로 보고 있는 구독자들이 백만 명을 넘어섰다. 첫 번째 어워드이니만큼 더욱 파급력이 셌다.
“왔다!!!”
누군가의 비명 소리와 함께 첫 번째 밴이 도착했다. 이제 초대장을 받은 틴톡커들이 올 시간이었다.
* * *
“와, 떨려. 떨려. 떨려죽겠다, 윤슬아….”
“언니 진정.”
“나, 나 한국에서도 아직 시상식 같은 거 가본 적이 없어가지고….”
나는 내 손을 잡고 덜덜 떨고 있는 진주 언니를 달랬다. 아까 핸드폰으로 잠깐 확인했는데 라이브에 댓글 달리는 속도가 살벌하더라.
한 줄 읽어볼 새도 없이 다음 댓글이 올라왔다.
“언니, 다음 차례 우리예요.”
“으으으. 넘어지거나 하지 않겠지? 그럼 창피해서 어떡해.”
“손 잡으면 되지!”
바깥의 환호성 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제 우리가 탄 밴이 레드카펫 바로 앞으로 왔다는 소리지. 이 문이 열리면 바로 레드카펫일 거다.
똑똑-
짧은 노크 후 부드럽게 밴의 문이 열렸다. 그러자 아까 전의 환호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소리가 전신을 감쌌다. 잠시 귀가 멍멍했다.
[Intube] [(Live) Teentok award]시청자: 1,188,918명
-ㅋㅋㅋㅋㅋ주모 여기 국뽕 한사발~!!!! 캬 대장~~!!!!ㅠㅠㅠㅠ
-unnie!!!!♥♥♥(우는 이모티콘)
-소리 진짴ㅋㅋㅋ미쳤냐 익룡이여ㅋㅋㅋㅋㅋ 진짜 쩔었다
눈을 뜨기도 힘들게 터지는 조명과 귀가 따가운 셔터음,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 같은 게 한데 뒤섞였다. 나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사람들이 우리의 이름을 어지럽게 불러댔다. 진주 언니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 우리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와, 이게 누구예요? 올해 상반기 넷홀릭스를 평정한 여왕님들 오셨군요.”
“여기서 두 사람을 모르는 틴톡커는…. 그래요 그래. 아무도 없죠! 있을 리가 없지!”
레드카펫 끝에 도착하자 마이크를 든 MC들이 우리에게 능청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카메라 수십 대가 이쪽을 향해 있었다.
“오늘 의상이 아주 멋진걸요. 두 사람에게 아주 잘 어울려요.”
“잠깐 오늘의 OOTD 소개가 가능할까요? 간단하게도 해줘도 좋아요~”
나는 잠시 목을 가다듬고 인터뷰에 응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어떤 옷을 입어야 이 자리에 어울릴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아시죠? 중요한 날이 되면 꼭 옷장에 옷이 없는 거요!”
[Intube] [(Live) Teentok award]시청자: 1,212,337명
-역시 한국대생이다ㅋㅋㅋㅋㅋ영어 잘하네
-윤슬unnie의 옷은 아주 멋집니다 (∗❛ᴗ❛∗) 마치 이날을 위한 옷
-진주와 윤슬의 우정을 지지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영원!!!
“오, 정말 공감해요. 저도 오늘 어워드에 입을 드레스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는지 몰라요. 특히 제 남자친구가 아주 괴로웠을 거예요! 매일 사진을 보내면서 이게 베스트야? 정말로? 대답 확실히 해줘. 이렇게 물어댔다니까요.”
“아…. 남자들에게는 정말…. 인생 최악의 난제예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MC를 보며 나는 웃었다. 좋아, 클립 각이다.
“이제 말해줘요. 그 드레스는 어디 건가요? 여기 당신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틴톡커들이 간절히 원하잖아요.”
계속 고민했다.
‘하제인은 지금 올드머니 대표지. 그만큼 오늘 틴톡 어워드에서 몸에 걸치는 건 유명하고 비싼 제품들일 거다. 매일같이 하제인 스타일은 화제가 되고는 하니까.’
“아마 여기 계신 분들도 저와 같은 브랜드 옷을 입고 계실 수도 있어요. 이건~”
그러면 난 반대로 가야지. 내가 노리는 건 접근성이거든.
“사이다 샵 제품이에요. 100달러도 안 되게 샀죠.”
“네에에? 내가 아는 그 사이다 샵 말하는 건가요?”
사이다 샵.
머지않아 대한민국에도 들어오는 해외 쇼핑 사이트다. 홍콩에서부터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지금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한창 상승세거든. 게다가 조만간 홍콩, 런던, 광저우, 브리즈번, 메데인, 뉴욕까지 지사를 넓힌다.
“네. 그 사이다 샵이요. 어때요? 굉장히 그럴싸하지 않나요?”
“혹시. 내 예상이 맞다면요. 진주 씨도 같은 브랜드의 드레스를 입고 있나요?”
“맞아요. 저희 둘 다 100달러로 예산을 잡았거든요.”
한창 사업을 키우려고 하는 때 가장 필요한 건 바로 인플루언서의 존재.
‘이제 사이다 샵 측에서 여기저기 나로 광고하겠지. 글로벌하게.’
공짜 바이럴을 이용해 먹을 수 있겠군. 그리고 내가 잡아야 하는 건 이곳에 모인 해외 틴톡커들. 그것도 돈이 늘 부족한 10대!
‘이 가격대면 너도나도 살 테니까.’
보는 건 제인이를 보고, 따라 하는 건 나를 따라하렴. 그래야 내가 주인공이 되지.
나는 셔터 소리가 아까보다 더 크게 들리는 걸 느끼며 씨익 웃었다. 팔로워 늘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 * *
제인은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밴에서 내렸다. 예상보다 인터뷰가 길어진 건지 제인이 차에 체류하는 시간이 조금 늘어나 짜증스러운 상태였다.
‘대충, 보이네….’
제인의 바로 앞 사람을 윤슬로 지정해둔 것만 봐도 틴톡 어워드 측에서 원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보나 마나 두 사람을 붙여 놓고 하는 비교일 것이었다.
[Intube] [(Live) Teentok award]시청자: 1,417,189명
-여배우같다ㅋㅋㅋㅋ 얘 오니까 시상식 급이 갑자기 달라지네
-드디어 퀸-!!! 저 우아한 걸음걸이 봐. 누가 그녀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겠어?
-노모럴호텔 출연자들은 전부 제인을 질투할지도 모릅니다 그녀만이 무대의 주인공
‘그래봤자 물론 이쪽이 이기겠지만.’
제인은 자신을 에스코트해주는 <노모럴 호텔> 출연자를 보고 싱긋 웃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틴톡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남자이자 제인의 좋은 액세서리였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한 걸음씩 걸어가는 제인의 눈에 저 앞에 보이는 윤슬의 뒤통수가 유난히 거슬렸다.
‘언젠가 이런 때가 올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윤슬과 자신이 한자리에 있는 순간을 몇 번이나 떠올렸던 제인이었다. 하지만 머릿속의 장면과 지금은 달랐다. 스포트라이트는 제인에게 온전히 가 있지 않았으며, 저 멀리 윤슬의 근처 관중들은 모두 윤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가 아니라.
‘이게 아니야.’
윤슬은 저 앞에 있었고, 제인은 이 뒤에 있었다. 그게 마치 두 사람의 현실을 나타내는 것 같아 기분이 더러웠다.
‘…어? 저거 뭐야.’
그리고 제인은 발견했다.
‘저 리본…!’
윤슬이 머리를 묶고 있는 리본은 공항에서 본 그것이었다. 노픽션 쇼핑백에 묶여 있던 그 리본.
윤슬의 틴톡 어워드 사진과 영상마다 노픽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Teentok] [teentok award best dresser] [yoonseul cider shop] [yoonseul ribbon hair no-fiction]실시간 틴톡에는 윤슬 관련 영상이 빠르게 올라왔다.
* * *
[드레스 얼마게요~. 서윤슬의 똑똑한 행보, 네티즌 “과연 사업가야~”] [불티나게 팔린다! 서윤슬 효과 또다시 시작되나. 이번에는 사이다 샵] [틴톡의 베스트 드레서, 서윤슬과 명진주의 나들이 룩]윤슬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동시에 라이브를 보던 기자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서윤슬이라는 이름 하나면 됐다. 윤슬은 어느 순간부터 안정적인 클릭 수를 보장했다.
곧장 반응을 타고 노픽션의 SNS에는 윤슬이 업로드되었다. 실루엣이 아닌 제대로 된 윤슬의 화보 사진이었다.
동시에 광고 영상이 함께 공개됐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에.
책상 위에 앉아서 바쁘게 일하는 윤슬의 뒤로 널따란 한강뷰의 창이 펼쳐졌다. 해가 저물고 달이 뜨고 야경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순간까지 윤슬은 자리를 비우지 않고 일했다. 옆에는 수북이 서류가 쌓이고 또 쌓였다. 한밤중이 되어서야 안경을 벗은 윤슬은 피곤한 눈을 두어 번 누르다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나를 위한 온전한 한 시간.
그리고는 욕실에 있는 노픽션 제품이 클로즈업되었다. 잠시 샤워를 하는 윤슬은 콧노래를 불렀다. 하얀 가운을 입고 나온 윤슬은 머리를 털며 울리는 전화를 받아 들었다. 또다시 업무가 시작되었다.
―쉼의 또 다른 이름. 노픽션.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공유 수도 상당했다.
-이렇게 보니까 서윤슬 진짜 사업가인거 실감난다ㅋㅋㅋ 다른 인플들이 이랬으면 우스웠을듯
˪ㄹㅇㅋㅋㅋ 광고로 먹고사는데 뭔 바쁘고 힘든척은 다해ㅜ 라방이 본인 업무신데
-브랜드 이미지랑 찰떡이다 넘예ㅠㅠㅠㅠㅠ 내새끼♥
-진짜 바쁜애가 찍으니까 더 좋아보임
브랜드의 이미지는 모델의 이미지. 윤슬이 노리던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모든 게 최상으로 맞물려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었다.
[♨실시간 틴톡어워드 달려♨]-서윤슬 머리 너무좋아서 소름끼침ㅋㅋㅋㅋ 난 얘도 당연히 명품입을줄
-나였어도 명품입었을텐데ㅋㅋㅋㅋ다른애들 다 병풍만드네
-지금 사이다샵 어플에 서윤슬 이름 1위임ㅠㅠㅋㅋㅋ 벌써 55사이즈는 품절이다
-근데 좀 안쓰럽긴 함.. 어차피 상은 MBTI챌린지 만든 하제인이 가져갈거고ㅠ 서윤슬은 박수셔틀이잖아
˪그렇긴함 천국보내줘 그건 명진주거고
˪??? 서윤슬도 상받을수 있을거가튼데
˪서윤슬 고딩때 슬라임영상 올린걸로 어떻게 상을받아ㅋㅋㅋ정신승리야 그건
틴톡 어워드 레드카펫은 끝나고 본격적인 수상이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제인의 팬들은 그래봤자 상을 받는 건 제인이라고 자부했다.
그때였다.
˪상을 왜못받음ㅋㅋㅋㅋㅋㅋ 달고나커피 챌린지가 있는데
윤슬도 떠올리지 못했던 수상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