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72)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72화(372/405)
쿠당탕탕-
“조용히…. 좀.”
“그래도 깨워서 아침을….”
“시차 적응에….”
나는 퉁퉁 부어서 뜨기 힘든 눈을 부스스 떴다. 드문드문 들려오는 대화가 번잡스러웠다. 집 밖이 좀 시끄러운 것 같은데.
“지금 몇 시지….”
머리맡에 있는 핸드폰을 켜자 새벽 5시 45분이라는 시간이 보였다.
“옆집 진짜….”
이웃끼리 매너 지키고 삽시다. 해가 뜨지도 않을 시간인데 이런 소음이 말이 됩니까. 어?
“어. 근데 내 옆집은….”
두 가구가 다인데. 하나는 재언이. 하나는 백휘. 근데 이렇게 시끄럽다고? 뭐지?
나는 의아한 마음에 잠시 문을 열어보았다.
벌컥-
“어? 벌써 일어났네. 허허허.”
“시차 적응이 정말 힘들었나 봐요. 윤슬 씨.”
“지금 이 모습. 클립 각인데 아깝다. 카페인 촬영했을 때 이 정도 폼 나와주지 그랬어요.”
“역시 시차 적응에 가장 힘이 드는 건 배고픔이죠. 이럴 줄 알았습니다. 아침을 먹여야 한다는 제 의견이 정답이었다는걸 확실….”
내 눈앞에 보이는 건 백휘 집에서 막 나온 것 같은 사람들이었다. 옥금호, 하진, 현수정 PD, 원두진.
아니 당신들이….
“여기 왜…?”
그보다 재언이네 집이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백휘네 집에? 백휘 원래 집에 누구 안 들이는데? 심지어 지금은 지방에 가서 집주인도 없는 집에….
“하하. 그게 다 뜬 거야? 부은 거 봐.”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서 눈을 크게 뜨고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내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휘였다.
“백휘야? 너 왜 서울에? 제주에 있던 거 아니었어?”
“얘기 듣고 바로 올라왔어.”
짧게 상황 설명을 한 백휘는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을 더 헝클어트렸다. 순식간에 한층 더 부스스한 꼴이 됐다.
“맞습니다. 백휘 씨가 어제 새벽에 전화해서 우리 모두 중간 회의를 한 번 해야 한다고. 시간이 없다고 부르셔서…. 카페 오픈도 다른 직원에게 맡겨두고 바로 달려왔죠. 저는 제가 제일 먼저 왔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제가 가장 지각해 버렸습니다.”
“허허허. 나이가 들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법이지. 마음이 급해서 와버렸네.”
“난 마침 줄 것도 있어서. 초콜릿 트로피예요.”
“밤새우는 게 워낙 몸에 익었기도 하고…. 난 새로 잡아 온 정보 때문에. 그러니까 일부러 새벽에 온 건 아니라는 뜻이에요.”
순식간에 복도가 시끌시끌해졌다.
그러니까.
‘나 때문에 왔다는 거구나, 모두. 이 시간에….’
“자기야~. 깼어? 선물 사 왔지? 나 믿는다~”
“윤슬 씨 깼으면 이제 일할 생각을 해야죠!!! 노픽션 트래픽 터진 거 확인했어?”
“스~을~! 나도 왔다! 짱이지!”
백휘의 집 안에는 몇 명이 더 있었는지 또 다른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다이아수저와 차재겸 그리고 나연이었다. 백휘가 무슨 얘기를 듣고 곧장 서울로 올라온 건지 알고 있는 나는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음, 며칠 만에 보네. 잠은? 잘 잤어?”
백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웃으며 장난을 쳤다.
“지금 나 보는 거 맞지? 아닌가? 눈이 부어서 잘… 모르겠네.”
“…야. 지금 최대한 크게 뜬 거야.”
나 지금 감동받아서 다시 눈이 좀 촉촉해졌는데 다시 싹 들어갔다. 고맙다 야.
“쓸 만한 거 널렸는데 왜 그랬어.”
“…….”
“나 포함해서. 쟤도 있고.”
지금 내 디버프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해 주는 백휘였다. 아이템을 쓰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위로에 나는 작게 웃음이 터졌다.
내가 혼자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불안하던 그 시간이 이렇게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 버렸다.
‘아이템 없이는 백룡 어워드로 도저히 하제인을 제칠 수 없을 거라고. 차라리 천만 팔로워를 만드는 게 더 빠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시야가 트이는 기분이었다.
“…그러게. 나 왜 그랬지.”
“나도 좀 예뻐해 줘. 전해 듣게 하지 말고.”
그래. 내가 왜 모르고 있었을까. 그간 내가 해 온 모든 일들을.
백휘의 말을 듣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백휘의 집 안에 있던 재언이도 밖으로 나왔다.
“슬아, 얼른 들어와…. 아침 먹게.”
시끄럽던 사람들은 하나둘 아침을 먹자며 안으로 들어갔고, 복도에는 우리 셋만 남았다.
띠링-!
「▶System
【미션: 메인】
▶모두가 나를 알고 있어!
[ 400 ]만 팔로워를 만든 당신! 정말로 축하합니다. 당신이 쓰고, 입고, 들고, 먹는 모든 것에 대중들의 관심이 붙기 시작했군요.하지만 이걸로는 아직 부족하죠! 당신을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봅시다.
[ 1000 ]만 팔로워를 만들어 보세요.※ 새 미션을 수락한다면, 상태창의 충돌이 사라져 아이템 숍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한번 상태창이 나타났다. 자신을 선택하라는 듯이.
「수락하시겠습니까?
[Yes] [No]」깜박거리는 상태창은 마지막 경고를 하는 것 같았다. 백휘와 재언이는 가만히 나를 바라봤다. 나는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하고 손을 올렸다.
상태창이 주는 아이템은 이제 못 쓰겠지. 밤샐 때도 더 힘들어질 거고, 사람들이 나를 덜 주목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설득하다가도 실패할 수도 있을 거다.
‘그래도.’
「[No]」
힘주어 아니오를 눌렀다. 나는 이제 상태창이 주는 아이템 없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 문 너머에 사람들이 있으니까.
거절을 선택하자 상태창은 스르르 사라졌다.
「!Debuffs! 자신감 부족 디버프 해제」
그리고 동시에, 잠금되어 있던 내 모든 스킬들이 풀렸다. 그냥 풀린 것도 아니고 심지어 스킬 업까지 완료되었다.
주르륵 나타나는 스킬 업 알림창에 나는 일부러 크게 웃었다.
“아-! 진짜 진작 이럴걸!”
저지르고 나니 막상 더 용기가 나는 것 같았다. 재언이도 백휘도 함께 웃었다.
좋아. 그럼 이제 저 문을 열고, 아이템 없이 나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도전 제2부….
“어딜.”
씩씩하게 백휘네 집 문을 열려던 내 양어깨가 잡혔다.
“…백휘야?”
뭐야? 왜 막아? 나 지금 심장 벅차올랐었는데? 지금 딱 좋았는데?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밥 먹으러 오세요. 하하. 운거 다 티난다. 꼬질꼬질해서.”
“…….”
나는 내 집으로 돌아가 분노의 찬물 세수를 했다. 최백휘. 가만 안 둔다.
* * *
“자, 저부터 말합니다? 인원이 한둘이 아니라 발언권 오려면 한참 걸리겠어, 진짜! 자기야 나 말할 게 잘 들어봐.”
최백휘의 집에서 마음껏 늘어놓던 차재겸은 곧 현관으로 연행되었다. 자꾸만 불이 꺼지는 현관에서 차재겸은 손을 휘휘 흔들며 불을 다시 켰다.
“불쌍하다.”
“이나연, 너는 양심이 있으면 내 옆에 와야지. 어? 야, 쟤랑 나랑 과자 먹은 건 같이 했는데 왜 나만 여기 있냐? 자기야, 내 편 들어봐!”
“슬아, 나는 여기 있어도 되지? 나는 그래도 얼마 안 흘렸어!”
현관으로 쫓겨나기 싫은 나연은 윤슬의 옷자락을 필사적으로 쥐었다. 홀로 현관을 무대 삼아 차재겸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진짜 나 같은 인재를 이렇게 홀대하고. 결론부터 말합니다? 놀라지 마세요. 렉카 인튜버 안드로메다와 뉴비 본체 찾았습니다.”
그 말에 모두가 술렁였다. 윤슬과 재겸, 백휘는 이전에 알고 있었다.
“안드로메다는 얼굴이 나와 있는 사진을 확보했고요. 어떻게 했냐면! 이건 극비입니다. 저도 사생활이 있잖아요? 아무튼. 뉴비는 말씀드릴게요. 뉴비는 젬스톤 MCN, 그러니까 하제인 소속되어있던 회사 이사였는데요. 주로 하제인을 담당했어요.”
차재겸은 그간 알아낸 것들을 모두 말했다.
“하제인 게이트 다들 알죠? 네 그 뒷광고. 그때 한 번 난리나고 다시 하제인 잡아서 또 다른 기획사 차리려고 했는데 하제인이 튀었어요. 지금 있는 그 배우 소속사로요. 앙심 품고 렉카 인튜버 됐는데- 뷰가 높게 나오는 건 하제인이랑 윤슬이니까 주로 이 둘을 업데이트하고.”
“그래서 어떻게 잡았는데요?”
“역시 PD님. 그거 물어볼 줄 알았어요. 별건 없고 제가 거기에 후원을 좀 했어요.”
나연이가 먹고 있던 팝콘을 차재겸에게 던졌다.
“윤슬이 까던 인튜버한테 후원을? 차재겸 미쳤어!”
“음. 던질 거면 나가서 던질래? 현관까지도 내 집이라.”
“베키야, 말릴 거면 좀 제대로 말려 봐. 아니아니. 잡으려면 일단 후원을 해야 됐다고! 그만 던져!!! 안드로메다야 해외에 있으니까 어렵지만, 국내에 있는 사람은 계좌만 털면 바로 특정되잖아?”
차재겸의 말에 다이아수저가 호응했다.
“참고로 계좌 뚫는 건 내가 했어요~. 역시 나야.”
“제 돈으로 생색내지 마세요. 후원은 내가 했어, 자기야. 아무튼 후원금은 잘못 입금했다고 돌려받아야 한다는 쪽으로 은행 윗분께 다희 누나가 접근해서. 여차저차 현재 주소지까지 알아낸 상태입니다.”
“그럼 그다음엔 뭘 하는데요?”
순수한 하진의 질문에 다이아수저는 깔깔 웃었다.
“돈줄 말려야지~. 부정 거래로 계좌 막는 거 일도 아니에요. 대한민국 금융 체계가 얼마나 칼 같은데? 새로 통장 파기도 힘들게 만들어주면 정신 나가서 뭐라도 하겠지. 현금 막아두면 사람 미치는 데 오래 안 걸려.”
“그럼 더 자극적인 렉카 영상을 만들고, 그건 윤슬 씨에게 폐가 되는 일 아닙니까…? 대중들은 그런 것에 아닌 척 다들 관심을 두니까요. 저는 반대입니다.”
원두진의 말에 차재겸은 고개를 저었다.
“이 형들 순진해서 어떡해요? 지금 두 달 정도 고삐 풀어주고 있다가 하제인 털 때 한 번에 확 밝혀야지. ‘하제인한테 붙어서 윤슬이 까던 바로 그 사람’이 여전히 애 가지고 돈벌이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분위기 어떻겠어요.”
“허허허. 파장이 크겠구만.”
“바로 그거죠. 어르신 뭘 좀 아시네. 터지는 도파민! 커지는 파급력!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억울한 한 떨기 꽃! 대중들의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 이겁니다. 반대로 그 사람이랑 한편이었던 적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하제인이 악역 맡고.”
차재겸은 나연을 가리키며 다음 계획을 말했다.
“금수저 가십걸 제인이를 더더욱 악역으로 만들어주는 건 저쪽에 계신, 비겁한 배신자. 같이 부스러기 다 흘려놓고 저만 유배 보낸 나연이가 해 줄 거예요.”
“내가? 어떻게?”
“그건 안드로메다를 이용할 건데. 안드로메다가 SNS에 업로드한 쇼핑 하울 샷마다 레플리카라고 말할 거거든. 그러면 명품 잘 아는 사람이 한 명 필요하고. 그럴싸하게 설명하면서 저건 ‘전부 짭입니다’ 하면 안드로메다가 돈지랄하게 되어 있어.”
“돈지랄해서 뭐?”
“자기야! 얘 옆에 두고 그동안 뭐 가르쳤어? 아는 게 하나도 없네. 돈지랄하던 렉카 인튜버가 알고 보니 하제인의 예전 친구였습니다. 이러면 끼리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나올 거 아니야!”
첫 번째 계획은 안드로메다와 뉴비, 하제인을 엮는 거였다. 곧이어 현수정 PD와 옥금호가 입을 열었다.
“지금 슬슬 백룡상 심사위원들이 정해지고 있어. 허허허. 방송계에서 오래 몸담고 있다 보니 알음알음 들려오는 것들이 있지.”
“그쵸. 저도 몇 개는 들었어요.”
“OTT 플랫폼의 IP를 두고 투자자들 눈치 싸움이 치열해. 지금 제인 양은 자기 브랜드 행사와 함께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어. 아무래도 우리가 약간은 불리해진 듯한데….”
두 번째 계획은 외국 투자자를 불러 모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