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7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73화(373/405)
현수정 PD는 한숨을 쉬었다.
“맞아요. 노모럴 호텔의 IP가 이래서 좋은 거지. 주제만 바꿔 가면서 사람들을 고립시킨 다음에 자극적인 클립 뽑기 좋으니까. 시즌제로 또 뽑고 또 뽑고. 아주 육수 우려내듯이.”
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현수정 PD의 분석은 모두 정확했다.
“이쪽은 캐릭터성으로 먹고 가는 프로그램이었어요. IP의 한계가 있다는 거지. 다른 출연자들을 모아서 또 새롭게 클립 뽑을 수가 없다구. 다른 사람들 모아 와서 커피 팔게 하면 그게 재밌겠어요? 연예인 힐링 방송 이제 어쭙잖아. 근데? 반면에 저쪽은 상상도 못 할. 상식 그 이하의 인간들을 끌어올 수 있는 콘텐츠야.”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노모럴 호텔>은 주제 자체에 가치가 있었으니까. 사람들을 무인도에 고립시킨 상태에서 본성을 끌어내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하제인은 지금 미국 현지에서 인기 있는 틴톡커 위주로 콜라보를 하고 있어요. 해외 투자자들 건에서는 이보다 좋은 게 없지.”
현수정 PD는 핸드폰 화면을 켰다.
[Teentok] [korea that girl Vs California that girl]조회수 10,000,000
-그녀들은 완벽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꿈에 그리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면 하트
-최고의 스트리트에 거주하고, 최고의 대학에 다니며, 최고로 쿨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아시안 걸이라니 이건 팔로우를 안 누를 수가 없게 만드네 lol (선글라스를 낀 이모티콘)
-한국 여자들의 피부는 어떻게 저렇게 좋을 수 있는 거지? 레딧에서는 hongsam이라고 하던데 jane을 보면 굳이 hongsam을 먹거나 바르지 않네 (흠…하는 이모티콘)
˪내가 인종차별주의자는 맹세코 아니지만, 인종의 특성 한 부분인거지. 동양 여자들의 피부는 절대로 홈 케어로 따라잡을 수 없어!!!
화면 안에는 <노모럴 호텔>의 출연자였던 천만 틴톡커와 하제인이 있었다. 하트와 댓글 역시도 폭발하고 있었다. 해외로 뻗어나가는 하제인의 인기는 벌써부터 상상을 초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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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 아무래도 현지화가 가장 어려운 법인데. 벌써 그 단계를 완성해버렸으니까…. 그리고 K-콘텐츠다 뭐다 해서 영어권 시청자들이 한국 거라면 일단 관심을 갖거든. 요새 말로 보장된 존잼. 투자자들 입장으로는 그 관심마저 다시 현지화하고 싶은 거지. 심사위원들도 그걸 노리고 말야. 허.”
“네. 바로 그거죠. 시청자들이 OTT에서 제일 오래 보내는 시간이 뭔 줄 알아요? 바로 작품 고르는 시간이에요. 국내 국외 할 거 없이 전세계적으로요. 그 시간을 줄이려면 <백룡 어워드 수상작>이라는 글자 하나 딱 박아야 하는데 그걸 놓칠 리가 없지. 하. 미치겠네….”
옥금호와 현수정 PD의 대화에 모두 말이 없어졌다. 잠시 고민하던 윤슬은 손을 들고 이야기했다.
“OTT 가입자가 급등한 추세인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가입자 늘리는 것만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요?”
“응. 그렇죠. 매달 따박따박 돈 내주는 캐시카우는 어디에나 필요한 법이니까. 그래서 매달 목숨 걸고 신작 내는 거 아니겠어요.”
“저쪽이 콘텐츠를 사골 육수 내면 이쪽은 매 회차를 사골 육수 내면 되겠네요.”
윤슬의 말에 현수정과 옥금호는 무슨 말이냐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직도 부기가 덜 빠진 눈 위에 아이스팩을 대고 있는 윤슬은 덤덤히 대답했다.
“짱X, 아X맘마, 무X도전. 이 셋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옆에 있던 나연이 소리 질렀다.
“정답! 밥친구!!!”
“딩동댕.”
신조어에 약한 하진은 옆에 있는 원두진에게 조용히 물었다.
“…밥친구가 뭐예요?”
“요즘은 혼밥족이 대세입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핸드폰으로 OTT나 인튜브를 보는데, 이때 틀어놓기 무난한 것들을 말합니다. 주로 에피소드 자체가 좀 잔잔하고 보고 또 봐도 재밌는 것들을 틀어놓습니다. 그걸 밥친구라고 해요.”
원두진의 설명을 재겸이 이어받았다. 현관에서 말한 덕에 울림이 좋았다.
“그러고 보니까 인튜브에서 아직도 카페인 조회수 꾸준히 올라가요. 숏클립도 그렇고. 댓글 중에 베스트는 그거던데. 이거 아직도 보는 사람? 그거 대댓글도 몇백 개예요.”
[Intube] [오늘도 날로먹을 생각하는 막내와 뎁혀주고수비드해주고튀겨주는 제작진] 03:27-하도 봐서 댓글 외울지경임ㅋㅋㅋ 이거 아직도 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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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저요저요 (ง˙∇˙)ว 안질려잉~~
˪종방한지 한달됐는데 계속보는중ㅠㅠㅠㅠ
˪안녕하세요 매일틀어놓는사람입니다ㅋ
“OTT 시청자 특성상 재미없는 그 몇 분을 못 견디고 탈주하니까. 숏폼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결코 오래 기다려주지 않아요. 해외 투자자들도 당연히 이걸 알 거고….”
뭔가 캐치했다는 듯 현수정 PD의 눈이 빛났다.
“그래! 이것도 시즌제 제작에 들어갈 수도 있겠다. 투자 비용에 비해 오래 끌고 갈 수 있으니까. 저쪽은 제작비가 어마어마하거든! 소박을 치면 본전치기다 이거지. 이쪽도 이제 승산이 있어요!”
현수정 PD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지금까지 그걸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냐는 듯 눈을 빛냈다.
“하진 씨, 업계에 아는 사람 많죠? 스탭부터 시작해서.”
“네, 그렇죠. 일 오래 했으니까.”
“이쪽도 젬스톤이 쓰던 방법 그대로 해요. 밥친구 이미지 만들려면 유스타스토리만큼 좋은 게 없지. 방송계에서 일한다 하면 좀 트렌디한 이미지가 있으니까. 계속 이 사람 저 사람 스토리에 올리라고 해. 이번에 제대로 굳히고 간다.”
신나서 말을 늘어놓던 현수정은 또 잠시 고민했다.
“아, 근데 그래도 저쪽에 광고주…. 흐으으음. 거물이 붙으면…. 상대가 어려운데.”
그 말에 윤슬은 눈에 대고 있던 아이스팩을 떼어 냈다. 그리고는 약간 부기가 빠진 눈을 매섭게 떴다. 물론 보는 사람들은 매섭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뭐야? 한참 더 해야 될 것 같은데. 붕어야 뭐야, 윤슬 씨. 다시 써요.”
“제 생각에도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붓기에 좋은 레몬 꿀 녹차를 가져올 걸 그랬습니다. 아무래도 시차라는 게 이렇게나 무서운….”
“쉿. 이제 눈 시려워서 안 되겠어요. 눈만 다 얼었어. 해외 투자자 그건 이제 사이다 샵 측을 이용하려구요. 그러려고 일부러 레드카펫 의상 고른 거라.”
아이스팩을 다시 눈에 덮어주려던 다이아수저가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외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기업이에요. 라모레보다는 아니지만. 벌써 14개국에 진출했지. 조만간 일본에도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더라고. 그 뒤로 내가 플랫폼 체크를 해 봤거든? 윤슬 씨 이름 아직까지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있어요.”
윤슬이 입었던 레드카펫 드레스와 파자마는 어느새 리뷰가 수백 개에 달했다. 낙수 효과로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들 역시 품절이 이어졌다.
“사이다 샵으로 어떻게 해외 투자를 받으려고?”
“간단해요. 사이다 샵에 노픽션을 입점시킬 거거든요.”
“해외로 나가려면 코스메틱 제품은 좀 시간이 걸리지 않아요? 성분 분석부터 해서 통과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향은 그냥 사람들이 상상하고 궁금하게 내버려 두고. 입점할 건 굿즈예요.”
윤슬은 핸드폰 화면에 노픽션 굿즈 사진을 띄웠다. 벌써 꽤나 많은 물량이 제작 완료되어 박스가 천장까지 쌓여 있었다.
“…지금 노픽션이 반응 제대로 오긴 하지. 근데…. 노픽션 굿즈 판매량이 한국이라면 몰라도, 미국에서 잘 먹힐까? 그걸로 해외 투자자 잡기에는 좀.”
이 시장 돌아가는 건 누구보다 빠삭한 현수정 PD는 반신반의하는 기색이었다.
“사이다 샵 측에 딜 걸 만한 게 있어서요. 아무튼 이건 조만간 또다시 결과로 보여드릴게요. 그럼 문제는 하제인 브랜드 판매량인데…. 노픽션 굿즈는 그렇다 치고 진짜 코스메틱 제품은 발 빠르게 진출이 불가하거든요. Korea core라고 해서 또 K-스타일이 유행 타면, 노픽션 굿즈에 세잔뮤 제품 같이 구매하는 인플루언서 분명 나올 텐데.”
윤슬은 이마를 짚었다. 그때 끼어든 건 다이아수저였다.
“응~. 그건 걱정 마! 이쪽에서 족칠 준비 완료해놨어.”
“아니 뭐 어떻게요?”
“세잔뮤 제품 관련 성분 조사 실시할 거야. 본격적으로 조사 들어가기 전에 방송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위험한 성분’ 이런 거 하나 조질 거고.”
윤슬의 의아한 눈빛에 다이아수저는 슬쩍 고개를 백휘 쪽으로 한 번 돌렸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던 백휘는 웃어 보였다.
짝짝짝짝-!
차재겸의 박수 소리와 함께 어두컴컴하던 현관에 다시 불이 들어왔다.
“그럼 빠르게 다음 안건 갑시다! 아니 어떻게 아직까지 나는 세워둘 수 있지? 자기야, 나 뭐 동상? 그런 걸로 세워둔 거야? 물론 미학적 관점에서 동상될 만하지. 야, 권재언. 너도 뭐라고 좀 해봐.”
아직까지 현관에 서 있던 차재겸은 재언이 이제 들어와서 앉으라고 말해주길 바랐다.
“…정확한 건 아닌데요.”
재언은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하던 걸 털어놓았다.
“얼마 전에 교수님들이랑 있다가 들은 건데, 한국대…. 수시 쪽에서 뭔가 잡음이 좀 있던 것 같아요.”
“미친놈이 앉으라고 말해줄 줄 알았더니 그냥 자기 얘기만 하네. 그래도 나 너만큼은 쟤네한테 안 물들기를 바랐다, 진짜.”
차재겸의 말은 무시하고 윤슬은 재언에게 물었다.
“그게 뭔데? 잡음?”
“아무래도 서로 뭔가 주고받고…. 교수 입김 들어가는 예체능 쪽은 그런 게 비교적 쉽나 봐. 그, 하제인 있는 과도…. 그런 것 같은데.”
재언의 말에 순식간에 장내가 시끄러워졌다. 폭탄 같은 정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