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74)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74화(374/405)
“와!!! 만약 그게 진짜잖아? 그럼 지금처럼 계속 아득바득 기어 나오는 거 절대 못 해! 알지 윤슬 씨? 나도 재벌이지만 대학만큼은 정정당당하게 갔다! 나 재수했잖아!”
“다희 씨 말이 맞아요. 연예인들도 특례로 대학 가는 문제가 매년 질타당하니까. 이건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거든요.”
“허허허. 병역 비리만큼이나 학력 위조는 아주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문제지. 암, 그렇고 말고.”
“본인이 가고 싶다고 발언했던 아이비리그, 미국 대학들을 버려 두고 한국 대학으로 갔다는 게 더 큰 반발 사유가 될 것 같습니다.”
학력 위조? 그 하제인이?
‘매번 한국대 키워드를 끼워 넣었던 하제인이 사실 입시 비리로 들어간 거라면….’
생각만 해도 심장이 뛴다. 이것만 한 키워드가 또 없지.
“근데 만일 그랬어도 그걸 어떻게 알아내는데?”
나연이가 손을 들고 말했다. 정확한 질문이었다.
“…….”
시끄러웠던 내부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다들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러게?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내는데?
“음, 그건 차차 생각해보도록 하고. 다들 지금은 자기 일 열심히 하는 걸로 하죠.”
잠시간의 정적 끝에 백휘가 정리를 마쳤다.
“현수정 PD님과 옥금호 배우님은 계속 백룡 쪽 정보 모아와 주시고, 하진 씨는 주변 동료들 이용해서 ‘밥친구’ 카페인 이미지 굳혀 주시고, 너네 둘은 안드로메다 SNS 체크하고, 뉴비랑 같이 대립 구도 만든 다음에. 라모레는 말 안 해도 되죠?”
“그럼!!! 당연하지!!!”
“…그럼 대장. 한 말씀 해주시죠.”
“재언아! 우리 과 애들 따라하지 말라니까.”
어느새 거실 안에는 햇빛이 눈 부시게 들어오고 있었다.
모두가 나를 바라봤다. 이제 정말 제대로 달려가 보자는 것처럼. 나는 신뢰와 응원이 가득한 눈빛 사이에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잠깐 주저했다.
“쓰읍, 그, 저….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모여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내가 없는 사이에도 다들 나를 위해 뭔가 해 주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쿡쿡 찔리는 것 같았다. 아이템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생각한 게 바보같이 느껴져 우스울 정도였다.
“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제가 꼭 백룡어워드 수상을….”
나도 내가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모두에게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해서….
“자기야? 교장 선생님 같으니까 적당히 하고 한마디로 끝냅시다? 나 다음 주까지 여기 서 있겠다.”
“차재겸 분위기 깨지 마라.”
“그냥 다들 열심히 굴러 주세요!!! 아니면 죽어!!! 한마디 하고 끝내! 그게 자기 본심이잖아!!!”
차재겸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백룡 어워드까지 남은 날은 D-day 142일.
그래. 이제 정말 막판 스퍼트를 낼 때다.
* * *
사이다 샵의 대표는 내내 윤슬이 언제쯤 메일을 읽어 줄지 체크하고 또 체크했다. 윤슬 한 명에게 모든 걸 걸고 싶어질 때쯤, 드디어 ‘메일 읽음’ 표시가 떴다.
“안녕. 드디어 당신을 만나 뵙게 되는군요. 이날만을 기다렸어요.”
그러니 윤슬의 미팅 제안에 열 시간이 훌쩍 넘는 비행도 달려 온 것이다. 실제로 눈앞에서 본 윤슬은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내 이런 사람들을 잘 알지.’
사이다 샵 대표는 윤슬을 직접 만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대충 상대방의 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기 마련이다. 윤슬은 믿음직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 줄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서윤슬입니다. 오늘도 사이다 샵에서 구매한 옷을 입어봤는데, 잘 어울리나요?”
부드러운 대화로 분위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제법이었다. 미팅 자리에서도 센스 있게 사이다 샵을 올려치기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메가 인플루언서 하나, 코스메틱 백만장자 하나, 그리고 저쪽은…. 볼 것 없군.’
신생 코스메틱 브랜드 회사 대표는 여기 왜 껴있는지 의문이었지만, 그 점이 오히려 더 좋았다. 이쪽의 메가 인플루언서는 아직 어렸고, 저쪽 신생 대표는 경험이 적었다.
‘그럼 내가 제대로 구슬릴 건 이쪽. 백만장자 하나인가? 어렵지 않겠어. 뭐 적당한 콜라보 정도라면 얼마든지.’
사이다 샵 대표는 순조로운 미팅이 될 거라 예감했다.
“…지금 뭐라고 했죠?”
그리고 그 믿음은 몇 분 뒤 개박살이 났다.
* * *
‘너네 곧 플랫폼 더 확장할 거 안다.’
그러니까 사이다 샵은 그거다.
‘미국의 B-bly.’
패션 플랫폼 중에서는 탑으로 치고 올라가지. 융통하는 달러 액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규모가 큰 건 둘째치고, 곧 여기저기서 투자금액이 물밀듯이 들어 온다고.
“노픽션에 왜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죠? 그리고 심지어 입점까지? 우리에게 그건 너무 무모한 도전이에요. 도박에 가까운 일이죠. 저는 오늘 사이다 샵의 인플루언서가 되어주길 바라며 당신을 만나러 온 것뿐이에요. 너무 혼란스럽군요. 솔직히 말하자면 유쾌하지는 않아요.”
내가 바라는 건 두 가지.
노픽션이 사이다 샵에 입점할 수 있게 해달라. 그리고 노픽션에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위해 사이다 샵이 받은 투자금의 5%를 부어 달라.
“솔직히 말할게요. 노픽션이라는 브랜드는 당신에 대해 찾아보다가 몇 번 들어본 게 다예요. 라모레라면 몰라도 노픽션. 미국에서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죠? 미국의 소비자들도 당신이 찍어 준 레드카펫 사진에서의 머리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구요! 코스메틱 브랜드라는 인식조차 없어요. 나 역시도 그렇구요. 내 비서인 수잔은 말할 것도 없죠.”
듣는 노픽션 사장 울겠는디.
아니나 다를까 노픽션 대표는 표정 관리에 힘쓰고 있었다. 눈가가 촉촉했다.
“그 마음은 이해해요. 하지만 노픽션이라는 브랜드는 곧 미국 시장을 제대로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국내 매출 성장 역시 가파르고요.”
내 올려치기에 그새 노픽션 대표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에서죠. 미국에서는 아니잖아요? 그리고 보여 준 그래프에는 이것도 얼마 되지 않은 성장인걸요!”
사이다 샵 대표의 내려치기에 그새 노픽션 대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럼 이쯤에서 제가 한마디 해도 될까요?”
자, 바람잡이 출동. 이러려고 불러온 나의 소중한 호구, 다이아수저가 당당히 입을 열었다.
“대한민국의 코스메틱을 책임지는 라모레 역시도 노픽션의 성공을 장담합니다. 이쪽에서도 일정 선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전에 없을 스몰 럭셔리의 시작을 노픽션이 열어 볼 예정이거든요.”
참고로 노픽션이 투자금 받으면 얼마 정도는 라모레랑 갈라 먹기로 했다. 그간 나한테 뜯긴 돈들이 생각나는지 다이아수저의 눈이 광기로 번뜩였다. 돈에 미쳤구나. 물론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플랜을 듣기 전에는 난 한마디도 할 수 없어요.”
대한민국 재벌의 힘은 이래서 좋군. 깐깐한 홍콩계 사업가의 마음이 아주 약간은 열린 것 같았다.
“간단합니다. 노픽션은 초반에는 굿즈로만 입점할 거예요. 이 반응 보이시죠?”
[Teentok] [Teentok award best dresser yoonseul dress haul]조회수 778,992회
-모든 게 완벽해. 그 리본이 더해진 것을 빼면
-이런 리본 핀도 나쁘지 않지만, 쿨한 포인트가 없는 게 아쉬워 (울면서 웃는 이모티콘)
-사이다 샵 퀄리티가 꽤나 괜찮아보이는걸! 예상 외의 수확이야 하울 고마워♥
사이다 샵에서 구매한 ‘윤슬 드레스’ 영상마다 노픽션 리본에 대한 댓글이 달렸다.
“레드카펫에서 사용했던 노픽션의 리본. 그걸 굿즈로 낼 거에요. 쇼핑백에 달려 있는 리본인데요. 사이다 샵에서 100달러 이상 구매 고객한테 사은품으로 주는 방향을 생각했어요. 정식 에코 백은 따로 판매용으로 하고요.”
내가 건넨 태블릿 화면을 바라보는 사이다 샵 대표의 눈이 흔들렸다. 대충 계산 나오지? 코스메틱으로 입점하는 거 아니니까 위험 부담 적고.
“생각해 보세요. 이 쇼핑백을 얻기 위해 사이다 샵에서 쇼핑을 하는 고객들을! 그리고 이건 공짜 홍보도 되겠죠. 거리를 지나다니는 여자들이 사이다 샵의 작은 광고판이 되어 줄 거예요. 이제 곧 열리는 모든 페스티벌마다 쇼핑백을 든 여자들이 찍히는 걸 상상해 봐요. 알고리즘에 뜰 때마다 댓글로 묻겠죠. 대체 저 빌어먹을 쇼핑백은 어디 가야 얻을 수 있는 거냐고!”
괜히 브랜드마다 직원한테 자사 제품을 쓰게 하는 게 아니지.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만큼 좋은 광고 거리가 없거든. 잘한다 다이아수저! 더 해! 더 부추겨!
“이건 라모레의 프로페셔널이 주는 특급 정보인데요. 이 정도 홍보 효과를 내려면 한 분기당 백만 불 이상의 돈을 들여야 해요.”
재벌이 직접 해 주는 충고이다 보니까 저쪽도 귀 기울여 듣는다. 역시 쓸만해, 괜히 다이아수저가 아니지.
“…하지만 지금 제작에 돌입한다면 이미 여름 페스티벌은-”
“문제없어요. 이미 수급 완료입니다.”
노픽션 대표는 당당히 말했다. 이미 에코백부터 쇼핑백, 기타 굿즈는 제작 끝마무리에 들어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쇼핑백의 물량은 오만 개나 쌓여 있다고.
“그리고 이번 백룡 어워드에도 사이다 샵의 드레스를 입고 갈게요. 틴톡과 인튜버, 유스타에 콘텐츠도 업로드하고요.”
여기서 나도 같이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하지 말고 고개 끄덕여!!!
“…백룡 어워드 참석만이라면 엄청난 효과는 아닐 텐데요.”
고민되는 얼굴로 사이다 샵 대표는 중얼거렸다.
“누가 그냥 참석만 한 대요?”
이 아저씨 봐라. 뭐라는 거야.
“저는 거기 상 전부 쓸어 담을 거예요. 트로피마다 제 이름을 새길 거라니까요? 저는 백룡에서 신기록을 세울 인플루언서의 첫 스폰 기업으로 사이다 샵을 선택한 거고요.”
오늘 이 사업 계획서에 도장 찍을 때까지 비행기 안 태운다.
‘사이다 샵이랑, 노픽션의 흥행.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면 하제인 쪽에서 눈을 돌린 해외 투자자들이 나한테 붙게 되어 있으니까.’
좋은 말 할 때 지갑 열어!
* * *
“음, 그러니까 지금. 하하.”
“나, 얘 진짜 이런 사람인 줄 모르고 있었다. 야, 역시 전국 일등을 괜히 하는 게 아니네. 나쁜 쪽으로도 머리가 잘 돌아가. 나 상상도 못 했네. 이거 우리 자기가 알면 기절하겠다.”
그리고 그 시각, 재겸과 백휘는 하제인의 입시 비리를 밝힐 방법에 대해 전해 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