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81)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81화(381/405)
“선물 잘 쓸게요. 연락 주세요. 정 이사님?”
“네. 그럼요! 살펴 가세요~”
라모레에서 준비한 장밋빛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윤 교수의 뒤에서 네 사람은 한숨을 쉬었다.
“진짜 미친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배키야….”
“재겸아, 형 심장이 너무 크게 뛴다. 기자 인생 이런 스릴 처음이야.”
“아니, 최백휘 씨 진짜.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사기를.”
“하하.”
방금 전 최백휘는 아무렇지 않게 윤 교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 이제 가 봐야 해서, 다시 인사드리러 왔어요. 윤 교수님.”
“맞다. 백휘 학생!!! 아까 내 핸드폰 갖고 있지 않았어?”
“네…? 핸드…폰이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순진하게 눈을 뜬 최백휘에게 윤 교수는 목소리를 크게 냈다.
“아까! 아까 우리 사진 찍고! 이럴 때가 아니야. 씨씨티비!”
“아…. 그거 서버분께 안 받으셨어요?”
“…어라? 어?”
“깜박하셨나 봐요. 제가 다른 직원분께 묻고 올게요. 걱정 말고 잠시만 기다리세요.”
멀리서 윤 교수를 바라보고 있던 최백휘는 핸드폰을 찾기 시작할 때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빠르게 재언에게서 핸드폰을 받아 온 뒤 입구에 있던 스태프에게 분실물이라고 맡겨 뒀다.
일부러 모르는 척 이 스태프 저 스태프를 붙잡고 핸드폰에 행방에 대해 묻는 척하다 처음 핸드폰을 맡겨 둔 직원에게 다가갔다.
“분실됐던 핸드폰. 저분 거래요. 다시 주시겠어요?”
“아, 여기 있습니다.”
자기가 맡겨 놓고 자기가 찾아가는 연기력이 탁월했다. 윤 교수가 잃어버린 핸드폰을 다시 돌려준 최백휘의 얼굴에는 다행이라는 미소가 어려 있었다.
“제가 아까 챙겨 놨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서버분이 계속 갖고 계셨나 봐요.”
“어후~. 아니야. 아니에요. 내 정신 좀 봐….”
핸드폰을 다시 돌려받은 윤 교수는 그제야 안심한 듯했다. CCTV를 찾으며 소리 질렀던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빠르게 퇴장했다.
“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 털 거 다 털었냐? 그게 제일 중요하지.”
“응. 백 프로 완료.”
이렇게 4인조 사기단은 며칠에 걸쳐 작년 한국대 미학과 입시를 담당했던 교수들의 폰을 털었다. 행사에 왔던 교수들은 모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돌아갔다.
증거들이 차곡차곡 모이기 시작했다!
* * *
[Teentok] [Korean vegan beauty? 🙁 XXX sajanmue tone up cream]조회수 287,1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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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에 일년 동안 있었어. 내가 보고 느낀 바를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한국의 여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백인이 되고 싶어 해. snow white 주사라는 걸 모두 맞는다니까? 그리고 어두운 피부의 한국인들은 이따위 농담을 하지. ‘너 정말 흑인같다!’
˪굉장히 역겹네.. 이런 나라는 절대 가고 싶지 않아
-코리안 가쉽 걸이라고 그녀를 찬양하던 놈들 다 어디 갔어? 🙁 난 제인에게서 어떠한 해명이 나올때까지 세잔뮤를 결코 지지하지 않을 거야
세잔뮤는 공중파 방송의 영향력에 대해 실감하고 있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묻으려 했던 방송분은 국내에서는 ‘뒷광고’로 초점이 맞춰지고, 해외에서는 ‘화이트 워싱’으로 초점이 맞추어졌다.
“…어떡하죠.”
“일단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게 지금으로써는 최선이겠네요….”
제인은 틴톡을 타고 올라가는 검색어에 안색이 창백히 굳었다. 해외에서 인종차별 브랜드로 낙인찍히는 것만큼 매출에 지장 가는 일이 없었다.
“그래도, 아직 아시아 쪽 판매량은 괜찮죠?”
“네. 태국이랑 싱가폴 쪽에서는.”
제인은 핸드폰을 켜 <노모럴 호텔> 출연자들에게 연락했다. 틴톡에서 아무리 난리를 쳐도 천만 틴톡커들의 추천 아이템이라면 사용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챌린지 한 번이면 하루에도 몇천 개씩 새롭게 팔리는 게 이 바닥이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 플랜대로 진행해요.”
수많은 논란이 있었다. 제인은 그 논란을 모두 헤쳐 나간 사람이었다. 그러니 이번 논란도 물 흐르듯 넘어갈 수 있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최악의 수는 리콜인데…. 저희는 그럴 일 없어요. 절대.”
내년 상반기에는 제주를 넘어 LA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열 예정이었다. 투자자들에게 뭔가 확실히 보여줘야 했다. 당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조만간 구정모 PD님 기사도 새로 날 테니까 거기에 집중해주세요.”
그러나 제인이 간과하고 있는 게 있었다.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에 인튜브 시장 몸살… 언제까지 내돈내산인 척?] [이것만 바르면 됩니다~ 인플루언서들의 단골 멘트. 물론 “내가 광고하는 것만”] [톤업크림 바르면 피부과 끊는다? 아니요. 오히려 단골됩니다]세잔뮤를 죽이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는 라모레 하나가 아니라는 걸.
* * *
바이러스 시대였다.
―마스크를 사용함으로써 ‘틴트’ 매출이 역대급으로 낮은 수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혹은 ‘건조한 입술도 촉촉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신제품을 줄지어 선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김민정(27세. 서울 동작구)
―계속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니까 그때마다 (입술 화장을) 고칠 수도 없고. 귀찮아서 그냥 있어요. 틴트? 안 산 지 좀 된 것 같은데….
이윤희(18세. 서울 서초구)
―립밤도 옛날엔 색 있는 걸 발랐는데요. 마스크에 그대로 자국 남아서 더러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무향에 무색을 주로. (사는 편) 제 친구들도 다 그래요.
코스메틱 업계의 매출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제품에 들인 개발비며 홍보비가 전부 손아귀에 쥔 모래처럼 스르륵 빠져나갔다. 아무리 인튜버로 영상을 만들고 유스타그래머들에게 사진 업로드를 요청해봤자 무리였다.
비상사태!
눈치가 빠른 몇 브랜드에서는 홈 케어와 바디 관리 쪽으로 돌렸지만, 그 카테고리는 이미 선점한 브랜드들이 있었다.
바로 세잔뮤와 노픽션이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지! 이번 달 바이럴 비용 전부 세잔뮤 죽이는 데에 쓴다.”
세잔뮤의 톤업크림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바디 워시와 바디 로션도 함께 구매했다. 정확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하제인의 이미지를 구매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거 싱가폴 쪽에서는 리콜 가능할 것 같은데요? 계속 문의 넣어봐요. 성분 조사 여기가 제일 깐깐하니까.”
하제인의 이미지를 떡락시켜 버리면 세잔뮤가 손에 쥐고 있던 바디 워시, 바디 로션, 톤업크림 고객이 다시 시장에 풀린다는 뜻이었다.
“좋아. 번역해서 해외 사이트에 쫙 뿌려봅시다!”
그렇게 세잔뮤의 럭셔리 브랜딩이 서서히 틈이 생겼다.
* * *
[구정모 PD, K-콘텐츠의 저력 보여주나… “노모럴 러버”로 미국 시장 진출]국내에서는 ‘프로젝트 111’, ‘환승 시그널’, ‘노모럴 호텔’ 등 3연타로 대박을 터뜨린 스타 PD, 구정모가 해외 진출을 알렸다. 넷홀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헤어진 남녀를 무인도에…
“후.”
제인 측은 투자자들과 손을 잡고 빠르게 구정모 PD의 기사를 퍼뜨렸다. <노모럴 러버>에 들어가는 투자자 중 한 명이 제인 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세잔뮤를 비롯해 세잔뮤에 투자하던 기업들이 모두 구정모 PD의 다음 프로그램에 돈을 쏟아 부었다. 이른바 갈라먹기였다.
지잉-
제인의 핸드폰이 울렸다.
[jane 정말 고마워 😀 앞으로도 우리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자구]입력: 나야말로 고마워. 함께 해준 챌린지 덕에 부정적이 여론이 쉽게…
“…쉽지는 않았지만.”
세잔뮤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천만 틴톡커들을 이용했다. 그중에서는 구정모 PD의 다음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도 있었다.
“뭐, 어찌 됐든. 세잔뮤는 계속 잘될 테니까.”
방송의 힘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또 그만큼 방송의 힘을 잘 알고 있는 제인이었다. 다시 화제성을 끌고 오기만 한다면 문제없을 것이었다. 이걸로 이제 끝났다. 투자자들은 제인을 열심히 밀어줄 것이었고, 제인 역시도-.
쾅-!
그때였다.
“제인 씨. 들었어?”
세잔뮤의 사무실로 급하게 소속사 실장이 찾아왔다. 두 눈동자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 싱가폴에서 연락왔어요….”
실장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내밀었다. 제인은 잽싸게 종이를 낚아채 읽었다.
[Sejanmue Re-call…]싱가폴 쪽에서 세잔뮤의 전 제품을 리콜 시정권고 조치를 하기 시작했다.
“…이거, 기사 풀렸나요?”
“나도 방금 막 받은 거라 기사는 아직일 거예요.”
소속사 실장의 말을 무시하고 제인은 노트북을 열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일이 이상하게, 지나치리만큼 빠르게 악화되고 있었다.
[해외직구, 이제는 조심하세요~ 국내 제품도 낱낱이 조사 중…]싱가폴 쪽에서 세잔뮤의 전 제품을 리콜 시정권고 조치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 해외 직구가 증가하며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의 국내 유통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강묵 장관은 ‘국내 유통’뿐만이 아니라 ‘국외 수출’ 건까지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며 국민들의 생활 건강에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략) 시정권고 조치된 제품 중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세잔뮤…
“최강묵…? 최백휘…!”
또다시 윤슬이었다. 기사를 본 투자자들에게서 하나둘 연락이 왔다. 투자 진행에 대해 발을 빼려는 모양이었다.
“제인 씨. 어떡하죠?”
“아직 싱가폴 한 국가뿐이니까 버틸 수 있어요. 오히려 깐깐한 싱가폴에서도 다시 재인증받은 세잔뮤, 그렇게…. 비건 뷰티 이미지는 태국이랑, 제주로. 그렇게….”
제인의 입술이 떨렸다. 적어도 국내만큼은 마지막까지 지켜야만 했다. 한국 내에서 리콜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