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389)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389화(389/405)
윤 교수의 제자는 당혹감에 물들었다. 라모레 전시가 엎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지 채 오분도 되지 않아 그 소식을 알고 있는 사람이 나올 줄은 몰랐다.
‘어떻게 안 거지…?’
찔리는 게 있는 사람에게 기자의 명함만큼 날카로운 건 없었다. 제자는 받은 명함 모서리를 불안하게 만지작댔다.
“곧 태극일보 쪽에서 대형 기사 하나 터질 겁니다. 그 전에 빠져나갈 기회 드리는 거예요.”
박동진 기자의 정확한 발음은 신뢰감을 주었다. 제자는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 망설임에 박동진 기자는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하…. 윤 교수님께 뒷돈 드린 거 저희 쪽에서도 이미 입수한 정보입니다. 젊음, 청춘, 그런 이미지로 상업계 데뷔 노리셨는데 이제 곧 다~ 물거품 될 거라고요.”
제자의 흔들리는 눈을 똑바로 마주한 박동진 기자는 핸드폰 화면에 윤 교수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제주 세잔뮤 매장 가서도 따로 ‘선물’ 받으시는 윤 교수님이십니다. 이거 보통 건 아니에요. 대학 입시랑도 연관되어 있고, 브랜드 탈세로도 이어져요.”
그제야 실감이 난 건지 제자의 두 눈에 눈물이 들어찼다.
“솔직하게만 미리 말씀해주신다면 최소한 예술계에서 매장은 당하지 않으실 겁니다. 정의를 위한 고발. 뭐 그런 걸로 제가 따로 헤드라인 장식해 드릴게요.”
박동진 기자는 때마침 울리는 알람에 씨익 미소 지었다. 타이밍 좋게 폭로 영상이 업로드됐다.
“보이시죠?”
[Intube] [그 브랜드 파도파도 괴담만..ㄷㄷ 세잔뮤 제주 전시 뒷돈?] 07:22“이제 시작이에요.”
안드로메다의 영상은 업로드 1시간 만에 20만 조회수를 찍었다. 동시에 기사가 무섭게도 쏟아졌다.
* * *
[익명게시판/ 야 안드로메다 이번영상 찐같음?]사진까지 찍어온게 ㄹㅈㄷ긴한데…;; 근데 교수가 제자 전시하는데 한번 가볼수잇지 않나 싶기도 하고ㅠㅠㅋㅋㅋ 댓글보면서 헐 대박미친진짠가아닌가 이거만 반복중임
-내가보기엔 찐…ㅋㅋㅋ 은근히 전시에는 뒷돈 많이 오가ㅜ 내가 이거 때문에 예체능 접었어
-ㄱㅇㅎ가 얼굴까인뒤로 미쳐서 만든영상인거 내눈엔 그저 투명한데 이거에 속는애들도 있구낭 ( •́ㅿ•̀ ) 신기
-하제인이 뭐가 부족해서 뒷돈받고 전시를 엮어줌ㅋㅋㅋ 저기 들어간 인테리어만 봐도 돈쳐발랐자늠
제인은 핏줄이 터져 새빨개진 눈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하고 또 했다. 이전 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 옆에 렉카 인튜버 따위가 붙어 있다는 게 참을 수 없었다.
“이거 진짜인가요, 제인 씨?”
“…이런 렉카를 믿으세요?”
“지금 솔직하게 말해야 돼요. 여기서 더 일이 번지면 저희 정말 손 놓을 수밖에 없어요.”
내내 소속 연예인의 루머들을 처리하느라 피곤한 건 실장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한계였다. 세잔뮤는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낭떠러지였다. 대상은커녕 수상 후보에서마저 제외될지도 몰랐다.
“수상 못 하는 일이 있더라도 불명예스러운 퇴장은 없어야 해요. 그럼 두 번 다시 복귀 못 해요. 제인 씨? 내 말 듣고 있어요?”
“아니라니까요.”
“…그럼 입장문 냅니다? 정말이에요. 여기서 더 일이 번지면 끝장이에요.”
재차 되묻는 실장에게 제인은 답지 않게 소리를 질렀다.
“아니라잖아요!!! 진짜 렉카 하루 종일 보니까 머리가 어떻게 되신 거 아니에요?”
세잔뮤 측에 남아 있던 투자자들에게서도 내내 연락이 왔다. 그 사람들만큼은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어야 했다.
“지난번에 고은하 터졌을 때 바로 글만 써주셨으면 여기까지 안 왔어요.”
“…제인 씨가 아시다시피 세잔뮤랑 엮인 저희 배우님들도 곤란한 상황이라서요.”
세잔뮤는 도산 위기에 처해 있었다. 고작 한 달 사이에.
“서윤슬이 먼저 고은하한테 당했다는 식으로 글 올리고 나니까 저한테는 반응도 잘 안 왔잖아요! 억울한 건 내가 더 억울한데!!!”
“…하. 그럼 지난번 말씀 주신 거랑 같이 입장문 올릴게요.”
세잔뮤는 뒷돈을 받고 전시를 열어주지 않았다.
“…고소 공지도 같이 띄워주세요. 함부로, 두 번 다시는 못 까불게.”
교수들은 제인에게 돈을 건네러 온 것이 아니었으니 제인의 말은 틀린 바가 없었다.
[Notice]세잔뮤에서 공식 입장을 밝힙니다. 현재 퍼지고 있는 ‘세잔뮤 제주 전시’에 관한 의혹들은 모두 루머이며. 세잔뮤와 아티스트에게 고의적 비방, 허위 사실 유포 등 각종 범죄 행위에 대하여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제인의 소속사는 배우들과 세잔뮤에 대한 모든 것들이 악의적 추측이며, 법대로 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다. 대중은 그 태도에 잠시 움찔했다.
[HOT/ 현재 손발 덜덜 눈물 줄줄 악플러들 상황.jpg](제인의 소속사 공지.jpg)
ㅋㅋㅋㅋ 이제 또 댓삭파티 일어날듯ㅠ 어제 트릿터 알티탄글들은 이미 다 고소들어갔을걸로 보임ㅋㅋ 하여간 인터넷이라고 또또!! 생각없이 굴지 ㅉㅉ
미리 고용한 바이럴 회사가 여기저기 고소 공지를 퍼 날랐고, 여론이 제인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을 때쯤이었다.
-내 배우 머리채잡혀서 어제 게시판도 못들어왔어… 심장떨려서ㅠㅠㅠ
˪토닥토닥…나도그랬어…
-흠 좀 쎄하다ㅋㅋㅋ 괜히 찔리는 느낌
-하제인 진짜 스타성 장난없다; 인터넷에서는 열등감 가진 사람들이 물고뜯지 현실에서는 하제인 이용하려고 눈시뻘개져있지 ㅠ 얘도 참안됐음…
˪안드로메다도 소름인데 원료공장 사장님도 좋은사람은 아니라ㅋㅋ 하제인은 그냥 사주상으로도 주변에 인복 없는사람가틈 내가보기엔
제인이 고소 공지를 올린 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박동진 기자는 윤 교수 제자의 인터뷰 전문을 업로드했다.
-????ㅋㅋ 지금 새 기사 떴음ㅋㅋㅋ 와 치밀하다 하제인^^ 근데 좀 멍청해뵘
-야 이 글도 바이럴 아님?ㅋㅋㅋ 기사 뜨자마자 여기 퍼왔네 1분도 시차 안두고? 흠ㅠ 지금 새로온기사나 보러가세요 여러분~~
제인이 했던 말이 전부 거짓말이라는 듯이.
* * *
[인기 브랜드 매장에 네 그림 걸어줄게, 팝업 스토어의 검은돈 전시]최근 바이러스 시대를 맞아 전시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이른바 ‘팝업 스토어’ 형태의 전시인데요. 인기 브랜드의 제품과 함께 작품을 걸어 두며 예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객들도 참여하는 형태입니다. 관객들은 생활 속 예술에 너도나도 사진을 찍지만, 이 작품이 여기에 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통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최근 논란이 불거진 S** 브랜드 전시에 이어 한국대 윤** 교수의 다음 전시를 조사해보았습니다.
곽현정(가명): 아무래도 저희 같은 사람들은 전시 한 번 한 번이 정말 소중해요. 이 기회 놓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만 들고…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렇지만 저도 마음이 너무 무겁고…
박동진 기자의 기사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
[HOT/ 지금 99% 확정난 세잔뮤 뒷돈사건.jpg]세잔뮤측에서 절대 아니라고 고소공지 띄웠는데 1시간도 안돼서 정리된 기사 올라옴
길어서 읽기 힘든사람 위해서 요약
세잔뮤 제주 전시 윤**교수가 뒷돈받은거 맞음
>>>윤**교수 안드로메다 영상에 올라왔던 그 사람 맞음
>>>이번에는 라모레 전시에 걸어주겠다고 뒷돈받음
>>>라모레측에서 소문 듣고 전시 엎음
>>>태극일보측에서 증거 캐다가 돈 공중에 날린 제자 찾아감
>>>제자 폭로
-어쩐지 제주 세잔뮤 매장 그림 개후지더랔ㅋㅋㅋㅋ 미리 알아본 내안목 개쩔었당
˪거기까지 간거면 일단 안목은 좀… 제주세잔뮤 왜갔음
˪시비걸지마; 친구가 가자해서 간거니까
-이거 진짜 제대로 더 파봐야되는거 아니야? 고소한다고 깝치다가 노간지ㅠㅠㅠㅠㅠ
-근데 이쯤되니까 하제인이 찐금인지 짭금인지도 안궁금하고… 그냥 도금같아 뭐 이렇게 다 가짜야 사람이;
˪도금 ㄹㅇㅋㅋㅋㅋㅋ 인간새비지캣ㅋㅋ 계속터져줘서 너무 고마움 내 길티플레저ㅎ
기사를 읽던 윤 교수의 손이 사정없이 파르르 떨렸다.
“이, 배은망덕하고 괘씸한…!”
저들을 잘 키워내기 위해 약간의 수고비를 더 받은 것뿐인데, 뒤에서 이렇게 통수를 칠 거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윤 교수는 곧장 핸드폰을 끓는 물에 담궈 버렸다. 지금은 아직이었다. 잡힌 것은 꼬리일 뿐.
“됐어. 딱 여기까지만이라면.”
전시회 뒷돈 정도야 감당할 수 있는 선이었다. 제아무리 증언을 한다 쳐도 제자들은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으니까.
* * *
“이제 그다음.”
나는 불붙은 듯 하제인의 이름이 끝도 없이 언급되는 걸 바라봤다.
<대한민국에서 트렌드 중↓>
#하제인
800트릿
#세잔뮤
3000트릿
#감성시녀들진짜
1200트릿
제주 세잔뮤 매장이 유행이었던 것만큼 화력이 상당했다. 감성과 스몰 럭셔리를 메인으로 내세운 세잔뮤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욱 배신감을 느꼈다.
“자기야, 안드로메다랑 뉴비 조회수 계속 올라가고 있고~”
고은하의 정체를 폭로한 뉴비의 영상과 하제인의 제주 세잔뮤 뒷돈을 폭로한 안드로메다 영상이 계속해서 퍼져 나갔다. 나는 날짜를 확인했다.
백룡 어워드 시상식까지 D-day 15일.
백룡 어워드 투표 마감일까지 D-day 8일.
조만간 세잔뮤 뒷돈 건에 대해 하제인이 정정 기사를 낼 거다. 그때도 지금처럼 하제인이 계속 거짓말을 해 주길.
나는 준비해 둔 다음을 실행했다.
“그럼 이제 뉴비 얼굴 까자.”
차재겸은 고은하에게 연락을 넣었다.
입력: ㅠㅠ나 이제 뉴비 정체 확실히 알아냈음
입력: (루비 신상.zip)
입력: 옛날에 하제인 실물짤 돌아다닐 때 옆에있던 그사람!!!
이제 루비의 정체가 밝혀질 시간이다.
* * *
뉴비는 멤버십에 가입하는 사람들을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게 다 얼마야아-”
전부 메롱이 덕이었다. 안드로메다의 정체를 알려 준 것으로도 모자라 하제인과 같은 소속사 연예인들까지 정보를 물어다 주니 매일이 떡밥 파티였다.
“이제 또 슬슬 서윤슬을 해볼까아…. 얘, 안 한 지 좀 됐는데.”
뉴비는 인튜브 크리에이티브 어플을 확인했다. 어떤 검색어로 들어오는지 제대로 체크해야 완벽한 렉카 영상을 만들 수 있는 법이었다.
“응? 이건 뭐지이….”
그런데 몇 시간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링크를 타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뉴비는 갑자기 등골이 쎄해짐을 느꼈다.
“검색어…를. 볼까아….”
검색어를 클릭하자마자 뉴비는 깨달았다.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되었음을.
[Intube creative]▶검색 키워드
-뉴비 정체
-젬스톤 루비
-젬스톤뒷광고
아니나 다를까. 인튜브에 급하게 자신을 검색해 보니 가장 위에 새로운 영상이 떠 있었다.
[Intube] [뉴비의 실체? 제가 잡았습니다 얼굴 구경하고싶다면 얼른와!] 07:22조회수 19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