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403)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403화(403/405)
백룡 어워드 투표가 끝난 바로 직후, 브랜드들은 보란 듯 모델의 사진을 커다랗게 걸어놓고 그간의 가격은 잊으라는 듯 할인가를 적어두었다. 소비자들은 다시 한번 숭배적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백록화, GU, 한국우유, 올리브일, 엘더아머, 사이다샵, 노픽션, 그리고 라모레까지.
무언의 경고였다.
우리가 보고 있다
윤슬의 뒤에는 기업들이 버티고 있다는 말이었다.
“…사람들이 저희를 바보로 아나 봅니다.”
“아직도 항의 메일이 끊이지를 않는데, 우리가 미쳤다고!”
“이거 정상적으로 진행이 불가합니다.”
백룡 어워드 수상 후보에서 하제인의 사진이 내려갔다. 완벽히 끝이었다.
“이번 어워드는…. 긴장감은 떨어지겠군.”
심사위원장이 탄식했다.
“이미 모두 누가 대상인 줄 알고 있으니.”
심사위원장의 말에 옆에 있던 사람은 피식 웃었다.
“자네 왜 웃나?”
“긴장감이야말로 최고조일 겁니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 문제에 긴장감을 갖는 사람은 없기 마련이다. 심사위원장이 무어라 한마디 더하려 하자 다른 사람이 말을 이었다.
“그럼. 모두가 한 사람만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게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뻔했다.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창문 건너편에도 윤슬의 전광판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었다.
* * *
빠르게 일주일이 지나갔다. 그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HOT/ 스트리밍 방송하다 엄마 들이닥친 인튜버.jpg]는 안드로메다ㅋㅋㅋㅋ 하제인 까는 방송 또 하다가 엄마 들어옴 아래 클립 레전드임 ㅠ
―하제인 때문에 이게 다 뭐-… 어? 엄마?
―고은하 너 미쳤어! 정도가 있지 이게뭐야! 너! 엄마가 그짓거리 그만 하라 했지! 집으로 온 고소장이…
―얼만데? 물어주면 되잖아!!!
여기까지 뻔뻔해서 웃겼는뎈ㅋㅋㅋ
―지금 그게 문제야? 얼마냐고? 니가 몇 명한테 고소를 당했는지 알긴 알아? 너 한국 들어오면 임시구치소 가야돼! 강제 영구 입국금지라고!
서치해봤는데 해외사는 사람이 한국인한테 악플로 고소당하면 입국 하자마자 공항에 있는 구치소에 들어가나봄…ㅠ 고은하 이제 평생 태국에서 살아야하는거임
-교훈을 주는 결말이다…
˪22ㅋㅋㅋㅋ와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징 ㅠㅠ
-그와중에 얼마냐고 묻는거봐ㅋㅋㅋ 할말 많은데 고소당하기 싫어서 참는다
-뉴비는 어케된거임?
고은하에 이어 렉카로 활동하던 뉴비는 후원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가수 하진, 렉카 인튜버 고소… “절대 선처 없어”] [아이돌 김유리, 렉카 인튜버 뉴비와 전면대결 “고소진행 중”]하진과 유리를 비롯해 그간 뉴비에게 당했던 모든 연예인들이 하나로 뭉쳤다. 번 것보다 더 많은 돈이 소송비로 나갈 것이었다. 얼굴이 알려졌으니 이제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불가능했다. 뉴비의 인튜브 계정은 잦은 신고로 인해 계정이 폭파되었다.
@신체리
팔로워 6만 팔로잉 7
정말 죄송합니다… 아래는 저의 진심을 담은 사과문입니다
(렉카 사과문_신채리_애바노트_)
그간 차재겸의 렉카학원생이자 금수저 일상계로 활동했던 단톡방 멤버들은 모두 활동을 중단했다. 사과문을 업로드하면서까지 선처를 구걸했다. 수많은 인용 RT로 인해 과거 그들의 글이 다시 한번 끌어올려졌다.
‘…다행이다.’
이 모든 폭죽놀이가 끝나고 핸드폰을 빼앗겼던 진짜 메짱이는 안심했다. 끝까지 자신만은 밝혀지지 않았으니. 하지만 오산이었다.
“안녕하세요~”
“…….”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촬영장 아르바이트였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지나치게 싸늘한 것만 빼면.
“어…. 저…. 지각 아니고 십분 일찍….”
“나가.”
그들이 보고 있는 노트북에는 메짱이의 사진이 커다랗게 나와 있었다. 메짱이가 안드로메다 단톡방 주요 멤버이자 안드로메다의 오른팔이었고, 무엇보다 촬영장에서 몰래 사진을 찍어 밖으로 퍼 날랐다는 사실이 타격이 컸다.
“그거 저 아니에요! 그, 중간까지는 제가 맞는데요….”
“그딴 거 우린 관심 없어. 앞으로 이 업계에 발붙일 생각하지 말아야 될 거예요. 알바비는 나중에 입금해 줄 테니까 얼른 나가라고!”
촬영장에서의 이야기로 안드로메다의 영상 제작을 도왔다는 것 하나만으로 메짱이는 매장되기 충분했다.
“야, 차재겸 이거 너가 올렸어? 미쳤어. 렉카학원 애들로 퍼뜨린 것도 아니고 직접?”
“자기야~.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올린 건 아니야. 저-기 다희 누나한테 물어봐.”
“아니. 저쪽이 올렸다가 고소당하면 그게 더 큰일인데?”
“아니 뭐…. 나도 안 올렸어요. 지시만 했지.”
“그게 누군데요?”
젬스톤에서 근무하며 윤슬의 글을 열심히 썼던 그 퇴사자가 화살받이가 되었다. 마지막까지 이쪽의 신상만큼은 까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진짜 올해 마지막이긴 한가보다ㅠㅠㅋㅋㅋ 도파민이 빵빵터지네
-저 메짱이 우리 과 동기인데ㅋㅋㅋ 핸드폰 평소에도 잡고 살았었어ㅠ 근데 저것때문이었다니..
-얼른 백룡어워드 하면 좋겠다ㅠㅠㅠㅠ윤슬이 보고시퍼
그렇게 드디어 백룡 어워드 당일.
* * *
[Intube] [LIVE 백룡어워드 시상식 생중계]참여자: 243,556
-역대급개꿀잼시상식ㄷㄷ 컨텐츠가 빵빵터졌죠
-아ㅋㅋ트래픽도 터졌다고ㅋㅋ
-여기 전야제를 일주일 전부터 하는 시상식이 있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백룡 어워드는 GBS와 함께 인튜브 어워드로 동시 송출되었다. 시상식이 매일같이 열리는 연말이지만, 올해 대중들의 관심은 온통 백룡 어워드에 쏠려 있었다.
-ㅋㅋㅋㅋ다른 시상식들 진짜 개노잼이었음
-이것만을 기다려왔다ㅠㅠㅠ 우리 윤슬단 모여라
인튜브에 동시 송출하는 백룡 어워드는 어느새 참여자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Intube] [LIVE 백룡어워드 시상식 생중계]참여자: 547,881
-윤슬!!! 。゚(゚´Д`゚)゚。 절대로 지지 마십시오 지금처럼 달려 나가야 합니다! 모두가 전력으로 응원합니다
-윤슬은 아직이야? 시차 때문에 새벽에 일어난 사람 생각도 좀 해 줘. 어서 윤슬에게 대상을 바쳐. 그리고 난 좀 더 자야겠으니. (침을 흘리는 이모티콘)
-당신의 인생에서 가치 있는 수 많은 순간 중 하나를 목도하게 되어 기쁘다 윤슬은 앞으로도 K-콘텐츠의 거대한 산이 될 것
외국에 퍼져 있던 윤슬단이 빠른 속도로 모이기 시작했다. 댓글창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바로 yoonseul 이었다.
시상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레드카펫. 도착하는 차가 한 대씩 늘어날 때마다 대중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제발 윤슬이
-이번에도 윤슬이 아니야?ㅠㅠㅠㅠ언제나와
-기다리세요 주인공은 원래 마지막입니다
윤슬을 애타게 기다리는 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 * *
윤슬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시상식을 보고 있었다.
“쟤가 걔라니까! 캬. 나는 이런 날 올 줄 알았다. 우리 2차 가요 2차! 맥주 마시면서 보자!”
“넵. 팀장님. 근데 가서는 또 라모레 팝업 스토어 얘기 안 하실 거죠? 저희 그거 백 번째 듣고 있어요.”
윤슬이 고등학생 때 팝업 스토어를 도와주었던 라모레 매장 직원은 어느새 팀장이 되었다.
“관장님!!! 재언이 형 몇 시에 나옵니까?”
“근데 왜 배경화면은 윤슬 누나….”
윤슬이 들렸던 재언의 복싱장 식구들은 달고나 커피를 하도 저어 오른쪽 팔근육이 발달하였다. 왼손으로도 만들려 해봤지만 매번 힘 조절을 잘못해서 그릇을 깼다.
“언니. 시상식 안 본다고 하지 않았어? 재미없다며.”
“아~. 서윤슬 대상 받는 건 볼라고.”
독서실에서 한국우유 광고를 보며 눈물 흘렸던 수험생은 예비 대학생이 되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한 번에 지원한 대학 문을 뚫고 입학했다.
“우리는 또 여기서 보냐.”
“엉. 그니까.”
“차재겸이 없으니까…. 당구장밖에 갈 데가 없다.”
USB, 해돋이, 그리고 그냥 현우. 셋은 당구장에서 중간중간 TV에 흘러나오는 시상식을 보며 윤슬의 이야기를 했다. 오늘따라 공이 딱딱 잘 맞았다.
“아. 내가 저 자리에 있었어야 했는데! 그러면 또 딱 인생샷.”
“감독님~. 지난달에 광고 촬영할 때 이미 보셨잖아요.”
윤슬의 광고를 담당하다시피 한 감독이자 현수정 PD의 후배는 그 뒤로 대한민국 최고의 광고 감독이 되었다. 그가 찍은 광고 중 단연 일등은 여전히 서윤슬의 한국우유 광고였다.
“오늘 영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카페 In> 촬영 때 만났던 카페들은 모두 시상식을 보기 위해서 입구에 있는 close 팻말을 돌렸다.
놋데월드의 곰차 점장님은 손님들의 버블티에 빨대를 하나하나 꽂으면서도 콧노래를 불렀다. 시상식을 보고 싶었지만, 안 봐도 이미 답은 나와 있었으니까.
“으흐흑. 오늘까지….”
원두진이 아르바이트로 갔던 카페의 알바생은 눈물을 쏟았다. 단골이자 큰손인 ‘겨미겨미기여밍’이 오늘은 빨대와 포크를 50개나 주문했다. 50인분의 케이크와 커피 크로플과 스무디를 포장하던 직원은 은근한 복수심으로 빨대 하나는 구멍 난 것으로 넣었다.
* * *
“으!!! 아 씨. 이거 빨대 중간에 구멍 났어~”
윤슬 없는 윤슬 집. 그러니까 윤슬의 본가에서 모두와 함께 생방송을 보던 차재겸은 음료를 마시다 말고 셔츠가 얼룩졌다고 징징댔다.
―드디어 우리가 기다리던 팀이죠?
―지금 댓글창이 너무 무서웠어요. 네. 유난히 지치고 힘들었던 올 한해를 잘 버틸 수 있게 도와준 바로 그분들입니다. 벌써부터 팬분들의 응원 소리가 들리는데요.
―저도 잠깐 저기 껴도 될까요?
그러나 그 누구도 신경을 써 주지는 않았다. MC들이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뻔했기 때문이었다.
“어!!!”
드디어 밴의 문이 열리고, 그들이 기다리던 사람이 나왔다.
“서윤슬!!!”
“윤슬아아악!!! 여기 한 번만 봐줘!!!”
“윤슬아! 윤슬아! 오늘 잘해야 돼! 대상 너무 축하해!!!”
펑-!!!
폭죽 같은 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
펑-! 펑-! 펑-! 펑-!
카메라가 쉴 새 없이 오늘 밤 주인공의 모습을 찍어댔다.
윤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