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404)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404화(404/405)
윤슬의 등장과 동시에 카페IN 마이너 갤러리가 불타올랐다.
[카페IN 마이너 갤러리] [우리토끼내새기ㅠㅠㅠㅠ따뜻하게잘입은거봐ㅠㅠ] [하…가슴벅차오른다…아ㅏ아아악 카페인시즌2빨리내] [지금ㅇㄴ튜브 댓글속도봄?ㄷㄷ미쳤다] [다 비키라고ㅋㅋㅋ <진짜> 나가신다고]윤슬의 전광판이 서울 시내를 뒤덮다시피 한 뒤로 이들의 행복감은 표현할 수 없이 치솟아 올랐다. 눈을 돌리는 모든 곳에 윤슬이 있었다. 눈이 녹는 따스한 봄이 되면 내려갈 전광판에 아쉬워하던 것도 잠시, 이들은 벌써부터 다음 조공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백룡어워드 시상식 달려♨]-잰슬백슬 다 난리났넼ㅋㅋㅋ누구 에스코트 받으면서 올지 투표 개팽팽했는데 결국 둘다 아님ㅋㅋㅋ
-옥금호서윤슬 최고다ㅠㅠㅠㅠ
-서윤슬갱얼쥐파는 모두 고개를 숙이세요 내가 토끼맞다고했지 봐라 토끼파의 승리다
-원두진… 왜저렇게 걷는거야…?
새하얀 프롬 드레스 위에 짧은 퍼 케이프를 걸친 윤슬은 환하게 웃으며 옥금호의 에스코트에 맞춰 레드카펫을 걸었다. 그 뒤로 재언과 백휘가 따라붙었고, 많이 긴장했는지 손과 발이 함께 나가는 원두진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Cider shop
[Yoonseul fur cape] (Hot!) [Yoonseul winter dress] (Hot!)전 세계 라이브 송출은 사이다 샵 사장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벌써부터 윤슬의 이름이 붙은 제품들이 빠르게 팔려 나갔다.
펑-! 펑-! 펑-!
차차차차차차차찰칵-!!!
걸음마다 조명이 끊이지 않았고, 셔터음 소리가 크게 울렸다. 윤슬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 그대로 라이브에 잡혔다. <카페 In>의 해외 팬들은 자신들이 저 자리에 없음을 미친 듯이 슬퍼했다.
[Intube] [LIVE 백룡어워드 시상식 생중계]참여자: 1,107,899
윤슬이 나온 것만으로도 백룡 어워드 생중계를 보는 사람은 백만 명을 넘겼다. 그렇게 축제 같은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 * *
“슬아, 여기 물.”
우리는 무대 가장 앞에 위치한 테이블에 앉았다. 둥그런 원형 테이블 위로 조명이 빛났다. 내 이름이 선명히 적힌 종이까지 반짝거릴 정도로 강한 빛이었다. 아까부터 입 안이 바싹바싹 마르는 나에게 백휘가 물을 건네주었다.
“긴장돼?”
“조금. 아니 사실 많이.”
그간 상태창과 함께 했던 날들을 돌이켜봤다. 처음 눈앞에 나타났던 글자들, 믿기 힘들었지만 모두 현실이었던 하루하루. 어떤 때에는 깊은 바닥에서 나를 끌어 올려 주는 것 같았고, 어떤 때는 기껏 올라온 계단 저 아래로 데굴데굴 떨어뜨리는 것 같기도 했다.
“괜찮아.”
물 한 병을 전부 마셔버린 나를 위해 제 몫의 물까지 건넨 백휘가 말했다. 괜찮다고.
“…무슨 일이 생겨도. 이제 혼자 아니잖아.”
재언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때의 서윤슬이 아니지. 갑자기 불안하던 마음이 진정되었다.
어수선했던 장내가 정리되고, 무대 위에 오늘의 MC들이 올라가고, 마이크가 켜졌다.
“안녕하세요. 생방송 백룡어워드. 시상을 맡게 된….”
그렇게 최종장의 막이 올랐다.
* * *
[Intube] [LIVE 백룡어워드 시상식 생중계]참여자: 2,873,119
윤슬이 수상할 시간이 다가오자 라이브의 참여자는 숫자를 세기도 힘들 정도로 늘어났다. 댓글 역시도 한 문장을 온전히 읽기가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o;TωT)o 굉장한 노력가…. 약간 긴장한듯한 얼굴도 파괴적으로 귀엽잖아-!!! 정말로 정말로 동경합니다
-이제야 기다리던 하이라이트가 시작되는군 내 생각엔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가 이 장면 때문에 라이브를 보는 것 같은데
-윤슬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마지막 상 유리가 부르는거 진짜 감동이다ㅠㅠㅠㅠㅠㅠ
카페인은 백룡 어워드를 휩쓸었다. 최우수 예능작품상은 당연하고, 인기상, 신인 남자 예능인상, 신인 여자 예능인상까지.
인기상은 모두가 함께 받았고 신인 예능인상은 두진과 윤슬이 수상했다.
“올 한해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여러분들께서 오래 기다리신 대상을 발표할 차례입니다. 예능을 넘어 우리에게 또 다른 위로를 건넨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요.”
끝이 다가오자 객석에서는 기분 좋은 웃음이 터졌다. 이미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알고 있었다. 오늘의 대상. 마지막 주인공의 이름을.
MC 역시 그런 대중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시간을 끌지 않았다. 곧장 이전부터 스포일러된 이름을 불렀다.
“축하드립니다. 올해의 백룡어워드 대상은, 카페인. 서윤슬.”
펑-!
천장에서 눈부신 컨페티가 흩날렸다. 현수정 PD가 윤슬의 등을 쓰다듬고, 옥금호와 원두진은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윤슬의 양손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백휘와 재언은 방송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윤슬은 긴장한 듯 무대 위로 천천히 올라섰다.
짝짝짝짝짝-!!!
윤슬이 천천히 무대 위로 오르기까지 사람들의 박수가 쉼 없이 울렸다. 오늘 수상 중 가장 큰 박수였다. 누군가는 소리를 질렀고, 누군가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렇게 수많은 축하 속에 윤슬은 유리가 전달하는 트로피를 건네받고, 커다란 꽃다발을 품에 안았다.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조명이 윤슬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은 순간이었다.
“어….”
수상 소감을 하려 입술을 떼었을 때.
띠링-!
상태창이 나왔다.
「▶System
【미션: 메인】
▶유료 가입자를 모읍시다!
당신의 매력을 모두에게 널리 알리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인 OTT 시대. 당신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 17주 ] 동안 [ 1위 ]를 유지하고, [ 백룡 시리즈 어워드 ]에서 수상을 완료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글로벌 스타가 되었군요. 축하합니다.
―성공적으로 진행이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이 수령됩니다.
보상
○튜토리얼 오픈 ☜ Click」
보상 글자가 깜박거리더니, 마음대로 클릭되었다.
「튜토리얼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중력이 사방에서 존재하는 것 같은 기이함과 동시에 주변을 둘러싼 풍경이 시시각각 변화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누군가의 기억이었다.
“이름은 뭘로 하지? 배 만져 봐. 애가 벌써 발차기를….”
별다른 설명 없이도 이게 누구의 기억인지는 알 수 있었다. 엄마가 보였다.
“축하드립니다. 건강한 딸아이….”
“여보! 슬이가 처음으로 엄마. 했어. 슬아! 또 해봐, 또? 응? 얘가 진짜 아까는 했다니까! 다음에는….”
“자세히 봐. 백일 되니까 인물이 살지? 눈은 나를 닮고 코는 당신을….”
그리고 내가 보였다. 전달되는 것은 시각적 정보뿐만이 아니었다. 그때 느꼈던 모든 감정들이 세포 하나하나로 전해지고 있었다. 벅차고, 떨리고, 한없이 애틋해지는 감정들은 처음으로 느껴보는 종류의 것이었다.
“아-바….”
“아빠! 나 얼른 업어줘. 아 빨리빨리! 나 이러다가 지렁이 밟아.”
“몰라. 사랑한다고 해….”
처음으로 아빠라는 말을 했던 날, 비가 와서 웅덩이에 발이 젖기 싫다며 업어달라 조르던 날, 아빠한테 실컷 혼나고 화해했던 날.
내 기억에는 흐릿하기만 한 그 모든 순간들이 콱콱 박히듯 지나갔다.
“생일선물? 갖고 싶은 거 없어.”
그리고 잠시 숨이 막혔다.
“우리 집 돈 없잖아….”
아, 이건 나도 기억이 난다. 여섯 살 내 생일날이었다. 이 말을 들은 아빠는 코가 빨개져서는 표정이 무섭게 구겨졌었다. 혼나는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나를 오래 안아줬었는데.
그리고 약속했었다. 나중에는 꼭 내가 원하는 걸 다 해주겠다고. 그러니 그때까지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다 마음에 넣어두라고.
“아빠가 해줄 테니까….”
나중에 아빠는 정말로 그 약속을 지켰다. 어린애한테 벌써부터 무슨 용돈을 그렇게 많이 주냐고 엄마한테 아무리 혼이 나도. 우리 둘만의 비밀이라면서 갖고 싶어 했던 건 색깔별로 사주고는 했지.
기억 건너편에서 몸만 한 가방을 들고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갔던 여덟 살 윤슬이가.
아빠와 수학 공부를 같이 하던 열 한 살 윤슬이가.
그러다 마침내 아빠의 사업이 성공하고, 압구정으로 이사 갔던 열네 살 윤슬이가.
“…아빠도 이때 엄청 기뻤구나.”
행복해하는 나를 보며 아빠가 느꼈던 마음이 고스란히 다가왔다. 너무 좋아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뿌듯했다. 반드시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말겠다는 가슴 벅찬 다짐도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나고 자란 애들을 어떻게 이기겠어? 사는 세계가 처음부터 달랐는데.”
“서 사장. 잘 생각했어! 중국 진출 한번 하고 나면. 자네 딸 인생이 탄탄대로야.”
“…난들 아나! 내 전화도 안 받아!”
잘못된 걸 알았을 때의 초조함, 다시 일으켜보려 해도 자꾸만 모든 게 무너질 때의 절망감, 지켜주겠다 약속했던 그 집에 빨간 차압 딱지가 붙었을 때의 슬픔 같은 감정이 너무 진해서 속이 다 울렁거렸다. 누군가가 장기를 다 꿰뚫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은.
“안 돼….”
밤낮으로 일하던 아빠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잠시 시야가 뿌예짐과 동시에 커다란 굉음이 울리고 하늘이 뒤집혔다.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팔과 다리, 간신히 힘을 내 움직여보지만 파들댈 뿐인 손가락. 점점 번져가는 불빛 너머로 내 얼굴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아직. 사랑한다고…. 한참 더 해줘야 하는데….”
그리고 마지막일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작은 목소리였다.
“우리 슬이…. 다른 사람들한테도. 많,이….”
아빠의 다음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뭘 말하려고 했는지 나는 알 수 있었다.
띠링-!!!
그리고 상태창의 소리와 다시 한번 몸이 뒤집혔다. 하늘이 빙빙 돌고 몸이 떠올랐다. 알 수 없는 글자들에 둘러싸여 흔들렸다.
「▶▶▶Loading…….
Error…Error…Error…」
나타난 것은 익숙한 에러창이었다.
「[。*✧긴급업데이트✧*。]
Error로 인한 불편에 대단히 죄송합니다. ‘서충남’의 정해진 수명보다 ‘???’ 이른 강제 종료가 진행되었습니다.
※ 보상으로 마지막 소원권이 사용됩니다.
※ 소원권은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정해진 수명보다 이른 강제 종료?’
나를 둘러싸고 있던 글자들이 녹아내렸다. 온통 깜깜한 공간은 한없이 뻗어 있는 우주 같았다. 팽창하다 폭발하다 다시 작아졌다가를 반복하던 세상에는 다시 내가 보였다.
“나도 인플루언서나 하고 싶다…. 그럼 돈도 많이 벌고.”
자주 하던 혼잣말이었다. 저 세계의 사람들이 부러웠다.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이 행복해 보여서. 평생 받아도 넘치는 사랑을 받는 것만 같아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어서.
「▶▶▶Loading…….
[。*✧플레이어의 방식이 선택되었습니다✧*。]※ 잠시 후 Error 세이브 지점부터 재부팅됩니다.」
상태창에 떠오른 수많은 글자에는 어떠한 힘이 느껴졌다. 관련된 모든 인간들의 마음이 제멋대로 뒤섞이며 흐릿한 해시태그로 생겨났다.
「System 생성」
/#소통해요 #맞팔 #치즈냥 #벚꽃놀이 #좋반 #제주도 #오운완 #얼태기 위치:광안리 #공구 #전주맛집 #반려동물 #졸업식 #우리가족 #여행 #프로포즈 #자산관리사 #네일아트 위치: 인천공항 #라운딩 #오마카세 #기념일 #백일잔치…
이윽고 맑은 분홍빛이었다가.
#봄 #우리가족나들이 #댕댕이 #오래오래건강하게
음침한 보라색이었다가.
#부업으로일억벌기 #디엠하세요 #모르면바보 #효소
불꽃 같은 붉은색을 띠기도 했고.
#한국대합격 #시험기간 #하면된다할 수 있다
막막한 까만색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나를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이게….”
나는 내가 너무 간절해서, 그래서 상태창이 생긴 줄 알았다. 매일 잠들기 전 했던 대상 없는 원망이 상태창으로 나타난 줄로만 알았다.
“근데 내가 아니었구나.”
마지막까지 나를 생각하던 아빠의 간절한 소원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던.
그때였다. 모든 튜토리얼이 끝난 상태창이 다시 한번 빛났다.
「▶▶▶Loading…….
[。*✧마지막 보상이 진행됩니다✧*。]※ 모든 포인트를 사용해 조각과 소원석을 모두 합칩니다.
―성공적으로 진행이 완료되었습니다.
히든 보상을 얻었습니다.
○잠들어 있었던 [반짝반짝] 스킬이 잠금 해제되었습니다.
○[스킬: [반짝반짝](F)] 스킬 업을 완료하였습니다. F→EX(무한)
<<<총 스킬 EX>>>
▷반짝반짝(EX):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어도 다시 한번 일어나게 하는 힘」
천천히 나를 묶고 있던 모든 게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상태창은 희미해져 갔다.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듯이.
그리고 저장되듯 새겨지는 건 엔딩 크레딧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전부 느껴졌다. 어디선가 나를 이렇게 응원해주고 있었음을.
-왜 내가 키워서 졸업시킨것마냥 기특하고 그러나ㅠ
-우리 슬이 장하다ㅠㅠㅠㅠ내새끼 이모가 애정한다♥
-^0^미모무쳣다
-젬스톤발라버려ㅠㅠㅠ너무이쁘다 서윤슬!!!
-슬이는 진짜 앞으로도 꽃길만 걸었으면
나를 향했던 마음들이 그대로 전해졌다. 내 하루를 지탱해주고 있던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음에 전율이 일었다. 다시 한번 우주가 팽창되었다 폭발하고,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상태창이 사라졌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다시 뜨니 나는 여전히 무대 위였다. 수상 소감을 말해야 하는 지금, 나는 입을 열었다.
“앞으로도….”
목이 막혔다. 대상을 받을 걸 알고 있어서 미리 다 준비를 해왔는데, 하려 했던 말은 한마디도 못 했다. 자꾸만 앞이 흐려져서, 간신히 이 한마디를 끝낸 게 고작이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번 폭죽 같은 컨페티가 터졌다. 아름다웠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 * *
[백룡 어워드를 휩쓸어낸 MZ아이돌, 심금을 울리는 수상 소감] [“열심히 살겠습니다” 묵직한 한 방에 대중은 열광했다] [대상의 무게, 충분히 짊어질 수 있는 자를 향한 박수… “역시 서윤슬”]누군가는 그렇게 말했다. 그야말로 올해는 서윤슬의 해였다고.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서윤슬의 해였으므로.
그날 밤, 윤슬의 얼굴이 걸려 있는 전광판들은 유난히도 밝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