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Regressed Dirty Spoon Becomes a Golden Spoon RAW novel - Chapter (80)
흙수저가 회귀하면 금수저가 된다-80화(80/405)
스타일 슈어. 유저가 자신의 데일리 룩을 올리며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거울셀카가 인기인 지금 가장 인기가 많은 플랫폼. 그곳에서 윤슬에게 초대 메일을 보냈다.
[스타일 슈어(STYLE SURE) 에서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안녕하세요, 윤슬님! 🙂 스타일 슈어의 마케팅팀, 김혜리입니다. 윤슬님의 평소 SNS를 잘 보고 있는 팔로워기도 해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 FW시즌을 맞이해 스타일 슈어에서는 앞으로 3개월간 함께 해 줄 서포터즈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1020들의 센스 있는 코디를 스타일 슈어에서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한 자리에, 윤슬님을 초대하고자 해요.
달달한 핑크 컬러의 코디부터 무난한 아이보리 데일리 룩, 그리고 교복 코디까지! 어떤 옷이건 찰떡처럼 소화하시는 모습에 저희 스타일 슈어 팀에서도 첫 번째로 초대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상세한 설명은 파일로 첨부하오니, 읽어보시고 회신 부탁드릴게요.
*저희 모집일이 살짝 촉박해, 다음 주 수요일까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확실히 FW가 돈이 되긴 하는 모양이야.’
대학생들 개강 시즌에 맞춰 유신사와 함께 온갖 쇼핑 사이트에 랭킹을 훑어보던 윤슬은 뿌듯했다. 엘더아머가 당당하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지어 볼캡과 맨투맨 부분에서는 1위였다. 하진의 공항패션 덕에 일어난 성과였지만 엘더아머 담당자는 이게 모두 윤슬의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말이 많아서 그렇지, 나쁜 아저씨는 아니었어.’
추석에는 공단 보자기에 싸인 선물까지 보냈다. 무려 투쁠 등급의 한우였다. 키키 게스트에서 보낸 선물과 겹쳤지만 고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었다.
좋좋소 때 명절을 떠올리던 윤슬은 더더욱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는 만큼 보상이 뒤따르는 건 생각보다 더 동기부여가 되었다.
‘근데 혹시, 이 서포터즈….’
윤슬은 전달받은 파일을 매의 눈으로 샅샅이 훑었다. 블랙 기업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독소 조항이라는 조항은 이미 다 꿰고 있다시피 한 윤슬은 제일 마지막 페이지, 활동 금액에서 잠시 멈칫했다.
“나쁘진 않은데.”
그렇다고 좋다는 소리도 아니다. 지금 이 시기 최저임금을 생각해보면 알바비보다는 더 나온다. 하지만 윤슬의 기본 노동비에 비해서는 턱도 없었다.
서포터즈 활동할 시기에 키키 게스트에 글을 올리면 광고비가 얼마인데.
“음….”
잠시 고민하던 윤슬은 유스타에 #키키게스트 를 검색했다. 이미 키키 게스트 측에서 협찬을 받고 있던 10대 인플루언서 몇이 나왔다.
[Youstagram]너무 좋아 스타일슈어!(•̀ᴗ•́)و ̑̑ 이번 O!O!에서 보내주신 원피스 넘예…♥ 언젠가는 쇼핑도 스타일슈어에서 바로 할 수 있음 좋을텐뎅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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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언니 스타일슈어 댓글 확인 좀 해주세요ㅠㅠㅠㅠ
-오렌지 넘 예뻐요 ㅎㅎ 피드 잘 보고 갑니다. 제 피드에도 좋반 와주세요~^^
-우리 맞팔해요!
-과즙 팡 요정님 ㅠㅠ 인간 오렌지에요( *ฅ́˘ฅ̀*)
-또 또 협찬 받은 거만 정보 주지 또또! 으이구~
˪말이 너무 심하시네요. 저한테 정보 맡겨놓으셨어요?; 이런 분들 때문에라도 쉽게 정보 드리기 싫네용… (ू˃̣̣̣̣̣̣︿˂̣̣̣̣̣̣ ू )
‘이거… 감이 온다.’
초반 스타일 슈어는 유저들의 데일리 룩 위주로 돌아갔다. 태그가 많이 걸린 브랜드에서 팝업 광고를 넣는 형식으로 돈을 벌어들였지. 하지만 점점 규모가 커져 나중엔 새로운 쇼핑 어플이 되었다.
‘지금이 그때인가 본데.’
왜 이 애매한 시기부터 서포터즈를 모집하는지 알겠다. 나는 또 다른 몇 명이 비슷한 뉘앙스로 피드에 글을 작성한 걸 확인했다.
‘키워드는 #스타일슈어에서_바로_하는_쇼핑 으로 넣었군.’
어색하게 문장마다 껴 넣은 걸 보니 더더욱 확신이 들었다. 원래 FW 시즌에 맞춰 9월부터 쇼핑 가능한 브랜드 오픈하려다가 뭔가 문제가 생긴 건가 본데. 그래도 패딩 판매를 본격적으로 하는 건 2주 정도 남았다. 브랜드에서 저마다 새로운 패딩을 선보이며 블로그에 바이럴을 뿌리기 시작했으니까.
‘일단 이번 겨울엔 큰돈 못 벌겠네. 아깝다.’
만약 스타일 슈어가 9월부터 쇼핑이 가능하게 됐었더라면 패딩도 여기에서 사는 애들 많았을 텐데.
나는 10대 인플루언서에게 패딩을 협찬한 후 스타일 슈어에 업로드하면 과연 몇 벌이 판매될지가 궁금했다.
“일단은. 해보자.”
얘들아, 나 팔로워 좀 늘려 주라.
나는 10만이 될까 말까 하는 내 팔로워 수를 보며 메일에 답장을 썼다.
가서 팔로워 많은 친구들을 좀 사귀어 볼까.
* * *
“슬잉~”
스타일 슈어에 메일 답장을 보내고, 서포터즈 활동을 진행하기로 한 첫날. 오늘은 서포터즈 모두가 모이는 날이었다.
“나 슈퍼스타 친구 두니까 너무 좋다.”
“무슨 슈퍼스타야….”
내 계정에 태그가 걸린 나연이의 사진을 본 스타일 슈어는 나연이에게도 연락을 했고, 그렇게 우리는 둘 다 서포터즈를 승낙했다.
서울숲 바로 옆, 성수동에 위치한 스타일 슈어의 건물은 한눈에 봐도 세련되었다. 나연이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A4용지에 붙어있는 ‘서포터즈실’의 문을 열었다.
“어? 은하 하이~”
‘쟤는 왜….’
니가 왜 여기서 나와…?
맨 뒷자리에 다리를 꼬고 앉은 고은하와 눈이 마주쳤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얼굴도 묘하게 익숙했다.
‘아, 그때 그 유스타스타.’
스타일 슈어의 서포터즈 모집 목적을 검색할 때 나왔던 애였다. 오렌지 원피스 입고 정보 안 주던 그. 오렌지색을 좋아하는지 오늘도 비슷한 색의 살굿빛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둘은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어색함이 감돌았다.
“윤슬이 오랜만이네?”
“그러게. 오랜만이다.”
별로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아는 얼굴인데 굳이 멀리 떨어져서 앉으면 그게 더 이상하므로 굳이 이 앞에 앉게 되었다. 나연이는 고은하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애와 통성명을 시작했다.
‘나연이는 참 붙임성도 좋지.’
헤헤 웃으며 유스타를 맞팔하려는 나연이를 상대하는 애는 어딘가 찜찜했다.
“엥? 팔로워가… 좀 적은 편이네.”
“웅. 근데 이 정도면 그래도 쫌 많지 않나? 야 너는 되게 많다~. 뭐야 사진도 잘 찍어.”
“아… 고마워. 근데 맞팔은 좀… 나중에 더 친해지면 하자.”
“에이~. 나는 그냥 먼저 할게! 너는 나중에 편할 때 해, 편할 때.”
뭐야? 팔로워 수로 급 나누는 타입이었군.
피드가 아기자기하고 귀엽지만 유스타 감성을 신경 쓰는 편이 아닌 나연이는 팔로워가 1만이 아슬아슬하게 안 됐다. 유스타스타는 딱 보기에 자신보다 비슷하거나, 더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랑만 친해지고 싶어하는 타입인 것 같았다.
‘재수 없어.’
이렇게 귀여운 애 만나기도 힘든데, 지가 뭔데. 어이없어.
나연이는 애가 낯을 가리는 줄 알고 있는 듯했다. 나는 그 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상태창>
이름: 오 연지
나이: 17
키: 165cm
몸무게: 40kg
체력: 88HP/999
매력: 62/999
사진촬영: 75/999
사진보정: 60/999
화술: 80/999
[스킬: 왕이 될 상인가? (B+)]상대방의 가치를 꼼꼼히 체크합니다
※ 상대방의 가치가 C- 이하라고 판단되는 순간 ♥호감도가 -30 하락합니다.
※ 상대방의 가치가 A 이상이라고 판단되는 순간 ♥호감도가 +30 상승합니다.
※ 주의: 가치판단은 새롭게 갱신될 수 있습니다.
[인정받고 싶어!☎ (A)]상대를 향한 ♥호감도가 150 이상일 때 발동되는 스킬입니다. 상대에 대한 것을 무엇이든지 듣고 싶어 하고, 말하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눈치채고 대신해 줍니다. 랜덤으로 ( ? ) 횟수가 되었을 시, ( ■■■ ■■■■■ ■■■ ) 스킬에 에러가 납니다.」
‘끔찍한 혼종이군.’
저놈의 [왕이 될 상인가?] 스킬은 가지고 있는 애들이 왜 이렇게 많냐.
나는 속으로 탄식했다. 일단 하제인, 그리고 서은이, 눈앞에 얘까지 셋이나 있다니.
‘그새 고은하 친구 됐네.’
나연이한테는 유스타 팔로잉 버튼 한번 비싸게 굴면서 누르지 않더니, 고은하의 옆에 찰싹 붙어서 온갖 사탕발림을 하고 있었다.
“이런 거 물어봐도 되나…? 혹시 한 달 용돈 얼마 받는지 물어봐도 돼? 나 옛날부터 너 팔로워 해두고 있었는데 너무 궁금해서.”
“그런 거 신경 안 써. 부모님이 그냥 사고 싶은 거 다 사라고 하셔서.”
“진짜? 와 대박…. 은하 너는 캡쳐 계정도 있네? 진짜 연예인이야 뭐야.”
“몰라. 뭐 가끔 기프티콘? 그런 것도 보내는데, 그냥 안 써. 너 몇 개 줄까?”
“그러면 너무 고맙지~. 너는 이런 거 잘 안 먹지? 보니까 다 친구들이랑 청담 쪽에 카페 가는 것 같던데….”
“그런 편이지. 아무래도.”
‘뭐여….’
너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매점에서 몇 번이나 만났는데. 그리고 우리 화닭볶음면 처음 나왔을 때 편의점에서 같이 먹었잖아…. 스트링치즈 찢어 가지고.
갑자기 차원 이동이라도 한 건지 귀족 영애님이 되어계신 고은하와 옆에 붙어있는 시녀가 어이없었다. 그때였다.
“야, 연지 되게 순진하다~. 장난 그만 쳐!”
“…어?”
“아, 혹시 지금 혼신의 연기 중…? 믿는 척 너무 자연스러워서.”
「[스킬: 뭐든지 밝고 맑게! (B+)]」
나연이의 머리 위 스킬이 빛났다.
‘언제 + 달았냐.’
고등학교를 올라가 새 친구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밝고 맑았군.
본의 아니게 둘이나 먹여버리는 나연이가 귀여웠다.
“연지야, 그러지 마. 은하 너무 띄워주지 마.”
순식간에 가문과 왕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귀족 영애님에서 유머감각 있는 허언증 환자가 된 고은하의 표정이 볼 만 했다.
“아, 농담이었구나…. 난 진짜 은하가 워낙 부티? 나게 생겼다고 해야 되나. 그래서 진짜인 줄 알았어. 나랑 친구들 사이에서는 진짜 은하 연예인이거든~”
“진짜? 너 친구들도 은하 알아?”
“응. 내가 워낙 은하 피드 감성을 좋아해서. 내 친구들도 다 팔로잉해 놨어.”
‘얘 스킬 쓰는 게 보통이 아니네….’
[인정받고 싶어!☎ (A)] 스킬이 오연지의 머리 위에서 화려하게 빛났다. 고은하의 표정이 풀어진 걸 보니 보통 마음에 드는 게 아닌 것 같았다.호감도 150이 넘어야지 발동되는 스킬이 저렇게 잘 나오다니. 대체 왜 처음 만난 사이인데 오연지는 고은하한테 저렇게 호감을 가질까.
나는 처음으로 남의 호감도를 보고 싶어졌다.
‘나에 대한 호감도밖에 못 보는 게 답답하지만.’
물론 굳이 나에 대한 호감도를 켜서 볼 생각은 없었다. 호감도라는 게 일상에서 너무 자주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니까 알람 소리가 시끄럽더라고.
“윤슬이? 너도 팔로워 진짜 많다!”
오연지는 내 계정을 나연이에게 물어보더니, 팔로워 수를 보고 급격히 돌변했다. 바로 팔로잉 버튼을 누르려다 아까 나연이를 거절한 게 신경이 쓰였는지 잠시 멈칫하긴 했지만.
“그치? 슬이 협찬도 되게 많이 받아. 광고도.”
“진짜네… 엘더아머? 여기에서도 되게 많이 받았네!”
“몰랐어? 얘가 그 로맨스 필름 만든 앤데. 그치 슬아!”
갑자기 내 자랑 타임이 시작되었다. 끝도 없이 내 자랑을 하는 나연이를 말려봤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얘 2학기에는 반장도 하고~, 얘 친구라고 주현이 있거든. 걔도 팔로워 많아. 이거 걔 계정인데.”
몇 번 얘기를 들려줬던 주현이 계정까지 보여주는 나연이었다.
‘반장인 건 왜 얘기하는디.’
갑자기 나연이의 입에서 권력자가 되어 머쓱한 기분이 들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만히 듣고만 있던 고은하는 관심을 뺏겨 기분이 나빴는지 굳이 한 마디를 걸어왔다.
“진짜 대견하다 슬아….”
“니가 왜 날 대견해 해?”
“아, 난 그냥. 이렇게 돈 열심히 버는 거 보니까 감동?스럽다고 해야 되나….”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대충 눈에 뻔했다.
뭐 없는 말 하는 것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 줄까. 여기서 싸워 봤자 얘는 나연이랑 같은 학교고, 나연이랑 겹치는 친구가 너무 많다. 나연이는 내 편을 들 테니 학교생활이 좀 망쳐질지도.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려야지.’
그때였다.
아슬아슬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반갑게 내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가 다가왔다.
“윤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