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le I’m Taking Revenge, I’ll Take Down The Top Idols RAW novel - Chapter (139)
139화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추가로 나온 반응들을 확인해 보자 RH 엔터테인먼트에서 유출된 신인 그룹에 대한 정보가 사실임을 인정하는 기사를 냈음을 알 수 있었다.
[…RH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최근 Survive IDOL의 경연곡 [Sing For You>의 히트로 호평받은 PRISM의 차운이 수록곡을 작업했다는 점을 밝히며 COMA-1이 선배의 든든한 지지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좋은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네티즌은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건가”, “제2의 서유태와 차운이 어떤 시너지를 보일지 궁금하다”, “경연곡을 써 줬던 차운이 이번에는 적으로 돌아서니 기분이 이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미리 준비라도 해 놓은 것처럼 깔끔한 그 기사는 RH 엔터테인먼트가 오랜 기간 우호적인 관계를 쌓은 신문사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그 속에는 Survive IDOL의 김새명이 데뷔 그룹에 포함되어 있다는 정보와 대략적인 데뷔 시기, 그리고 멤버별 프로필 사진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른 기사에는 공개되지 않은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해당 기사의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대중들은 그대로 RH 엔터테인먼트 측의 교묘한 유도에 노출되어 버렸다.
‘노이즈 마케팅용 논란은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불려 놓고 수습은 차운으로 하려고 들다니…….’
프리즘은 겉으로 보기에 높은 커리어 때문에 상당한 발언권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그룹이었다. 때문에 대중들은 차운이 곡을 작업해 준 것을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짐작하고, 이에 따라 ‘COMA-1의 콘셉트는 프리즘 멤버들이 동의한 것이다’라고 해석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애초에 강혁우는 대중들의 죄책감을 덜어 주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차운을 이용한 것이었다. 서정적인 곡을 잘 쓰는 차운에게 굳이 서유태의 스타일을 모방할 정도로 강한 콘셉트를 추구하는 그룹의 곡을 쓰게 한 이유가 이제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느껴졌다.
‘프리즘 멤버들이 반발하기 전에 선수를 쳐 버린 건가.’
만약 이 상황에서 제이나 다른 멤버들이 COMA-1의 콘셉트에 대해 비판을 하면 바로 멤버간의 불화설이 올라올 수도 있었다. 강혁우는 아주 효과적으로 프리즘의 입을 틀어막은 셈이었다. 차운을 프리즘 멤버들 사이에서 배신자로 만드는 것을 대가로 말이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COMA-1은 쟁쟁한 그룹이 많은 시기에 데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RH 엔터테인먼트가 데뷔일을 잘못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계자는 “COMA-1은 프리즘을 성공으로 이끈 RH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서 준비한 그룹인 만큼 심사숙고하여 재능과 실력을 가진 멤버들을 선별했기 때문에 판테이온과 경쟁하게 되더라도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판테이온과 경쟁하게 되더라도 자신 있다’인가. 속이 훤히 보이는군.’
나는 기사 속에 언급된 판테이온의 이름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모두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으로는 다른 연예인이나 그룹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예의였다. 하지만 RH 엔터테인먼트에서 정석적으로 에둘러 답해도 될 질문에 굳이 판테이온을 언급한 것을 보니 대략적인 그 속내가 짐작이 갔다.
‘판테이온이 바로 1군으로 올라갈 것 같으니까 거기에 엮여서 같이 올라가려고 하는 거겠지. 본인들이 밀릴 게 뻔한데 굳이 지금 시기에 데뷔를 결정한 건 분명 이걸 위한 거고.’
바로 판테이온과 COMA-1 의 대결 구도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프리즘의 커리어는 프리즘만의 것이었다. 단순히 프리즘과 같은 회사 식구라고 해서 그들의 수준이 판테이온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COMA-1과 판테이온은 냉정하게 보면 같은 시작점에 서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차이가 난다고 보는 것이 타당했다.
‘하지만 RH 엔터테인먼트에서는 그 꼴을 두고 볼 수 없었겠지.’
COMA-1이 모든 면에서 판테이온에 뒤처진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명백했다. 따라서 이미 죽은 사람을 끌고 오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화제성을 가져오고, 판테이온을 의도적으로 걸고 넘어지며 라이벌화하는 것은 그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김새명의 영입에 관해서는 ‘충분히 데뷔 멤버가 될 수 있는 실력과 인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던 것에 너무나도 큰 의문을 느껴 영입을 시도했고, 처음부터 COMA-1의 멤버였던 것처럼 녹아들어 기획사 측에서도 놀란 상태다’라고 밝혔다.]RH 측은 굳이 김새명을 합류시킨 이유를 김새명이 데뷔 멤버에 들지 못했던 것에 ‘의문’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의문을 느꼈다’는 말은 겉으로는 ‘데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 그러지 못해 아깝다고 생각했다’고 볼 수 있었지만, ‘원래는 김새명이 가져야 할 자리를 이단비가 빼앗아 김새명이 탈락한 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라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김새명의 탈락에 불만을 가졌던 팬들과 이단비가 최종 데뷔 멤버로 발탁된 것에 불만을 가졌던 이들에게 먹이를 던져 주는 것과 다름없는 짓이었다.
[ㅆㅇㅈ 아 공식이 저렇게 말해주니까 겁나 시원하다 ㅋㅋ 김새명 진짜 실력 좋은데 개억까로 떨어지고 이단비가 대신 자리 꿰찬 거 이해도 안 되고 조오오온나 꼬웠는데 이 기회에 김새명이 진정한 승자 됐으면 좋겠다.] [┗ ㄹㅇㄹㅇ ㅠㅠ 이단비 피디픽으로 억지로 S등급 앉혀둔 것부터 솔직히 좀 티났음] [이단비 열정 원툴 ㅇㅈ? ㅇㅇㅈ 근데 그것마저도 피디 원픽이라서 방송에서 억지로 만들어준 이미지고요? 거기 출연 연습생 중에서 간절하지 않은 사람 없었고요?] [┗ 피디 원픽은 패X와 X트라고 몇번 말해 이 빡대가리들아] [┗ 진심 이단비 내려치기 하는 거만 보면 화딱지 나서 미칠 것 같다 프로그램 끝나고 유튜브 출연한 연습생들 인터뷰한 거 보면 제일 연습 열심히 했던 연습생 이단비라고 다 입을 모아서 얘기하는데] [┗ ┗ 아 그래서 실력 좋냐고 ㅋㅋ 주제가 무대만 영혼 갈아서 하면 다야? ㅅㅂ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ㅋㅋ] [┗ ┗ ┗ 해봐 ㅋㅋㅋ 얘 한승범한테 개털리고 울면서 나올듯] [투표주작해명해라김새명이떨어진거진심말도안됨몇주동안데뷔권자리지킬정도로팬덤탄탄했던애가어떻게방송1회로떨어짐이단비네소속사사장요즘돈많이쓰고다닌다는얘기있던데피디한테뭐찔러넣은거빼박임#이단비#해명해#SurviveIDOL#투표주작] [나는 그냥 이단비가 나대는 거 짜증나서 논란 한번 터지고 매장당했으면 좋겠음 ㅎㅎ] [┗ ??? 정병 out] [┗ 와…… 할많하않] [┗ 아니 요즘 왜 이렇게 열등감 숨기려고도 안 하는 애들 많지? 제발 본인 인생 좀 살아 자기보다 어리고 성공한 애들 까면서 쾌감 느끼지 말고…… 유난히 고등학교 졸업도 못한 애들한테 박함 당연히 어리니까 미숙하지 아이돌 산업이 점점 더 어린 애들을 원해서 아직 미숙한 상태로 사회에 나오는 건데 그걸 이해해줄 생각은커녕 공격하기 위한 핑계로 쓰는 거 정말 역겹다] [┗┗ 누가 데뷔하래? 지들이 원해서 데뷔한 걸 뭐 어쩌라는 거야~~ 사랑받으면서 돈 ㅈㄴ 쉽게 버는 직업인데 욕먹는거 정도는 감수해라 싹다 상하차 뛰어봐야 정신차리짘ㅋ] [ㅇㄷㅂ를 얻다 대고 비빔 ㅋㅋㅋ 김새명이랑 급차이 오지는구만 걔는 그냥 한승범이 밀어줘서 데뷔한 거임] [┗ 뭔 17살짜리를 군대가기 직전까지 스탯 쌓은 애랑 비교하면서 죽일듯이 까는거냐 비교할 거면 백기량 우강원이랑 하든가… 그렇게 안 하는 이유 너무 투명해서 진짜 웃긴다 개털릴 거 본인들도 아니까 그러는 거잖아 샘프들아~!~!~] [┗ 극성 샘프들 여기저기 분탕질 하고 돌아다니는 거 이제 불쌍하기까지 함 프로그램 끝난지 꽤 됐는데 진짜 끈질겨 ㅋㅋㅋㅋㅋ] [┗┗ 일부 무개념 팬들이 한 말들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우리 새명이는 나쁘게 보지 말아주세요ㅜㅜㅜ] [┗ ┗ 님이 사과한다고 뭐가 됨? 잘못한 사람은 변함 없는데 자기 애 이미지 나빠지는 거 싫다고 무의미한 사과로 입 틀어막는 짓 불쾌함] [진짜 인생 승리자네 운좋게 한승범 눈에 들어서 성공하고… 나이도 어린데 돈 많이 벌겠지?]그를 증명하듯 짧은 사이에 이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단비와 김새명을 비교하는 글이 간간이 올라오며 싸움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자격 미달인 주제에 감히 판테이온의 성공에 발을 얹고 있는’ 이단비가 밉고, 내심 부러워 어쩔 수 없는 사람들에게 김새명은 아주 훌륭한 핑곗거리가 되어 버린 셈이었다. 또한 김새명의 탈락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RH 엔터테인먼트의 이번 발언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을 테고 말이다.
결국 프리즘의 대성공 이후로 RH 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으로 낸 그룹이라는 기대감, 지금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그룹과의 대결 구도 형성, 그리고 자극적인 논란과 경쟁을 소비하고 싶어하는 대중의 심리, 이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RH 엔터테인먼트 측이 원하는 방향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다.
‘싸움판이 벌어지는 것만으로도 RH 엔터테인먼트는 목적을 달성하는 거라고 봐도 되겠지. 아무런 언플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황에서는 판테이온과 COMA-1이 애초에 같은 비교 선상에 놓이지도 않았으니까.’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단비와 김새명을 비교하고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글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백 개의 칭찬 사이에 있는 한 개의 악플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대중들도 누군가를 공격하는 자극적인 글을 보면 그것을 쉽게 잊지 못하는 법이었다.
문제는 그것이었다.
이단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중의 무의식중에 각인되어 버리는 것.
‘이제와서 놀랍지도 않아. 강혁우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끄집어내고 조종하는 것에 아주 능숙한 놈이니까.’
고작 몇 시간 만에 그룹의 이름이 모든 대중에게 알려지고, 판테이온과 COMA-1이 엮이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강혁우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새삼 실감났다.
‘판테이온 멤버들이 여기에 휘둘리지 말아야 할텐데.’
프리즘은 이미 휘둘리는 레벨을 넘어서 무슨 폭탄이라도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나를 언급한 이상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 차라리 판테이온 멤버들만이라도 괜찮길 바랐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았다.
“하아…….”
판테이온 숙소를 눈앞에 둔 나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본 이단비가 혹시라도 울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숙소의 문을 연 나는…….
“뚫린 입이라고 아무 말이나 처하고 있어. 주댕이인지 방댕이인지 싹 다 틀어막아서 꼬매 버려야지 정신 차리지. 대가리 빈 놈들 참아 주는 것도 한두 번이야. RH? 하, 씨……. 프리즘 선배님들 원툴이 못하는 말이 없네? 누가 보면 SU급인 줄 알겠어. 천박하게 정치질 하는 꼴하고는…….”
“이단비 폭주 모드 ON. 뭐라고 하다인지 전혀 이해 못 합니다. 하지만 공격력이 높다 알겠습니다.”
“단, 단비야, 진정해! 제발…….”
“강원 형이 잡아요. 제가 이불로 감쌀게요!”
“유다야, 단비는 야생동물이 아니야.”
묵묵히 주변을 살핀 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숙소 안에는 미쳐 날뛰고 있는 이단비와 잔뜩 겁먹은 채 놈을 포위하고 있는 멤버들이 있었다.
‘빠따가 또.’
“아, 승범 형 오셨어요?”
문을 닫음과 동시에 도어 록의 경쾌한 알림음이 울리자 천사 같은 얼굴을 한 이단비가 활짝 웃으며 나를 돌아봤다. 그 얼굴을 마주하자 마치 내가 방금 본 광경이 환각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오자 울상을 한 멤버들이 나를 구세주처럼 돌아보며 달려왔다.
“승범아!”
“형!”
“리다!”
하지만 그 병아리들이 내게 무어라 쫑알거리기도 전에 먼저 내 앞으로 온 놈이 있었다.
“승범 형.”
이단비였다.
놈은 나를 똑바로 보며 입을 열었다.
“판테이온이 질 리가 없어요. 그리고 저는 판테이온이고요. 그렇죠?”
“…맞지.”
“그러니까 저도 안 질 거예요. 도와주세요, 밟아 버리게.”
“…….”
전혀 주눅 들지 않은 듯한 당돌한 말에 나는 바로 씨익 웃어 보였다.
그리고 이단비의 정수리를 툭툭 손바닥으로 누른 뒤 입을 열었다.
“그래. 당연히 도와줘야지. 우리 막내가 도와 달라는데.”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작게 미소 지은 채 이어 말했다.
“그런데, 실은 이미 시작했어.”
[뭘 도와줄까, 유태야?]강혁우에게 약점 잡힐 일이 없으며 나와의 친분이 오랜 팬들 사이에 이미 알려진 놈.
프리즘 멤버들이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는, 그렇기에 강혁우가 쥐고 있는 무기들이 안 통하는 놈.
“일단 맛보기로 한두 대 쳐 볼까… 해서.”
그놈과 통화를 하고 오는 길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