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does the land document of the fantasy Demon Castle belong to? RAW novel - Chapter 192
제192화
최근 경계에는 한 가지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서부인은 열등하며, 모든 서부 문화는 사라져야 마땅한 하등한 문화이다.
휴고도 처음에는 단순한 개소리로 치부했다.
그런 개소리를 지껄이는 놈들은 하룻밤 지나면 배에 구멍 하나 달고 골목에서 발견되는 장소가 서부다.
실제로 몇 명은 뒷골목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하지만 소문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헛소리를 주장하는 사람은 더욱 늘어났다.
“야단났군.”
“어쩌시겠습니까?”
휴고 옆에 있던 이언이 물었다. 본래 서류나 보던 이언은 한 번의 실수로 휴고 아래에서 무한한 서류 더미에 갇히게 되었다.
“방치해라.”
“서부 사람들의 피해가 심각할 겁니다.”
“작은 제국조차 서부 출신들이 없으면 도시가 돌아가지 않는다. 뤼겐조차 서부의 분열은 원하지 않는 판에, 그 균형을 깨려는 사람이 있다.”
“…본국이군요.”
본국이란 서부와 직접 연관이 없는 므에트 제국과 성황국 그 자체를 뜻한다.
경계의 사정 따위 알 바 아닌 자들.
“우리가 낄 판이 아냐. 그리고 곧 주인님이 돌아오신다.”
토지 경주의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
경주 시작 사흘 전부터 토지 경주에 쓰일 깃발을 팔기 시작한다.
마르할은 돌아오자마자 바로 토지 경주에 참가하겠지만, 그 전에 대화할 기회가 한 번은 있다.
“깃발을 파는 땅으로 가겠다. 너는 여기 남아라.”
“어, 그럼 서류는 어떻게 합니까?”
“내가 없어도 잘하더군.”
“오, 제발….”
휴고는 절망하는 이언의 어깨를 두드렸다.
“수고해라.”
이언은 마르할에게 몸을 의탁한 자신의 선택을 처음으로 아주 약간 후회했다.
* * *
곡창지대를 건 토지 경주는 천하를 담은 땅 동쪽에서 시작된다.
대지주들의 세력도로 나타내면 뤼겐 백작의 세력에 속한 땅 반과 하일리의 땅 반이 토지 경주의 출발점이다.
그만큼 하일리와 뤼겐의 부하들은 활동하기 쉽다.
알로트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형님, 정말 안 나가실 겁니까?”
“상황이 너무 안 좋아. 내가 땅을 얻어도 본진이 사라지면 의미가 없지. 까네와 연락은 되나?”
“청소에서 돌아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최대한 넓게 사람을 풀어 살피고는 있습니다.”
“되는 일이 없군. 상인들은?”
“토지 경주로 시선이 쏠려 진정되는 형세입니다.”
하일리는 네루에게 기존 가격의 50배의 값을 주고 식량을 사들였다.
네루에게 사들인 식량으로 하일리의 세력은 기근에서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다. 그러나 50배를 주고 식량을 구입한 사실 자체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하일리가 제시한 가격이 식량 가격의 평균이 되었고, 짧지만 끔찍했던 서부의 기근이 시작되었다.
그걸로 하일리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많다.
식량 시세는 이전의 10배가량으로 형성되어 여전히 높지만, 경계의 핵심을 담당하는 세 개 도시에서 꾸준히 식량을 풀고 있어 굶어 죽는 지경까지 가는 사람은 없었다.
다음 식량이 서부에 도착하면 식량 가격도 정상으로 돌아올 거라는 전망이다.
하일리는 기근을 일으킨 범인으로 찍혀 분노한 사람들의 공격을 모두 감당했다.
상인들은 거래를 거부했고, 원한을 가진 용병이 하일리의 땅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수십 대의 마차가 식량 창고에서 나와 하일리의 영토로 들어가는 걸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고, 식량을 노리는 사람들의 공격도 꾸준히 계속되었다.
“토지 경주는? 대략적인 윤곽은 잡혔을 시기인데.”
“공국에서는 군을 동원했습니다. 적게 잡아 숫자가 3만은 됩니다.”
“현장 지휘관 위주로 말을 걸어봐.”
“알겠습니다.”
그들을 회유하려는 건 아니다. 사람을 사기에는 시간도 돈도 모자라다.
하일리는 그들에게 서부를 보여주려고 한다. 토지 경주를 알려주려고 한다.
땅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땅에서 왕과 같은 권세를 누리는 게 얼마나 달콤한지 그들이 알게 하는 게 하일리의 목표다.
공국에 충성하는 군인이라도 지주의 이름이 가져다주는 단맛을 맛보면, 죽을 고생 해서 얻은 땅을 얌전히 공국에 넘기려고 할까?
군대 내부에서 배신자를 만든다. 그게 하일리의 목적이다.
“곡창지대에 대해서는… 까네와 한번 이야기해 봐야겠어.”
“형님의 까네지만, 동시에 땅을 두고 경쟁하는 같은 지주이기도 합니다.”
“내가 자리를 비울 수도 없는 판국에, 따로 토지 경주와 관련된 부탁을 할 사람이 있나?”
“없습니다.”
“까네가 돌아오면 시간을 한번 만들어 봐.”
“알겠습니다.”
알로트는 말을 타고 목장을 가로질렀다.
하일리는 앞에 있는 목책에 몸을 기댔다.
“베이올라 므에실리고… 그냥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처음에는 이름만 가져다 쓸 생각이었고, 그 이름은 지금도 네루 상대로 잘 써먹고 있다.
이 관계가 정말 이름만 가져다 쓰는 관계로 끝날까.
베이올라 므에실리고는 빈손이다. 내세울 게 없다.
그녀 본인은 가진 게 없지만, 그녀 옆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 마르할은 베이올라에게 무엇이든 쥐여줄 능력을 가졌다.
낌새가 보이면 그 전에 하일리가 관계를 끊을 거고, 그건 마르할의 방식도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는 한다.
하일리는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혀를 찼다.
그의 영토는 기근의 피해를 가장 적게 입었다.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하지만 감당해야 할 짐이 너무 많다는 걸 부정하기도 힘들었다.
* * *
마르할은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토지 경주의 출발점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경계에 들러 휴고를 볼 시간이 없었다.
휴고라면 어련히 알아서 하리라는 믿음에서 나오는 행동이기도 했다.
근처에는 수백 기의 말이 움직였다.
모두 동부로 돌아가는 말이었다.
이번 토지 경주는 결정부터 시작까지 모든 게 빨랐다.
확신하건대, 곡창지대의 청소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청소에 참가한 용병들이 정리한 건 인근 구역이 전부다.
청소가 안 된 지역에 깃발을 꽂으려는 사람은 그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마을 사람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이미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은 서부 사람이고, 깃발을 꽂으려는 사람 또한 지주가 되어 서부에 뼈를 묻으려는 사람이다.
서부 사람과 서부 사람이 싸워,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되든, 죽는 사람은 서부 사람이 될 터였다.
마르할은 못내 입맛이 썼다.
다들 지루하게 말을 몰았다. 파름은 장검에 손을 올리고 하품을 쩍쩍했다.
졸린 척하지만, 그의 눈은 쉬지 않고 사방의 위험 요소를 살폈다.
마리나는 틈틈이 손으로 눈을 가렸고, 샤힐레는 어딘가 멍했다.
티머시는 고민이 많은 얼굴이었다.
마르할은 호기심 많은 강아지처럼 사방을 둘러보는 노아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임까?”
“교황청에 보고를 올릴 거라면, 마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를 추천할게요.”
“딱히 이번 일 자체를 보고할 생각이 없습다.”
“그래요?”
“이단심문관의 임무 원칙은 섬멸임다. 섬멸에 실패했다고 보고했다간 서부까지 가서 섬멸하고 오라는 명령이 올지도 모름다. 그건 귀찮슴다.”
“그럼 다행이고요.”
인간이 마족이 된다.
성황국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을 확률이 높지만, 만에 하나 모르고 있다면, 마르할이 빌미를 줄 필요는 없다.
노아의 말대로 섬멸 명령이 떨어지는 것도 마르할에게는 좋아할 일이 아니다.
세인은 숭배를 이용해 사람을 다스리는 방식을 더는 쓰지 않겠지만, 교황청은 한 번 이단은 영원한 이단으로 간주한다.
“부탁이 하나 있슴다.”
“뭔데요.”
“사부님을 만나야 함다. 원래 청소에 따라갈 예정도 없었슴다. 사부님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슴다.”
“토지 경주에는 안 나가나요? 꼭 깃발을 들고 참가할 필요는 없는데요.”
노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입술이 우물거렸고, 눈동자가 데굴데굴 굴렀다.
“시간을 더 끌면 사부님을 못 만날 것 같슴다.”
“편지를 한 통 써줄게요.”
“감사함다.”
귀환하는 용병들은 말에 가죽 주머니를 하나씩 달았다.
주머니는 꽉 차 묵직하게 흔들렸다. 저 안에는 서부 사람들에게서 약탈한 물건과 서부 사람을 약탈했던 용병의 물건들이 가득하리라.
풍족한 주머니만큼이나 용병들의 인내심도 풍족했다. 아니면 잃을 게 생기니 겁이 많아졌거나.
어쨌든, 수백 명의 용병이 모였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조용한 시간이 흘러갔고, 저 멀리 마을이 보였다.
마을에 망루가 섰다.
나무로 만든 높은 망루에는 연합 소속 군인이 올라갔다.
북쪽 끝까지 눈에 보이는 땅 전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망루가 세워졌다.
더 나아가니 망루 아래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은 돌아다니는 외부인으로 북적였다.
“어디로 갈 겁니까?”
마리나가 물었다.
“호수 근처는 무리고, 강 따라 쭉 가다가 목 좋은 자리가 보이면 거기에 자리 잡게요.”
“강이라…. 알겠습니다.”
“편의라도 봐주게요?”
“제 변덕에 달렸습니다.”
측량 준비를 해야 한다며 마리나는 말에 속도를 높여 멀어졌다.
파름이 마르할 옆에 붙었다.
“나를 고용하는 건 어때? 이번 토지 경주는 전쟁이 될 거라던데. 그건 우리 전문이거든.”
“아뇨. 사정이 있어서 고용은 무리예요. 경주에선 서로 얼굴도 보지 않는 편이 좋을걸요. 저희 쪽에 붉은 해골 용병단이랑 원수진 사람이 있어서요.”
“이크, 그럼 도망가야지.”
장난스레 말해도 과장 없는 진심이다.
용병으로 일하면서 원한을 쌓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이쪽은 의뢰를 따른 죄밖에 없는데… 사람을 죽인 시점에서 죄가 없다고는 말 못 하는데, 그래도 죄를 물을 거면 의뢰를 넣은 사람한테 먼저 가보는 게 맞지 않은가?
그런 바람이 무색하게 붉은 해골 용병단을 원수랍시고 찾아오는 놈들은 이쪽을 만악의 근원으로 여기고 공격해온다.
이익은 없고 손해는 막대하다. 원수라는 사람이 찾아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마을이 가까워졌고, 파름도 부하들과 함께 옆으로 떨어져 나갔다.
“저희도 마을에 들어가죠. 길드에 복귀 보고 하고, 잔금 치르고, 해산. 깔끔하죠? 이의 있는 사람?”
티머시가 소심하게 손을 들었다.
“나는?”
“티머시는 따라와야죠.”
티머시는 초인이다.
단순히 부하로 받을 게 아니라 그는 별개 병력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알아야 하는 게 몇 가지 있다.
샤힐레를 통해 계약도 해야 하고.
마을로 돌아온 마르할은 삐딱한 태도의 용병 길드 지부 직원에게 길드 본부로 올라갈 문서를 제출했다.
“이 명단이 맞습니까? 죽은 사람이 나중에 발견되면 본인이 책임져야 합니다.”
“이탈자 빼면 정확해요. 아, 곱게 죽고 싶으면 문서로 수작질하는 건 그만두는 게 좋아요.”
“길드 직원을 향한 음해는 제명 사유가 됩니다.”
경주 시작 당일까지 복귀 보고를 하지 않은 용병에게는 현상금이 붙는다.
부정 출발은 연합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행동이므로 연합과 용병 길드 본부에서도 까다롭게 관리한다.
눈앞의 길드 직원은 고의로 일부 보고를 누락해 현상범을 만드는 짓을 했다.
용병을 얼마나 무시하면 문서 작성자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줄을 찍찍 그어가며 문서를 고쳤다.
용병 길드가 개판인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토지 경주로 길드 전체가 바쁠 때라지만, 이리 뻔뻔한 사람은 오랜만이다.
“성황국어 모르죠? 보니까 몇 단어만 외워서 조작하는 것 같은데.”
“사람을 부르겠습니다.”
“방금 찍찍 그어버린 글자가 뭔지 알려줄까요? 붉은 해골 용병단 단장 파름.”
“헛소리를….”
“그럼 내 이름은 알지 모르겠군.”
떨어져서 마르할을 지켜보고 있던 티머시가 끼어들었다.
“우리 구면이지?”
“예, 예. 오랜만입니다.”
길드 직원이 어색하게 대답했다.
“네가 그어버린 그 종이에 내 이름도 들어가 있어. 며칠 뒤에 내가 현상범이 되어 있으면, 내가 제일 먼저 누구를 죽이러 오면 될까?”
길드 직원의 손이 떨렸다.
“시, 시정하겠습니다.”
“맨입으로?”
“고, 공국 금화 열 개. 제 전 재산입니다. 제발.”
“티머시. 너무 그러지 마요. 이미 지부장을 불렀거든요.”
길드 직원의 얼굴이 검게 죽었다.
용병 길드는 돈과 목숨이 오가는 곳이다. 길드에서 장난친 사람의 말로는 다 똑같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은 지옥에 떨어진다.
“내 길드에 똥칠하는 개씨발 새끼가 누구야!”
2층으로 지어진 길드 건물 위층에서 나무가 떨리는 고함과 함께 한쪽 팔이 없는 남자가 내려왔다.
목청을 돋운 남자의 외침에 시끌벅적하던 용병 길드가 조용해졌다.
마르할이 티머시의 팔을 당겼다.
“시간 끌리면 귀찮아요. 이 틈에 나가죠.”
마르할과 티머시는 용병 길드를 벗어났다.
티머시가 마르할에게 물었다.
“왜 보고서를 성황국어로 쓴 거야? 공국어로 썼으면 됐잖아?”
“습관이에요, 습관.”
마르할의 품에서 다른 언어로 된 세 장의 종이가 나왔다.
세 장 중 한 장에는 공국어가 적혀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사람을 한번 떠보면 사기당할 일이 훨씬 줄거든요.”
“난 대체 누구 부하가 된 거야….”
“이제부터 설명해줄 거예요. 설명할 사람도 왔네요.”
인기척 없는 구석진 골목에 그림자가 졌다.
휴고가 골목 입구에 들어섰다.
“주인님, 청소 수고하셨습니다.”
“레겐토 소식은 들었어요?”
“이미 조치했습니다.”
마르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첫 만남에서부터 알았다. 그래도 티머시는 마르할을 특별한 용병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진짜 모르겠다.
목숨이고 나발이고, 마르할이 뭐 하는 누구인지가 더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