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does the land document of the fantasy Demon Castle belong to? RAW novel - Chapter 193
제193화
휴고의 시선이 티머시를 한 번 보고 지나쳤다.
“급한 정보가 두 개 있습니다.”
“말해봐요.”
“하나는 소문이고, 하나는 황제에 대한 겁니다.”
“소문부터요.”
“서부 사람과 서부 문화는 열등하며, 세상을 위해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문이 퍼지는 속도나 움직임을 보면, 누군가의 소행입니다.”
티머시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이미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을 곡창지대에서 만났다.
그게 한 사람의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었다고?
마르할은 등을 돌리고 있어 티머시는 마르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휴고는 누구일 것 같아요?”
“상회들, 아니면 성황국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국에서 쓸 방법은 아니죠. 서부 사람들이 상당수 유입된 공국에서 괜한 소문을 만들어봐야 이득이 될 것도 없고요.”
반면 상회와 성황국은 이런 소문이 퍼져 손해 볼 게 없다.
남들은 손해를 보고 자신들은 손해를 보지 않으면, 그게 바로 이익이다.
“성황국은 찔러보기 어렵고, 상회는 어때요?”
“허락해 주시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시작해요.”
“알겠습니다.”
휴고가 하늘을 향해 수신호를 보내자 지붕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티머시는 깜짝 놀랐다. 소리가 나기 전까지 지붕에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
만일 기습을 당했으면 손도 못 쓰고 죽었다.
마르할과 휴고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교육할 사람 남았어요?”
“하루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쪽은 티머시. 이름은 알죠? 이번에 합류했어요.”
휴고가 티머시에게 손을 내밀었다.
“휴고입니다.”
“티머시. 따로 소개는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맞나?”
“맞습니다.”
“우선 움직이죠.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샤힐레는 쉬고 있어요.”
“알겠어요오….”
목소리는 허공에서 들렸다. 티머시는 반사적으로 검을 뽑으려다 간신히 참았다.
초인이 되어 많은 전투를 경험하고, 어디서든 무시당하지는 않는 사람이 된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집단 안에서는 평범하던 청년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마르할과 휴고는 거리로 나왔다. 티머시는 뒤로 물러나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
“황제는 무슨 소리예요?”
“불꽃이 서부에 들어왔습니다.”
“혼자요?”
“일행으로 의심되는 사람만 70명이 넘습니다.”
“다른 정보는요?”
“임시 천막에 준비해 뒀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곳에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쪽으로 가볼게요. 티머시를 부탁해요.”
“보안 단계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천 명.”
“알겠습니다.”
마르할은 통통 튀는 걸음으로 인파 사이로 사라졌다.
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 사이에서 마르할만이 인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주변의 소리가 쏟아졌다. 티머시는 마르할과 휴고의 대화에 집중해 주변의 소리도 못 듣고 있었다.
‘아니야. 아무리 집중했어도 그 정돈 아니었어.’
신비였다. 그도 모르는 사이, 신비가 근처의 소리를 차단해주고 있었다.
휴고가 뒤로 돌았다. 그리고 짧게 한마디 던졌다.
“따라와라.”
휴고가 앞서 걸었다.
티머시는 휴고를 따라갔다. 휴고는 마을에서 벗어났다.
토지 경주를 대비해 마을 바깥에는 임시 구조물이 잔뜩 세워졌다.
천막, 오두막, 그냥 모포를 깔아둔 모닥불까지 다양했다.
휴고는 깨끗하게 지어진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오두막 근처에는 십여 명의 사람이 경계를 섰다.
누구와 싸워도 이긴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모두가 초인이었고, 가진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휴고는 경계 서는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며 오두막으로 들어갔다.
티머시도 휴고를 뒤따랐다.
보통 오두막은 커다란 창을 내 낮에 내부를 밝힌다.
이 오두막에는 창문이 없었다. 대신 유물인 유리구슬이 천장과 벽에 박혀 낮처럼 오두막 내부를 밝혔다.
“마르할은 대체 뭘 하는 거지?”
“이제부턴 말을 조심해라. 주인님이 허락하지 않는 이상 그 호칭은 허락되지 않는다.”
“…그분은 뭘 하려는 겁니까.”
휴고의 대답은 싸늘했다. 티머시는 바로 말을 높였다.
“그 전에 계약부터. 샤힐레.”
“네에….”
오두막 구석에 그림자가 지더니, 샤힐레의 모습이 신발부터 나타났다.
“미리 만들어둔 게 있어서 대가는 필요 없어요오….”
“좋습니다.”
샤힐레가 종이를 꺼냈고, 휴고가 가지고 있던 만년필로 종이에 글을 적었다.
“의뢰를 수행했다면, 저주에 대해서도 들었습니까?”
“들었습니다.”
“골자는 같습니다. 거기에 비밀 엄수 조항이 추가됩니다. 서명하시죠.”
휴고가 종이와 단검을 내밀었다. 티머시는 종이를 한 번 읽고 단검으로 손에 상처를 내 종이 아래에 피로 이름을 적었다.
“당신은 천 명을 지휘하는 지휘관입니다. 내일부터 당신이 알아야 할 암구호와 전략, 전술을 배우게 될 겁니다.”
“도대체….”
“주인님이 뭘 하려는 거냐고 물었습니까? 쉽게 말하면 전쟁입니다.”
“그분은 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까? 대체 어떻게?”
동부에 군대를 가지고 있다는 말 같지는 않다.
그러면 서부에 있다는 말인데, 티머시는 비슷한 소문조차 들은 적이 없다.
천 명을 지휘하는 지휘관이라고 했다. 그리고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교육을 시키는 사람이 있다.
티머시와 같은, 어쩌면 티머시보다 높은 사람이.
티머시는 자신보다 높은 사람도 있으리라 확신했다.
마르할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마르할은 속내를 모두 보이는 사람이 아니다.
막 부하가 된 티머시에게 천 명이나 되는 사람의 지휘를 맡기는 것도 아마 파격적인 인사일 것이다.
마르할이 이끄는 군대는 최소 만 단위다.
그런 규모의 군대가 서부에 주둔하고 있다고?
어떤 흔적도, 소문도 없이?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휴고는 낯빛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그것도 교육의 일환입니다.”
“제가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적이 누군지는 알 수 있습니까?”
“마침 딱 거기까지가 당신에게 허락된 부분입니다. 하지만, 정말 알고 싶습니까? 세상에는 모르는 게 나은 진실도 있습니다.”
티머시는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듣겠… 듣겠습니다.”
“동부. 저희의 적은 동부 전체입니다. 일단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합니다.”
“동부라 하면, 공국도 포함됩니까?”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던 휴고는 고개를 들었다. 살짝 찌푸린 눈매에 그림자가 생겼다.
“그게 당신의 소원이군요. 이건 대답할 필요 없습니다. 소원은 오직 주인님과 당사자만을 위한 것이니.”
“대강, 그렇다고 해두죠.”
“좋습니다. 오늘은 쉬어도 됩니다. 내일 사람을 보내죠.”
티머시는 쫓겨나듯 오두막을 나왔다.
티머시는 마을로 돌아와 여관을 잡았다. 토지 경주 기간이라 싸구려 여관방 하나에 공국 금화를 써야 했다.
평소라면 차라리 노숙을 했겠지만, 오늘은 머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티머시는 여관 주인을 욕하며 마른풀과 흙을 채운 싸구려 침상에 누워 눈을 감았다.
* * *
마을 밖에는 백 개는 족히 넘는 천막이 있었다.
토지 경주가 벌어져도 여기까지 사람이 몰리지는 않는다.
원인은 하나다.
토지 경주가 벌어지는 땅이 곡창지대라는 사실.
개인도 개인이지만, 이름 있는 집단은 모두 경주에 한 발 걸치고 있을 것이다.
마르할은 눈에 익은 천막을 찾았다.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 십여 명은 넉넉하게 머무를 거대한 천막 두 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천막 입구를 손으로 밀며 밖으로 나오던 마린은 마르할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마르할 님?”
“오랜만이에요. 다른 사람들도 안에 있어요?”
마린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할은 천막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가려던 마린이 함께 천막에 들어왔다.
“밖에 볼일 있는 거 아니었어요?”
마린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별일 아니에요.”
천막 안에는 몇 개의 그물침대가 기둥에 매달려 흔들렸다.
횃불이 천막 내부를 밝히며, 동시에 천막 내부를 데웠고, 바닥에는 몇 겹의 천을 깔아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았다.
호사스러운 천막이었다.
여기까지 와서 딱히 돈이 많다는 걸 숨길 이유도 없었다.
어차피 토지 경주가 시작하면 전부 못 쓰게 될 돈이고, 누리지 못할 사치였다.
마르할은 천막 안에 있는 사람들과 차례대로 인사를 나눴다.
“왔나?”
“스트레킬, 다른 일 없었죠?”
“보면 안다.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지.”
“베이, 잘 지냈어요?”
“내 잃어버린 미각만 빼면. 갔던 일은 잘됐어?”
“마지막에 크게 한 건 하긴 했지만, 그걸 빼면 평범했어요.”
“…그거 안 평범한 거 아냐?”
“울테칸, 부하들은 어쩌고요?”
“이미 일은 다 지시해뒀다. 경주 시작 직전까진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에 있는 게 이익이지.”
“샤벨은 잘 지내고요?”
“교회에 있을 때보다 활기차더군. 나는 불안한 일이 한둘이 아니다만.”
“다행이네요. 그리고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당신 유파에 대해서요.”
“…갑자기 아픈 부분을 찌르는군.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다오.”
“알았어요.”
마르할은 마지막 사람에게 눈을 돌렸다.
왜 여기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었다.
[알라실, 성녀가 여긴 왜 있어요?] [신의 선택을 받은 성직자로서 사람들을 축복하고,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려고요.] [메라가 그걸 놔뒀어요?] [명성을 올릴 기회라고 좋아하던걸요.] [그리고 짜잔, 이것 좀 봐요.]알라실의 뒤에는 커다란 가죽 주머니가 있었다.
대충 만든 물건이 아니라 장인의 손길이 닿은 물건이었다.
알라실은 주머니를 열고 안에서 막대기 하나를 꺼냈다.
[깃발?] [제 행동이 성황국에서도 마음에 든 모양이더라고요. 떼를 조금 썼더니, 이번에도 깃발 판매상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 잘했죠? 하나 줄까요?] [다른 말은 없었고요?] [딱히요?]이번 경주에서 제일 손해 보는 세력은 성황국이다.
가까운 공국은 시간에 맞춰 병력을 차출하면 된다. 제국은 네루가 있고, 황제 직속 기사단 단장인 불꽃, 케라스 아니게온이 제국 기사들과 함께 왔다.
케라스 아니게온은 말 그대로 황제 직속 기사단이다. 그는 황제의 명령으로만 움직인다.
케라스의 행동은 황제의 뜻이며, 그의 부하들도 황궁의 최정예 기사들일 것이다.
공국과 제국은 나름대로 토지 경주에 대비했다.
그러면 성황국은?
편지를 보내도 답신이 올 시간이다.
성황국이라면 서부에서 교황청까지 빠르게 연락할 수단을 몇 개는 마련해 두었을 것이다.
그 결과가 알라실을 깃발 판매상으로 추천하는 거라고?
휴고가 말한 불온한 소문, 그걸 퍼뜨린 범인이 성황국이라 가정해도, 천하를 담은 땅에 대한 대처로는 미지근하다.
‘토지 경주만 정상적으로 끝나면 돼.’
만일 이게 성황국이 준비한 전부라면, 성황국의 계획이 결과를 맺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들의 사상은 위험하지만, 사상이 퍼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대책 마련에 여유가 있다.
토지 경주 안에 이미 수작을 부려놨다고 하면, 그건 서부의 법칙대로, 약육강식의 법칙대로 처리하면 된다.
마르할은 해야 할 일을 명확히 했다.
토지 경주에서 땅을 손에 넣는다.
기왕이면 집 나온 제국의 개도 죽인다.
그거면 된다.
마르할의 앞에 깃발이 흔들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앞으로의 계획이요.] [몇 개 줄까요?] [깃발 판매는 내일부터 아니었나요?] [성녀가 준다는데 뭐 어때요. 나가서 자랑하지만 않으면 되죠.] [잘 쓰겠습니다.]알라실은 십여 개의 막대기를 땅에 두고 천막을 나갔다. 마르할이 올 줄은 몰랐을 테니, 처음부터 깃발을 주는 게 목적인 듯했다.
“인맥이 좋긴 좋군.”
스트레킬이 바닥에 있는 깃발을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막대로 된 깃발은 연합에서 파는 가장 비싼 깃발이다.
자본가와 권력자가 대거 참가하는 이번 경주에서는 돈이 있어도 구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귀한 물건이다.
그걸 남들보다 하루 빠르게 받았다.
이번 경주에서 하루의 시간과 운반하기 쉬운 깃발이 가진 가치는 천만금과 같았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그냥 경주에 참가하면 되나?”
“작전부터 짜야죠. 그 전에 울테칸에게 물어볼 게 하나 있어요.”
“우리는 빠져야 하나?”
“저는 서부의 지주라면 들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울테칸은요?”
“그래… 땅의 주인이라면 들을 자격이 있지. 네게는 도움 받은 것도 있고.”
울테칸은 옆으로 손을 뻗어 차크람을 꺼냈다.
손질된 차크람 날에 천막 안쪽의 풍경이 비쳤다.
“알고 싶은 게 뭐지?”
“청소를 나갔다가 노예상을 발견했어요. 증언에 의하면, 그들을 노예로 만든 사람은 차크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다소 불법적인 일은 눈감아 주겠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울테칸이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차크람의 날을 쓰다듬었다.
“안체 출신이 개혁파와 정통파로 나뉘어 있다는 건 이야기했었지. 정통파는 나를 중심으로 그런대로 잘 뭉쳐 있다. 하지만 개혁파는 젊은 사람도 있고, 안체 출신이 제자로 받은 동부 출신도 포함되어 있다.”
“개혁파 안에서 또 갈등이 있군요.”
“개혁파에는 몇 개의 파벌이 있다. 그중 한 파벌을 이끄는 사람이 내 삼촌이다. 이름은 말리칸. 나와 나이 차이는 얼마 나지 않고, 얼굴도 비슷하다. 잔인하고 이기적인 성정으로, 돈을 위해 마약에까지 손을 대다 부족에서 쫓겨났지. 차크람을 쓰며 인신매매까지 할 인간은 달리 없다.”
“죽여도 되나요?”
“기회가 오면, 부디 처참한 죽음을 부탁하지.”
울테칸의 말이 끝났다.
마르할이 손뼉을 쳤다.
짝!
“무거운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토지 경주에서 어떻게 할지 계획을 짜보죠.”
“여기서 짜는 계획이 의미가 있나?”
스트레킬이 말했다.
그가 토지 경주에 참가한 건 단 한 번이지만, 악몽과 같은 전장에서 살아남은 고위 기사는 토지 경주의 본질을 파악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토지 경주에 계획은 무의미하다는 본질을.
“토지 경주에 몇 번 나가본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말하죠. 하지만 이게 있다면 어떨까요.”
마르할은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건 지도였다.
제대로 조사된 적이 없다던 천하를 담은 땅의 상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