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does the land document of the fantasy Demon Castle belong to? RAW novel - Chapter 197
제197화
셰르도는 공국의 군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이었다.
그는 한 달 전 공국을 떠났고.
현재 서부 곡창지대에 있었다.
그는 앞에 있는 숲을 살폈다. 십여 명의 부하가 그를 뒤따랐다.
숲은 거미줄처럼 사방에 풀과 가지와 뿌리를 뻗쳤다.
식생. 평범.
색적. 어려움.
지형. 습함.
진흙이 발에 달라붙는다.
우연히 터진 수원을 중심으로 생겨난 숲인 듯했다.
함정을 파기 좋은 숲이다.
말발굽 자국이 숲 안으로 이어졌다.
셰르도가 혀를 찼다.
“들어가면 죽을 게 빤히 보이는데, 몇 놈이나 들어간 거야?”
“최소 스무 명은 되는 것 같습니다.”
숲을 살피던 셰르도의 부하가 답했다.
“보나 마나 기사들이겠지.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놈들.”
“저희는 안 들어가도 됩니까? 죽은 놈이 열이 넘습니다.”
“죽은 열 놈 복수하자고, 남은 구십이 죽어?”
“…그건.”
부하는 말을 흐렸다.
다른 부하가 숲 안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기! 사람이 나옵니다!”
울창한 숲에서 사람 한 명이 걸어 나왔다.
남자는 셰르도에게 손을 흔들었다.
셰르도도 남자를 보고 마주 손을 흔들었다.
그의 옆에 있던 부관이 셰르도에게 말했다.
“대장님, 아는 사람입니까?”
“그래. 다들 물러나.”
남자는 천천히 가까워졌다. 끝까지 셰르도 옆에 남아 있던 부관이 의문을 표했다.
“저 남자, 말이 없습니다.”
토지 경주에 말은 필수다. 말이 아니면 소라도 타야 한다.
말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초인들도 결국은 말을 찾는다. 움직이는 데 힘을 다 쓰면, 정작 힘을 써야 할 때는?
토지 경주가 시작되고 하루 지났다. 말이 없는 사람이 그들보다 앞설 수는 없다.
말을 타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둘 중 하나다.
모종의 이유로 말을 잃었거나, 처음부터 말이 없었거나.
어느 쪽이든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명령이 명령 같지 않지?”
셰르도의 한마디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부관도 옆으로 물러섰다.
남자, 마르할은 그대로 셰르도에게 가까워졌다.
“공국 지휘관. 진짜 됐네요.”
“그 돈 가지고 여기까지도 못 올라올 거면 목매달고 죽어야지.”
셰르도가 말에서 내렸다.
“그 꼬마가 많이도 컸어.”
“이제 바지에 똥은 안 지리죠?”
“부하들 다 듣는데 10년도 넘은 이야기를 끌고 오고 있어.”
“하지만 사실이죠.”
셰르도는 마르할의 멱살을 잡으려 했지만, 마르할은 가볍게 몸을 빼 그의 손을 피했다.
말발굽을 살피던 부하가 소리쳤다.
“대, 대장님! 그 남자! 그 남자입니다! 출발을 엉망으로 만든 남자입니다!”
“알아!”
셰르도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필사적으로 소리치던 부하는 멍청한 얼굴이 되었다.
“여기서 우리 싸워야 하나요?”
“내가 미쳤다고 누구랑 싸워?”
셰르도가 손을 들었다.
부하 반은 그의 신호를 이해했고, 반은 아니었다.
셰르도가 손을 내렸다. 신호를 이해한 부하들이 그렇지 않은 부하들을 검으로 베었다.
서부에 말 못 하는 고깃덩이가 늘었다. 일상이었다.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낸 부하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주변을 경계했다.
“이 시체들이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어제부터요.”
마르할과 셰르도도 태평했다.
“공국 분위기는 어때요?”
“난리 났지. 나처럼 이 악물고 올라간 사람이 한둘이야?”
“버티지 그랬어요.”
“기사들이 칼 들고 협박하는데 방법이 있나. 우리 애들이라도 살려야지.”
“달라진 게 없네요.”
셰르도는 멸망한 서부 국가의 군인이었다.
마족을 피해 부하들과 함께 대피한 셰르도에게는 있을 곳이 없었다.
마족과의 전쟁이 한창일 때는 어디든 불려 다녔다.
일손 하나가 소중하니 군인 출신이라 하면 어디서든 환영받았다.
마족이 사라진 다음은 아니었다.
서부 사람들은 전부 외부인, 잠재적 범죄자 취급이었고, 군인 출신이라고 하면 용병보다 더한 취급을 받았다.
용병이 사람을 죽일지도 모르는 인간이라면, 군인은 사람을 죽이려고 기술을 연마하고 훈련을 거친 사람이었다.
군인을 받아줄 곳은 결국 군대였다. 셰르도는 부하들과 함께 공국 군대에 몸을 의탁했다.
그래도 세상은 쉽지 않았다. 공국 군대를 꽉 잡고 있던 귀족 가문과 셰르도와 마찬가지로 서부에서 도망친 군인들로 군대는 미어터졌다.
하루를 빵 하나로 버티던 셰르도는 두 번째로 마르할을 만났다.
“약속은 못 지키게 됐다, 꼬마야.”
“됐어요. 밥 안 굶은 게 중요하지. 그리고 지금은 이게 더 좋아요.”
“역시, 너도 지주냐?”
“안 알려줄 거예요. 알려고 해도 소용없을 거고요.”
“나도 알고 싶은 생각 없다. 알았다가 무슨 꼴을 당하려고.”
셰르도가 마르할을 처음 만난 건 검은 안개에 뒤덮인 서부에서였다.
다소 뻔한 이야기다.
다 죽어가던 그와 부하들은 용사 일행에게 구해졌고, 그때 마르할을 처음 만났다.
당시는 제대로 인사도 못 했다. 용사 일행은 바람처럼 나타나 그들을 구해주고, 밥 한 끼를 차려주고, 약간의 식량을 놔두고 사라졌다.
밥 한 끼가 차려지는 동안 셰르도와 부하들은 성인에게 상처를 치료받았고, 마법사에게 몸을 보호할 유물을 받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안개를 반으로 가르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마족을 암살하는 용사와 도둑 사이에서 꼬마 하나가 자기 몸통 크기의 솥을 들고 밥을 만들었다.
10년이 넘었지만, 셰르도는 그 꼬마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했다.
마족이 사라지고 갈 곳 없던 그에게 마르할이 찾아왔을 때도 바로 알아봤다.
훌쩍 자란 꼬마는 셰르도를 알아보고 제안했다. 돈을 줄 테니 공국의 군인이 되어라. 최대한 높은 자리까지 올라라. 그리고 내가 원할 때 딱 한 번 도움을 달라.
셰르도는 마르할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수중에 돈도 없었고, 그는 마르할을 믿었다.
용사와 함께 세상을 구한 꼬마를 믿었다.
“돌아간다! 짐 챙겨!”
“이대로 돌아가도 돼요?”
“내 위에 다른 인간도 없어. 있긴 있는데, 여긴 없어.”
“오. 꽤 높은 자리까지 갔나 봐요?”
“내 아래 천 명이 있단다, 꼬마야.”
셰르도가 거들먹거리며 말했고, 마르할이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셰르도는 마르할이 전혀 놀라지 않았음을 알았다.
용사 일행과 함께하던 인간이 고작 그 정도로 놀랄까.
“이제부터 뭐 할 거예요?”
“천 명이면, 마을 하나는 만들 인원이지?”
“그렇죠. 깃발 꽂고 땅 주인 된 다음에 부하들 모아서 집 지으면 마을 하나 뚝딱이죠. 그런데 공국에선 땅문서를 가지고 오라고 안 했어요?”
셰르도는 묘한 눈으로 침묵했다.
그는 마르할의 이름도 모르고, 뭘 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가 마르할에게 가진 호의는 마르할이 용사 일행의 일원이며 그의 목숨을 구해줬다는 것에서 온다.
그것 말고는 마르할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기묘한 관계다.
마르할의 말대로 그는 땅문서를 얻기 위해 서부에 왔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짐작하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명령 자체는 지휘관들에게만 은밀히 내려왔다.
마르할은, 그의 앞에 있는 미지의 남자는 마치 공국 상층부에서 그에게 내린 명령을 모두 안다는 듯 말하고 있었다.
마르할의 말은 계속되었다.
“선택은 본인이 해야죠. 그런데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여기 자리 잡는 걸 추천해요.”
“마음 같아선 그러고 싶지. 그런데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냐. 부하들도 설득해야 하고, 아무튼 조금 그래.”
“충분히 고민해서 정해요. 시간은 넉넉하니까요. 숲에 들어가 볼래요?”
“…아니. 죽을 곳을 찾아가는 취미는 없어서.”
셰르도는 말에 올라탔다. 그의 부하들은 이미 준비를 끝마쳤다.
“다시 만나지 말자. 이 말이 맞겠지?”
“아마도요. 잘 가요.”
마르할이 손을 흔들었고, 셰르도는 말을 채찍질했다.
경주 출발을 엉망으로 만든 범인을 쫓아 여기까지 왔지만, 부하들과 미리 정해둔 합류 지점은 한참 앞이었다.
셰르도가 멀어지는 걸 확인한 마르할은 숲으로 들어왔다.
투두둑.
마르할 앞으로 살덩이가 떨어졌다. 피가 마르지도 않은 사람의 팔이었다.
수십 개의 나무 가시가 박힌 팔에는 벌써 파리가 꼬였다.
“황야에서는 벌레는 안 꼬였는데. 장단이 하나씩은 있다는 걸까.”
마르할은 숲 안으로 들어갔다.
사방이 사람이었다.
나무에 사람이 걸렸고, 땅에 사람이 묻혔고, 뭉개져 나무와 하나가 된 사람도 있었다.
사인은 다양했지만, 흉기는 하나였다.
다른 사람들은 다양한 물건을 흉기로 꼽을 테지만, 마르할은 여기 있는 사람들을 죽인 흉기를 하나로 인식했다.
숲.
숲에 들어온 사람들은 숲에 의해 죽었다.
마르할은 피로 질척한 숲을 걸었다. 엘리제가 말의 시신 옆에 떨어진 주머니에서 육포를 꺼내 먹고 있었다.
고개를 든 엘리제는 피 냄새가 마음에 안 드는지 한 번 투레질했다.
“일단 한 번 걸렀고, 몇 번이나 더 처리해야 하나.”
이번 토지 경주에 참가한 사람들은 다른 토지 경주에 참가했던 사람들과 상당히 다르다.
지주가 되겠다는 꿈을 품지도 않았고, 욕망에 충실하지도 않다.
카리안이나 할리발이 가지고 있던 순수함이 없다.
국가의 이익, 집단의 이익을 위해 경쟁자를 죽일 준비가 된 살인귀들이다. 그래서 마르할도 망설이지 않았다.
서부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는 줄일 수 있을 때 미리미리 줄여둬야 한다.
엘리제가 숲을 빠져나와 달렸다.
* * *
아스탈은 불안한 얼굴로 연신 고개를 돌렸다.
“조금 가만히 있으면 안 되나?”
카반이 못마땅하게 말했다.
“어, 저기… 이거, 걸리면 죽는 거잖아요.”
아스탈이 말을 더듬었다.
아스탈은 왜 아직도 자기가 여기 있어야 하는지 의아했다.
그는 북쪽, 남들이 곡창지대라 부르는 지역에 있었다.
토지 경주에서 출발해 달린 게 아니라 남쪽에서 북쪽으로 똑바로 올라왔다.
일명 부정 출발이라 부르는 행동.
들키면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범죄다.
“오겠다고 한 건 너다.”
“그게 그런 뜻인 줄 몰랐어요….”
카반의 눈빛은 무시무시했고, 우묵하게 들어간 눈은 그 눈빛을 더욱 위압적으로 만들었다.
아스탈의 어깨가 절로 좁아졌다.
마르할에게, 도시에, 마을에 도움이 되고 싶냐는 카반의 질문에 되고 싶다고 답하기는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 걸 알았다면 그런 대답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젊은이를 너무 나무라지 말게. 한창 혈기를 주체하지 못할 나이 아닌가.”
“당신에게 말한 게 아닙니다.”
“자네 도시에 내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려 줘야겠나?”
카반이 입을 다물었고, 모닥불을 가지고 장난치던 아젠만이 큭큭 웃었다.
카반의 도시는 빚으로 만들어졌다.
상환 기한이 10년은 더 남았지만, 카반은 채권자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채무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아젠만을 편하게 대하는 사람은 아스탈이었다.
“각하께서도 여기 계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부정 출발 했다는 걸 들키기라도 하면….”
“조만간 허수아비가 될 연합을 내가 왜 무서워해야 하나?”
“연합이 영향력을 잃는다는 말입니까?”
카반이 놀라 대화에 끼어들었다.
연합이 허수아비가 된다니?
그 아젠만 리안틀이 한 말이 아니라면 개소리로 치부했을 것이다.
“연합이 세워진 이유가 무엇일 것 같나?”
“서부의 땅을 통제하기 위해. 아닙니까?”
“절반의 정답으로 쳐주지. 땅을 통제하기 위함은 맞아. 그러면 어떤 땅을?”
“…곡창지대 하나만을 위해서?”
“쯧쯧. 이래서 기사랑은 대화가 안 통해.”
카반은 어떤 변명도 하지 못했다.
아젠만은 모닥불로 몸을 데웠다.
마차도 없이 말을 타고 여기까지 왔다.
노년에 들어선 아젠만에게는 몸에 상당히 부담이 되는 행동이었다.
밤이슬의 도움을 받고, 사제까지 대동해도 이미 늙어버린 몸은 어쩌지 못했다.
“연합이, 그 위에 있는 놈들이 원하는 건 가치 있는 땅이지, 그냥 땅덩이가 아냐. 뭐. 이 근방은 다 비옥한 편이니 그냥 땅덩이도 수십 년 놔두면 괜찮은 땅이 되겠지만, 그걸 느긋하게 기다릴 놈은 없지.”
마족이 지나가며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땅이다.
몇몇 도시 폐허를 제외하면 문명의 흔적도 대부분 지워졌다.
동부에서 자원을 끌어와 서부를 재건하는 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미친 짓이고, 성공해도 결과를 보는 건 아들 세대일 것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 땅이 있지. 바로 여기.”
모닥불을 쬐던 아젠만이 손가락으로 바로 아래를 가리켰다.
“이번 경주만 끝나면, 당분간 연합은 서부를 방치할걸? 서부 탐색이 끝나고, 또 쓸 만한 땅이 남았다는 게 알려지면 그때야 다시 움직이겠지. 그때까지 연합은 껍데기만 유지할 거야.”
말을 마친 아젠만은 허리춤의 수통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모닥불에 손을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