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does the land document of the fantasy Demon Castle belong to? RAW novel - Chapter 257
제257화
이마릴은 대지주 마르할의 저택을 확보했다.
저택에는 보물과 같은 정보들이 잔뜩 있었다.
여기가 별장이라는 것도 서류를 통해 알아냈다.
“사람을 전부 붙잡지 못한 건 아쉽군.”
소란을 알아차린 건지 부하들이 도착했을 때 별장은 텅 비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인질은 하나가 끝이다.
이마릴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다.
수표책과 어음까지 두고 간 걸 보면 도망간 사람들이 얼마나 다급했는지 눈에 보였다. 아직 정리가 덜 끝난 수백 장의 종이까지 있었다.
나름 머리가 돌아간다는 수색 기사와 추적 기사가 달라붙었는데도 이틀 동안 종이의 분류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이걸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분류가 끝나면 그걸 토대로 대지주 하나가 5년 동안 서부에 뿌려둔 것들을 모조리 먹어치운다.
압도적인 무력이 그걸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지하로 이어진 문에서 기사 한 명이 올라왔다.
별장이라도 권력자의 저택이었다. 권력자가 가져야 할 건 다 있었다.
다용도 지하실도 저택에 필요한 것 중 하나였다.
“심문은 어떻지?”
기사가 고개를 저었다.
“정말로 지독한 저주입니다. 제국에서도 그런 저주는 본 적이 없습니다.”
기사는 수십 년 동안 이마릴의 부하로 녹봉을 받으며 주로 험한 일을 도맡아 했다.
저주에도 익숙한 기사가 진저리 쳤다.
“열 명이 앓아누웠습니다. 회복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성과는?”
“없습니다.”
기사가 고개를 깊이 숙였다.
기사의 예상대로 이마릴의 눈썹이 사납게 구겨졌다.
“초인을 열 명이나 잃고, 얻은 게 없어?”
“고통을 반사하는 저주를 가진 사람은 몇 명 봤습니다만, 동부의 것들과는 수준이 다릅니다. 금기에 손대 신비 추적자에서 쫓겨났다는 저주 마법사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신비 추적자는 마법을 위해서라면 사회적 금기에도 서슴없이 손대는 인간들이었다.
금기도 수단으로 삼는 자들에게 금기로 취급되는 무언가를 건드려 신비 추적자에 쫓겨난, 그러고도 살아남은 마법사의 저주라면 서부 최고의 저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사는 휴고에게 걸린 저주가 그런 마법사의 저주와 비교해도 수준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었다.
“방법을 찾아라.”
“알겠습니다.”
이마릴은 별장 말고도 근처 건물 몇 개를 점거해 사용했다.
선발대로 이마릴과 함께 도시에 들어온 초인의 숫자만 천 명이 넘었다.
마르할의 별장에 머물 수 있는 건 100명 남짓에 불과했다.
방을 나눠 쓰면 300명도 더 머무르겠지만, 이마릴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면 절대 모이지 않았을 초인들이었다.
같은 유파 출신이라면 몰라. 다른 유파와 침실을 공유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마릴의 선발대는 별장을 중심으로 근처 건물에 흩어져 머물렀다.
이마릴은 자신이 공격당하리라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오만이 아니라 현실이 그랬다.
천 명에 달하는 초인이 사방을 지키고 있다.
그냥 초인도 아니고 유파와 가문에서 나고 자란 자들로 전략과 전술을 배운 살인의 전문가들이다.
철을 베는 사람도 있고, 신비를 익힌 사람과 암살자도 있다.
검을 다루는 모든 종류의 인간이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번 발을 들이면 전신 갑옷을 입은 기사도 살아 나갈 수 없는 개미굴이다.
걱정을 하는 게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 안일함이 참사를 불렀다.
별장이 폭발했다. 그리 느껴지는 공격이었다.
세 가지 커다란 소리가 연달아 이마릴의 귀를 때렸다.
화약 터지는 소리.
쏘아진 포탄이 별장의 나무를 쪼개는 소리.
그리고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
세 가지 소리는 무수한 크고 작은 다른 소리로 분리되었고, 모조리 이마릴의 고막을 때리는 소음으로 변했다.
이마릴은 바닥으로 몸을 던졌다.
이마릴은 실전 경험 없이 줄곧 수련만 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야 깐깐한 명문 유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이마릴은 여러 전쟁에 직접 참가했고, 죽을 뻔한 경험도 몇 번이나 있었다.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인 건 그때의 경험이었고, 그게 이마릴의 목숨을 살렸다.
나무 벽을 뚫은 쇳덩이들이 별장 1층을 부쉈다.
포탄에 맞은 초인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몸에 구멍이 뚫려 죽었다. 스쳐도 뼈가 부서지고 가죽이 벗겨졌다.
이마릴이 앉아 있던 자리에도 포탄 하나가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대포 다음은 불이었다. 포탄이 뚫은 구멍 안으로 들어온 불덩이들이 별장에 불을 붙였다.
신비로 움직이는 불덩이는 비정상적인 속도로 주변에 있는 모든 걸 삼키며 몸집을 키웠다.
이마릴이 일어났다. 그는 몸에 힘을 주고, 날카로운 눈으로 별장 바깥을 노려보았다.
동시에 온 힘을 담아 외쳤다.
별장은 물론이고 근처 건물에까지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였다.
“전쟁이다! 전원 전투준비! 제국의 적을 격멸하라!”
적이 가진 대포가 수십 개다. 제국의 대귀족도 대포 수십 문을 운용하려면 상당한 출혈을 각오해야 한다.
적은 제국 대귀족 이상의 세력이고, 그런 세력의 습격이라면 이건 이미 전투를 넘어선 전쟁이다.
초인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습격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여긴 점령이 덜 끝난 적지였다.
언제든 전투가 일어날 수 있었고, 초인들은 긴장을 완전히 늦추지는 않고 있었다.
백 개가 넘는 무기가 뽑히는 소리가 마치 하나처럼 들렸다.
경험 풍부한 초인들의 판단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야 확보도 안 되는 건물 안에서는 포격에 일방적으로 당한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벽을 부수고 건물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이마릴은 한층 더 음흉하게 행동했다. 앞서 달려가는 사람 뒤에서 몸을 낮추고 형세를 살폈다.
그렇게 그들은 불타는 건물에서 탈출했다.
화약의 연기가 걷히며 가장 먼저 보인 건 그들을 조준하고 있는 수십 발의 대포와 대포 근처에 포진한 수백 명의 병사들이었다.
국가 간의 전쟁에서나 볼 법한 광경에 이마릴은 순간 말을 잃었다.
* * *
마르할은 대포 옆에서 건물을 부수며 바깥으로 뛰쳐나오는 초인들을 눈에 담았다.
그들은 건물을 몸으로 부수고, 또 무기로 자르며 벽과 천장에서 튀어나왔다.
“벌레 같네요.”
“숙주를 죽이고 사체 안에서 튀어나오는 구더기들이 저런 모습이지.”
스트레킬이 마르할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마르할은 옆에 있던 티머시에게 눈길을 주었다.
티머시가 다음 명령을 내렸다.
이마릴과 그의 부하들이 점거하고 있던 건물은 다섯 개.
마르할은 건물 뒤편에 있는 작은 길과 건물 양옆의 지붕에 전문가들을 대기시켰다.
어떤 전문가?
암살 전문가.
서부에서 도망친 암살자와 마족과의 전쟁에서 버림패로 쓰이고 살아남은 암살자 다수가 마르할 휘하에 있었다.
그들의 주 역할은 마르할 휘하에 있는 주요 인물의 보호다.
휴고가 납치된 일이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암살자들은 가지고 있던 가장 지독한 독을, 이제는 제작법이 사라진 독까지 아낌없이 풀었다.
네 개의 방위 중 세 방위에 독운이 퍼졌다.
마르할의 바람이 독운을 가뒀다.
천 명의 초인을 가두는 거대한 감옥이 만들어졌다.
독 내성에 자신이 있는 초인들이 독운을 뚫으려다 중간에 쓰러졌다.
두 번째 포탄이 준비되었고, 티머시가 발사 명령을 내렸다.
포탄이 수십 명의 초인을 꿰뚫고 건물을 부쉈다.
“적군 사백가량! 대포 약 사십 문! 마법사 다섯! 사방에 암살자 다수! 정면을 뚫어라!”
이마릴이 소리쳤고, 초인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제정신을 챙기기도 힘들면서 상관의 명령에 즉시 움직인다.
가문과 유파가 가진 저력이었다.
“판단력이 괜찮아. 황족이라 해서 애송이일 줄 알았는데, 실전을 제법 겪었군.”
“그래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리가.”
스트레킬이 코웃음 쳤다.
마르할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스트레킬도 마르할이 동원한 전력을 보고 놀랐다.
포위망이 완성되기 전이라면 모를까.
이미 완성된 포위망을 벗어나는 건 스트레킬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유물을 쓰고 신비를 사용해야 포위망 바깥으로 발이라도 디디리라.
‘천 명의 초인. 힘에 취할 만도 해.’
하지만 이마릴은 자신이 건드린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너무 몰랐다.
마르할이 어떤 인간인지 알았다면 저리 안일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르할을 건드릴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겠지.
무지의 대가는 무척이나 비쌀 것이다.
제국 초인들이 달려왔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덩이가 그들을 반겼다.
* * *
독연이 길목을 차단했다. 무슨 수를 썼는지 독연은 건물 지붕까지 잠식해 도주로를 막았다.
수십 명의 초인이 독연에 들어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 저건 사람의 몸으로 뚫을 게 못 됐다.
이마릴에게 허락된 건 정면 돌파뿐이었다.
마르할의 사업체를 관리하러 백여 명이 자리를 비웠고, 별장을 중심으로 남아 있는 초인의 숫자는 800명 안팎이었다.
적은 400명.
대포에 달라붙은 병사가 100명이 넘었다.
대포에서 쏟아지는 포격은 위협적이었지만, 포탄이 날아올 경로만 알면 피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마릴은 대포 사이에 있는 전신 갑옷과 그 옆에 있는 아는 얼굴을 발견했다.
‘대지주 마르할. 보통 사람은 아니군.’
별장 바로 앞에는 대로가 있고, 대로 건너편에는 별장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들이 있었다.
무슨 수를 썼는지 열 개에 달하는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마르할은 그곳에 대포를 설치했다.
지독한 독연과 비교하면 정면의 포위망은 황당하리만치 얇았다.
대포에 집중하고 있는 병력을 제외하고, 저 넓은 구역을 고작 삼백도 안 되는 숫자로 막겠다고?
이마릴의 얼굴에 조소가 걸렸다.
냉정하게 판단하니 그리 나쁜 상황도 아니었다.
정면에 있는 병력을 모두 죽이면 대지주 마르할과 수십 문의 대포가 손에 들어온다.
도시를 단번에 손에 넣을 수 있다.
100명이 넘는 초인들이 마법 한 방에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리 생각했다.
전조는 전혀 없었다.
앞장서 돌격하던 초인들의 머리로 불덩이가 떨어졌다.
저만한 크기의 불덩이가 다가왔다면 뜨거움이라도 느꼈어야 하는데, 불덩이는 깃털처럼 자연스레, 그러나 깃털보다 수백 배는 빠르게 내리꽂혔고, 장미처럼 봉우리를 틔우며 사라졌다.
하늘로 피어오르는 불길은 이마릴의 부하들만을 데려갔다.
불이 사라진 자리에 새까맣게 탄 자국이 남았다.
마법사의 위험은 이마릴도 인지하고 있다.
마법사를 구분하는 훈련도 따로 했다.
마법사가 다섯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차린 것도 그 덕분이다.
마법을 쓰는 마법사는 보이지 않았다. 강대한 마법 특유의 감각이 없었다.
그럼 저건 어디서?
고민은 짧았다.
여기서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지금은 행동할 때다.
“지하에서 그놈을 데려와라.”
이마릴의 옆에 있던 호위가 불타는 별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세 번째 포탄이 발사되었다.
포격에 불타던 건물이 무너졌다. 죽은 사람은 열 명도 되지 않았다.
건물이 무너지며 건물 뒤편으로 대피했던 부하들과 자연스레 합류하는 형태가 되었다.
거대한 대검을 든 십여 명의 초인이 한 번에 검을 휘두르자 불이 훅 꺼졌다. 그들 유파의 신비였다.
불이 꺼진 자리에 초인들이 차례차례 들어섰다.
숫자 약 육백으로 전원이 초인이었다. 그들이 건물이 무너지며 생긴 생각보다 넓은 공터에 자리 잡았다.
기습에 호되게 당하고, 같은 가문과 유파의 동료까지 잃은 초인들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앞을 가로막은 군대를 노려보았다.
불타는 별장의 터에서 이마릴의 호위가 휴고를 데리고 나타났다.
휴고는 속옷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몸도 성하지 않았다. 양팔은 이상한 각도로 꺾였고, 다리에는 날카로운 물건으로 긋고 불로 지진 흔적이 가득했다. 눈 한쪽이 짓물렀고, 이빨도 보이지 않았다.
마르할을 발견한 휴고가 작게 고개를 숙였다.
마르할은 가만히 휴고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뇌에 박아 넣으려는 것처럼.
이마릴은 작게 인상을 썼다. 그리고 검을 들어 휴고의 목에 들이대고 힘을 실어 말했다.
“이게 보이지 않나!”
“제가 좋은 의사를 알고 있어요.”
작은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무슨 뜻이지?”
“이런, 실언이었어요. 병신은 치료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깜빡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