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103)
103화
“갔던 일은 잘됐나, 아논?”
장건을 바라보던 여인은 아논에게 시선을 돌리며 자연스러운 중원 말로 물었다. 그에 아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선장, 알고 있었나? 그 새끼 사제였다. 선장이 준 내 칼도 훔치고 사람 태우는 의식을 벌였다. 그 때문에 열은 넘게 죽었다.”
“으음. 그가 마술을 감추고 있던 건 알았지. 배에서는 별문제 일으키지 않아서 굳이 들추지 않았던 건데···”
아논은 화가 난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 새끼는 그냥 로마에서 도망칠 목적으로 이 배에 탔던 게 분명하다. 겁이 얼마나 많았던 건지 군단이나 만신전 사제들과 다신 볼 수 없을 정도로, 세계 반대편에 이르러서야 배에서 내린 것이다. 개 같은 새끼, 겉돌던 이유도 이 배에 정 붙일 생각이 없어서···”
“아논.”
여인은 아논의 이름을 불러 그의 말을 멈췄다.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던 아논이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배는 자리만 있다면 누구든지 선원이 될 수 있고, 또 원한다면 언제 어디에서든 내릴 수 있어. 배 위에 선 그 순간에만 충실하다면 그 외에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는 말이지. 네가 이 배에 탈 때 이미 설명하지 않았나?”
“···설명했다.”
“그럼 뭐가 문제지? 락카는 배에서 내렸다. 그가 무슨 목적으로 이 배에 탔든 선원이었을 적에는 그 임무에 충실했다. 배에서 내린 후 그가 무슨 삶을 선택해 살지는 그의 마음이지.”
여인은 화를 내는 표정도, 짜증 난다는 표정도 아니었다. 그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친절히 설명하는 얼굴이었다. 그에 아논도 머리를 긁적거리며 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는··· 그냥 좀 안타까워서 그랬다. 그래도 일 년이나 같이 먹고 자고 함께 했던 형제라 생각했는데···”
“그 정도에 안타깝다면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야. 네가 언제 어디서 내리게 될지는 몰라도 갑판장 지위를 달고 있는 이상 꽤 자주 겪게 될 일이니까. 자, 그럼 옆에 있는 친구가 누군지 설명해 주겠나? 새 선원은 아닌 것 같은데.”
아논은 그제야 옆에 장건이 있었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소개하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장건의 입이 열렸다.
“왜 새 선원이 아니라고 생각하시오?”
그녀의 얼굴에 떠올라 있던 옅은 미소가 장건의 질문에 더 깊고 진해졌다. 그녀는 장건이 아주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다.
“글쎄··· 목적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망망대해로 떠나려는 자는 대개 둘이지. 과거를 뒤로하고 도망치려는 자, 혹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궁금증으로 가득한 자. 하지만 당신이 무언가로부터 도망칠 사람 같지는 않고··· 이미 지금도 충분히 새롭고 흥미진진한 삶을 보내고 있는 것 같군. 그렇다면 내 선원이 될 생각으로 온 자는 아니겠지. 혹시나 지금까지의 내 말이 다 틀려서 선원이 되기 위해 온 것이라면,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말해주겠어. 당신은 이 배에 타봐야 불행하기만 할 거야.”
장건은 여인의 말에 그녀와 비슷한 미소를 지었다.
“마술을 부린다더니. 첫 만남에서 그런 것도 알 수 있는 것이오?”
“그저 똑바로 보는 것일 뿐이야. 그마저도 이 배 위에서만 할 수 있는 재주지. 그리고 그저 보는 것만으로는 당신 이름까지 알 수는 없어.”
그 말에 장건은 가볍게 고개를 까딱이며 대답했다.
“장건이오.”
“쿠르텐. 쿠르텐 바스나. 로마의 지중해에서 아프리카, 아라비아와 인디아, 그리고 한 제국을 넘어 하와이를 통해 이곳 감산성에 도착한 여행자이자 지식의 탐구자이지. 만나서 반갑군.”
“나도 반갑소.”
선장 쿠르텐은 장건에게 마주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을 이었다.
“그래, 내 배에는 무슨 일이지?”
질문을 받은 장건은 자연스럽게 아논을 바라보았다. 선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선물을 받아주겠다 한 것은 그였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아논은 그 눈길을 받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아. 그··· 장건은 날 도와주었다. 덕분에 감산성 사람들과 싸우는 일도 피할 수 있었고, 락카가 들고 튀었던 이 칼도 되찾았다. 그리고 락카를 쓰러뜨린 것도 장건이다. 그가 없었다면 락카는 날 죽이고 이 갑판장 증표를 들고 내륙으로 도망쳤을 것이다.”
“그래서 그걸 보답하고 싶은 것이군.”
“맞다.”
아논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거린 선장 쿠르텐은 다시 장건과 시선을 맞추고는 말했다.
“음··· 하지만 문제가 좀 있는데.”
“문제?”
“선물을 줄 땐 기왕이면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 혹은 가지고 싶어 하던 것을 주는 게 맞는 일이지. 그런데 이 배에 있는 것 중 당신이 쓸만한 건 별로 없어. 날붙이는 지금 그쪽 허리에 달린 그거면 충분해 보이고, 갑옷을 주려 해도 무림인들은 갑옷도 잘 입지 않잖아? 금을 줄 수도 있긴 한데··· 당장 재물이 부족해 보이지도 않는군. 혹시 뭐 필요하거나 가지고 싶은 거 있나?”
장건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이 배에 온 것은 사실 무슨 선물을 받을까 하는 것보다는 그저 이국의 배와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다. 그에 선장 쿠르텐은 대충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럼 그냥 내가 정해주지. 괜찮겠나?”
정해준다는 말에 잠시 의아한 표정이 되었던 장건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되었든 선물을 준다니 고맙게 받을 생각이었다. 쿠르텐은 그의 허리 쪽을 턱짓하며 말했다.
“청룡靑龍. 당신 칼 이름은 이제 청룡이야. 막 벼려진 보물에는 그에 걸맞은 이름이 있어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법이지.”
무슨 헛소리인가 싶어서 눈을 꿈뻑거리던 장건은 곧 정말 허리에 매인 칼에서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락카를 상대할 때부터 칼집 안에 휘몰아치고 있던 칼날의 난폭한 예기가 선장의 말이 끝나자 고요해진 것이다. 태평루로 돌아가면 제대로 살펴볼 생각이었던 장건은 그 칼, 청룡의 손잡이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헛웃음을 흘렸다.
“이름은 무의미한 것에게 생명을 불어넣지. 그건 그저 예리하기만 한 칼날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이름만 지어주면 손이 너무 가볍지? 금은이 부족하지 않은 것 같긴 하지만, 뭐 재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황금도 조금 챙겨주지. 배의 선원을 도와줘서 고마워, 장건.”
헛웃음을 흘리던 장건은 선장 쿠르텐의 인사에 마주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았다. 그가 싫어하는 것 같지 않자 아논은 으하하 크게 웃으며 장건의 등판을 퍽퍽 때렸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장 쿠르텐은 곧 아논에게 출항 준비를 명령했다. 이미 원래 출항 계획이 많이 틀어진 상태였고, 따라서 갑판장 아논이 돌아오면 바로 배를 출발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에 장건은 나가기 전 다시 한번 선장의 방 안과 그 무기, 갑옷, 잡동사니들, 그리고 선장 쿠르텐을 돌아보고 배를 나섰다.
따라 나온 아논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작은 상자에 금괴와 은화를 담아 챙겨주었다. 크기는 얼마 안 되어도 안에 든 금 덕분에 아주 묵직한 상자였다. 장건은 갑판에서 배에 오를 때 밟았던 나무판을 앞에 두고 아논을 돌아보았다.
“이제 어디로 가지?”
“글쎄? 항로는 거의 선장과 항해사 둘이 정하는 편이다. 난 배와 선원들 관리에 더 신경 쓰는 편이지. 그래도 천후성을 시작으로 계속 북쪽으로 올라왔으니 계속 올라가지 않을까?”
“그럼 다시 보긴 힘들겠군.”
아논은 히죽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건 모르는 일이다. 신들과 별의 인도가 우리의 앞길을 어찌 비춰줄지 누가 알겠나?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을 거다.”
“그래··· 네 이야기 재밌었다.”
장건의 말에 아논은 마치 광대가 왕들에게 인사하듯 거창한 인사를 선보였다. 장건은 그를 보며 웃으며 배에서 내렸고, 그가 내리자 닻과 밧줄을 풀어낸 범선은 부두에서 천천히 밀려나 멀어지기 시작했다.
장건은 부둣가에 잠시 서서 멀어지는 그 범선을 바라보았다. 그 위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선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논은 물론이고 선장 쿠르텐도 갑판에 올라와서 배를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안개는 완전히 걷혀 쨍한 햇볕이 감산의 부둣가를 비추고 있었다. 환한 빛에 반짝이는 바다로 아논이 탄 배는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갔다. 그 범선이 먼 수평선에 몸을 걸치게 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작은 상자를 옆구리에 끼고 서서 그를 한참 바라보던 장건은 큰 숨 한번 내쉬고는 몸을 돌렸다. 이제 그도 이 감산성을 떠날 때가 되었다.
길에서 만난 악령의 복수 대행을 위해 먼 계곡 부족을 거쳐 이 감산성에 왔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마궁의 음모를 해체하며 감산의 혼란을 해결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마궁과 암룡대가 오랫동안 싸워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암룡대에는 작은 빚도 지워 놓았으니 나중에 쓸 일이 있을 것이다.
그 후 우연히 아논과 얼굴을 트고 그의 일에 휘말려 먼 서역의 신비를 마주 보게 되었다. 사람을 불태우고 제물로 바쳐 힘을 얻는 바알 사제 락카, 손바닥의 문양으로 사악한 힘을 밀어내는 아논, 어떤 화려한 마술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으나 놀라운 통찰이 담긴 짧은 대화가 인상 깊었던 선장 쿠르텐.
엉뚱하게도 장건은 그들을 보며 무공의 가능성을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세상에는 무수한 신비와 비밀이 가득하고, 무공 또한 그 힘의 한 갈래일 것이다. 비록 그 가능성은 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저 더 빠르고 강한 쪽으로만 성장해 왔으나, 보통의 이치를 벗어난 힘이 얼마나 무수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지는 장건 스스로가 그 몸으로 확인하고 있는 사항이었다. 마술은 그걸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장건은 그의 머릿속에 담긴 수많은 무공을 재현함과 동시에 그 이상을 꿈꿨다. 이 무의 길을 딛고 디뎌 올라가 저 높이 천의무봉天衣無縫의 경지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랐다. 아직 그 끝은 너무나 멀어 윤곽조차 보이지 않고, 또 과연 그런 경지가 있기는 할지도 확신할 순 없었지만, 장건은 스스로 하늘 위를 향해 계단을 하나하나 직접 짜 올라가는 기분으로 걸음걸음 디뎌 오르고 있었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이 가는 길을 굳게 믿었다.
“어서 오세요. 가셨던 일을 잘 마무리되셨나요?”
잠시 상념에 골몰하던 장건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말을 건 것은 장아영이었다. 어느새 태평루에 도착한 것이다.
장건은 인사하는 장아영에게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녀는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숙여 다시 인사하고 종종 태평루 저쪽으로 멀어졌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장건은 자신의 삼 층 특실로 올라갔다.
방에 두고 나왔던 짐을 챙긴 장건은 곧바로 태평루 마구간을 향했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조조는 이것저것 짐가방을 멘 장건을 보고는 푸르륵 한숨 비슷한 것을 내쉬었다.
“놀 만큼 놀았잖아? 이제 가야지.”
장건은 조조를 마장에서 꺼내 안장을 올렸다. 고삐를 메어주고 안장 가방까지 걸어주니 조조의 준비는 끝났다. 장건은 빼놓은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정리를 마무리한 후에는 목에 걸쳤던 삿갓을 머리에 쓰고 끈을 묶었다.
그때 짚 한 무더기를 들고 뒤뚱뒤뚱 마구간으로 다가오던 관량이 그 모습을 발견했다. 녀석은 들고 있던 볏짚 더미를 털썩 바닥에 놓아버리고는 얼른 그에게 다가왔다.
“어디 가세요? 아논 아저씨는요?”
“아논은 자기 배 타고 떠났다. 이제 나도 가야지.”
녀석은 잠시 아무 말도 못 하고 흔들리는 눈으로 장건을 올려다보았다. 처음 만났을 적 그 안에 은근히 가득했던 독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그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가라앉은 것일 터였다.
“···식사하고 가세요. 강 숙수가 오늘 생선 좋은 게 들어왔다고 찜을 해준데요.”
그 말에도 끈을 묶는 장건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끈을 다 묶고 삿갓을 가볍게 매만진 장건은 몸을 돌려 관량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약간 뚱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표정을 본 장건은 픽 웃으며 녀석의 머리를 헝클어주었다.
“그거 먹고 가면 늦어.”
“···어디 가는데 늦어요?”
“해지기 전에는 감산성을 떠야지. 안 그러면 하루 더 머물러야 하잖아.”
“머무르면 되죠.”
장건은 머리를 헝클어주던 손을 떼며 말했다.
“난 특실 쓰면서 돈도 안 내는데?”
“···괜찮아요. 아논 아저씨가 돈 잔뜩 뿌리고 갔어요.”
관량은 데구루루 눈을 굴리며 그렇게 대답했다. 웃는 낯으로 그걸 바라보던 장건은 검지로 녀석의 콧방울을 뚝 튕겨 때렸다.
“아! 왜 때려요!”
녀석은 자기 코를 움켜쥐며 장건에게 볼멘소리를 냈다. 장건은 정작 왜 때렸는지는 말해주지 않고 조조의 고삐를 쥔 채 마구간을 나섰다. 관량이 얼른 그 뒤를 따라왔다.
거리에는 어느새 오가는 사람이 한가득하였다. 기루에 물건을 대는 상인이 기루 주인과 큰 소리로 뭐라 흥정을 했고, 지붕을 고치는 목수는 퉁탕 퉁탕 망치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 대낮부터 기루를 기웃거리는 한량들과 그저 이쪽 길이 빨라 지나가는 여인 등 감산은 찌뿌둥한 아침을 지나 보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장건과 조조가 섰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관량이 불쑥 그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
“그, 뭐냐. 무림맹 지부 가서 받을 거 있지 않아요?”
“안 받아도 돼. 기껏해야 한두 푼에 훈장 하나 줄 텐데.”
“그럼 아부지랑 장 이모는요? 인사도 안 하고 갈 거예요?”
“네가 대신 안부 전해주면 되지.”
녀석은 자신을 뒤돌아보며 말하는 장건의 눈동자를 보고 스르륵 잡았던 옷깃을 놓았다. 그리고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푹 한숨을 내쉬고는 작게 말했다.
“···그럼, 그동안 즐거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손님. 언젠가 다시 감산성을 들르게 된다면 저희 태평루를 다시 한번 찾아주십시오. 전과 같은, 아니 그보다 더 놀라운 경험을 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지금까지 태평루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냐 그게?”
“···다음에 또 오라는 말이죠, 뭐. 큰 손 떠나기 전에 이모들, 누나들, 아부지까지 나와 쭉 늘어서서 해주는 구절이에요.”
장건은 그 말에 결국 크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고개까지 뒤로 젖혀가며 크게 웃었던 장건은 다시 한번 관량의 머리칼을 헝클어주고 걸음을 디뎠다. 툭툭 끌어당기는 고삐에 조조도 관량을 향해 슬쩍 머리를 까딱거리더니 슬렁슬렁 그 뒤를 따랐다.
“잘 있어라.”
관량은 태평루 앞에 서서 그 지나가는 듯한 인사말과 함께 점점 멀어지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거리의 사람들은 많았고, 덕분에 말과 사람 하나는 금세 그 틈에 파묻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소년은 그 거리의 어깨와 어깨 사이 너머로 작은 조각이나마 계속 찾아보려 한참을 그렇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환한 태양과 천천히 흘러가는 뭉게구름만이 그 소년을 내려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