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156)
156화
“커헉! 어흐윽!”
뒤로 날아가 창고 자재들 틈을 뒹굴던 제규상은 곧 뻣뻣하게 굳어서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이어서 그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으드득하는 섬찟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의 뒤를 따라 창고 안으로 들어선 장건은 활짝 열린 창고 문을 천천히 닫았다. 문의 경첩에서 희미하게 끼이익 소리가 났다. 그리고 문이 닫힘과 동시에 다른 외당 무사들과 섬지영, 용 무사의 소란이 들렸다.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항의하는 외당 무사들의 목소리와 그들을 가로막는 섬지영의 목소리가 섞여 들렸다.
장건은 문 너머의 그 소란을 들으며 쓰러진 제규상 앞에 쭈그려 앉았다.
“흐어억! 사, 살려··· 살려··· 끄윽!”
제규상은 전신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덜덜 떨면서 장건이 보이자 애원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고통과 지금 상황에 혼란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장건은 그 애원을 들으면서도 잠시 그를 가만 내려다보기만 했다.
“제, 제기··· 랄···”
장건의 그 차분한 눈을 본 제규상은 자신이 이대로 죽게 되리라 생각했는지 곧 이를 악물고 두 눈을 꾹 감았다. 하지만 곧 다시 이어지는 고통에 소리도 내지 못하고 두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몸에선 여전히 뼈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다음 순간 장건의 손이 다시 한번 제규상의 몸 이곳저곳을 푹푹 찔렀다. 벼락같던 조금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천천히 혈 하나하나를 짚었다. 덕분에 제규상은 혈 하나를 눌릴 때마다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퍼덕거렸다.
그렇게 분근착골이 풀린 제규상은 바닥에 시체처럼 축 늘어져서 가는 숨만 헐떡거렸다. 그런데 장건이 그런 그의 얼굴을 손등으로 툭툭 쳤다.
“정신 차려. 다시 시작할까?”
다시 시작한다는 말에 늘어졌던 제규상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는 온몸이 저릿저릿한 와중에도 버둥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창고에 가득한 물건들 때문에 그는 얼마 물러나지도 못하고 그 짐 덩이들에 몸을 기대며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제규상은 숨을 헐떡거리며 물었다.
“···날 어떻게 찾았지?”
“왜? 흔한 얼굴이라 못 찾을 줄 알았나?”
장건의 되물음에 그는 허탈하다는 듯 말했다.
“···밤이 지나자마자 찾아낼 줄은 몰랐지.”
“지금 밖에서 기다리는 여자가 기억하더군. 앞으로 자기가 평생을 살아갈 곳인데, 거기 사는 사람들 얼굴도 모르면 어쩌겠느냐 했지.”
“섬지영이···? 제기랄··· 행사 때나 겨우 한 번 본 것을···”
제규상는 한숨을 쉬듯 말하며 축 고개를 숙였다. 장건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턱을 긁다가 말했다.
“이름이 뭐냐.”
“···제규상.”
아직 조금 전의 고통이 남아있던 제규상은 장건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림자 무사가 되며 나름대로 고통에 적응하는 훈련을 받았었지만, 전신의 뼈와 근육이 끊어지고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은 처음이었다.
“누구 밑에서 일하지?”
“···난 제가의 무사다. 당연히 가문을 위해 일한다.”
“가문을 위한다며 가주의 암살을 감추기 위해 움직이나?”
제규상의 얼굴이 단숨에 일그러졌다. 그는 장건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말했다.
“···가주는 가문을 대표하는 자리지. 그게 가문을 자기 멋대로 주물러도 된다는 건 아니다. 제궁월 가주는 조금 더 가문 구성원들을 신경 썼어야 했어···”
“아무리 그래도 그게 죽어야 할 이유로는 보이지 않는데.”
장건의 말이 정곡을 찔렀는지, 아니면 제규상 본인도 자기가 말한 것을 믿는 것은 아니었는지 그 입이 다물어졌다. 동시에 닫힌 문 너머의 소란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오, 섬 소저! 상황을 설명해 보시오!”
“중요한 문제를 수사 중이에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섬 소저에게 누가 그런 권한을 주었단 말이오!”
“이건 권한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 소란에 제규상은 고개를 들었다.
“···곧바로 날 덮친 건 칭찬해 줄만 하다. 내가 대처할 시간을 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제 어쩔 거지? 이제 곧 제용월 당주가 올 텐데, 그분이 오면 너희는 외당 전각을 빠져나갈 수 없-”
그의 입이 다물어졌다. 장건이 오른손 검지를 들어 보인 것이다.
“그럼 그 전에 뭐라도 털어놓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넌 조금 전 그 고통 속에서 죽을 테니까.”
제규상은 그 손가락과 장건을 보며 입을 벙긋거렸다. 뭐라고 허세라도 부리고 싶은데, 정작 그러자니 아까 겪은 고통 때문에 말이 나오질 않았다. 결국 그는 슬그머니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나도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난 가문의 방계로서 그저 어둠 속에 묻혀야 할 일을 처리하는 칼일 뿐이야. 나에게 명령을 내리는 건 단순히 외당주 한 사람이 아니라 가문의 어르신들이고, 나 외에 다른 그림자들의 신분은 알지도 못해. 그러니 내가 줄 수 있는 정보는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그거라도 좋으니 해봐.”
제규상은 그래도 살짝 망설이며 닫힌 문을 바라보았지만, 이내 장건의 검지를 보고는 얼른 입을 열었다.
“내가 아는 건 신사천 시내에 있는 연가燕家의 비밀거점과 최근까지 제용월 외당주님이 그곳에 드나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분이 가주의 죽음을 묻으려는데 가장 앞장서고 있다는 점 정도···”
장건의 눈살이 좁아졌다. 연가燕家. 연씨 세가. 제가와는 또 다른 고대 세가로, 신대륙에 거점을 둔 제가와는 달리 중원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장건이 제가와 얽힐 적에는 항상 끼어들어 있던 가문이었다.
“가주의 죽음에 연가가 끼어있다고?”
“···내가 아는 건 거기까지다. 거기서 무슨 거래가 오갔는지는 나도 몰라.”
장건은 뭔가 입안이 텁텁해지는 느낌에 침을 모아 옆으로 퉤, 뱉었다. 제씨 가문 내부의 문제일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외부에서 끼어든 자들도 있는 모양이었다. 장건은 움직여야 함을 느꼈다. 커지는 상황은 장건이 멈춘 순간 그를 덮쳐 휩쓸어버릴 것이다. 게다가 무림맹 때와는 다르게 폐쇄적인 고대 세가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를 집어삼키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할 수 있었다.
“엿 같아지는군.”
짧게 중얼거린 장건은 자재에 등을 기대로 앉은 제규상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일어서며 그의 몸도 일으켰다.
“어, 어엇···”
“똑바로 서라. 앞장서.”
“뭐?”
아직 다리가 후들거리는 제규상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장건을 바라보았다. 장건은 그런 제규상의 멱살을 붙들고 똑바로 세우며 말했다.
“네 말이 맞는지 봐야겠다. 그 연가 비밀거점으로 안내해.”
“뭐, 뭐라고? 내가 안내하라고?”
“그럼? 어차피 내가 널 여기 두고 가도 넌 끝난 상황 아닌가? 앞으로 그 그림자 노릇은 못 할 것 같은데.”
장건의 말이 맞았다. 그림자 신분이 들킨 것은 물론이고 아는 것을 털어놓았으니 여기 계속 있다가 외당주가 오면 그는 문책을, 최악의 경우엔 죄를 뒤집어쓰거나 죽음으로 조용해지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었다. 또한 문책으로 끝나더라도 섬지영이 비밀을 밝히는 데 성공하면 축출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거기까지 생각한 제규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렇게 되면 그가 살 방법은 두 가지 정도였다. 어떻게든 여기서 장건을 막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외당주의 비밀을 캐내고 그를 보내버리는 것이다.
당장 그가 장건을 막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사실 어젯밤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순간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내가 중간에 도망치리라 생각하지는 않나?”
“해 봐.”
제규상은 그 짤막한 대답에서 장건의 자신감을 느꼈다. 애초에 이미 결과가 나왔듯 제규상은 장건의 상대가 아니었다.
“···앞장서겠다.”
결국 제규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앞세우며 창고 문을 열었다. 문을 지키고 선 섬지영과 그녀의 무사들, 그리고 그 너머에서 그들을 반원으로 둘러싸고 있던 외당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문이 벌컥 열리고 장건과 제규상이 나오자 말싸움하던 것도 잊고 시선을 집중했다.
“···규, 규상? 너 괜찮냐?”
외당원으로 보이는 중년 무사 하나가 제일 먼저 걱정스레 외쳤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제규상은 흘끗 장건을 바라보았다가 곧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개인적인 문제가 좀 있습니다. 오늘 하루 좀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괜찮은 거냐? 아니, 여기 섬 소저가 문을 막고···”
“괜찮습니다. 밖에서 볼일이 있으니 금방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섬지영과 그녀의 무사들을 압박하던 외당 사람들은 정작 제규상이 그렇게 나오자 뭐라 말은 못 하고 엉거주춤해졌다. 제규상은 파르르 떨면서도 장건과 섬지영에게 말했다.
“···가시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어리둥절하던 섬지영은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이냐는 듯 장건을 바라보았다. 장건은 어깨를 으쓱거릴 뿐 답을 주진 않았다.
제규상이 앞장서 나가자 길을 막고 있던 외당 사람들은 우르르 물러났다. 그들은 어리둥절해져서는 서로를 바라보거나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때 제규상의 걸음이 움찔 멈췄다.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던 제용월 당주를 본 것이다. 제용월도 다른 사람들처럼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제규상은 얼른 그의 눈을 피하며 걸음을 재촉해나갔다.
장건이 그 뒤를 따랐고, 섬지영은 제용월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눈인사만 건네고는 지나갔다.
일그러지던 제용월의 표정은 그들이 스쳐 지나간 순간부터 차갑게 식었다. 그는 싸늘해진 눈으로 뒤를 돌아보아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이 슬그머니 허리춤의 검을 향했다.
“당주님?”
하지만 곧 그는 주변에 잔뜩 몰려와 있는 외당원들과 그 외 다른 가문 사람들을 보며 손을 내렸다. 그는 돌처럼 굳은 표정으로 주변을 쭉 둘러보다가 말했다.
“난 율법원으로 가야겠다. 내가 없으니 오늘 업무는 꼭 필요한 일만 처리해라.”
그리고는 휙 몸을 돌려 장건 일행이 떠난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은 사람들만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곧 그들은 어깨를 으쓱거리거나, 고개를 살살 가로저으며 본인들의 일로 되돌아갔다.
그건 천년의 가풍이 만들어낸 여유처럼, 혹은 윗대가리가 백날 헛짓거리하는 것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아랫사람들의 체념으로 보였다.
* * *
앞장선 제규상의 걸음은 제가의 정문을 빠져나와 신사천의 대로를 성큼성큼 나아가면서도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까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질 않았다.
결국 참지 못한 섬지영이 먼저 입술을 뗐다.
“뭐가 어떻게 된 거죠?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건데요?”
제규상은 흘끗 그녀를 바라보고도 대답하지 않았다.
“연가가 얽혔소. 외당주가 그들과 손을 잡은 모양이더군.”
대답은 장건에게서 나왔다. 그리고 섬지영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아니, 다른 누구도 아니고 어떻게 연 씨들과···”
“두 가문이 앙숙은 앙숙인가 보군.”
“앙숙 정도가 아니에요. 상천 오라버니는 이미 그 가문에게 크게 덴 적이 있다고요. 외당주가 가문의 뭘 위해서 움직였든 연 씨들과 얽힌 건 용납될 수 없어요.”
제상천은 이미 꽤 예전에 연가의 첩자에게 홀려 자결을 시도한 적 있었고, 이후에는 그들과 신사천 암상의 합작에 가문의 병력을 낭비하기도 했다. 그가 가주가 되면 연가와의 싸움이 더 격해지리라는 건 확실해 보였다.
“그럼 지금 가는 곳이 연 씨들의 거점이겠군요···”
그렇게 말한 섬지영은 용 무사를 돌아보았고, 그는 등에 메고 있던 검 한 자루를 풀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이후 용 무사를 비롯한 무사 셋은 걷는 와중에도 옷을 정리하고 검의 띠를 바짝 조였다. 누가 말하지 않았음에도 싸움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왼손에 검집을 쥔 섬지영이 앞장서는 제규상을 보며 장건에게 속삭였다.
“어떻게 설득했죠?”
“죽기 싫으면 협조하라 했소.”
섬지영은 황당하다는 듯 작게 웃었다. 방식이야 어찌 되었든 새로운 단서를 찾아 움직일 수 있었으니 더 할 말이 없긴 했다.
그렇게 제규상을 포함한 여섯 사람은 신사천의 거리를 걷고 걸어 잠시 후 어느 상회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쌀을 비롯한 곡물을 주로 하는 상회인지 활짝 열린 건물의 전면부에는 온갖 가마가 잔뜩 쌓여 있었고, 안쪽으로도 큼직한 가마들이 가득했다. 낮에 쌀이나 콩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 보였고, 그들을 상대하는 점원들도 몇몇 보였다.
그중 한 점원이 다가오는 장건 일행을 보고 다가왔다.
“어서 옵쇼! 뭐 보러 오셨습니까? 오늘 콩이 좋습니다. 며칠 전에 천후성 쌀도 들어왔고요! 그걸로 밥 지어 먹으면 아주 끝내주죠!”
하지만 정작 그를 마주한 제규상은 고개를 돌려 장건을 보며 말했다.
“정확히는 이 상회 행수만 연결책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머지는 진짜 점원이라더군.”
“그런 것 같군.”
“예? 뭔··· 무슨 일이십니까들?”
점원은 자신을 앞에 두고 자기들끼리 대화하는 장건과 제규상을 보며 어리둥절해졌다. 장건은 더 길게 말하지 않고 품에서 동전 몇 푼을 꺼내 쥐여주며 물었다.
“행수 있나?”
“어··· 행수님이야 안에 계시는데··· 그, 무슨 일인지 말씀해주시면···”
점원은 손에 쥔 돈을 냉큼 챙기면서도 그들이 무슨 볼일인지 알아내려는 듯 살살 길을 막았다. 진짜 점원이라더니 이 상회와 행수에게 충성심이 깊은 모양이었다.
그때 안에서 한 남자가 서판을 바라보며 걸어 나왔다.
“야, 덕철아. 너 내가 이거 이렇게 정리하지 말라고···”
세필 붓의 뒷머리로 이마를 긁으며 나온 그 남자는 그 덕철이라는 점원과 마주 보고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고는 움찔 굳었다. 그리고 곧 섬지영과 제규상, 그 외에도 몰려온 무사들을 불러보고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젠장··· 여기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렸는데···”
작게 중얼거린 그는 다음 순간 들고 있던 서판을 당장 앞에 보이는 장건에게 휙 던져버리고는 뒤돌아 달렸다. 동시에 그가 지나가며 뭘 건드리는지 쌓여 있는 가마니들이 와르륵 쏟아져 무너져 상회 내부 길을 막기까지 했다.
그자가 암기 던지듯 날린 서판을 자연스럽게 받아낸 장건은 그 모습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제규상이 너무 쉬웠던 것이긴 했다.
장건은 섬지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안을 뒤져서 뭔가 다른 건 없는지 살펴보시오. 금방 잡아 오지. 이놈 잘 지켜보고.”
“···네. 그렇게 하죠.”
상회와 제규상을 가리키며 하는 말에 섬지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냅다 튀는 연가 세작의 모습에 약간 당황한 듯 보였다.
상회 안에서 우당탕하는 소리를 듣던 장건은 고개를 살살 가로저으며 훌쩍 뛰어올랐다. 가볍게 공중제비를 돌며 지붕 위에 안착하자, 상회 뒷문으로 빠져나가 거리를 달리는 세작의 모습이 보였다.
장건이 그를 쫓아 지붕을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