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16)
16화
매 한 마리가 맑고 차가운 하늘을 날고 있었다.
매는 높은 하늘을 날며 무성한 숲과 강줄기, 계곡을 훑어보았다. 먹이를 찾기 위해서였다. 녀석은 쥐나 뱀 같은 작은 먹잇감을 좋아했지만, 오늘은 그냥 큰 동물의 사체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당연히 힘들게 사냥하는 것보다 그냥 내려앉아 고기를 뜯는 것이 훨씬 편안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녀석의 눈에 강가에 늘어져 있는 뭔가가 보였다.
매는 곧 하늘 한구석을 빙빙 돌며 늘어져 있는 것의 모습을 확인했다. 사람으로 보이는 것 하나가 쓰러져 강가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고, 말 한 마리가 그 주변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매에게는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그러나 녀석으로선 별다른 노력 없이 오늘 식사를 해결할 듯한 기회를 놓치기 힘들었다. 그래서 녀석은 천천히 아래로 활공했다. 곧바로 쓰러진 사람 위에 내려서지 않고, 강가 주변에 있던 나무 위에 내려앉았다. 좀 더 자세히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었다.
매의 눈에 쓰러진 사람의 상체가 보였다. 오른쪽 어깨가 붉게 물든 모습을 보아 큰 상처를 입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어쩌면 그 상처를 씻어내려 강가로 왔다가 그대로 더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린 것일지 몰랐다.
그럼 옆에서 풀을 뜯는 말은? 매는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매의 기억에 사람들과 함께 있는 말들은 항상 멍청하고 멀뚱멀뚱하기만 했다. 지금 다가가 시체를 뜯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 것이다.
매는 날개를 펼쳐 시체로 보이는 사람에게 날아가려 했다. 그러나 그때 강줄기 저편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매는 얼른 날개를 접고 상황을 살폈다.
나타난 사람은 망태기를 맨 소녀였다. 매는 소녀의 옷과 갈색 피부를 보고 그녀가 이 강 상류에서 모여 사는 인간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었다. 녀석은 부디 그 소녀가 시체를 그냥 두고 사라져 주었으면 했다. 인간들은 이상하게 자기들 시체를 땅에 묻거나 돌로 덮는 걸 좋아했으니까.
하지만 매의 기대와는 다르게 소녀는 쓰러진 시체-매는 시체이길 원했다-를 향해 조심스레 다가오기 시작했다. 매는 그때쯤 한번 놀라야 했는데, 그건 그녀의 앞을 막아선 말의 모습 때문이었다.
조금 전까지 한가롭게 풀을 뜯던 갈색 말은 이제 주인을 지키는 견공이라도 되는 듯 다가온 소녀를 바라보며 투레질을 했다. 하지만 소녀는 조심스레 다가와 두 손을 들어 그런 말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진정시켰다.
“괜찮아, 해치려는 게 아니야. 넌 충직한 녀석이구나. 똑똑하기도 하고.”
진짜 개처럼 으르렁거리는 듯했던 갈색 말은 소녀의 손길과 칭찬에 금세 기분이 좋아졌는지 푸히힝 울며 그녀를 시체 쪽으로 이끌었다.
소녀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시체를 물가에서 끌어내고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황을 지켜보던 매에게는 최악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낑낑거리며 시체를 들어 말의 안장에 얹고는 강 상류로 고삐를 당기기 시작한 것이다.
매는 지금이라도 날아가 소녀를 쫓아낼지 고민하다가, 괜히 힘이나 빼고 얻을 건 없을 것 같아 결국 그냥 훌쩍 날아가 버렸다. 지금이라도 어서 다른 목표를 찾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말고삐를 이끌던 소녀가 고개를 돌려 먼 하늘로 날아가는 매를 뒤돌아보았다. 푸른 하늘 점점이 흐르는 구름들 사이로 거뭇한 점 하나가 멀어져갔다.
그걸 잠시 바라보던 소녀는 몸을 돌려 다시 고삐를 이끌었다. 갈색 말, 조조는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는 소녀의 손길이 좋은지 총총거리며 잘도 그 뒤를 따랐다.
* * *
“이름, 장건. 나이, 이십 대 후반으로 보임. 무공 수위, 최소로 잡아도 무림맹 순찰대 고수급··· 고작 이게 전부?”
적세인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어두운 객잔 방에서 그녀를 마주 보고 있는 상대는 큼직한 삿갓과 검은 너울로 얼굴과 체형을 완전히 가린 상대였다.
그는 적세인이 상부를 쪼고 쪼아 겨우 얻어낸 이쪽 지방 무림맹의 정보조직 비선이었다. 장건의 권법 흔적을 보고 그에 대하여 조사할 필요를 느껴 다른 일도 함께 알아볼 겸 무리한 것인데, 정작 그 비선이 내놓은 정보가 형편없었다.
“그럼 뭐가 더 있겠소? 중원에서부터 유명한 인물도 아니고 세가의 무사도 아닌데. 그 무사처럼 황야에서 떠도는 무림인들은 넘쳐나고 있소이다. 그나마 명부에 이름이라도 있는 건 현상금을 몇 번 타 먹은 기록이 있어서요.”
“아니, 뭐. 중원에서 건너온 사람이면 뭐 어디 지방 사람이다, 어디 가문 사람이다, 이런 거 있을 거 아닙니까?”
적세인 옆에서 보다 못한 산호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 비선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배 타고 건너오기 전 행적이 알고 싶으면 중원 쪽 정보조직을 찾아보시던지. 난 월말에 작성해서 올려야 하는 맹 보고서 하나만 해도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사람이오. 중요인물도 아니고 그냥 권법이 특이한, 그러나 주 무기는 칼을 쓰는 무림인 하나에 관해 물어보면 내가 뭘 어쩌란 것이오?”
“그, 뭐냐.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요··· 그래도 비선이란 간판을 달았으면 뭐라도 좀···”
“내가 더 알려줄 수 있는 건 그자가 썼다는 권법이 진천권이 아니라는 것뿐이오. 일단 겉보기에 살가죽은 멀쩡했다지? 그 죽은 도적.”
산호는 이제야 좀 쓸만한 이야기가 나온다 싶어 몸을 앞으로 숙이며 대답했다.
“예. 하지만 내장은 다짐고기가 되어 있었죠.”
“흠. 황군의 진천권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와는 달리 그렇게 깔끔한 권법이 아니오. 내장이 곤죽이 나는 건 그 무사가 썼다는 권법과 같지만, 진천권은 더 끔찍하지. 한 방 맞으면 온몸의 기혈이 찢겨나가며 전신에 걸쳐 끔찍한 멍이 생기는 게 진짜 진천권의 특징이오. 그 일권에 들어가는 내공의 양도 무지막지해서 황군 중에서도 진짜 나이 많은 괴물들만 쓸 수 있는 권법이지.”
비선의 이야기에 산호는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오-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적세인은 굳은 얼굴 그대로 질문을 던졌다.
“그 진천권을 바탕으로 발전한 새로운 권법이라면?”
삿갓과 천 너머로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말하지만 진천권은 소모되는 내공의 양이 너무 많아서 황군 내에서도 사장되다시피 한 권법이오. 그 내공이면 칼 열댓 번은 휘두를 수 있다는 이유로. 하지만 위력 때문에 갑甲급 무공으로 분류되어 철저한 보안 속에 있지. 황군은 효율을 이유로 거들떠보질 않고, 무림 문파와 세가는 그 권법을 구경도 하질 못하니, 어찌 발전할 수가 있겠소?”
비선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을 이었다.
“적 순찰대원께서 그를 황군 고수로 의심하는 이유는 알겠소. 하지만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젊은 고수라 하여 무조건 암행 황군인 것은 아니오. 그냥 무공에 재능이 뛰어난 것일 수도 있지. 게다가 현상금 타 먹기를 즐겨 하는 것으로 보아 무림맹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안 좋을 건 없지 않소?”
그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적세인은 결국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비선에게 손을 내밀었다. 잠깐 어리둥절하던 비선은 이내 손의 의미를 깨닫고 준비해두었던 서류를 내어주었다.
지금 객잔 1층에선 적사단에게 납치되었던 아이들 여섯이 전투적인 태도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본래 적세인이 비선에게 원했던 진짜 정보는 그 아이들의 돌아갈 장소와 인신매매 조직에 대한 정보였다. 장건에 대한 것은 거기에 덤으로 물어본 것에 불과했다.
서류를 챙긴 적세인과 산호는 비선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갔다. 이제 그들은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후 비선이 구해준 정보를 바탕으로 인신매매 조직을 박살 낼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일이니까.
그들을 내보낸 비선은 끼익하는 걸음 소리가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들으며 삿갓을 벗어 던졌다.
“어휴, 시발. 답답해 뒈지는 줄 알았네.”
삿갓 안에서 나온 남자의 이름은 양굉이었다. 그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거기엔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장건. 호남 장가의 둘째 아들. 어릴 적부터 무공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고 알려졌음. 상인이었던 아비는 그가 황군이 되길 바람. 그러나 이후 가족과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불화를 겪음. 불화 이후 중원을 떠돌다가 신대륙 행. 어릴 적 많은 무공 선생이 있었으나 그 중 병丙급 이상의 무인 없음.보안등급 정丁급. 이상 암룡칠호의 요청정보.
추신- 이딴 놈은 왜 궁금한데?]
“···염병. 이게 다야? 그 가정불화가 무슨 불화였는지 알아내야 하는 거 아니야? 제국의 정보조직이 왜 이렇게 후달려? 게다가 보안등급이 정급? 적사대를 혼자 쓸어버리고 유사 진천권을 쓰는 놈인데 정급? 진짜 황실이나 무림맹이나 덩치만 크지 실속이 없어, 실속이.”
무림맹 비선이자, 신대륙 황실 비밀정보조직 암룡대의 일원인 양굉은 짜증 난다는 듯 머리를 긁었다. 그리고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두 조직에서 더 많은 공작금을 뜯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어쩌면 일단 장건 그를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 일대를 돌아다니며 정세를 살피고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적세인과 마찬가지로, 그게 그의 일이었다. 그에게 무림맹과 황실의 이름은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한 간판에 불과했다.
* * *
수많은 사람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서로의 어깨와 어깨가 부딪쳤지만 그걸 일일이 사과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그 수많은 사람 사이로 커다란 기구를 타며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어딘가 색이 부족했다. 뭔가 옅어 보였다.
그들을 바라보던 그는 자신의 눈높이가 그들의 허리쯤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오른손을 잡아주는 따듯한 손이 있음도.
고개를 돌려보니 한 여인이 보였다. 어째서인지 조그마한 자신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여인.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삶의 고됨과 피곤함이 묻어나는 얼굴. 너무 많은 사람이 달갑지 않은 표정. 이 어딘가 옅은 세상에서 그나마 뚜렷한 사람. 그녀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넘쳐나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이 나는 와중에도, 자신의 어린 아들을 위해 애써 웃어주었다.
그는 그것이 그녀를 기쁘게 하는 것임을 알기에 마주 웃어주었다.
“어? 이 사람 웃는데요?”
“좋은 꿈을 꾸는 모양이지.”
“그런가? 어? 아닌가 봐요. 눈 뜨는데요?”
장건은 흐릿한 시야에 본능적으로 내공을 끌어 올렸다. 단전에서 잠자던 내력은 주인의 부름에 얼른 내달렸다. 장건은 뚜렷해진 시야에 가득 찬 두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었다.
“오. 눈 뜬 거 보니까 더 잘생겼어요. 아랫마을에 사는 중원인들하고 비교해도 제일 나은 것 같은데.”
“잘생기면? 뭐 어쩌려고?”
“아니, 뭐. 그냥 그렇다는 거죠. 중원인들이 하는 말 중에 좋은 게 좋다는 말도 있잖아요?”
장건을 신경 쓰지 않고 그 눈앞에서 틱틱거리는 두 사람은 소녀와 중년인이었다. 건강한 갈색 피부를 가진 그들은 신비로워 보이는 황금빛 눈으로 장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 좀 주시겠소?”
자기들끼리 떠들던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장건의 말에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우리 말을 하는데요?”
“···그렇구나. 그것도 꽤 그럴듯한데.”
“예전에 몇 마디 배웠소. 산맥 너머 부족 말은 전혀 할 줄 모르고.”
소녀는 그의 말을 들으며 활짝 웃었다.
“와! 우리 말을 이렇게 매끄럽게 하는 중원인 처음 봐요! 내가 하는 말 다 알아들어요?”
“···대충 뜻은 알아먹소.”
“이야··· 어쩐지 같이 있던 말이 똑똑하더라니까요. 그 주인이 이러니까···”
그때 소녀는 갑자기 웃는 낯 그대로 굳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빨개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중년인이 그녀를 보고 물었다.
“어디 가?”
“···물 가져올게요.”
속삭이듯 대답한 그녀는 그대로 천막 밖으로 나가버렸다. 중년인은 나가는 그녀를 보며 가만 웃다가 장건을 돌아보며 말했다. 중원어였다.
“자네를 잘생겼다고 말한 게 부끄러운 모양이군. 평소에는 당찬 녀석이 은근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니까.”
이번엔 장건이 조금 놀랐다. 중년인의 중원어가 아주 매끄러웠기 때문이었다.
“···난 장건이오.”
“어어? 내가 어떻게 자네들 말을 이렇게 잘하는지 안 물어보나?”
장건은 슬쩍 몸을 일으키다가 자신이 웃옷을 벗었고, 꿰뚫렸던 오른 어깨에는 진흙이 두텁게 말라 굳어있는 것을 깨달았다. 뭔가 진한 향이 나는 것이 그냥 진흙이 아닌 것 같았다.
“두 땅이 서로를 안 지 백 년이 넘었소. 내가 그쪽 말을 하는 것처럼 그쪽이 이쪽 말을 하는 게 신기할 건 없는 것 같은데.”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군. 그동안 만났던 중원인들은 모두 신기해하기에 자네도 그럴 줄 알았네.”
장건은 조심스레 오른팔을 움직여보았다. 아무리 무공을 익힌 무인이라 하더라도 이런 관통상은 자칫 불구가 될 수 있는 위험한 부상이었다. 거기에 조금 늦게 확인한 독이 상처를 악화시켰다. 그가 괜히 강가에 쓰러져 있던 것이 아니었다.
“음. 약을 발라준 거 같은데. 고맙소.”
팔을 움직여보다가 많이 약해진 통증에 장건이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중년인은 갑자기 허허 웃었다.
“글쎄. 지난 이틀간 살펴본 바로는 굳이 내 도움이 아니었더라도 자네는 몸을 회복했을 듯하군. 놀라운 회복력이었네, 장건. 조상들이 자네를 보살피는 모양이야. 아, 난 적풍이라고 하네. 자네들 식으로. 반갑네.”
붉은 바람이라. 장건은 그가 전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쩌면 무공을 익혔을지도 몰랐다. 그는 자신을 소개한 후 장건이 상처를 살피는 것을 가만 바라보다가 갑자기 말했다.
“이제 곧 내 조카가 물을 가지고 들어올 테니 그 전에 좀 물어보겠네.”
장건은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 보았다. 그의 황금빛 눈이 진실을 꿰뚫어 보겠다는 듯 반짝였다.
“자네 혹시 쫓기는 몸인가?”
“아니오.”
“그럼 왜 계곡에 쓰러져 있었나? 그 상처는? 꼬치꼬치 캐물어 미안하지만 자네가 위험하지 않다는 걸 확신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 만약 아니라면, 난 부족의 안전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만 말해두겠네.”
장건은 잠시 고민해야 했다. 지난 며칠을 길게 이야기하기엔 피곤했다. 그래서 다시 천천히 뒤로 누우며 말했다.
“···날 쫓을 사람은 다 죽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적풍은 그 대답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와하하 웃었다. 장건은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슬그머니 다시 들어오는 소녀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원래 역사보다 수백 년 빨리 발견된 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배웠던 무력한 원주민들이 아니라고.
그녀의 황금빛 눈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