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166)
166화
장건이 순간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동안 서하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가는 숨을 내뱉고는 그 짙푸른 눈동자로 장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장건이 다시 한번 다가가려 한 걸음을 내딛자, 서하도 다시 한번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서하가 말했다.
“···아저씨, 나 내일 떠나요. 진견 스님이 아침 일찍 떠날 거래요.”
울먹이는 표정과 가늘게 떨리는 입술과는 다르게 참 차분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숨결은 뜨겁기 그지없었다.
장건은 서하가 더 물러날까 다가서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섰다. 가슴 속에 무언가 답답한 것이 꽉 차며 말문을 열 수 없었다.
서하의 말이 이어졌다.
“이제 이렇게 돌아가면, 이젠 정말 아저씨를 다시 만날 수 없겠죠? 아저씨 가족들도요. 다시 신대륙으로 되돌아올 일이 없을 거예요···”
“···아니, 이번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장건은 어째서인지 목소리가 반쯤 쉬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계속 입을 열었다.
“그때 헤어지고 오늘처럼 다시 만날 줄 누가 알았을까. 다음에도 그렇게 만날 수 있어.”
애써 위로해 보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눈에서만 주륵주륵 눈물을 흘리던 서하는 장건의 말을 듣고는 곧 입술이 삐죽 나와버렸다. 그 찡그려진 얼굴은 아이가 차마 엉엉 울지는 못하고 억지로 참는 모습이었다.
“그치만··· 아저씨는 신대륙에서 살고, 난, 난 소림사에서 살고··· 둘 사이에는 바다도 있고··· 엄청 멀고···”
그렇게 애써 차분한 척하던 아이는 말문을 열다가 결국 히끅히끅 울기 시작했다. 꽉 움켜쥔 조그만 두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고, 푹 수그린 고개 아래 잔뜩 일그러진 얼굴에서는 눈물과 콧물이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서하는 끝끝내 큰 소리로 울지 못했다.
그리고 장건은 그 달그림자 속에서 홀로 외로이 숨죽여 우는 아이를 본 순간, 그제야 정말 자신이 뭘 두려워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지금 멈추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다.
서하 때문에, 혹은 장운 가족이나 단상운 가족 때문에, 그들의 온기에 이끌려 완전히 이곳에 정착하는 것, 그렇게 여정을 멈추는 것. 장건은 지금 그걸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장운의 집에 머물고 거기에 서하와 진견을 초대하기까지 했을까? 원래 생각하던 것처럼, 그리고 살아왔던 것처럼 그냥 훌쩍 떠나버리면 되지 않았나? 그럼 섬지영이 찾아와 고대 세가 사건에 휘말리는 일도 애초부터 없었을 텐데.
의문과 동시에 대답이 떠올랐다.
장건은 멈춘 자를 보았다. 황야와 거친 벌판을 내달리며 만났던 선인, 혹은 악인과는 다르게, 이 신사천엔 한 자리에 멈춰서 썩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드높은 명성과는 다르게 음흉한 속내가 한가득한 무림맹주, 동료 중 하나가 외부의 마인들과 내통하는 것을 알았음에도 그걸 걷어내기보단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사실을 이용하는 원로원, 그리고 그들의 수족으로 움직이는 무림맹.
아비의 죽음을 방조 혹은 그저 방관한 제상천, 역시 그 사실을 알면서도 새 가주를 자기들 손으로 휘두르기 위해 침묵하는 가문의 원로들,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단서를 파기하며 죽은 제용월.
무림맹과 고대 세가. 신대륙의 기득권이자 장건 같은 떠돌이와는 다르게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온 정착자들.
마인들처럼 분명하게 선을 넘어 단칼에 결판을 낼 수 없는 자들과의 만남은 장건에게 큰 피로감을 안겨주었다. 또한 장건 자신도 한곳에 멈춰서 머물면 그렇게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게 했다. 젊은 시절 무림맹주도 신대륙의 황야를 떠돌아다니며 협객행을 하던 협객이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정말 단 한치도 변하지 않으리라 믿는 것은 너무 오만한 태도였다.
이번에 장운의 집에서 유독 오래 머물렀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 자리에 멈춰서 고이고 썩어버린 자들과는 다르게 장운과 단상운은 장가 상회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자기 일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건 세상의 거대한 규칙이나 질서를 정하는 중요한 일을 맡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충실히 살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위대함이란 걸 보여주었다. 무림맹을 보며 느꼈던 회의감을 그들이 씻어주었다. 서하와 진견을 초대한 것도 위대함을 쫓다 악취를 풍기게 된 고대 세가보다 조그맣더라도 더 나은 집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장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태극권과 항룡장, 혼원경, 제왕검형과 창궁무애검 등의 많은 무공을 재현하고 배웠음에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다고 생각함에도 여전히 삶은 쉽지 않았다.
그 무공이 삶의 목적인지 아니면 수단인지는 불분명했다. 새 삶을 시작하고 어릴 적 무공을 접한 후 장건의 꿈은 이전 삶의 환상을 실제로 재현하는 것이었지만, 사실 그 환상을 다루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그것을 통해 사람들을 돕는 협객들이었다.
장건이 황야를 떠돌던 것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 스스로의 인지를 넓히고 그를 통해 더 나은 무공의 재현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과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온몸으로 마주하다 보면 장건은 결국 그 격류의 한 가운데 몸을 날려 그들과 엉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장건은 이전 삶과 지금 삶 모두에 부끄럽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어쩌면 서하와의 이런 인연은 끝내 예고되어 있었을지 몰랐다.
깊게 심호흡한 장건이 성큼성큼 걸음을 내디뎠다. 숨죽여 울던 서하는 움찔 놀라서 두어 걸음을 더 물러났지만, 그것보다 장건이 훌쩍 다가오는 것이 더 빨랐다. 장건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서하를 끌어안아 주었다.
주춤거리며 물러서던 서하는 자신을 안아주는 장건의 품에 바짝 굳었다가, 곧 그곳에 얼굴을 묻으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나, 나 가기 싫어요··· 나 그냥 여기서 아저씨랑 살래요··· 떠나기 싫어··· 또 헤어지기 싫어···”
장건은 아이의 등을 천천히 쓸어주었다. 그 손바닥의 온기로 장건의 옷깃을 꽉 쥐고 바들바들 떨던 서하의 몸이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 장건은 그렇게 아이를 토닥이고 달래주며 물었다.
“그럼 정말 아저씨랑 여기서 지낼래?”
아이의 울음이 그쳤다. 서하는 천천히 파묻었던 얼굴을 들어 장건과 시선을 맞췄다.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와 콧방울에는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었다. 내려다보지 않아도 장건의 가슴팍 또한 비슷한 수준이라는 걸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서하는 잠시동안 물기 가득한 눈으로 장건의 두 눈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곧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는 코 맹맹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돼요. 그럼 진견 스님이 슬퍼할 거예요.”
장건은 그 대답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하하하 웃어버렸다. 이렇게 말할 정도였으면 소림사에서의 생활이 참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조금 더 고집을 피워도 괜찮을 텐데, 서하는 먼저 남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저 아이의 변덕과 투정이라 여겨도 되지만 장건은 그 안에 담긴 서하의 마음이 기특했다. 그래서 그 기특함을 공감해줄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생각하시오? 스님도 서하처럼 엉엉 울어버릴 작정이오?”
장건의 갑작스러운 말에 서하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집안에서 마당으로 나오는 그 어둑한 복도에서 천천히 진견이 걸어 나왔다.
그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글쎄, 이 나이 먹고 그렇게 우는 것은 조금 부끄러울 듯하오만. 아마 울지는 않겠지. 하지만 슬퍼할 거라는 말은 틀리지 않소이다.”
“···진견 스님.”
진견은 웃는 낯 그대로 서하와 얼굴을 마주했다. 그는 눈물과 콧물로 엉망진창인 아이의 얼굴을 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서하야, 그동안 본사에서 배웠던 것, 아직 잘 기억하고 있지?”
서하는 얼른 장건의 품에서 나와 소매를 들어 눈가를 비비고는 바로 서서 대답했다.
“네.”
“그럼 어디 한 번 해보아라.”
서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견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무공 복습에 당황한 것이다.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장건과 진견을 멍하니 번갈아 보기만 했다.
“뭐 하느냐? 얼른 보여주거라. 장 무사에게도 보여주는 것이니 잘해야 한다.”
“···네.”
하지만 재차 진견이 종용하자 서하는 약간 머뭇거리면서도 마당 한가운데로 나섰다. 그리고 장건과 진견이 바라보는 와중에 천천히 소림의 권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약간 어설프고 머뭇거리는 기색이 있었다. 하지만 곧 자신이 하는 행동 자체에 집중한 것인지 망설임은 사라지고, 두 주먹과 다리에 힘이 실리며 허리는 단단히 몸을 지탱했다. 그렇게 상회 뒤에 붙은 저택의 마당에서 신대륙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투로 위주의 소림 권법이 풀려나왔다.
조그만 두 주먹과 발끝에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소림의 권법이 작지만 분명하게 펼쳐졌다.
“···소림의 권법은 굳건하고, 또 단단하지요. 해탈에 이르는 길로 무공을 택한 만큼 그것을 배우는 인간이 세상 평지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말이오.”
그런 서하의 무공 시연을 지켜보던 진견이 옆에 있는 장건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때문일까. 본사의 무공 대부분은 강한 양기陽氣에 기반을 두기 마련이었소. 끝끝내 번뇌를 벗고 하늘로 올라가려는 듯 뻣뻣이 고개를 들어 태양을 바라보고 그 볕을 받아들이지. 문제는 체질적으로 그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오.”
과연 권법을 펼치는 서하의 호흡이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분명 발끝은 단단히 바닥을 받치고, 주먹은 강하게 허공을 때리며, 내딛는 걸음과 주먹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건만 호흡만은 그러지 못했다.
물론 그 아쉬운 점이 있다고는 해도 서하의 권법은 놀라운 수준을 넘어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였다. 아직 스물은커녕 십 대 중반은 되었을까 싶은 아이가 펼치는 권법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었고, 당장 같은 나이대에 권법만으로 아이를 이길 사람은 없을 듯했다.
하지만 서하는 점점 더 호흡을 유지하며 권법을 이어가기 힘든지 눈에 띄게 느려지기 시작했다. 숨은 헐떡거렸고, 단단하던 발과 강하고 억셌던 주먹은 점차 힘을 잃었다.
그런 서하를 바라보던 장건은 어느새 진견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눈빛을 마주보고는 그가 뭘 말하고 싶은지도 알 수 있었다.
장건은 천천히 서하의 연무 속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어? 아저···”
서하는 가까이 다가오는 장건을 보고는 움찔 놀라서 펼치던 권법을 멈추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장건의 손이 부드럽게 다가오는 것이 더 빨랐다.
그리고 그 손길은 서하가 뭘 어떻게 저항하고 말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어떤 동작을 취하도록 만들었다. 꽉 쥔 두 주먹이 펼쳐지고, 뻣뻣하던 두 다리는 슬쩍 낮아지고, 수평을 그리던 무게 중심은 어딘가 둥글어졌다.
조금 전까지 힘찬 주먹을 내뻗었던 서하의 양손이 가슴께로 모여서 천천히 앞 공간을 밀어내며 나아갔다.
깜짝 놀랐던 서하는 아주 처음에 살짝 멈칫거리다가도, 곧 완전히 장건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마치 부드러운 구름이 몸을 감싸 함께 천천히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어른이 이끌고, 아이가 따르며 두 사람은 느릿하게 돌고 돌며 태극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태극 속에는 단순히 음과 양으로 세상을 나눈 뜻뿐만 아니라 정해진 자리 없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혼원경의 가르침이, 몸 깊은 곳에서 시작해 용의 불꽃처럼 쏟아져 나오는 항룡장의 열기가, 그리고 이 세상의 중심은 자기 자신임을 말하는 제왕의 검이 담겨 있었다.
장건은 답을 내릴 수 있었다. 서하에겐 상처를 보듬어줄 가족과 어른이 필요했다. 그게 꼭 장건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서하는 장건이 그래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여정이 멈춘다는 두려움도 떨칠 수 있었다. 서하가 자라고 어른이 되는 동안에는 물론 장건도 그 곁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남은 평생을 모두 서하를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 서하의 상처가 모두 아물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그때 다시 여정을 시작하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지금 서하의 재능을 보아선 그게 그렇게 오래 걸릴 것 같지도 않았다.
물론 그래도 문제는 남았다. 제일 큰 문제는 바로 마궁이었다. 뭘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정말 서하를 영약처럼 고아 먹겠다는 것인지는 몰라도 유설의 말대로라면 그들은 다시 서하를 노릴 터였다. 그 외에도 살아가면서 자잘한 문제들이 계속 장건과 서하를 덮쳐올 것이고.
장건은 슬쩍 웃었다. 휘도는 태극권 속에서 잔뜩 상기된 서하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 문제 또한 해결 방법은 간단했다. 그런 생각을 할 마인들, 마궁을 부숴버리면 되었다. 게다가 마궁은 마공을 익히며 사람을 잡아먹는 인간 말종이 대부분이었고, 덕분에 지금 제국의 공주 유설이 황군을 이끌고 무림맹을 전초기지 삼아 들어앉은 상황이었다. 유설과 황군의 목적은 마궁의 격멸이었다. 그들과 함께하면 혼자 마인 수백 명을 상대할 필요까지도 없을 터였다.
그 외에 닥쳐올 자잘한 문제들? 사실 삶의 사건은 대부분 비슷한 문제들이 돌고 돌아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마치 지금 펼치는 태극권처럼.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결국 차분히 풀어가다 보면 깔끔히 풀어낼 수 있었다. 그게 두려워 움츠러들 필요는 없었다.
별과 달이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에서 장건과 서하가 온몸으로 부드럽고 완만한 곡선과 원을 그렸다. 그 느릿한 움직임에 하늘에서 쏟아지던 달빛도 천천히 그들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이와 어른은 어느 순간부터는 나란히 같은 동작을 이어나갔다. 마치 두 근원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도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미타불···”
그 태극의 원에서 한 발 떨어진 승려는 이제야 한숨 놓겠다는 듯 불호를 외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멀어지고 멀어지더라도 끝내 서로를 붙잡게 되는 인연이 있지요··· 그 인연이 일그러지기 전에 이어진 듯하니 정말 다행인 일이오··· 나무아미타불···”
그렇게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태극은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끝났다.
서하는 마주 보는 장건과 똑같은 자세를 취한 채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을 헐떡거렸다. 아이의 뺨 위로 땀방울이 방울져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제 거기엔 헤어짐의 슬픔도, 안타까움도 더는 없었다.
“···이게, 뭐예요?”
“태극권. 이제 네가 배워나갈 권법이란다.”
장건은 그런 아이의 얼굴을 마주 보며 옅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