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233)
233화
순우현은 조금 전까지 패왕보의 마인들을 몰아붙이면서도 여유가 넘쳤다.
수십 년 동안 익힌 황군 무공, 그 긴 시간 무공을 연구하고 제국의 적을 상대하던 경험들, 그리고 황제에게 충성하며 하사받은 수많은 영약들까지. 그의 내력은 끝이 없었고, 걸음걸음마다 쏟아내는 무공들은 모두 치명적인 비기였다.
고작해야 무식하게 마기를 쏟아붓는 단순한 일격이 대부분이었던 패왕보의 마인들은 그를 상대할 수 없었다. 그나마 그들이 가진 우위라고 할만한 것이 넘치는 내력인데, 사실 그조차도 순우현을 압도하진 못했다. 그리고 그건 애초에 칼이 닿지를 않으니 의미도 없었다.
마인들은 순우현을 우르르 둘러싸 포위했지만 막상 순우현은 그걸 진짜 포위당했다기보다는 마인들이 그에게 죽어주기 위해 주르르 늘어선 것 정도로 여겼다. 순우현은 시간만 충분하다면 홀로 이 성채의 마인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것 같았다.
그랬던 순우현이 지금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
조금 전 하늘에서 떨어진 나무껍질 피부의 괴인. 그 괴인과 순우현은 지금 서로를 밀어 넘어뜨리기라도 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두 손바닥을 마주친 채 멈춰 있었다. 양쪽 다 그 손바닥에 힘을 있는 대로 주는 중인지 그들의 팔이 가늘게 떨렸다.
그들 주변 풍경은 황폐했다. 조금 전 괴인과 순우현의 충돌로 그 주변에 있던 시체와 잡동사니들이 그들을 중심으로 파도에 휩쓸리듯 밀려난 탓이었다. 뒤로 멀리 나가떨어졌던 마인들이 콜록거리며 흙먼지 속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괴인의 얼굴 부분이 쩍 갈라지며 그 안에 핏빛 살덩이가 꾸물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입을 벌리고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것이었다.
그 안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본좌는 강동의 공작-”
스스로를 소개하던 강동공의 입은 말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턱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순우현의 발차기를 피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강동공은 허리를 뒤로 젖히며 훌쩍 물러섰다. 뒷걸음질 치는 그의 얼굴이 끔찍하게 일그러졌다.
“이 무례한!”
“정신 나간 놈! 여기가 무슨 춘추시대 전쟁터도 아니고 싸움에 웬 자기소개인 게냐?”
순우현은 그렇게 강동공을 툭 쏘아붙이고는 바닥에 굴러다니던 검을 발끝으로 튕겨 집었다. 그 검이 손아귀에 잡히자마자 그는 곧바로 물러나던 강동공을 따라잡으며 황군 무공을 풀어놓았다.
“명예도 모르는 놈! 유가劉家의 버러지다운 무뢰배로다!”
강동공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그렇게 외치더니 순우현이 펼쳐낸 검의 그림자 속으로 두 손을 불쑥 쑤셔 넣었다.
다음 순간 검의 칼날과 강동공의 나무껍질 피부가 부딪치고, 써걱 살 갈라지는 소리 대신 채채챙-하는 쇠 부딪치는 소음이 울려 퍼졌다. 순우현이 허공에 그려가던 검의 궤적은 강동공의 그 손짓에 모두 가로막혔다.
순우현은 당황하지 않고 반격을 대비하며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강동공은 그 뒤를 쫒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렇게 우두커니 선 마인의 양팔엔 시커먼 마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강동공은 그 마기를 더 강하게 내뿜으며 말했다.
“네놈이 그리 원하는 듯하니 바라는 대로 짐승을 도축하듯 죽여주마. 네놈의 피가 대왕의 부활에 한미하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음에 감사하거라.”
“미친놈.”
순우현은 무슨 웅변이라도 하듯 목소리를 높이는 강동공의 모습에 짧은 감상을 내뱉어주었다. 그리고 들고 있던 검을 그대로 집어 던졌다. 기다란 장검이 화살처럼 날아갔다.
“어리석은 놈!”
강동공의 손이 그 장검을 가볍게 후려쳤다. 땡-하는 소리를 내며 검이 부러졌다. 그러나 날아가는 장검 뒤를 따라가던 순우현은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는 단전 깊은 곳에서 치솟은 내공이 이미 그의 양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장검을 후려진 강동공도 바로 자신의 양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손바닥이 다시 한번 충돌했다.
이번엔 마치 비단이 찢어지는 듯 쫘자작-하는 소음이 울려 퍼졌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조금 전처럼 멈추지 않고 곧바로 공세를 이어나갔다.
넘쳐나는 마기를 양팔로 내뿜어대는 강동공처럼, 순우현도 두 손에서 강렬한 빛을 피워냈다. 손에서 뿜어지는 기운이니 수기手氣라고 해도 좋을 터였다.
강동공의 마기와 순우현의 내공이 부딪치며 그들 주변의 공기가 거칠게 터져나갔다. 주변에서 몸을 일으키던 마인들은 거기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뒹굴어야 했다.
마인과 황군의 대결은 백중지세였다. 누군가 거기에 끼어들 수 있다면, 그 작은 개입으로도 균형이 깨져 한쪽이 무너질 듯 보였다.
성벽 위에서 둘의 대결을 지켜보는 장건은 그걸 느꼈다. 하지만 그는 성벽 위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
성벽 한가운데에 선 장건을 두고 양옆에서 나타난 자들이 있었다.
한쪽에 열 명씩 총 스물이었는데, 그 하나하나의 면모가 보통이 아니었다. 장대한 덩치와 커다란 칼, 불길을 토하는 듯한 부리부리한 눈까지. 꾹 다문 입과 은은히 공간을 잠식해오는 살기로 보아 단순히 마공에 취해 날뛰는 수준을 한참 뛰어넘은 자들이었다.
장건은 그들을 좌우에 두고도 순우현과 강동공의 강렬한 싸움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말했다.
“순우 선생과 달리 난 통성명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지. 장건이다.”
“서초근위대西楚近衛隊.”
짧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장건이나 그들이나 신경 쓰지 않았다. 성벽 아래에서 강동공과 순우현의 대결에 공기가 찢어지고 터져나가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안, 그들이 선 성벽 위에선 대기가 얼어붙는 듯 가라앉았다.
그 가라앉은 공기가 이내 가라앉다 못해 그곳에 선 자들의 어깨를 짓누를 때쯤, 성벽 아래 싸움에서 변화가 일었다.
“크허헝-!”
강동공이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무언가를 밀어내듯 쭉 양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전신에서 휘몰아치던 마기가 그 손을 타고 전방으로 투사되었다.
그를 마주한 순우현은 이를 악물며 몸을 뒤틀었고, 그를 스쳐 지나간 강동공의 장풍은 성채 안쪽에 있던 건물 하나를 때려 부쉈다. 건물의 나무 벽과 가구들이 박살 나며 콰과광-하고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 진동이 성벽까지 울렸다. 그리고 평생 주인을 만난 적 없는 근위병들은 그 진동이 발바닥에 닿는 순간 그대로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그들의 큰 칼이 달빛을 받아 번쩍거렸다.
청룡의 칼날도 달빛을 반사해 푸르게 빛났다.
그 푸른 빛은 곧바로 근위대의 몸을 베어내고 허공에 검붉은 궤적을 그려냈다. 회색 성벽 위로 피가 쏟아졌다.
장건은 몸을 회전시키며 가까이 다가온 근위대 둘의 허리를 통으로 갈라버리고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포위를 벗어났다. 그가 높이 뛰어오르는 걸 본 근위대들은 허공에서 그대로 장건을 베어버리기 위해 큰 칼을 높이 들었다.
하지만 장건은 허공에서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가볍게 허리를 튕겨 공격을 피한 그는 근위대의 정수리를 밟았다. 깃털처럼 가벼운 동작이었으나 그 발끝에 닿은 근위대의 목은 으득, 하는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근위대 셋의 목이 그렇게 부러졌다.
근위대의 목을 부러뜨리고 내려선 장건이 청룡을 두 손으로 잡으며 몸을 돌렸다. 그의 앞으로 좁은 성벽 위를 북적거리게 만들고 있는 마인 근위병들이 보였다. 이를 악문 그들의 눈에서 검붉은 마기가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장건은 그 근위대의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성벽 위였기 때문에 근위대들도 장건을 포위하지 못하고 그렇게 둘, 셋씩 장건을 마주했다.
칼날이 섬뜩한 빛을 발하고, 피가 쏟아졌다. 좁은 성벽 위에서 크게 칼을 휘두르니 성벽에 부딪쳤다. 샛노란 불티가 튀었다. 그러나 장건의 청룡은 돌과 부딪치고도 절대 멈추지 않았다. 그냥 성벽과 근위병을 함께 베어버렸다.
장건이 달려가는 성벽 위를 따라서 연이은 불티가 튀었다. 마치 그가 지나가는 길로 폭죽이 터지는 듯했다.
죽은 근위병과 잘려 나간 성곽 돌덩이가 후두둑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하! 진짜 주공은 저쪽이었군.”
강동공이 그 광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를 상대해야 할 순우현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강동공의 시선이 그에게 돌아왔다.
“그래도 고작 단둘이 이곳에 쳐들어왔을 리는 없고··· 다른 병력은 각 탑으로 보냈나?”
순우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조금 전 강동공의 장풍을 흘려내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슬쩍 돌아보니 그 대신 장풍을 맞이한 건물이 공성추라도 얻어맞은 듯 박살 나 있는 게 보였다.
다시 강동공으로 시선을 돌린 순우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 그리고는 옷매무새를 툭툭 털어내며 말했다.
“나는 순우현이다.”
“순우 씨가 아직도 있나? 오래도 살아남았군.”
강동공은 놀리듯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대왕께서 부활하시어 이 땅에 다시 두 발을 디디시면 제일 먼저 중원의 유 씨 나라를 불태울 것이고, 그럼 그들의 밑에서 빌어먹던 네놈 가문도 모조리 참할 것이니라.”
“항적은 부활하지 못한다.”
순우현의 대꾸에 강동공의 표정이 굳었다. 그 표정은 그의 나무껍질 피부와 합쳐져 그를 어떤 목재 조각상 정도로 보이게 만들었다.
“···감히 대왕의 존명대성을 그리 함부로 부르다니.”
그 말에 순우현은 피식 웃었다.
“천년도 전에 다 말아먹고 죽은 마인을 못 부를 건 또 뭔가.”
“이노옴-!”
강동공은 당장에 노호성을 토하며 달려들었다. 그의 양손에서 다시 시커먼 마기가 쏟아져나왔다.
“흡!”
이번엔 순우현도 그냥 당하지 않았다. 이후의 상대를 생각할 것 없이 당장 가진 내력을 모조리 일깨웠다. 성문의 빗장을 부술 때처럼 왜소하던 그의 몸이 젊은이의 것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의 주먹이 하얀빛에 휩싸였다.
다음 순간 순우현의 주먹과 강동공의 주먹이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그 충돌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거센 충격파가 휘몰아쳤다. 흙먼지가 일어났고, 주변에 있던 마인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순우현은 맞부딪친 주먹을 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겉으로는 밀리지 않았으나 실제로는 그의 손해가 막심했다. 전신의 관절이 삐걱거리고 근육들이 경련을 일으키려 했다. 기혈과 단전이 흔들리는 건 물론이었다.
그 표정을 본 강동공도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순우현과 다른 것은 그게 웃는 낯이었다는 점이다.
“크하핫! 재밌군! 이게 천년 뒤의 무공인가? 좀 더 봐야겠다!”
그렇게 말한 강동공은 순우현이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다시 손을 뻗었다. 그 손에는 당연하다는 듯 시커먼 기운이 서려 있었다. 순우현의 목을 노리는 검은 궤적이 곧게 번뜩였다.
순우현은 머뭇거리지 않고 허리를 뒤로 살짝 젖히며 그 공격을 막았다. 멈추지 않고 반격에 나서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반격은 간단히 가로막혔다.
두 무인의 손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번뜩이는 창칼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손과 발, 팔과 다리, 어깨나 무릎, 팔꿈치, 심지어 이마까지 그들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모두 흉기였다.
그 몸짓에 담긴 힘이 어찌나 강한지 그들이 디디는 걸음걸음마다 판석이 부서지고, 어깨를 떨치는 동작 한 번에 대기가 떨었다. 주고받는 공방 중에 그들이 스쳐 지나가면 창고든 병사의 숙소든 폭풍에 휘말린 것처럼 박살이 났다. 다른 마인들은 감히 끼어들 생각은 못 하고 멀찍이 물러서기만 했다.
그리고 그 대결을 펼치는 순우현은 큰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황군 무공 바탕에 깔린 명제는 더 빠르고, 더 강한 무공이었다. 그를 위해서 황군은 지난 천년 동안 쓸데없는 것을 지우며 더 효율적이고 빠르고 강한 무공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실제로 그 긴 시간 동안 한 제국이 유지되는 것으로 그 효용이 증명되었다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마주한 마인의 마공은 그런 황군 무공과 아주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 빠르고, 더 강하게. 복잡한 초식보다는 상대의 목줄을 베어낼 단 하나의 궤적을. 비록 순우현의 황군 무공이 훨씬 더 세련되고, 더 깔끔하며, 효율적인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강동공은 그 차이를 넘쳐나는 내력으로 간단하게 메꿨다.
끝내는 그 넘쳐나는 내력이 무공의 수준 차이마저 지우고 순우현을 몰아세웠다. 순우현이 더 치명적인 일격을 날려도 강동공은 무지막지한 내공과 체력으로 그것을 가볍게 받아넘겼다. 그건 순우현이 따라갈 수 없는 방향이었다. 결국은 그의 황군 무공이 마공에게 밀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강동공이 외쳤다.
“이게 전부인가? 꽤 빠르고 강하기는 하구나! 하지만 신공에는 미치지 못해!”
직후 그의 전신에서 거센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순간이지만 순우현은 마치 천근 무쇠에 짓눌려 압사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꼼짝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었다.
강동공의 두 눈에서 섬뜩한 안광이 번뜩이며 가슴께로 들어 올린 그의 양손으로 시뻘건 기운이 모였다. 내력이 얼마나 집중된 것인지 그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양손이 순우현을 향해 다가왔다.
“이제 놀이는 끝낼 시간이다!”
순우현의 눈에 강동공의 두 손은 마치 시뻘건 거인의 두 눈처럼 보였다. 거인의 얼굴이 다가와 그를 집어삼키려는 것이다. 마치 세상을 집어삼키는 듯한 괴물의 아가리를 앞두고 순우현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불쑥 순우현의 앞을 가로막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는 공간을 우그러뜨리며 다가오는 강동공의 양 손바닥을 향해 마주 손을 내밀었다. 휘몰아치는 마기가 그 손을 찢어버리려 들었다.
손은 찢어지지 않았다. 도리어 아주 부드러운 동작으로 파고들어서는 마기에 휩싸인 손을 붙잡아 당겼다. 강동공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나타났다. 다음 순간 그의 두 발이 땅바닥에서 떨어졌다.
찰나의 순간이 흐르고, 휘리릭 허공을 날아간 강동공이 저편에 있던 병사 숙소에 처박혔다. 와장창 박살이 난 건물의 벽과 천장이 오라를 무너졌다.
강동공을 포대 자루 던지듯 날려버렸던 장건은 두 손을 탁탁 털면서 순우현을 돌아보았다. 그의 얼굴을 본 순우현은 자기도 모르게 고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제 자네가 상대하게. 이 늙은이는 좀 쉬어야겠어.”
“이번엔 뭔지 안 물어보시오?”
“뭐 근사한 이름이 있겠지··· 뭔가?”
“사량발천근이오.”
순우현은 고개를 살살 저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렇구먼. 멋진 이름이네··· 이제 가서 저놈이나 상대하게. 난 좀 쉬었다가 떨거지들이나 정리해야겠어.”
골골대며 엄살을 피우는 그의 모습에 장건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무너진 건물 쪽을 바라보았다.
잔해를 해치고 일어선 강동공이 두 눈에서 불길을 토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