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238)
238화
* * *
이제 패왕보가 세워져 있던 섬은 붉은 빛기둥이 솟아오르는 궁전이 위치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둥근 모양으로 모두 무너져 있었다. 중력이라는 법칙을 잊어버린 바위와 땅덩어리들이 하늘을 두둥실 떠다녔고, 시커멓게 뚫린 무저갱 속으로는 강물이 쏟아져 폭포를 만들고 있었다.
패왕보 궁전은 그곳에서 우두커니 홀로 세워진 탑처럼 보였다. 돌과 바위로 기초를 세우고 그 위에 붉은 몸체를 쌓아 올린 기묘한 탑.
바위와 바위 사이를 몇 차례 건너뛴 장건은 곧 그 궁전인지 탑인지 모를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볍게 바닥으로 내려선 장건은 눈살을 찌푸리며 빛기둥을 바라보았다. 가까이 다가오니 멀리서 볼 때보다 훨씬 밝아서 눈이 부셨다. 어쨌든 빛기둥 안 궁전에서 벌어지고 있을 의식을 막아야 하니, 장건은 눈을 찌푸린 채 그 빛기둥을 향해 다가갔다.
“···음.”
장건의 걸음이 멈췄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그저 붉은 빛기둥이 실체를 가지고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을 뿐이다. 마치 붉은 유리로 된 벽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그는 그 벽을 통통 두드리며 피식 웃었다.
“이건 또 뭐야?”
이쪽에 아무런 방비가 없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장건은 한숨을 내쉬며 들고 있던 청룡을 칼집에 집어넣고는 그 붉은 벽에서 서너 발짝 물러섰다. 막히면 부수고 지나가면 될 일이다.
잠시 제자리에 서서 호흡을 깊게 호흡을 들이마신 장건은 다음 순간 숨을 멈추며 허공으로 양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의 단전에서 시작되어 전신 혈도를 내달리고 마침내 손바닥으로 내뿜어진 내력이 우르르 공기를 울리며 날아가 붉은 빛기둥에 충돌했다.
그 순간 빛기둥에 양 손바닥 모양이 반짝 번쩍이더니, 곧이어 콰르르릉-하고 남아있는 섬과 궁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장력을 내뿜었던 장건은 그 진동에 살짝 당황했다.
“고작 이거 한 방에 무너지나?”
그렇게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던 장건은, 다음 순간 갑작스레 제자리에서 퉁 뛰어올라 휘리릭 공중제비를 돌았다. 그 동작과 동시에 뒤에서 날아온 핏덩이가 장건이 있던 자리를 지나 빛기둥 벽에 처박혀 우자작 박살이 났다. 피와 살점이 튀었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 가볍게 내려앉은 장건은 그 핏덩이가 날아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엔 강동공이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의 나무껍질 피부에는 조금 전 날아온 핏덩이만큼이나 피 칠갑이 되어 끔찍한 몰골이었다.
“너! 선인도의 후예!”
“그걸 살았네.”
장건은 빛기둥의 진동 속에서 균형을 잡으면서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돌무더기 속에 묻혀있다가 섬이 가라앉고 바위가 떠오르면서 빠져나온 모양이었다. 게다가 자세히 보니 성벽에 처박히기 전보다 상태가 좋아 보였다. 장건의 눈이 조금 전 빛기둥을 후려친 핏덩이를 향했다.
얼굴은 못 알아보아도 그 옷차림이나 체격 등으로 보아 성채의 마인 중 하나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더불어 그 상체가 걸레짝처럼 헤집어져 텅 비어 있다는 것도. 그게 뜻하는 바는 뻔했다. 강동공은 다 먹고 남은 쓰레기를 집어 던진 것이다.
“동족상잔이냐?”
“도망치려는 겁쟁이에게 기회를 주었을 뿐이다!”
이쪽에서 그가 올라선 바위까지 꽤 떨어진 거리였는데도 장건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강동공이 버럭 소리쳤다. 장건이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무슨 기회?”
“대왕의 부활에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될 기회-!”
강동공은 그렇게 외치며 밟고 있던 바위를 박차며 뛰어올랐다. 그 다리 힘이 어마어마했는지 바위가 그대로 으저적 박살이 나서는 뒤로 밀려났다.
그렇게 포탄처럼 쏘아진 강동공은 그대로 장건을 향해 날아들었다. 곧게 뻗은 두 주먹에서 실체화된 마기가 넘실거렸다.
그러나 장건은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옆으로 슬쩍 몸을 틀었다. 그 작은 동작 하나만으로 포탄처럼 날아오던 강동공은 그대로 장건을 스쳐 붉은 빛기둥에 처박혔다. 그 충격에 조금 전 장건의 장력이 후려쳤을 때처럼 붉은 빛기둥과 남은 섬이 쿠르르-진동했다.
장건은 그런 빛기둥을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두어 번만 때려도 알아서 무너지겠는데.”
“크-아-아-!”
빛기둥에 들이박았던 강동공이 괴성을 지르며 일어섰다. 그는 완전히 눈이 돌아가서는 뭐라 더 말도 없이 장건에게 달려들었다. 지치지도 않는지 그의 두 주먹에선 여전히 시커먼 마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를 마주한 장건의 오른손이 청룡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때 휘몰아치는 강동공의 권기를 본 장건의 머리에 괜찮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청룡을 놓고 달려오는 강동공을 향해 바짝 다가섰다. 강동공은 장건이 가까워지자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다음 순간 그의 시야가 휘리릭 돌았다. 더불어서 그의 주먹에 실린 권기와 몸 전체에서 뿜어지던 내력도 모두 한 방향을 향해 움직였다.
“억!”
강동공은 조금 전과는 달리 본인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붉은 빛기둥에 처박혔다. 물론 꽝-하는 소리가 나는 게 충돌한 힘 자체는 조금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 증거로 다시 한번 빛기둥과 섬이 우르르-진동했다.
“···으윽, 네놈··· 선인도의 후예···!”
빛기둥에 부딪혀 튕겨 나와 나뒹굴던 강동동도 그 진동을 느끼고 날아갔던 이성이 돌아오는지 이를 악문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날 뿐, 다시 달려오진 않았다. 그는 이 악문 표정으로 장건을 노려보았다.
장건은 툭툭 손을 털며 웃었다.
“안 덤비냐? 저거 무너뜨리려면 몇 번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강동공은 그 도발에도 파르르 떨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이미 시작된 빛기둥과 섬의 진동은 멈추지 않고 커지고 있었다.
“···대왕께서는 부활하실 것이다. 누구도 그분의 귀환을 막을 순 없다! 이미 의식은 시작되었고, 아무도 멈출 수 없다!”
강동공의 외침을 들은 장건은 그가 더 덤빌 것 같지 않다고 느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강동공의 몸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넘쳐흐르는 듯했던 기세 또한 거칠어져 있었다. 부하를 잡아먹는 정도로는 장건에게 당한 부상을 모두 회복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장건은 청룡을 뽑았다. 이러면 더 길게 끌 것 없었다.
그때, 붉은 빛기둥에서 번쩍 빛이 쏟아져 나왔다.
그 광원을 보려던 장건은 빛의 세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그냥 눈을 감았다. 대신 다른 감각을 예민하게 깨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했다. 그러나 그를 공격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직후 눈꺼풀을 때리는 빛이 약해지자 얼른 다시 눈을 뜨고 상황을 살펴보니 저 높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빛 덩어리가 보였다. 그것은 이미 세워져 있던 빛기둥을 타고 올라 하늘 끝까지 날아갈 듯하다가, 갑자기 어떤 보이지 않는 천장과 충돌해서는 번쩍 터져나갔다.
장건은 그것이 지상의 궁전과 빛기둥, 그리고 높은 하늘의 붉은 달을 일직선으로 둔 중간지점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빛이 사그라진 허공에는 마치 유리잔에 금이 간 것처럼 어지러운 균열이 가 있었다.
“이건 안 좋군.”
드넓은 하늘이 유리처럼 깨져나간 풍경이었지만 장건은 당혹감보다는 긴장한 얼굴이었다. 사실 장건 입장에선 이 세상이 무공이니 주술이니 하는 신비한 힘이 넘쳐나는 세상이었고, 그런 힘이 어떤 놀라운 작용으로 하늘에 구멍을 뚫어버린다고 해도 그냥 그러려니 생각할 수 있었다. 깨진 하늘은 놀라운 광경인 것은 맞지만 장건을 혼란에 빠뜨릴 순 없었다.
장건이 긴장한 것은 당장 그의 칼로는 저 현상을 막을 방법이 요원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그에게 하늘을 갈라보라 말하면 뭐라도 해보겠지만, 이미 깨진 하늘을 도로 붙이라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때 저 먼 하늘에서 또 다른 빛 덩어리가 날아왔다. 본래 혁련위진이 무너뜨리기로 했던 지왕탑 방향이었다.
그 빛을 본 장건은 머뭇거리지 않고 오른손의 청룡을 놓았다. 그러자 청룡은 한줄기 섬광이 되어 번쩍 하늘 높이 날아갔다. 그 섬광의 궤적은 이곳으로 곧게 날아오는 빛 덩어리를 향하고 있었다.
섬광이 빛 덩어리를 스쳐 지났다. 다음 순간 빛 덩어리는 힘을 잃은 듯 허공에서 멈추며 두 덩어리로 갈라졌다.
“네놈이 감히-!”
지상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강동공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장건에게 달려들었다. 높은 하늘까지 이기어검을 날려 보내느라 집중하던 장건이었지만, 별로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달려오는 강동공의 주먹을 덥석 붙잡아 휙 던져버리는 것으로 간단하게 대처했다. 강동공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나뒹굴었다.
“이런.”
하지만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 장건은 눈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두 덩이로 갈라지며 멈춘 듯 보였던 빛 덩어리들이 자석에 끌려가듯 다시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그 빛은 장건이 뭘 더 어쩌기도 전에 이미 금이 간 하늘과 충돌했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환한 빛이 터졌다. 주변이 대낮처럼 환해졌다. 그리고 그 빛이 뿜어지는 광원은 역설적으로 깨진 유리 틈처럼 보이는 시커먼 공간이었다.
장건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그 틈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의 오감과 육감을 긴장시키는,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그 너머에 있었다.
그렇게 장건이 그를 바라보자, 그도 장건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빛이 사그라졌다. 그 후에 보이는 천공의 상처는 여전히 가늘기만 했다. 너무나 가늘어서 뭔가 빠져나오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저, 그 틈 사이로 이쪽을 바라볼 수 있었을 뿐이다.
“···좀 모자란 모양이지?”
그 너머 어떤 눈을 마주 보던 장건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오싹이고 나발이고 이 현실 세계로 건너와야 뭐라도 할 수 있는 법이다. 패왕보 궁전에서 올라가던 붉은 빛기둥은 빛의 폭발 이후 점점 흐려지고 있었고, 보아하니 다른 탑이 무너진 덕분에 새로운 빛이 날아오는 후속타도 없을 것 같았다. 결정적으로 천공의 틈은 그 외곽에서부터 천천히 복구되고 있었다.
저 너머의 누군가, 항우인지 누군지 모를 존재가 건너오는 계획은 물 건너간 것이다.
장건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저 멀리 떨어지고 있는 자신의 칼을 의지로 붙잡아 당겼다. 그냥 휙휙 낙하하고 있던 청룡이 힘을 되찾고 피잉-섬광을 그리며 날아왔다. 청룡은 제집을 찾아 들어가듯 자연스럽게 칼집 속으로 되돌아와 철컥 소리를 냈다.
다음 순간 함성이 울려 퍼졌다.
—–!
장건은 번뜩 고개를 들어 천공의 틈을 노려보았다. 함성인지 영혼의 고동인지 모를 파동은 그 너머에서부터 울려온 것이다. 그리고 함성 이후에는 마치 천둥이 울리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장건은 그것 역시 건너편에서 울려온 진동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하늘이 무너졌다.
그 순간 장건은 이 일대의 소리가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그 사실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전에, 갑자기 붉은 빛기둥 안쪽 궁전의 기와지붕이 안에서 포탄이라도 쏜 것처럼 터져나갔다. 소리가 사라졌기에 그 파편이 흩날리는 풍경은 기묘했다.
그렇게 지붕이 터져나간 궁전 안에서 두둥실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둥근 원형을 그리고 있었는데, 장건이 보자니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의 입이 계속 무언가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장건은 무너진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검은 밤하늘 한가운데에 뻥 뚫린 구멍이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이 현실의 형상으로 규정할 수 없는 힘과 의지들이 마구 뒤섞여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중 붉은 별 하나가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장건은 본능적으로 그것이 조금 전 함성의 주인임을, 그리고 금이 간 하늘을 무너뜨렸음을 짐작했다. 동시에 그가 이 세상의 형상을 기다리고 있음도.
그가 붉은 별을 마주 본 그 순간, 하늘로 떠오르던 사람들의 한가운데로 새로운 인물이 부상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웬 사람의 손 하나를 떠받혀 들고 있었는데, 그 손은 자기 혼자 살아있기라도 한 것처럼 움찔거리고 있었다.
소녀와 노파의 얼굴을 함께 지닌 그녀도 다른 인물들처럼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중얼중얼 뭐라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렇게 열한 명의 술법사들이 하늘로 떠오르길 잠시. 어느 순간 무너진 하늘 너머 붉은 별에게서 어떤 뜻이 내려왔다. 동시에 열한 명의 술법사 중 하나가 갑자기 팍-하고 터져버렸다. 지금 현실에 소리가 없었기에 마치 개미가 짓이겨진 듯 비현실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폭발은 이제 시작이었다. 처음 술법사를 시작으로 나머지 아홉 명의 술법사들도 차례차례 풍선이 터지듯 터져나갔다. 그리고 그들의 피와 살점은 모두 중앙에 떠올라 있는 사공의 주변으로 흘렀다.
잠깐 사이에 열 명의 술법사가 모두 터져나가고, 홀로 남아 하늘로 떠오르는 사공은 두 손으로 받쳐 든 왼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녀가 뭐라 외쳤다. 그러나 소리가 없었기에 장건은 들을 수 없었다.
다음 순간 천공의 구멍 너머에서 붉은 별이 내려오고, 그녀의 몸 주변에 떠다니던 주술사들의 피가 그 별을 감쌌다. 별을 감싼 핏물은 이후 격렬히 휘몰아치다가 사공이 받들고 있는 왼손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 핏물은 그녀가 받들고 있던 왼손의 손목을 시작으로 새로운 육신을 일궈내기 시작했다.
팔뚝, 어깨, 등과 가슴, 척추가 서고 골반과 두 다리가 자라났다. 반대편 오른손과 머리가 생기며 허공을 떠돌던 핏물은 깔끔히 사라졌다.
동시에 하늘 한가운데 뚫려있던 구멍이 빠르게 말려 들어갔다. 아주 잠깐 사이에 그 구멍은 사라져버렸다.
“···대왕이시여.”
구멍이 사라지며 소리도 돌아왔는지 사공이 중얼거렸다. 그녀는 허공에서 벌거벗은 남자의 왼손을 붙잡고 있었는데, 그 남자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는지 그 눈꺼풀이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검고 진한 눈동자가 밤하늘의 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는 곧 고개를 내려 자신을 올려다보는 사공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을 받은 사공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그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져 뭐라 말하려 했다.
그 순간 시퍼런 섬광이 번쩍 그에게 날아들었다.
“아닛!”
그 빛에 깜짝 놀란 사공이 버둥거렸고, 곧 떠받혀주던 힘을 잃은 바닥에서 끌어당기는 중력에 이끌려 떨어져 갔다.
그때 그녀를 잡아주는 손이 있었다.
사공은 고개를 들어 그 손의 주인을 확인했다. 그녀가 대왕이라 부르던 남자가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준 모습이 보였다. 더불어서 그의 오른손에 붙잡혀 윙윙 떨고 있는 푸르스름한 칼 한 자루도 볼 수 있었다.
그는 왼손으론 사공을 붙잡고 오른손으론 날아온 칼을 붙잡은 채 스르륵 시선을 돌렸다. 저 먼 지상에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장건과 남자,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