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26)
26화
덩치는 콧김을 푹푹 내쉬며 성큼성큼 다가와 대뜸 양굉을 붙잡고 끄집어 내렸다. 양굉은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양굉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내리꽂으며 외쳤다.
“넌 뒈졌어! 그 재수 없는 면상을 내가···”
그런데 당장이라도 양굉을 후려칠 것 같았던 덩치의 입이 다물어졌다. 조조 위에 앉아서 멀뚱히 바라보던 장건은 상황을 보고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
어느새 덩치의 목에 겨누어진 양굉의 단검이 붉은 실선을 그리고 있었다.
“···공평. 이틀째 가만 기다리기만 하고 있어서 힘들다는 건 안다. 그래도 서로에 대한 존중을 잃으면 안 되지. 우리가 뭐 길 가는 양민이나 털려고 모인 도적놈들은 아니잖아? 내 말 이해하나?”
덩치, 공평은 뭐라 말은 못 하고 양굉을 노려보며 분을 못 이겨 부들거렸다. 양굉은 붙잡힌 멱살로 그 떨림을 느끼며 다시 말했다.
“대답해, 돼지 새끼야. 계속 그렇게 떨기만 하면 이 칼날로 네 살갗을 핥아줄 테니까.”
“···이해했다.”
“그럼 이거 놔, 시발.”
공평은 콧김을 쉭쉭 내쉬면서도 슬그머니 손을 놓았다. 양굉은 그가 멱살을 놓자 바로 서서 툭툭 옷깃을 다듬다가, 기습적으로 휙 공평의 얼굴을 후려쳤다. 뒤로 주저앉는 그를 보며 다시 옷깃을 털어낸 양굉은 몸을 굽혀 자기 무릎을 짚고 공평을 손가락질했다.
“이 일은 내가 계획했어! 내 정보원과 내 인맥과 내 능력으로 알아낸 일이라고! 네 그 무식한 대가리와 빈약한 인맥으로 수송 마차 경로를 알아낼 수 있었을 것 같아? 여기 얹혀가는 주제에 깝치지 마! 그냥 시키는 일이나 잘하라고!”
한바탕 쏟아낸 양굉은 다시 똑바로 서서는 허리춤에 단검을 숨기며 장건을 돌아보았다.
“···이제 올라갑시다. 서로 인사는 해야지.”
장건은 그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스레 단검을 뽑는 모습이나 공평을 협박하는 모습이나 그가 알던 도박사기꾼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아니, 어쩌면 이쪽이 진짜 얼굴일지도.
조조를 세워두고 바위 위에 올라가자 다른 두 사람이 자신을 소개했다. 또 다른 덩치 쪽은 공평의 동생 공랑이었고 멀끔한 쪽은 검중찬이었다. 공랑은 자기 형이 얻어맞은 상황에서도 평화로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쪽이 장 형이구려. 난 공랑이라고 하오. 양 형의 이야기 들었소. 무공이 상당하시다지.”
“그냥저냥.”
“허허. 겸손하시군. 오히려 더 믿음이 가는걸.”
검중찬은 양굉이 말했던 각궁을 만지작거리다가 장건을 바라보지도 않고 지나가듯 말했다.
“검중찬. 천후성에서 왔소.”
“장건.”
두 사람의 대화는 그게 끝이었다. 활을 만지작거리는 검중찬은 꽤 과묵해 보였다. 그렇게 대충이나마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동안 양굉에게 얻어맞았던 공평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양굉은 방금 있었던 일이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자연스레 그를 소개했다.
“이쪽은 공평이오. 공랑의 형이지.”
“···반갑수.”
공평은 약간 기가 죽어 짧게 말했다. 장건은 굳이 뭐라 더 말하지 않고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공평의 동생 공랑만이 옆에 앉은 공평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줬다.
바위 위에는 작게 모닥불도 있었고, 그 불로 쇠 주전자에 끓인 차와 이제 먹으려 끓인 잡탕도 있었다. 양굉은 대충 인사가 끝나자 자기가 그 잡탕을 끓였다는 듯 자연스레 덜어 나누어주며 말했다.
“먹고 내일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알려주겠소.”
뭘 넣고 끓인 것인지는 몰라도 잡탕은 짭짜름하고 뜨끈해서 먹기 좋았다. 콩과 알 수 없는 고기를 넣었다는 건 확실했다. 차린 게 그 잡탕뿐이어서 후루룩 마시는 것으로 식사는 끝났다.
그릇을 내려놓은 양굉이 호록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꺼냈다.
“자. 이제 내일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설명하겠소.”
그는 소매로 입가를 슥 닦으며 말했다.
“마차는 내일 정오 전후로 이쪽을 지나갈 것이오. 앞에서 끄는 말만 넷인 큼직한 놈이지. 거기에 경호원 겸 옆에서 달리는 놈이 넷 더 있을 것이오. 마부 하나에 마차 안에 있는 놈 둘, 경호원 넷까지 모두 일곱 놈이 마차를 지킬 것이오.”
양굉이 검중찬을 바라보았다.
“검중찬 이 친구가 먼저 화살로 마부를 처리할 것이오. 그럼 밑에서 대기하던 우리가 달려 나가고, 이 친구는 계속 화살을 쏘는 거지. 마부가 죽은 마차는 무작정 달릴 거요. 안에 있던 놈이나 옆에서 달리던 놈들이 어떻게 해보려고 할 테지만, 그건 우리가 달려가 막으면 될 일이지.”
가만 듣던 공랑이 웃는 낯으로 손을 들었다. 양굉이 그를 바라보았다.
“뭐 궁금한 게 있나?”
“경호원 중 고수는 없소? 그래도 그 안에 든 재물의 양이 있으니 상당한 고수가 있을 듯한데.”
양굉은 피식 웃었다.
“마차에 찬 두 놈은 마차를 어떻게 해보겠다고 지랄하느라 뭘 하지 못할 것이니 결국 우리가 상대할 것은 말을 탄 놈 넷이지. 이런 변방 무림인도 처리 못 하는 건 아니겠지? 거기에 검중찬이 뒤에서 화살로 지원해줄 텐데.”
공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말 탄 놈들을 처리하고, 마차를 세워 나머지 둘을 처리하면 되겠군.”
“아니. 한 놈만 처리한다.”
양굉의 갑작스러운 말에 다들 어리둥절했다. 양굉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데 장건만 피식 웃으며 말했다.
“거기 탄 놈이 정보원이군.”
공씨 형제가 감탄하며 양굉을 바라보았다. 양굉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맞소. 강상주라는 놈인데, 도박 빚이 어마어마한 놈이오. 이번 한탕으로 빚도 갚고 멀리 도망가겠다더군. 배를 타고 중원으로 떠나고 싶다던데.”
그는 마시던 쇠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다들 손속에 사정을 두지 마시오. 어차피 서위량의 부하들은 보통 악독한 놈들이 아니오. 목장을 팔지 않으면 집을 불태우고 소를 죽이며,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아들이나 딸을 납치해 협박하는 일이 빈번한 놈들이오. 강상주의 말에 따르면 한 양민 부부는 정말 집에 가두고 불을 질러 버렸다는데, 덕분에 그 집 아들만 홀로 남아버렸다는군.”
차를 마시던 장건의 머리에 객잔에서 만났던 꼬마가 스쳐 지났다. 이야기를 듣던 공평이 말했다.
“그럼 그 강상주라는 놈은? 그놈도 똑같은 놈 아닌가?”
“그놈은 살려주고 돈을 나누어주는 대가로 정보를 줬다. 그냥 그렇게 보내주기로 약속했으니 그렇게 한다.”
양굉은 이어서 씨익 웃고는 공씨 형제, 검중찬, 장건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어쨌든, 그렇게 칼잡이 여섯을 끝장내고 마차를 몰아 남쪽으로 하루를 내려간 다음 돈을 나누고 각자 찢어지는 것이오. 우리 정보원은 중원으로 떠나버릴 테니 결국 추격자도 우리 얼굴이고 이름이고 아무것도 모를 터. 감산 조합장 손광은 다른 조합장들 공세를 막느라 그 추격자마저 오래 운영할 수 없을 테니···”
공랑이 말을 받았다.
“깔끔한 일이 되겠군.”
“그래. 마치 유령처럼 깔끔하겠지.”
공씨 형제와 양굉은 음흉하게 실실 쪼갰다. 검중찬은 크게 관심 없다는 듯 활만 만지작거렸으나 정말 관심이 없었으면 이 자리에 앉아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활을 내려다보는 그의 표정은 흐뭇해 보였다.
장건만 가만 앉아서 무슨 생각인지 모를 표정으로 턱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 *
중원에서 맞는 새벽과 이곳 황야에서 맞는 새벽은 조금 달랐다.
중원에도 평야나 초원은 있고, 장건도 그런 장소에서 새벽을 겪어보았다. 그러나 이곳 신대륙에서 보는 태양은 그곳에서 보는 것과는 약간 달랐다.
새벽의 검푸름으로 물들었던 하늘은 아침 해에 천천히 그 짙음을 빼앗기며 옅게 변했다. 그 검푸름을 빨아먹은 듯한 햇살은 드넓은 황야의 차가운 공기와 뜨문뜨문한 구름을 꿰뚫어 뻗으며 그들에게 남은 그림자마저 옅게 흩어버렸다. 남은 그림자들은 작은 응달에 비좁게 웅크려 시커먼 색으로 바들거렸다.
그렇게 어둠이 사라진 하늘은 어딘가 텅 빈 것처럼 광활했다.
일찍 일어난 장건은 바위 위에 앉아서 그 광활함을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할 테고, 누군가는 익숙하다고 할 광경. 이 땅에 셀 수 없는 세월 동안 반복되었을 경이로움. 인간사의 하찮음을 느끼게 해줌과 동시에 그 경이에 의미를 부여해줄 존재 역시 인간뿐임을 깨닫게 해주는 광경.
“중원이나 천후성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지.”
일출을 바라보는 장건 옆으로 검중찬이 다가왔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 옆에 앉아서 웬 병 하나를 꺼내 훌쩍 들이켰다. 그리고 장건에게 내밀었다.
장건은 거기서 나는 향에 피식 웃었다.
“일어나자마자 술인가?”
“적당히 마시면 긴장도 풀리고 좋소. 원래는 연초를 피웠는데 활이 그 연기를 많이 쐬면 망가지더군. 그래서 그냥 술 한 모금 하는 것으로 때우는 것이오.”
검중찬의 덤덤한 대꾸에 장건은 병을 받아 한 모금 들이켰다. 후끈한 기운이 목을 타고 내려가 아직 잠이 덜 깬 위장을 흔들어 깨웠다. 괜찮은 술이었다. 검중찬은 장건에게 술병을 돌려받으며 물었다.
“신대륙이 고향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아니라고 생각하시오?”
“그냥 느낌이.”
장건은 옅게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검중찬도 두 번 묻지 않고 일출에 눈을 두고 술병을 홀짝였다. 둘은 다른 사람들이 깨어날 때까지 잠시 그렇게 태양이 떠오르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다들 잠자리를 정리하자 양굉은 안장 가방에서 웬 막대기 세 개와 건량, 말린 고기를 꺼내와 음식만 차려 놓으며 말했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점심은 건너뛰겠소. 마차가 이쪽 길을 지나는 게 정오쯤이니까. 다들 언제라도 말을 탈 수 있도록 안장을 준비해두고 동쪽을 경계하시오. 멀리 마차가 보이면 우린 밑으로 내려가 대기하고 검중찬 이 친구가 마부를 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오. 중찬 그쪽은 화살을 쏘고 우리에게 신호를 잘 줘야 해. 알았지?”
검중찬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공씨 형제와 장 형은 뭐 내가 더 말 안 해도 잘하리라 생각하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각자 목숨은 당연히 각자가 알아서 챙기는 것이오. 누가 누굴 구해주고 살려주는 걸 기대하지 마시오. 자, 이제 식사합시다.”
아침을 챙겨 먹은 그들은 양굉의 말대로 말안장을 채워두고 다들 동쪽을 경계했다. 기다림에 시간이 느리게 갈 법도 한데 꾸준한 태양은 누구 하나 신경 쓰는 기색 없이 하늘을 등반했다.
그렇게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 장건의 눈에 저 멀리 꾸물거리는 뭔가가 보였다. 이어서 검중찬도 그걸 발견했는지 말했다.
“왔다.”
“어디? 어디?”
검중찬은 대꾸 없이 동쪽 한구석을 가리켰다. 그 손짓에 마차를 발견한 다른 사람들이 씩 웃었다. 검중찬을 제외하고 공씨 형제와 양굉이 복면을 썼다. 양굉은 장건에게도 천 하나를 내밀었다.
장건은 그걸 받아 얼굴에 둘렀다. 복면까지 뒤집어쓰고 나니 이제 확실히 도적질한다는 느낌이 났다. 그가 그렇게 복면을 만지작거리는 와중에 양굉은 점점 확실히 보이는 마차를 보며 외쳤다.
“자! 이제 갑시다!”
공씨 형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큼직한 박도 하나씩을 집어 들고 일어섰다. 양굉은 아까 챙겨왔던 막대기 세 개를 꺼내 하나로 이어 자기 눈썹쯤 오는 봉을 만들어냈다. 그 봉 끝에 단검 하나를 끼우니 단창 하나가 뚝딱 만들어졌다. 그는 그걸 들고 공씨 형제와 함께 밑으로 내려가려 했다.
그때 장건이 말했다.
“잠깐.”
얼른 내려가려던 양굉과 공씨 형제가 우뚝 멈춰서 장건을 바라보았다. 장건은 손을 들어 마차가 달려오는 길을 가리켰다.
“저기. 바위산 뒤에.”
그 말에 양굉과 다른 사람들 모두 두 눈에 힘을 주고 장건이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
이 주변엔 붉은 바위와 그 바위가 높이 치솟은 언덕이 많았다. 양굉이 그 중 하필 지금 이 장소를 골랐던 것은 너무 험하지 않아 오르기 쉬우면서 적당히 높아 먼 곳을 살필 수 있고, 검중찬이 마부를 쏜 이후에도 지원사격을 할 수 있을 만한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올라앉은 곳 말고 숨을 곳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만약 검중찬의 활이 없었다면 양굉도 습격 장소로 골랐을 바위산이 저 멀리 하나 있었다. 양굉의 눈에 그 바위산 그림자에서 꾸물꾸물 나오는 말과 사람들이 보였다. 바위산 뒤에 숨어서 이쪽에선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뭐, 뭐여 시발. 저 새끼들 누구야?”
양굉이 당황해 중얼거릴 때 마차와 경호원들이 그 바위산을 지났다. 동시에 거기 숨어있던 자들이 우르르 달려 나오는 게 보였다. 그들의 손에는 번쩍거리는 창칼이 하나씩 들려 있었고, 장건의 눈에는 복면을 한 것까지 보였다. 또 다른 도적의 등장이었다.
다들 갑자기 등장한 그들의 모습에 입을 떡 벌릴 때, 장건이 양굉을 툭 치며 말했다.
“마차가 옆으로 도는데.”
양굉도 그걸 확인하고 목 졸린 것처럼 신음을 흘렸다. 한쪽에서 등장한 도적들의 모습에 마차가 옆으로 빙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저렇게 경로가 멀어지면 검중찬의 화살로 마부를 처리한다는 계획은 물 건너간 거나 다름없었다.
얼굴을 일그러뜨리던 양굉이 벌떡 일어서며 외쳤다.
“시발! 저 새끼들한테 선수를 빼앗길 순 없어! 갑시다! 이거 계획이고 뭐고 먼저 가서 빼앗는 쪽이 이기는 거야! 중찬! 자네도 오게!”
그리고는 후다닥 밑으로 내려갔다. 공씨 형제와 얼른 복면을 쓴 검중찬이 그 뒤를 따랐다. 장건도 가볍게 내려가 조조의 등에 올라탔다.
양굉이 제일 먼저 말을 달려 나가며 외쳤다.
“이랴, 시발! 달려! 놓치면 안 돼! 저 안에 든 돈이 얼만데!”
그들은 거침없이 말 엉덩이를 때려가며 수송 마차와 도적들에게 달렸다.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을 발견한 마차의 마부가 창백해진 얼굴로 다시 고삐를 당겨 더 크게 말을 돌렸다.
한창 달리던 도적들과 경호원들도 갑자기 등장한 그들의 모습에 어리둥절하다가, 칼을 빼든 모습에 상황을 깨닫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을 재촉했다.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제일 앞에 달려가는 사두마차를 두고 그 뒤에 경호원들, 도적들, 양굉과 일당들 순으로 달리게 되었다.
“이 시발! 너희 누구야!”
“그건 내가 물을 말이다, 씹새야!”
“이 미친 새끼들! 너희가 지금 누구 마차를 터는 줄 알고는 있는 거냐!”
“그걸 누가 몰라 병신아!”
“마차 세워 이 새끼들아!”
“시발! 미쳤다고 세우겠냐-!”
“너네 누구냐고 이 엿 같은 새끼들아!”
“알아서 뭐 하게 시발! 마차나 세워!”
마차와 경호원들은 죽어라 도망치고 있었고, 도적들은 그 뒤를 쫓느라 제일 뒤에 붙은 양굉 일당을 막지 못했다. 덕분에 셋 모두 신나게 달리며 아무렇게나 서로 욕지거리만 하게 된 것이다.
장건은 제일 뒤에서 달리는 와중에도 서로에게 험하게 소리 지르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개판이군.”
조조가 달리는 와중에도 동의한다는 듯 푸르륵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