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West Murim RAW novel - Chapter (39)
39화
백발노인 장 염공은 홀로 잔을 들어 비우고는 자기 손으로 그 잔을 새로 채웠다. 그는 곧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그래, 자네들 눈빛이 그냥 말로 해서 포기하고 떠날 것 같진 않았지. 오랫동안 아픈 딸이 있고 남편은 힘든 일을 하는 인부며, 여자 본인은 꽤 미인에 왼쪽 볼쯤 점이 있다··· 맞나?”
“예, 예 맞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장건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진원상이 앞으로 나섰다. 그를 조금 진정시켜볼까 하던 장건은 지금 그의 심정을 생각해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먼 중원에서부터 헤어진 옛 연인을 찾아온 장본인은 결국 진원상이었다.
“허··· 이거 참. 자네들 이야기에 딱 맞는 여자를 한 명 알긴 하네. 물론 그 여자 말고도 딸이 아프고 남편이 힘든 일하는 집안은 많지. 다 사는 게 힘든 곳이니까.”
장 염공은 잔을 입가로 가져가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왠지 딱 그 여자가 자네들이 찾는 여자일 것 같군.”
진원상은 노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어르신, 소소는 저의 가장 오래된 기억에서부터 함께했었던 친구입니다. 비록 지난 십 년간은 편지로밖에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저의 제일 소중한 친구란 말입니다. 부디, 부디 그녀의 소재를 좀 알려주십시오.”
술을 홀짝인 장 염공은 진원상의 애원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누가 알려주지 않겠다 했나? 난 그냥··· 자네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몰라서 그런 것이네.”
“예? 감당이요?”
잔을 내려놓는 노인의 표정에 커다란 피곤함이 내려앉았다. 그 얼굴을 본 장건도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장 염공은 앉은 채 진원상을 올려보다가 슬쩍 고개를 피하며 말했다.
“소소라. 그래, 그 여자가 결혼 전에 그런 이름을 썼다고 들었지. 그녀는 여기서 여송연이라는 이름을 썼었네.”
“여, 여송연이요? 여송연··· 그렇군요, 송연. 기억해 둬야겠습니다.”
“···기억할 필요 없네.”
“예?”
여송연. 장건은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을 들어 눈가를 덮었다. 최근 딱 한 번 들었지만 기억에 있는 이름이었다. 노인은 어리둥절한 진원상을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며 말했다.
“여송연은 죽었네. 남편을 독살하고 붙잡혀서 목이 매달렸지.”
진원상의 표정이 멍해졌다. 아니, 멍하다는 말보다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 마치 황동으로 만든 동상처럼 그의 얼굴에서 감정이라고 할 만한 것이 모두 사라졌다.
“···아니 잠깐, 잠깐. 우리가 찾는 여자가 그 여송연이라고 확신하는 이유가 뭐요? 그냥 노인장이 착각한 것 아니오? 하필 며칠 전에 죽은 여자가 우리가 찾던 여자라고?”
눈가를 감싸쥐고 듣던 장건이 끼어들었다. 확실히 그들은 부족한 단서만으로 양소소를 찾고 있었다. 가족환경과 두루뭉술한 생김새만으로 이렇게 간단하게 그녀를 확정할 수는 없었다. 진원상도 장건의 이야기를 듣고 거기까지 생각이 뻗쳤는지 다시 표정이 밝아졌다.
장 염공은 그런 그들의 표정을 보고도 씁쓸해 보이는 얼굴 그대로였다. 그는 빈 잔을 제 손으로 채우며 말했다.
“내 나이가 올해 예순이네. 이쯤 살면 사람들 사는 모양이 대충이나마 보이지. 삶의 얄궂음이 말이야. 하지만 조금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면··· 그 여자 남편 이름이 진구양이지?”
장건은 진원상을 돌아보았다. 그는 여태 양소소의 남편이 험한 일을 한다고만 말하고 이름은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장건은 그게 그 남자의 이름을 모르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듯 진원상의 표정이 다시 창백해지고 있었다.
“이름은 모르지만··· 진씨 성을 가진 남자라고···”
“더 확실한 것도 있지. 교수형을 했던 게 지난주였네. 그녀는 친척도 없었고 친한 친구도 없었고··· 남편마저 자기 손으로 죽여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었으니, 아직도 장의사 집에 있겠군. 정 보고 싶다면 가서 확인해보게. 그리고 아니라면 그때 다시 와. 이 늙은이에게 멍청한 소리를 했다며 욕이나 하게. 그땐 내 인부들을 다 동원해서라고 그 여자를 찾아줄 테니까.”
진원상이 노인의 말을 듣고 파르르 떨다가 장건을 돌아보았다.
“자, 장 무인. 장의사, 이곳 장의사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장건은 잠시 그런 진원상을 바라보다가, 앞장서 가마소를 떠나며 고개만 노인에게 돌려 짧게 말했다.
“다시 오겠소.”
장 염공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술잔을 들었다. 그는 장건과 진원상이 급히 가마소를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천천히 술만 마시며 얼굴을 덥히는 가마의 열기를 느꼈다. 꿀꺽 술을 삼킨 그가 중얼거렸다.
“삶의 얄궂음이야, 얄궂음···”
* * *
염호성에서 장의사 일을 하며 벌어먹는 양구자는 오늘 일찍 잠자리에 들려는 참이었다.
가족도 없이 홀로 사는 그였지만 밤이 외롭거나 하진 않았다. 그는 애초부터 사람들과 부대끼는 걸 꺼렸고 혼자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인지 일을 하는 동안 아무런 말도 행동도 없는 시체들이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보다 편안했다.
그래서 그는 저녁이나 밤에 갑자기 찾아오는 사람을 아주 싫어했다. 애초에 친한 사람도 별로 없으니 늦게 찾아올 이도 별로 없었고, 혹여 물건이라도 팔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장사치라면 몽둥이를 들고 휘둘러 쫓아낼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죽은 이를 두고 주저앉아 엎드려 엉엉 우는 사람을 두고 막말을 할 정도로 마음이 모질진 못했다.
“···장례를 치러줄 친척은 물론이고 친구도 없는 줄 알았소만. 묘비 만들어줄 사람도 없고. 그래서 내일 그냥 묻을 생각이었는데.”
그는 엎드려 우는 남자 말고 팔짱을 끼고 문가에 기대선 남자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적어도 그 남자는 씁쓸해 보일지언정 말도 못할 정도로 슬퍼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 장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시체를 확인하고 울기 시작한 진원상을 보니 입안이 썼기 때문이었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양소소, 여송연. 두 이름을 가진 여인은 목에 시퍼런 멍이 든 시체가 되어 아무런 말이 없었다. 추워진 날씨에 냉기가 치솟는 바닥에 멍석 하나 깔아놓고 눕혀놔서인지 죽은 지 일주일 가까이 되었으나 살아있을 적 모습을 유추하기 힘든 상태는 아니었다.
그녀는 살아있었다면 진원상이 말했던 대로 꽤 미인이었을 얼굴이었고, 역시 그의 말대로 왼쪽 뺨에 코 가까이 점 하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시체는 장건이 이 도시에 들어서며 보았던, 교수형 밧줄 앞에서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힉힉 숨을 헐떡이던 여인이 맞았다.
장건은 품에서 종이와 연초를 꺼내 말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에 물고 불을 붙여 깊게 연기를 빨아들였다. 반나절의 추적 끝에 만난 것은 이 시체 하나와 그녀가 죽을 적처럼 끅끅 숨도 못 쉬며 우는 남자뿐이었다.
그가 뿜은 담배 연기가 뭉글뭉글 옅게 흩어졌다.
*
한참이 흘러 장의사는 다시 자러 올라가고, 장건 발밑에 다 피운 꽁초 서너 개가 굴러다닐 무렵이 되었다. 장건은 꽁지만 남은 연초를 툭 내려놓고 발로 비벼끄며 진원상을 바라보았다. 죽을 것처럼 울던 그는 이제 진정이 된 것인지, 아니면 아주 획 돌아버린 것인지 멍석 위에 누운 양소소의 시체 앞에 꿇어앉아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장건이 말했다.
“···일어나시오. 장의사는 그녀가 교수형 당했다는 것만 알고 정확히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는 모르더군. 장 염공에게 가서 전후 사정이라도 좀 알아봅시다.”
진원상은 대답이 없었다.
“슬퍼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오. 그녀에게 딸아이가 있었다지 않았소. 아비는 죽고 어미는 교수형을 당했으니, 지금 그 애가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오. 찾아봐야지 않겠소? 장의사에게는 내일 낮에 다시 찾아오겠다 했으니 일단 장 염공에게 가서 사정을 좀 알아봅시다.”
진원상은 한참이 더 지나서야 쇠 긁는 목소리로 작게 대답했다.
“···아이··· 그래요, 오래 아팠던 딸아이가 있다 했지요···”
그는 어딘가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버벅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죽은 양소소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안색은 파리하기 그지없었다. 장건이 그런 모습을 보고 말했다.
“아니면 객잔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내가 대강 사정을 알아가도록 하지.”
“아뇨··· 아닙니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진원상은 두 손을 합장하고 뭐라 읊조린 후 천천히 돌아섰다. 장건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꺼멓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 눈을 마주한 장건은 뭐라 위로의 말이라도 해보려다가, 그냥 앞장서며 말했다.
“장 염공이 아직 기다려줄지 모르겠군. 어서 갑시다.”
그곳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곧바로 다시 장 염공의 가마로 돌아갔다. 진원상은 문득문득 휘청거리기도 했으나 가마에 도착할 즈음엔 결국은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걷게 되었다.
장 염공은 처음 그들이 찾아왔을 적과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가마 앞에 앉아 있었다. 빈 병 두어 개가 술상 옆에 놓여있을 뿐이었다.
안으로 들어서는 그들을 보고 혹시나 하던 노인은 둘의 표정을 보고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살살 저었다.
“···찾던 사람이 맞았나 보군. 미안하게 되었네.”
진원상은 말없이 눈을 감았고, 장건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까칠한 턱을 만지작거렸다.
“정말 미안하면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좀 설명해 주시오. 그녀가 진짜 자기 남편을 독살한 것이오?”
“그래. 그리고 그녀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었네.”
장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유? 그게 무슨 말이오?”
“그녀의 남편은 쓰레기였어. 죽어도 싼 놈.”
그 말에 감겨있던 진원상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그렇게 부릅뜬 눈으로 장 염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좀 더 설명해 주십시오.”
장 염공은 그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대답했다.
“그녀 남편 진구양은 그냥 인부가 아니라 나처럼 가마를 가진 사람이었네. 기술이 있는 건 아니고 돈을 사서 사람을 부리는 거였지. 근데 이놈은 자기 부인을 함부로 하기로 유명했어. 그는 밤마다 기루를 전전하며 술에 취해 기녀들과 놀아났고, 집에 가면 그녀를 때리기 일쑤였네. 언젠가는 그녀 옷을 다 찢어서 한밤중에 거리에 내쫓기도 했었지.”
거기까지 이야기한 노인은 더 진원상의 눈을 마주하기 힘들었는지 고개를 내리며 술잔을 채웠다.
“···사람들 다 그녀가 학대받는 걸 알았어. 하지만 그놈은 돈도 많았고, 검룡문 간부들과 끈도 많아서 그 지랄을 하고도 별문제가 없었지. 나라면 그런 상황에 당장 죽어버렸을 텐데, 여송연은 아픈 딸아이를 위해 그러지도 못했네. 평소 하루의 반도 깨어있지 못한 딸아이에게 자기마저 없으면 누가 돌봐주나 하는 심정이었을 거야.”
노인은 채운 잔을 들어 훌쩍 들이켰다. 장건이 그걸 보며 물었다.
“무슨 병입니까?”
“그 아이의 병? 모르네. 점점 몸이 굳고 깨어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병이었는데 천후성에서 모셔온 의원도 고치질 못했다더군. 어릴 적엔 그래도 곧장 걷고 그랬지만 요즘엔 거의 시체처럼 누워만 있었다 하더구먼.”
고개를 살살 흔든 노인은 다시 잔을 채웠다.
“···사실, 그것뿐이었다면 여송연이 남편을 죽일 생각까진 안 했을 것이네. 차라리 도망을 쳤겠지. 하지만··· 문제가 있었네. 하나는 누워만 있는 여송연의 딸이 열두 살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예뻤다는 것, 둘째는 진구양이 생각보다 훨씬 쓰레기였다는 것이지.”
그는 장건과 진원상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보며 말을 이었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진구양이 자기 딸아이의 침대에 들어가려 했네. 여송연은 그걸 목숨을 걸고 막았고. 그래, 아마 그때 진구양을 죽일 결심이 섰을 거야. 딸아이는 죽어가는 와중에도 점점 예뻐지는데 진구양은 아직 늙어 죽거나 병으로 죽기엔 젊었으니까.”
거기까지 말한 노인은 후-하고 한숨 한번을 내쉬었다. 안타까움 가득한 한숨이었다.
“진구양은 아부나 잘하고 뇌물이나 잘 바쳤지, 그리 똑똑한 놈은 아니었네. 독을 먹이는 게 그리 어렵진 않았을 거야. 그렇게 그놈은 죽었지··· 그후 평소 든든히 주머니를 채워주던 소금가마 주인이 죽었으니 검룡문에서는 불을 켜고 살인범을 찾았네. 평소 집에서만 지내던 여인이 뭐 얼마나 치밀하게 살인을 계획했겠나? 그렇게 그녀는 잡혔고, 그녀의 안타까운 사정이고 뭐고 문파의 위엄을 세우는 게 먼저였던 검룡문에서는 곧바로 그녀를 매달았지.”
그는 허탈한 헛웃음 한번을 흘렸다.
“이게 전부네. 참··· 엿 같은 세상살이 전부지.”
세 사람이 있는 가마소가 조용해졌다. 그저 가마에서 불길이 이글거리는 묘한 소리만 낮게 깔렸을 뿐, 셋 모두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한참 후에야 진원상이 입을 열었다. 녹슨 쇳덩이 두 개를 비비듯 칼칼한 목소리였다.
“어르신께서는 어찌 사정을 그리 잘 아십니까.”
“양소소가 아니라 여송연의 사연을 묻고 다녔다면 자네들도 금방 알 수 있었을 것이네. 염호성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니까.”
진원상은 다시 눈을 감았다. 잠시 그런 그를 바라보던 장건은 한숨을 내쉬며 나섰다.
“그럼 그 딸아이는 지금 어디 있소? 진구양의 집?”
“···진구양의 가마와 집은 모두 검룡문에서 압수했네. 그 아이는 항의도 못 했을 거야. 도와줄 친척도 없고 하루 대부분을 잠만 자는데 뭘 어떻게 하겠나? 아이는 도시 동쪽에 있는 절에 있네.”
“절? 절이 있소?”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빈민과 고아를 거둬 보살피는 곳이네. 하지만 아이를 찾고 싶다면 어서 가는 게 좋을 듯하군. 그곳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아서 보살핌을 잘 받기는 했을는지 몰라서.”
장건은 고개를 끄덕이고 인사했다.
“이야기해줘서 고맙소.”
“뭘. 난 그냥··· 됐네. 이번 일은 누구에게 복수하고 뭘 하고 할 것도 없는 일이야. 검룡문에서도 살인범을 잡고 대가를 치르게 했을 뿐이니까. 세상사 은원이 분명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러니 여송연의 딸아이나 잘 챙겨주게나. 부모를 모두 잃어 정신이 없을 테니까. 아이를 돕지 못했던 것은 미안하게 되었네.”
장건은 다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 도시 동쪽에 있다는 절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그때 진원상이 감고 있던 눈을 뜨며 말했다.
“대가를 받아야 할 자가 없지는 않군요.”
“뭐? 자네 그게 무슨···”
노인과 장건은 묘하게 차분한 가운데 시커멓게 번들거리는 진원상의 눈을 보며 안색이 굳었다. 장건은 본능적으로 칼집을 잡으며 낮게 말했다.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지금은 일단 그녀의 딸부터 찾아야 하지 않겠소?”
“예, 그래야지요.”
진원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훌쩍 돌아서 먼저 걸어갔다. 장건은 그런 진원상의 뒷모습을 깊게 가라앉은 시선을 바라보다가 뒤를 따랐다. 가마소에 홀로 남은 장 염공만 그런 진원상이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잔을 들어 마셨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