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Been Defended RAW novel - Chapter (175)
너희들은 변호됐다-175화(175/641)
[명화제약 관계자들은 볼 것 (글쓴이 : 아폴론)명화제약 알바들아.
근무 환경은 쾌적하냐?
슬슬 더워지는데 명화제약 놈들이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 주는지 이 횽은 걱정이 태산이다.
그냥 돈 받고 시키는 대로 염불 외는 니들이 무슨 죄가 있겠냐.
그냥 명화제약 관계자들 읽고 찔리라고 글 써 본다.
하지만 그 전에 점잔 빼고 있던 내가 왜 이렇게 나서는지, 돈 받아먹은 거 있는지 궁금해하는 놈들이있어서 이건 대답해 주려고 한다.
맞다.
나 원래 회색분자다.
기업 윤리에 크게 신경 안 쓰고 돈 되는 데 돈 찔렀다 빼고, 이런 걸로 먹고 살던 놈인 거 맞아.
근데 이번 사건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도저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겠더라.
야. 안트로졸 알파는 다른 것도 아니고 주로 어르신들이 맞는 관절염 주사다.
그리고 우리 집 노인네도 관절염을 앓고 있다.
만일 우리 집 노인네가 안트로졸 알파를 맞았다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소천한다고 생각하면 나 가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기분이거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거라고 본다.
그런데, 그런 약을 명화제약에서 팔려고 한다니까 잠이 안 오더라.
정말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아, 그리고 명화제약 이준성 연구원이 미국에서 진행한 하이졸람 연구 지휘했다는 놈에게도 한마디 한다.
이준성은 박사 따자마자 바로 명화제약에 입사한 신삥이다.
2003년에 입사해서, 2007년에 진행된 하이졸람 연구를 지휘한다고?
고작 5년 차가?
이런 짬찌가 미국에서 연구를 어떻게 지휘하냐 멍청한 것들아ㅋㅋㅋ
개소리할 거면 알고나 떠들어ㅋㅋㅋ
자, 그럼 본론으로 다시 돌아간다.
명화제약 관계자 이 글 보고 있겠지?
아무래도 멍청한 것 같으니까 다시 친절하게 알려 주겠음.
딱 말해 봐라.
아필라타일렌하고 로페타민이 만나면 심혈관계 질환 증대된다는 거는 니들도 인식한 사실 맞지?
그래서 이걸 막아 주는 하이졸람을 넣었다고 니들 입으로 말했다.
근데 그 하이졸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곳이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
하이졸람 연구 진행하던 시기에 그 연구 기관을 지휘하던 놈이 임상 기록을 허위로 남겼단다.
그러면, 솔직히 니들이 인간이면 불안해서라도 자체적으로 다시 연구하겠다고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
그리고 솔직히 그 연구 기관에 문제 많았던 거, 같은 업계인 니들이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냐.
만약 정말 몰랐다면 니들은 업계 동향도 체크하지 않는 핫바지 회사라는 뜻이다.
그리고 알았다면?
사람들한테 그 기관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 보여 주고 우리 문제없으니까 다들 아가리 닥쳐, 이러는 거 진짜 사람들 개호구로 보는 거 아니면 뭐냐?
몇 번을 말하냐.
니들이 다시 그거 제대로 임상시험 해서 문제없다는 거 입증하면 팔아도 된다니까?
근데 그런 소리는 절대 안 하고 ‘그 연구는 문제없어요 씨발 그러니까 닥치세요 안 그러면 고소하겠음’이러는 거 보면서 나는 딱 답을 찾아 버렸다.
니들은 안트로졸 알파를 출시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그 약의 문제점을 숨기고 팔 생각만 하고 있었다.
니들은 안트로졸 알파로 관절염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그냥 정말로 관절염 그 자체에 효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줘서, 돈 버는 데만 급급한 거지.
그거 맞은 사람들이 심장마비로 픽픽 쓰러져 나가든가 말든가.
니들은 그냥 돈을 벌 생각뿐인 거다.
그리고 식약청 씹새끼들아.
니들도 일 똑바로 해라.
우신 머니 짭짤하니 맛있냐?ㅋㅋ
마지막으로 내가 어디서 돈 받고 이런다는 주게놈들아.
생각해 봐라.
니들 알다시피 나 네임드잖아.
그런 내가 이 상황에서 명화제약한테 돈 받아서 명화제약 문제없다고 쉴드 존나 치는 글을 쓰는 거랑, 이렇게 명화제약 까는 글 쓰는 거랑.
뭐가 더 돈을 많이 벌겠냐?
판단 똑바로 하는 게 좋을 거다.
이미 냄새 맡은 방송국과 전문가들은 안트로졸 알파의 문제점 잡아내느라 혈안이 되이 있으니까.
그땐 명화제약 주식 반 토막이 아니라, 반의 반의 반 토막도 안 될 수도 있다.
누가 아냐? 상장 폐지될지ㅋㅋ
그럼 수고해라.]
조봉준은 글 등록 버튼을 누르며 의자에 깊게 기대 숨을 몰아쉬었다.
“하, 씨발. 나 진짜 고소당할 것같아.”
그리고 미친 듯이 자신이 올린 글을 새로고침하며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조회수를 계속 카운트했다.
그가 그렇게 고소당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조봉준의 메일로 들어가 온갖 언론사에 우리가 모은 자료들을 압축하여 제보하는 메일을 돌렸다.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언론사에 다 돌렸다는 것을 받는 사람들도 다 알게 하기 위해서, 숨은 참조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한꺼번에 단체 메일로 보냈다.
명화제약에 대해 옹호하는 기사를 쓰는 언론도 당연히 수신인 목록에 포함되었다.
명화제약에서 돈 받고 기사를 쓰는 사람들이니, 우리가 그들 기준에서의 ‘허위 사실’을 미친 듯이 유포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명화제약 측에 보고해 줄 것이다.
“세연이한테 연락 왔는데, 일중일보에서는 절대 안 될 것 같다네? 오히려 옹호 기사 스텐바이 중인 것 같아.”
최종현이 피곤하다는 듯 손가락을 우두둑 꺾으며 말했다.
그는 아는 기자들에게 연락을 돌려서 아폴론이 게시한 글과 우리의 자료들을 모아 기사를 내 줄 사람을 모색하는 업무를 맡은 상황이었다.
아직 연락을 받은 곳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중에서 윤세연이 가장 빠르게 답장을 준 모양이었다.
“애초에 기대도 안 했습니다. 일중일보잖아요.”
일중일보와 우신 그룹의 혼맥을 통한 결속력을 생각하면, 그쪽에서 명화제약을 공격하는 기사를 쓴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다.
“그건 그런데, 아무튼 세연이 오늘 기자 모임 나간다고 하니까, 분위기 좀 읽어 보고 오겠대.”
“기자들도 지금 어디에 탑승해야 할지 헷갈릴걸. 만약에 문제없이 안트로졸 알파가 출시될 것 같으면, 당연히 옹호 기사 써야 하는데. 혹시 나중에 정말 안트로졸 알파에 문제 있다는 거 알고 여론 뒤집어지면 욕만 뒤지게 먹을 거 아냐. 우신 돈 받고 명화제약 감쌌다고.”
조봉준이 킬킬 웃으며 말했다.
“분위기 좋다. 우리 집 노인네 관절염 있다고, 부모님 돌아가시면 가슴 찢어질 것 같다고 한 부분이 아주 잘 먹혔어.”
글을 올린 것은 방금 전이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추천을 받아 베스트 1위에 등극했다.
댓글에는 본인의 부모님, 친척, 은사님 등등 수많은 주변 어른이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
만일 명화제약이 이런 걸로 장난쳐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명화제약 본사에 폭탄 메고 뛰어들어 가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조봉준의 쪽지함에 쉬지않고 쪽지들이 날아왔다.
[MBS 라디오 <뉴스나우>의 지상혁 PD 입니다.아폴론 님의 글을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이번 명화제약 사태에 대하여 심도 깊은 조사를 진행해 오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혹시 저희 <뉴스나우>에 출연하셔서 명화제약 이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 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아래 전화번호로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방송국으로부터의 연락이 었다.
뉴스나우는 동 시간대 청취율 1위를 달리는 라디오 뉴스였다.
당연히 텔레비전 뉴스에 비하면 영향력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무시할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뉴스나우의 주 청취층은 중장년층이다.
조금 더 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뉴스나우 송출 시간에 택시를 타면 종교 방송을 듣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8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뉴스나우를 틀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오, 라디오 좋지. 근데 텔레비전 방송국 쪽에선 연락 온 거 없어?”
“없어.”
“텔레비전 쪽에서 연락 오는 건 아마 마지막일 겁니다. 그리고 거기서 연락이 온 순간, 성공이라고 봐야죠. 그래도 라디오에서 연락 온 거 보면, 한번 테스트 식으로 내보내 보고 괜찮으면 텔레비전으로 이슈 올려 보내겠다는 뜻 같은데요.”
요즘 시대에, 소식이 가장 빠른 것은 역시 인터넷이다.
인터넷을 통해 무언가 화제가 되고 유행이 되면, 자연스럽게 온갖 케이블에서 그 소재를 가져간다.
그리고 그 소재가 마지막으로 도는 것은, 역시 공중파 텔레비전이다.
그래서 텔레비전에서 어떤 유행이 소개되면, 그것은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청년층 사이에서는 이미 유행이 끝난 다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것은 이러한 이슈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점은, 청년층들만 알던 이슈가 모든 연령층에게 노출되면 파급력이 상당해진다는 것이다.
“맞아. 원래 인터넷이 제일 빠르고, 텔레비전 쪽이 제일 느려, 아무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인터넷에 비해서 공중파는 제약이 심하니까, 아무거나 내보냈다가는 심의위원회에서 경고 먹잖냐.”
명화제약 이슈는 지금 이쪽에 관심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화제가 되었을 뿐, 국민적 관심은 부족한 상황이다.
케이블 채널 몇 군데서 다루긴 했지만 이미 알려진 사실을 소개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으며, 직접적으로 이 이슈를 공론화한 ‘아폴론’에게 취재를 요청한 적은 없었다.
즉,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는 뜻이다.
“여기, 나가시죠.”
인터넷에 뉴스나우를 검색하던 조봉준에게 내가 말했다.
“내가? 차 변이 아니고?”
“아폴론한테 온 쪽지잖습니까. 당연히 조봉준 씨가 나가셔야죠.”
“아, 나 라디오 방송은 한 번도 안 나가 봤는데…….”
조봉준은 시퍼런 수염 자국을 손으로 문지르며 머쓱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대답하는 사람치고는,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 사람에게서도 관종의 느낌이 난다.
오히려 좋다.
아폴론은 안트로졸 사건의 얼굴 마담이다.
괜히 쑥스럽다고 빼고, 무섭다고 빼는 것보단 훨씬 낫다.
“어차피 최 기자님 인터넷 방송도 곧 시작하실 건데, 나가셔서 홍보도 좀 해 주셔야죠.”
“맞아, 봉준아. 나가서 우리 방송 홍보해라.”
최종현이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얼마 전 국정원과 만났을 때 사이트 개발에 대한 이야기는 마쳤고, 지금쯤 열심히 만들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계획은 그 사이트가 오픈하면, 그 사이트와 대형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방송을 동시 송출하는 것이었다.
조봉준을 게스트 삼아 주식 방송으로 시작해서 관심을 모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조금 계획을 수정하는 게 좋겠다.
“라디오 출연하신 다음에, 바로 인터넷 방송 시작하시죠. 인터넷 방송에서는 라디오에서는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다루는 겁니다. 아폴론이 명화제약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룰 거라고 하면 벌떼처럼 몰려들 겁니다.”
“그리고 고소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겠지?”
“고소장은 라디오 출연만 해도 날아올 것 같은데요.”
여태까지 우신 계열사에서 고소하겠다는 말을 꺼낸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왜 아니겠는가.
금산 카드를 인수하려면 주가가 더 올라도 부족한데, 아폴론 때문에 오르기는커녕 곤두박질을 쳤는데 말이다.
“라디오 가서 열심히 허위 사실 유포하면 바로 고소하겠지. 인터넷에서만 깝죽대는 놈인 줄 알았더니, 청취율 1위 라디오 방송 가서 그 소리 하는데 가만히 있겠어? 고소장 나오고 나서 인터넷 방송 하면 화제성 하나는 죽이겠다. 흐흐.”
최종현이 실실 웃음을 흘리며 즐겁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 그들이 고소해 줄 때까지 인터넷에 계속 글을 올릴 작정이었지만, 라디오 출연이 결정되면 그럴 것도 없다.
우리가 손을 쓰지 않아도 기사화가 될 것이고, 인터넷과 거리가 먼 중장년층들에게도 명화제약 이슈가 널리 알려질 것이다.
최종현의 말대로, 고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다.
“아, 고소 얼른 당하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네. 제밭 고소해 줘라. 제발.”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 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면, 가장 처음으로 하는 일은 피고소인이 유포한 것이 정말로 허위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본래 이러한 논쟁은 제약회사와 식약청이 해야 하는 일인데, 식약청이 제약회사 편을 들었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해야 할 기관이 가만히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구실 좋게 명화제약의 진실을 파헤치려면 역시 고소만 한 것이 없다.
“기대되네요. 얼른 고소하라고 제사라도 지내야겠습니다.”
“차 변네 장군님한테 물어봐, 명화제약이 언제 봉준이 고소할지.”
“……그런 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