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Been Defended RAW novel - Chapter (292)
너희들은 변호됐다-292화(292/641)
[제목 : 방송 오늘 7시에 컵니다 (특집 방송 시작함)]안녕하세요.
조봉준, 최종현입니다.
저번주에 한번 결방했더니 욕 댓글 존나 달렸던데 뼈큐나 먹으셈.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태어나서 한 번도 결석, 결근해본 적 없는 사람만 욕하세요~
하여튼.
오늘부터 특집 방송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주제는 시청자 님들이 계속 처물어봤던 것들입니다.
긴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어쨌든 시작은 해보려고 합니다.
뭔지는 안알려줌.
궁금하면 와서 보세요.
그럼 7시에 봐요 ㅂㅂ~]
김정우는 방송국에 올라온 공지를 보며 이마를 짚었다.
방송 시작 10분 전.
스튜디오에 앉아서 알 수 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낄낄거리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치밀었다.
저번 결방 공지에 이어 오늘 방송 공지까지 가관이었다.
지난주 결방은 차주한의 소식을 접한 이후, 특집 방송을 준비하기로 하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진행했던 것이다.
한 번 결방하면 실시간으로 보는 시청자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히 따라오는 패널티지만, 차주한의 일로 그런 것이니 김정우도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차주한은 김정우에게 은인 같은 존재였으니까.
그러니 결방 공지라도 정중하게 쓰라고 최종현에게 문자를 쓴 뒤 쉬고 있었는데, 그 뒤로 올라온 공지에 그는 뒷목을 잡고 말았다.
[제목 : 오늘 방송 없음.사유 : PD 가 아픔]
어떻게든 욕은 안 먹어 보겠다고 노력한 결과가 이것인 모양인데, 안타깝게도 그간 결방 때마다 쓰던 변명이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날카롭게 ‘구라 공지’를 캐치하고 말았다.
[sdaklshl2 : 장난하냐? 뭔 PD가 맨날 아픈데ㅡㅡ 암걸렸냐? 그런 거면 진단서 을려라 아니면 구라로 생각한다keplpq3 : ㅅㅂ맨날 결방 지겹다 이제 컨텐츠 없으니까 막나가네
lkpqi : 이정찬 이세형 방송 때 ㄹㅇ꿀잼이었는데 그때 이후로 노잼 주식방송만 존나게 하더니 이럴줄 알았다ㅋㅋ 그냥 방송 접으셈ㅋㅋ
88obkasj : 형들… 정 할거 없으면 이정찬 죽인 살인범 얘기라도 해… 발버둥이라도 치라고 형들.. 걔 형들 방송에 나왔었잖아 뭐 들은 거 있을거아님ㅠㅠ 들은거없어도 그냥 살인범 평소 언행이나 뭐 그런거라도 썰 풀란말이야… 그러면 그래도 한번 더 끌어올리는 거 가능할것같은데… 형들… 흔해터진 반짝 떴다 사라지는 그런 BJ들처럼 되지마…ㅠㅠ 눈앞에 벌써 100명 스쳐지나간다고ㅠㅠ]
댓글은 당연히 무성의한 결방 공지에 분개한 시청자들의 욕설로 가득찼다.
댓글은 더 많았지만, 김정우는 몰려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이상 보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그래서 오늘 특집 방송 공지만은 정중하게 올리라고 말했는데…….
“뻐큐나 먹으셈? 뻐큐나 먹으셈?”
김정우는 자신의 속도 모르고 시시덕거리는 두 사람을 향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순식간에 웃음소리가 끊기고, 최종현과 조봉준은 큰 잘못을 저지른 학생처럼 얌전해졌다.
“이 공지 누가 올렸어요?”
“종현이 형이 올렸어.”
“야, 지랄 마. 내가 언제,”
“봉준 형님이 올리셨잖아요.”
“네가 봤냐? 종현이 형이 올렸다니까? 내가 봤어. 형이 올리는 거.”
“두 분 공지 올리실 때 맨날 자기 이름 앞에 쓰잖아요. 이 공지 봉준형님 이름이 앞에 있는데, 발뺌하실 거예요?”
김정우가 버럭 소리 지르자, 조봉준이 조그만 목소리로 구시렁거렸다.
“그럼 누가 썼는지 알면서 왜 물어봤냐…….”
“가뜩이나 지금 시청자 줄어서 스트레스 받는데, 왜 괜히 시청자들 심기 건드리는 공지 쓰시는데요. 진짜 환장하겠네. 저 이러면 차 변호사님한테 월급 계속 받는 것도 죄송해져요. 이러다 방송 망하면 어떡하실 건데요? 자꾸 이러시면 저 이력서 돌리고 다닙니다? 그냥 어디 코딱지만 한 언론사라도 저 받아준다고 하면 그냥 거기로 갈게요.”
한때 최종현을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던 착실한 신입 기자 김정우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선배고 형님이고 신경 쓰지 않고 혼쭐내는 카리스마 있는 PD 그 자체의 모습.
김정우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에 겁을 먹은 두 사람은 고개를 푹 숙이고 거짓 반성 모드에 돌입했다.
“진짜 공지 이렇게 싸가지 없게 쓰면 사람들이 보고 싶어도 두 분 재수 없다고 안 봐 준다고요. 방송에 사활 거신 거 아니에요? 봉준 형님, 주식으로 번 돈 많으니까 뭐 방송은 뒷전이다, 이거예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그리고 선배는요. 일중일보 때려치우고 이제 백수되셨는데, 이거에 올인하신 거 아니었어요? 봉준 형님이 저런 공지 올린 거 보셨으면 삭제하고 새로 정중한 공지 올리실 수도 있었잖아요. 근데 선배도 그냥 재밌으니까 같이 낄낄대신 거죠? 그쵸? 시청자들이 욕하는 거 보셨어요?”
“아니, 나는 그냥…….”
“어후, 진짜 속 터,”
“헐, 야!”
화를 쏟아내던 김정우의 말을 끊으며, 조봉준이 크게 소리쳤다.
김정우가 신경질적으로 조봉준을 노려보자, 조봉준은 다시 쪼그라들었다.
“뭐요. 더 하실 말씀이 남았어요? 예의 갖춰서 공지 올리기 힘드시면, 앞으로 방송국에 공지 제가 쓸게요. 두 분은 공지 올리지 마세요. 제 핑계도 한두 번이지, 이러다가 저 진짜로 암 걸리면 책임지실 거냐고요. 아, 그러면 오히려 좋아하시겠네. 그러면 제 진단서 떼서 PD 때문에 결방한다고 인증할 수 있으니까.”
“PD 님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방송 시작됐어……. 혹시 타이머 설정해 둔 거야? 방금 전에 방송 시작했는데…….”
최종현이 용기 내서 입을 연 순간, 김정우가 혼비백산하며 컴퓨터 화면을 확인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 7시 정각에 방송이 시작되도록 설정해 뒀던 것이 생각났다.
잔소리 잠깐만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길어지는 바람에 7시가 넘어서고만 것이다.
김정우는 머리를 감싸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과메기먹고싶다 : PD가 기강 쎄게 잡네…아메리카노 : ㅋㅋㅋㅋㅋㅋㅋ싸가지없게 공지 올렸다가 PD한테 개털라는중ㅋㅋㅋㅋㅋ
system9 : PD 막내같은데 형들 조지네ㅋㅋㅋㅋㅋㅋㅋㄹㅇ실세]
“우리 PD님 지금 책상에 엎드려 있어요.”
최종현이 얄밉게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이 상황을 즐기는 듯했지만, 김정우는 모골이 송연해졌다.
만에 하나 지금도 그들이 차주한과 연락 중이라는 이야기가 섞여 들어갔다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던가.
특히 방송 시작 직전에 차 변호사에게 월급 받는다는 이야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저 두 사람이야 김정우가 그 말을 한 이후에 방송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기에 저러는 것 같지만, 김정우로서는 자신 때문에 차주한에게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거 착한 척은 오지게 하는데 군대 조교가 따로 없어요.”
[칠리콩카르네 : 조교PDㄷㄷㄷㄷ핵보유국 : 방송끝나면 조교PD가 얼차려 주는거 아님 ?ㅋㅋㅋㅋㅋ]
오늘 방송은 야심 차게 준비한 만큼 진중하게 시작할 생각이었는데, 스타트를 이상하게 끊는 바람에 김정우에게 시선이 몰리고 말았다.
졸지에 조교PD라는 애칭이 붙은 김정우는, 크게 엑스자를 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본인 이야기는 그만하라는 뜻이었다.
“아, 조교PD가 그만하라고 엑스 겁나 그리네요. 우리 벌써 15분 동안 조교PD 놀렸거든요. 그만합시다. 본론으로 들어가야지. 사실 시청자들 중에도 재미없다고 빨리 특집 주제나 밝히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최종현이 채팅을 쭉 읽으며 말하자, 김정우가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 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화면에 띄웠다.
“자, 오늘 주제.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던 주제입니다. 물론, 기대하신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긴 한데요.”
사실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는 주제는 ‘정말 차주한이 이정찬을 죽였나?’가 아니었다.
물론 처음에는 저런 요청이 쇄도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시청자들은 그들이 진짜로 잘 모를 수도 있고, 알고 있더라도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다른 방향으로 요청을 선회한 차였다.
지금 그들이 가장 원하는 건, ‘이정찬 살인범 차주한의 평소 품행’이었다.
처음 검침원에 대한 단서를 잡기 위해 관리사무소에 방문했을 때, 관리소장이 재미있다는 듯이 말하던 것처럼.
물론 평소 차주한이 어떤 인격을 가진 사람이었는지 알지 못하는 이들은 언론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수밖에 없다.
언론이 당연하다는 듯 차주한을 범인으로 몰아가는데, 아닐 거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거나 자세히 알 지도 못하는데 이 모든 것이 수상하다는 생각을 하진 않을 것 아닌가.
설령 지금 공개된 근거로는 차주한을 용의자로 확정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실하다고 느꼈어도, 숨겨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알아서 납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민에게 공개하지 못하지만, 뭔가 크리티컬한 증거가 있겠지.
그러니까 차주한을 범인이라고 하며 신상까지 공개한 거겠지.
어쩌면 당연한 흐름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언론의 힘이 무서운 것이다.
순식간에 수천만에 이르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든다.
“자, 오늘 주제는. 방제부터 바꾸겠습니다.”
조봉준이 키보드를 자신의 앞으로당기며 말했다.
시청자들은 팝업된 방 제목 변경창에 주목하며 ‘ㄷㄱㄷㄱㄷㄱ’라는말로 채팅창을 도배했고, 조봉준은 수많은 기대를 안은 채로 한 자 한 자 적기 시작했다.
[생) 이정찬은 누가 죽였나?]“오늘의 주제입니다. 이정찬은 대체 누가 죽였을까.”
성인수 : 걍 닥치고 봐 정말로 우리가 차 모 변호사가 범인인거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주려고 하는 거겠냐 ? 뭐가 있겠지ㅋㅋㅋ 이방송 처음 보는거면 걍 닥눈삼해;]
“맞아요. 우리가 요즘 시청자 떨어져서 슬프긴 하지만, 시청자를 까막눈으로 보는 건 아니거든요? 자. 슬라이드 넘겨 주세요.”
“저희 방송 가끔 주식 관련해선 삑나는 경우 있긴 하지만, 이런 사건 다루면서 틀린 말 한 적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실 거예요. 여태까지 안트로졸 알파 사건, 이정찬 부자 사건 전부 저희 말이다 맞았다는 거. 그래서 기자들도 저희 방송 보면서 받아쓰기했잖습니까?”
최종현이 팔짱을 끼며 거만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기자님들, 들어오세요. 오늘도 받아쓰기하세요. 저희가 특별히 문제 제기 안 하겠습니다. 저희가 취재 열심히 했는데, 널리 알려지면 좋잖아요. 어쨌든, 더는 잔말 않고 시작하겠습니다. 원래는 시청자 많아질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2천 명에서 더 이상 안 오르네요. 우리 많이 죽었다, 봉준아. 그치?”
“그러게. 만 명 찍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조봉준이 신호하자, 김정우가 슬라 이드를 다음 장으로 넘겼다.
여러 가지 목차로 구성된 슬라이드의 내용은 그들이 그간 얼마나 준비를 열심히 했는지 한눈에 보여주었다.
[1. 차 모 변호사, 대체 누구인가?2. 차 모 변호사와 이정찬의 관계
3. 경찰과 언론의 수상한 움직임
4. 수상한 방문객]
“일단 여러분들이 제일 궁금해할 만한 것들로 추려봤습니다.”
[4885 : 오 4번이 제일 궁금하다 수상한 방문객ㅋㅋㅋㅋ뜨거운토요일 : 4번이 젤 궁금ㅋㅋ
송주사나이 : 4번궁금. 4번먼저 말해 주면 안되나 요?.]
“4번 먼저 말해 달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일단 그건 안 되고요. 왜냐면 차례대로 들어야 조금 더 뭐랄까, 배경지식이 쌓이면서 4번에서 알려줄 사건이 연결되기 때문에 차례대로 듣는 걸 추천합니다.”
두 사람이 방송 제목을 교체하여 방송 주제를 밝힌 시점부터 천천히 시청자 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입소문이 났기 때문도 있지만 무엇보다 두 사람이 열심히 방송하는 사이 김정우가 사이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미리 작성해 둔 여러 버전의 글들을 을려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목 : 오늘 조봉준, 최종현 방송 존나 재밌을것같다ㄷㄷㄷ(일단 본 내용 들어가기 앞서, 게시글 작성자는 저 방송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밝힘.)
지금 조봉준하고 최종현 방송 켰다.
사실 나는 쟤네 방송 초기에 보다가 점점 노잼돼서 안보던 사람인데, 알림 설정 해제하는 걸 까먹는 바람에 또 알림을 받아버렷다.
짜증나서 이번 기회에 알림 끄려고 들어갔는데 주제가 흥미롭더라고.
쟤네 방송 전성기가 예전에 이정찬 부자 비리 터트렸을 땐데, 그때 시청자 만 명 넘어가고 난리도 아니었거든.
근데 사건 터지고 나서는 뭐 건수 잡은 게 없는지 노가리만 까면서 점점 쇠락의 길을 걷는 것 같았는데…
오늘 방송 보니까 이 갈고 나온 것 같더라.
얘네가 여태까지 이런식으로 터트린 것중에 구라였던 게 없었던 것 같아서, 이번 것도 왠지 뭐 하나 제대로 문 게 아닌가 싶다.
관심 있는 사람들 보셈.
지금 본론 들어간다고 하니까.
(짤방은 허니걸스 유민 사진 놓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