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Been Defended RAW novel - Chapter (317)
너희들은 변호됐다-317화(317/641)
최종현과 조봉준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뒤쪽 테이블에 앉아 방송을 구경하던 오 사무장도, 그리고 커피를 사서 이제 막 나타난 강민재마저도.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왜 그러세요. 빨리 좀 나와요.”
최종현은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구경 중이었고, 조봉준은 미동도 않는 나에게 쉬지 않고 손짓했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비사이로막가 : 본인 등판하면 걍 이 방송 1위에 알박는거다최종현의가발 : 미쳤냐고 진짜 기대도 안했는데ㅋㅋㅋㅋㅋㅋ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 : 내 소원이 이뤄지는 날인가 꿈이냐 생시냐…
♥1000♥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주세요 님께서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동구밖과수원샷 : 워우 천개 ㄷㄷㄷ 이러면 안나올 수 없지ㅋㅋㅋㅋ
♥100♥
봉준이와아이들 님께서 달풍선 1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봉준이와아이들 : 차변호사 지금 수금하려고 안나오는 듯? 얘들아 출격하라!
♥500♥
김삿갓삿갓 님께서 달풍선 5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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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주세요 님께서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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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주세요 님께서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1000♥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주세요 님께서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 : 더 필요? 그럼 충전하고옴]
“아, 차 변! 우리 큰손이 빨리 나오라는데 왜 이렇게 안 나와요! 빨리 나와!”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주세요’라는 유저가 달풍선을 쏜 것과 별개로, 내가 나가고 싶지 않으면 나가지 않는 것이다.
애초에 달풍선을 쏘면 나가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여기서 내 의지에 반하면서까지 굳이 출연할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봉준과 최종현이 움직였다.
둘은 내 팔 한쪽씩 잡고 스튜디오를 향해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가 앉아 있던 의자도 함께 가져와 스튜디오 한가운데에 놓고, 나를 그 위에 패대기치듯 내려놓았다.
조봉준이 힘이 너무 세서 팔에 멍이 들 것 같단 기분이 들 정도였다.
“자, 여러분. 차주한 변호사입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김삿갓삿갓 : ㅉㅉㅉㅉㅉㅉㅉdlawlghks : ㅉㅉㅉㅉㅉㅉ
봉준아학교가자 : ㅉㅉㅉㅉㅉㅉ
아폴론신봉자 :ㅉㅉㅉㅉㅉㅉ]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빠르게 올라가는 채팅을 읽고만 있었다.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 : 아… 진짜 개안할 것 같다 왜케 잘생긴거임… 오늘 날린 40만원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 : 변호사님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팬카페를 만들어도 될까요?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 : 변호사님… 왜 변호사를 하시나요?? 변호사님이 변호사를 하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입니다… 제발… 제발 연예인 해주세요… 헐리우드에 진출하셔서 국위선양해주세요…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 : 변호사님은 발연기여도 천만배우가 될것입니다 변호사님이 액션 영화에 출연하신다면 CG처리를 하지 않아도 눈빛 광선을 맞고 스턴트맨들이 픽픽 쓰러져 나갈것입니다.. 태양같이 작열하는 당신의 외모에 그들은 녹아버릴 것입니다… 변호사님은 산소가 없어도 호흡을 하실 수 있습니다.. 변호사님이 원한다면 이 지구라는 작은 별은 3차원에서 4차원으로 변할것입니다… 변호사님이 빛이 있으라! 라고 말하자 이세상이 창조되엇습니다..]
“저 사람 미쳤나, 진짜. 웃겨 죽겠네, 진짜로.”
빠른 타이핑으로 채팅 창을 도배한 큰손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혹시 속기사인 걸까?
“일단 이렇게 타의로 나오시긴 했지만, 인사 한번 하시죠. 우리 시청자님들, 차 변호사님이 이렇게 안전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큰 도움 주신 분들입니다.”
최종현이 자못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다.
그의 말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들이 다수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콘텐츠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고 김정우가 이러한 콘텐츠가 널리 퍼져 나갈 수 있도록 글을 작성한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수많은 시청자가 더욱더 널리 알리고 다녔기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 것이다.
진혜경도 그런 말을 했다.
내가 언론사에 고소장을 날리기 전에 이미 시청자들로부터 나를 유추할 수 있는 영상 자료를 그대로 쓰는 건 보도 지침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항의를 꽤 많이 받았다고 말이다.
방통위 관계자를 만났을 때도,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곤란할 정도였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작은 방송이었지만, 시청자들이 자아낸 힘은 결코 작지 않았다.
“안녕하십니까. 차주한 변호사입니다.”
[잘생긴변호사재출연시켜.. : 목소리 미쳤어요???????????凸명화제약凸 : 심지어 예전에 나왔을 때보다 절간 들어가있었다더니 살이 빠져서 뭔가 존나 멋있어짐… 부럽네요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고 목소리도 좋고 이세상 존나 살맛나겠다 나라면 한 500년 살고싶을듯
김상준이다 : 제발 작아라… 진짜 작아라… 진짜 존나 작아라…
박대감 : ㄹㅇ작아라.. 작아야만한다…]
“뭐가 작으라는 거죠?”
칭찬이야 그냥 내가 고생 많이 했으니 힘내라는 의미에서 해 주는 것이겠지만, 작으라는 것은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조봉준과 최종현을 바라보자, 그들은 이미 얼굴이 새빨갛게 된 채 웃음을 참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얘들아, 아무도 말해 주지 마.”
“말해 주지 마라. 진짜.”
[내주식돌려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민우당의눈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배아파
메시형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왔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으로 도배되는 동안에도 나는 그들이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어서 웃는지 가닥을 잡지 못했다.
최종현과 조봉준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웃음을 참을 수 있었는지,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닦았다.
“여러분, 질투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냥 다 내려놨어요. 그냥……. 저 사람은 다른 세상 사람인 거야. 그래.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야. 그냥 완벽한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작으라고 하지 마.”
“뭐가 작으라고 하는 겁니까?”
“……마음.”
“그렇지. 마음. 마음이 작기를 바라는 거지, 쟤들은. 차 변이 가진 게 많으니까 인성이라도 나빴으면 좋겠다, 이 말입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겨우 답을 구할 수 있었다.
내가 마음에 여유가 없고 편협한 인성을 가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인 모양이었다.
“후우……. 후우……. 여러분. 그만 얘기해. 다른 얘기하자.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우리 같은 쌈마이랑 좀 다른 사람입니다. 우리 방송 나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고요. 예를 들면, 브래드 피트가 우리 방송 나와 준 거랑 비슷하다고 봐야 하나. 하여튼, 그러니까 무례한 질문은 하지 말아야죠. 특히 차 변호사님은 언론사 30여 곳을 상대로 고소장을 날린 분이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자, 다른 얘기를 해 볼까요. 차 변호사님한테 궁금한 점이 있거나 하면, 저희가 질문을 좀 골라서 말씀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너무 즉흥적으로 진행된 거라서 준비가 미비할 수 있는 점,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내가 이정찬 살해 용의자로 몰린 이후, 단순한 영상 자료가 아닌 출연의 방식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자리다.
여태까지 어디에 어떻게 출연해야 가장 효과적일지 고민했던 시간들이 전부 소용없게 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이 방송에도 조만간 나와야겠다고 생각은 했었다.
세상일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대부분 조봉준과 최종현, 그리고 강민재가 얼마나 나를 위해 힘썼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방송에 나오지 않으면 은혜를 모른다고 비난할 테니까.
욕먹는 건 개인적으로는 이미 너무 많이 먹어서 아무렇지 않지만, 내 이미지를 생각하면 웬만하면 피하는 게 좋다.
“오, 이 질문 좋네요. 처음에 암자에서 내려왔을 때 본인이 살해 용의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고 하던데,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다고 하네요.”
실제로는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지금부터 그 상황에 나를 집어넣고 몰입해야 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놀랐습니다. 제가 용의자로 지목되었다는 것도, 또 이정찬 전 대표가 사망했다는 것도. 마음이 안 좋았죠.”
“……그게 끝?”
“억울했고요.”
“이게 끝……?”
“빨리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凸명화제약凸 : ㅋㅋㅋㅋㅋㅋㅋㅋ좀 길제 말해줘요ㅠㅠ김수한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의 얘기 하는 줄ㅋㅋㅋㅋㅋㅋㅋ
급성대장염 : 노잼…
문학세계 : ㄴㅈ…
나는개똥벌레 : ㄴㅈ…]
“하, 원래 차 변호사님이 좀 재미없는 캐릭터긴 한데……. 좀 길게 말해 봐요. 물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겠지만, 본인 감정이 있었을 거 아닙니까?”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당장 감정적으로 다가간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잖습니까.”
“그렇죠.”
“그러니, 이 일이 어떻게 일어나게 된 건지, 만일 제가 그렇게 용의자로서 공개될 정도였다면 어떤 증거가 있었는지, 제가 지금 어떤 오해들을 받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않은 상황이라, 저는 인근 슈퍼에서 잔돈을 바꿔서 강 변에게 전화를 걸고, 계속 돈을 넣으면서 몇 시간씩 전화했던 것 같네요. 강 변은 저를 데리러 오는 차 안에서 상황을 설명해줬고요.”
내가 조금 더 길게 말하자, 조봉준과 최종현도 반색했다.
“오, 좋아. 이런 거야. 이런 거! 그래서, 강 변호사님을 만난 다음에는요?”
“강 변이 제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서류를 가져왔습니다. 아마 두 분의 방송에 사용되었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뽑아 온 것 같았습니다. 서식이 그랬거든요.”
“오, 우리 자료가 그렇게 쓰였군요. 보람차다. 그치?”
“그러네.”
“사건의 성격을 파악하고 나니까, 강 변이 지금까지 준비된 소명 자료들을 보여 주었습니다. 검침원에 대한 것이나, 저수지 내부에서 저와 강변이 흩어져서 고인을 찾으러 다녔을 때의 상황, 또 목격자의 증언이 말이 안 되는 점 같은 것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서류로 본 다음에는, 세 분이 진행했던 방송을 다시보기를 통해서 조금 더 소상하게 확인했습니다. 그러니, 지금 상황이 몹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수배 중이고, 심지어 구속 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하니 시일을 지체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던 거죠.”
“오……. 그래서 바로 경찰서로 가신 겁니까?”
“네. 소명 자료는 저에게 설명하기 위해 가지고 온 것들이었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시간을 지체하지 않으려면 바로 가는 게 좋죠. 강 변을 변호인으로 대동하고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유치장에 수감되었죠. 경찰서에 도착하기 전에 수감될 것을 예상하고 필요한 물품들을 사갔기 때문에 유치장 내부에서도 크게 불편함 없이 지냈습니다.”
“그리고 또 누가 도움을 줬죠?”
조봉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아, 그다음 날 조봉준 씨와 최 기자님이 당 충전하라고 초콜릿 과자를 갖다줬습니다. 단 걸 좋아하진 않아서 먹진 않았지만…….”
[최종현의가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먹었엌ㅋㅋㅋㅋ나는개똥벌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성무시]
“뭐야? 안 먹었어?”
“파이보단 그냥 초콜릿을 선호합니다.”
“와, 진짜 너무하네요. 사람 정성이 있는데 먹는 시늉이라도 하지!”
“시늉이면 충분합니까?”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는 잠시 씩씩거렸지만, 나는 그를 주목하는 대신 말을 잇는 것을 선택했다.
“유치장 들어가자마자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습니다. 저에게 구속 영장이 나온 것은 제가 소환에 불응했기 때문인데, 저는 불응한 것이 아니라 소환장이 나온 줄도 몰랐던 거니까요. 그리고 고인의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소명 자료도 충분히 제출했고요. 그래서 법원에서도 구속적부 심사 청구를 인용했고, 석방된 겁니다. 보석이 아니라, 구속 취소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암자에서 뭘 하고 지냈냐, 석방 이후 무얼 했냐, 따위의 시시콜콜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이제 슬슬 마지막 질문을 받겠습니다. 흐으으음. 오, 이거 좋다. 차주한 변호사님은 우신 전자 고윤수 대표의 비서실장 성 모 씨가 이정찬의 살인을 사주했다는 소식을 접하셨을 텐데요. 정말로 오늘 시사 프로그램 보도대로, 성 모 씨가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살인을 청부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그 윗선에있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이것이 가장 나에게 하고 싶었던 질문일 것이다.
모두가 이미 이를 기정사실로 생각한다고 해도, 사건 당사자인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그럼 나도 여론전을 시작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