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Been Defended RAW novel - Chapter (343)
너희들은 변호됐다-343화(343/641)
“……뭐?”
우미 갤러리 직원이 연락이 왔다고?
그렇게 찾아도 안 나타나다가, 갑자기?
그것도, 김화영 측에?
이해되지 않는 것들투성이였다.
“우미 갤러리 직원, 그 집사 남자친구 말하는 거 맞지?”
-네.
“그래서 뭐라고 했어?”
-일단 우리가 찾던 그 우미 갤러리 직원이라는 걸 확실하게 확인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손바닥에 그때 시간하고 날짜 적어서 자기 얼굴 찍어 보내더라고요.
“그 연락처는 우리가 알던 그 연락처였어?”
-아뇨. 다른 휴대폰인 것 같아요. 어쨌든, 사진 대조해 보니까 그 사람 맞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된 거야.”
-본인이 진범을 알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대신에 우신 쪽엔 알리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만일 우신 쪽에 알려지면, 연락 끊고 잠적하겠다고 협박하더라고요. 휴대폰도 대포폰이니까 추적 못 할 거라고.
아무래도 갤러리 직원이 고씨 집안사람 중 누군가가 집사를 죽이는 모습을 본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신 쪽에 알리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겉보기에는 우신이야말로 진범을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어야 정상 아닌가.
자신의 집에서, 감히 누가 그런 짓을 벌였는데, 그걸 모른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러니 그쪽에 말하면 오히려 큰 사례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우신 쪽에 말하지 말라는 건, 우신 사람이 집사를 죽였다는 걸 본 사람이 있다는 걸 그들이 아는 순간, 자신의 안위는 보장받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 사람, 만나.”
-변호사님하고 같이요?
“아니, 나하고 같이 만나는 건 곤란해. 혹시라도 그 사람이 우신 쪽에 입이라도 벙긋하면 어머님이 곤란해지실 테니까. 일단은…….”
-집으로 부를게요. 어쩌면 그 우미 갤러리 직원이 밖에 모습 드러내면 고상준한테 잡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배달기사로 변장시켜서 집에 들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혹시 그 자리에 나도 있어도 괜찮겠어? 저번처럼.”
-네. 그럼요. 그럼 일단 저희 집으로 부를게요.
“오늘 만날 거면 우리 여기 여의도 쪽이야. 좀 걸릴 거야.”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내로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보고, 가능하다고 하면 변호사님들 도착하시고 나서로 잡을게요.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강민재가 한 손으로 주먹을 쥐고 당기며 소리쳤다.
“대박! 대박! 와, 우미 갤러리 직원이 먼저 나타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미친, 진짜 무슨 이런 일이……. 일이 술술 풀리네요. 진짜 대박이다.”
“왜 이제 와서 연락한 건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그렇지 않은가.
만일 자신이 진범을 알고 있다는 걸 밝힐 생각이었다면, 왜 진작 하지 않고 이제 와서 드러낸단 말인가.
“김화영 씨가 범인으로 몰리는 걸 보니 죄책감이 들었나…….”
“그럴 수도 있죠.”
“일단 살인을 알리려고 사진 제보 한 거고, 수사하면 범인이 드러날 줄 알았는데 애먼 김화영 씨만 의심받으니까…….”
“흠, 뭐. 그러면 이해가 되긴 하네요. 김화영 씨가 요즘 들어 사건이 언론에 터지면서 욕 엄청 먹었잖아요. 그거 죄책감 때문에 나타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만일 그렇다면 만사형통이다.
목격자 진술을 받아 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계속 숨어 있어도 되는데도 나타났다는 건, 목격자 진술을 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2시간 뒤에 저희 집에서 보기로 했어요.]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찬영에게 메시지도 도착했다.
“술술 풀리네요. 우리 첫 사건……아, 우리 사건은 아니지만. 어쨌든 비공식적인 첫 사건인데, 조짐이 좋아요.”
강민재는 기분 좋게 김찬영의 집을 향해 차를 몰았다.
* * *
“오셨어요?”
우리를 맞은 것은 김찬영 혼자였다.
김화영은 아침부터 우울해해서 삼촌이 자주 가던 프라이빗 스파에 데리고 갔는데, 시간에 맞춰서 돌아올 거라고 말했다.
그래도 스파를 받으러 갈 정도라면 자가용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외출이 가능하다는 뜻이니, 어느 정도 호전이 된 듯하다.
“변호사님들 바쁘셨던 것 같은데, 제가 자꾸 여러모로 귀찮게 만드네요. 끝까지 태광에서 진행하게 되더라도, 수임료 책정해서 알려 주세요. 정말로요.”
“에이, 아니야. 우리 돈 때문에 하는 거 아니야. 변호사님 돈 진짜 많아. 알잖아?”
“하하, 그래도요.”
수임료에 대한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누구 마음대로?
“저번에 붙박이장에 계셨을 때 안 힘드셨어요? 저희 집 붙박이장이 좀 크게 빠지긴 했어도, 변호사님 키가 크셔서 좀 힘드셨을 것 같은데.”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닌데. 고상준이 문 열었을 때 옹송그리고 있었던 게 더 힘들었어.”
“하하, 그래도 이번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붙박이장이 그래도 좀,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요. 근데 변호사님 두 분이 다 들어가시기엔 좀…….”
김찬영이 강민재를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변호사님은 왠지 처음 봤을 때보다 키가 더 크신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머리 위에서부터 강민재를 향해 손날을 대어 보며 말했다.
“그런가? 나 185인데.”
“아니에요. 차 변호사님이랑 비슷하신데?”
“오, 그럼 나 키 컸나 보다. 이 나이에도 키가 크나?”
“……잡담은 그만하고. 일단은 여기 나랑 강 변이 둘 다 들어가긴 힘들 것 같으니까 강 변은 그냥 나가 있어.”
“아, 왜요. 저도 보고 싶단 말이에요.”
“이렇게 하시죠. 여기 컴퓨터 캠 켜 놓고 두 분이 다른 방에서 확인하시면 되잖아요. 저랑 엄마랑 이쪽에 앉고, 그 우미 갤러리 직원을 이쪽에 앉히면 세 명을 다 볼 수 있어요. 뭐 하러 불편하게 붙박이장에 숨어 있어요.”
그건 곤란하다.
화면을 통해서는 진실과 거짓을 판단할 수 없다.
“카메라는 화면상에 딜레이가 있어서 혹시라도 그때그때 피드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금 불편할 것 같아. 내가 문자 같은 걸 보내서 너한테 추가적으로 질문해야 하는 걸 말해 줘야 할 수도 있잖아. 난 붙박이장에서 볼 테니까, 강 변은 다른 방에서 봐.”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은 그 자리에 계시면 안 돼.”
김화영이 직접 듣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내 예상이 맞다면, 우미 갤러리 직원은 고씨 집안 사람 중 하나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것은 윤성희가 될 수도 있고, 고상준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제3자일 수도 있다.
처음 나를 만났을 때 김찬영과 김화영은 고상준을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찾아왔던 것이다.
이후, 나를 만나고 윤성희의 짓일 가능성이 제시되었을 때 두 사람의 반응은 어땠는가.
고상준이 집안사람 보호하기 위해 김화영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것에 분개했다.
그들은 또 한 번 고상준이 꾸려준 변호인단을 해임하고, 나에게 사건을 의뢰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고상준과 벌어질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이번에 우미 갤러리 직원은 고씨 집안 사람 중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할 테고, 그들은 또다시 분개할 것이다.
그날 이후 김찬영은 고상준과의 대화를 통해, CCTV에 찍힌 그 고용인이 범인이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 상태였다.
물론 그의 머릿속에서는 내가 그랬듯이 고상준을 진범으로 넣어 보기도, 윤성희를 넣어 보기도 하며 가능성을 열어 두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는 고상준이 어머니를 집안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로 사용하지 않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태광의 변호를 받으라는 나의 말을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목격자라는 사람이 사실 고씨 집안 사람 짓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해 준다면?
김찬영은 태광의 변호를 거부할지도 모른다.
아니, 김찬영은 그나마 똑똑하게 잘 따져서 어머니의 안위를 위해서 가짜 진범을 내세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김화영이다.
그녀는 고상준이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켰다는 것에 격렬한 분노를 느낄 것이다.
아무리 태광에 사건을 맡기는 게 그녀에게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도, 그녀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 그럼 엄마한테도 천천히 들어오라고 해야겠네요.”
다행히, 김찬영은 큰 설명 없이도 내 말을 알아들었다.
“변호사님은 누가 진범이라고 생각하세요? 우미 갤러리 직원은 범인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전 우미 갤러리 직원이 여전히 범인일 수도 있단 생각은 하거든요.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어도. 그런데 변호사님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그러면, 역시 윤성희 짓이라고 생각하세요?”
처음 사건을 들었을 때를 제외하면, 김찬영은 진범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 자주 하진 않았다.
물론 무고함을 풀기 위해서는 진범을 찾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우선 김화영의 안위를 위해 내 방식에는 어긋나는 태광의 방식을 채택하라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김찬영은 그 가짜 진범이 제대로 준비되는지만 중요할 뿐, 진범이 누구인지는 알 필요가 없었다.
우리의 화제도 당연히 진범이 누군지를 밝히는 것보다는, 가짜 진범이 정말 준비될 것인지, 그리고 가짜 진범을 준비해 주겠다는 고상준의 말이 과연 거짓말은 아닌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진범이 누구냐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내가 진실을 안 순간부터 미뤄 왔던.
“글쎄.”
“변호사님은 지금 어느 정도 특정하고 계신 것 같은 느낌이라서요.”
김찬영은 기민했다.
“일부러 말씀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는 게 다 진실은 아니니까.”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도출하신 결론이겠죠. 저에게 그 얘기를 하지 않으시는 건…… 엄마가 가장 안전해질 방법, 태광은 할 수 있지만 변호사님은 하실 수 없는, 그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러시는 거죠? 그리고 그게 변호사님 탓인 것 같아서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
“그 집 인간 중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시죠?”
“만일 그렇다고 하면, 고상준의 도움을 안 받을 생각이야?”
“머리로는 태광에 맡기는 게 가장 낫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진실? 정 의? 저한텐 중요하지 않아요.”
“…….”
“전 엄마가 중요해요.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 엄마가 태광 도움을 받겠다고 하면 받을 거고. 태광 싫다고 하면, 변호사님한테 부탁드릴 거예요.”
“어머님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잖아.”
진범이 누군지 알려 주지 않으면 그녀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마무리된 후에 내가 그들의 허락을 받고 사건을 터트리면 알게 되겠지만, 이미 그녀는 자유로워진 몸이니 안위는 문제없을 테고.
그 이후에 그녀가 고상준과 헤어지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그녀의 몫이다.
나는 그녀가 고상준과 헤어지지 않게 해 줄 이유는 없으니까.
“어차피……. 그 집안 인간 짓이라면 전 그 집안에 엿 먹이는 쪽을 선택하고 싶어요. 엄마만 괜찮다면요.”
“조금 더 생각해 봐.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알 수 없잖아.”
김찬영은 그 말을 끝으로, 카메라 세팅을 하겠다며 컴퓨터 앞으로 갔다.
그리고 약속 시간이 다가왔다.
딩동.
초인종이 울리자, 김찬영은 방 밖으로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두툼한 점퍼와 헬멧을 쓴 사람과 함께 방으로 들어왔다.
-어후, 헬멧 쓰니까 덥네요.
남자는 헬멧을 벗으며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고, 그제야 얼굴이 드러났다.
사진으로 확인했던 우미 갤러리 직원이 맞다.
-사모님 일로 상심이 크시죠?
우미 갤러리 직원이 맞은편에 앉은 김찬영을 향해 안쓰럽다는 듯 말했다.
그러자 김찬영은 아까와는 달리 상당히 유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 그래서 보셨다는 진범이 누구인지,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 연락받고 정말…… 정말 많이 놀랐거든요…….
-예에……. 아, 그런데 제가 그냥 호기심에 여쭤보는 건데, 이런 집은 얼마나 하나요?
우미 갤러리 직원이 요리조리 방을 훑어보며 물었다.
말투는 다소 불량하다.
조짐이 좋지 않다.
-……네?
-아, 그냥 궁금해서요.
-그냥, 뭐…….
-한 30억 하겠죠?
-잘 모르겠네요, 그건.
-그러면 혹시……. 제가 범인 누군지 증언해 드리고, 증거도 도와드리면 해외 정착 비용을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해외 정착 비용이라.
우신의 눈을 피해 도주하겠다는 뜻인가.
사고회로는 그리 이상하다곤 할 수 없다.
여자친구는 죽었고, 진실은 밝혀야겠고, 그런데 그냥 하자니 왠지 보복이 두렵고.
-그건 엄마랑 상의해 봐야 할 것 같긴 한데요.
-음……. 그런가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보신 게 맞는지, 증거가 있는 건 맞는지 제 눈으로 확인을 해야 확답을 드릴 수 있죠. 어차피 지금 말씀해 주시고 증거 보여 주셔도, 저한테 증거 넘겨 주시는 게 아닌 이상에야 저는 아무 데도 쓸 수 없잖아요.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뭣도 없는데 그쪽이 말씀해 주신 그 진범이 범인이라고 말해 봤자 씨알도 안 먹힐 거고.
-그건 그렇죠.
김찬영 역시 갤러리 직원의 상태가 다소 불량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처음 밀고 나갔던 이미지는 버린 것 같았다.
그는 꽤 단호하고 논리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럼 일단 진범부터 말씀드릴게요. 들어 보시고 결정하세요.
-네.
우미 갤러리 직원은 상당히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고윤호하고 고윤석이 죽였습니다. 고상준 둘째, 셋째 아들이요. 제가 눈으로 직접 봤고요. 증거도 있습니다.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