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Been Defended RAW novel - Chapter (481)
너희들은 변호됐다-481화(481/641)
#481화
허민우의 도움으로 나는 정지민과 만나게 되었다.
우리를 뭐라고 소개했냐는 강민재의 물음에 허민우는 적당히 둘러댔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며, 어차피 겁이 많은 사람이라 그 점을 이용해서 구슬리면 술술 불 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대충 어떤 캐릭터인지는 알 것 같았다.
나는 정지민에게 연락해 김찬영과 만날 때 가곤 했던 호텔에 미리 체크인하고 기다리라 말했다.
이곳을 약속 장소로 잡은 까닭은, 김찬영이 이 호텔에 가지 않을 때도 나 역시 여기를 자주 이용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다.
김찬영이 연막을 치기 위해 회원권을 끊어놓고 주기적으로 이 호텔에 쉬러 오고 있긴 하지만, 내가 김찬영이 여기에 있을 때만 방문한다는 것을 우신이 파악하면 곤란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로비에서 강민재와 이 시간에 만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강민재가 보이지 않는다.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조형물 앞에 잠자코 서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강민재였다.
“어디야?”
─아, 변호사님. 저 사고가 나서 좀 늦을 것 같아요.
“무슨 사고.”
─별건 아니고요.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제가 뒤에서 쿵 했거든요. 곧 얘기 끝날 것 같긴 한데 지금 출발해도 3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좀 더 걸릴 수도 있고요. 괜찮으세요?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천천히 와. 그 전에 끝날 것 같으면 얘기할게. 그럼 바로 집으로 가.”
─그래도 저도 같이 있어야죠. 중요한 참고인인데. 최대한 빨리 가 볼게요.
허민우가 이미 정지민에게 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전해 들었고, 허민우가 경찰의 신분으로 묻기 힘든 점들만 확인하기 위해 약속을 잡았을 뿐이다.
무슨 질문을 할지는 모두와 함께 의논했다.
강민재가 없다고 해도 문제 될 건 없는데.
“뭐, 강 변 알아서 해. 그럼 나 혼자 올라갈게.”
─네.
“아, 참.”
─그럼 이만 끊을, 어, 왜요?
“어디 뭐 다친 건 아니지?”
─와. 내가 진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변호사님한테 이런 말도 듣고. 저 진짜 감동의 도가니탕이에요. 와, 감동 실화. 전미가 울었다.
“뭐가.”
─변호사님이 다쳤냐고 걱정해 주신 거잖아요. 별거 아니라고 했는데도.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아무튼 끊는다.”
걱정한 게 아니라 그냥 확인한 것뿐이다.
어디 다치기라고 했으면 블로그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업무 분장을 다시 하려고.
애초에 강민재가 직접 별거 아니라고 말했기 때문에 내가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겠거니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도 강민재는 나를 무슨 냉혈한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니, 오해하게 두는 게 좋겠다 싶어 정정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정지민이 체크인했다는 객실 문 앞에 선 나는 가볍게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차주한 변호사님이시죠?”
허민우가 보여 주었던 신분증 사진 속 인물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이해할 수 없는 건, 그가 배스가운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그의 옷차림을 의아하게 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듯 정지민은 머쓱하게 웃었다.
“아. 모처럼 고급 호텔에 왔으니까 미리 체크인하고 반신욕 좀 했어요. 지금 제가 친구 집에 얹혀사느라 반신욕을 못 한 지 좀 오래됐거든요. 집을 구하고 있긴 한데 아직 마음에 드는 집을 못 찾았어요. 어차피 약속은 7시였고, 체크인은 3시부터니까 그냥 얘기만 하고 헤어지기엔 좀 아깝고……. 그래서 말인데 이따가 자고 가도 되나요?”
“상관은 없습니다만, 좀 들어가도 됩니까?”
아직도 나는 객실 안에 발도 디디지 못했다.
정지민은 내 말에 단숨에 옆으로 비켜 주었고, 나는 객실 내부의 카우치에 앉았다.
안에 들어와서 보니 정말로 잘 준비라도 하고 온 건지 맞은편 카우치에는 작은 캐리어도 있었다.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옷가지들도 그렇고, 정말 신나 보였다.
“이따 가실 때 결제하고 가실 거죠?”
“네.”
“그럼 죄송한데 하루 묵는 패키지 이벤트 중인 게 있거든요. 그냥 숙박하는 가격이랑 그 패키지랑 만 원 차이인데, 그 패키지로 하면 조식 뷔페하고 웰컴 샴페인도 준다고 해서 그 패키지로 끊었어요. 안 되는 거면 제가 만 원은 드릴게요.”
“상관없습니다.”
“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아, 조식 뷔페는 2인 무료던데 혹시 괜찮으시면 내일 아침에 오셔서 드실래요?”
“아뇨.”
“아, 혹시 제가 게이 호빠 선수라서 좀 그러신 거예요? 저 지금 들이대는 거 아닌데. 그냥 진짜 한 명 몫이 아까워서 그래요.”
“그럼 친구라도 불러서 드시면 되겠네요.”
“아, 그래야겠네요.”
“옷부터 좀 갈아입고 오시죠. 그러고 얘기할 건 아니잖습니까.”
나는 여전히 배스가운을 걸치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지민은 능숙하게 객실 내부 옷장을 열어 미리 걸어둔 것 같은 옷을 꺼내 욕실로 들어갔다.
한숨부터 나왔다.
강민재가 오기 전에 이야기를 시작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그러면 강민재는 좋아하겠지만.
“변호사님, 근데요.”
“네.”
“혹시 관리 같은 거 받으세요? 다니는 데 있으시면 저 좀 알려 주시면 안 될까요. 피부과라든지. 따로 바르는 스킨 제품 있으면 공유 좀 해 주세요.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변호사님 저보다 나이가 그래도 열몇 살은 더 많은 것 같던데, 그냥 형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그냥 아무거나 바릅니다.”
“아, 그러지 말고요. 공유 좀 해 주세요. 저는 와꾸로 먹고 사는 직업이잖아요. 요즘 자꾸 트러블이 나서 미치겠더라고요.”
“우리가 피부 이야기 하려고 만난 건 아니잖습니까. 이런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진 않은데요.”
“아……. 죄송해요. 근데 너무 궁금해서……. 아니, 진짜 변호사님 처음 딱 보는데 얼굴에서 빛이 막 나는 거예요. 제가 잘생긴 사람도 많이 봤고, 손님으로 연예인들도 좀 와서 실물도 많이 봤는데 변호사님이 진짜 짜세라서요. 변호사님이 혹시라도 이쪽 일 하시게 되면 사람들이 진짜 변호사님하고 말이라도 섞어 보려고 가게 앞에서 제주도까지 줄 설걸요.”
내가 왜 그쪽 일을 한단 말인가.
어이가 없어서 쳐다만 보고 있었더니, 정지민이 말실수를 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아, 저는 이쪽 일 하시라는 게 아니라……. 가정해 보면 그럴 거라는 뜻이었어요. 그리고 변호사님은 저희 쪽 성향 아니신 것 같으니까 하시면 게이 호빠가 아니라 그냥 호빠겠죠. 하하하.”
“게이 호빠든 그냥 호빠든 관심 없고, 대체 언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겁니까?”
“헉. 저 괜히 말 돌리고 그런 게 아니라 진짜 그냥……. 그냥 제가 입 털면서 먹고 살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말이 자꾸 새네요. 혹시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자면 제가 딱히 변호사님한테 관심이 있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 저도 모르게 수다가 막 나오는 거거든요. 참고로 솔직히 변호사님은 제 취향이 아니에요. 변호사님 생긴 게 별로라는 게 아니라, 뭐랄까 너무 조각 같아서 인간미가 없다고 해야 하나……. 아. 또 말이 샜네. 죄송합니다.”
접객을 이렇게 하면 손님도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다.
허민우에게 몇 마디 들은 것으로 어떤 캐릭터인지 알 것 같다고 판단했던 과거의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졌다.
허민우에게서는 그가 이런 스타일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경찰이라서 입을 조심한 걸까.
“몇 가지 질문드릴 겁니다. 사실 그대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알아볼 만큼 알아보고 왔으니 거짓말을 하시면 제가 알아차릴 겁니다. 그러니까 안 하시는 게 좋겠죠.”
“네…….”
“최재훈 씨와는 어느 정도로 밀접한 관계였습니까.”
“네? 아니, 알아볼 만큼 알아보고 오셨다면서요. 어느 정도로 밀접하냐니요. 당연히 볼 장 다 봤죠. 점이 어디에 몇 개 있는지도 다 아는 사이죠.”
“……그런 거 말고, 심리적인 부분을 말하는 겁니다. 최재훈 씨가 정지민 씨에게 모든 걸 털어놓을 정도였는지, 본인이 하는 진지한 고민을 얘기한 적이 있는지.”
“아. 하하, 제가 오해를 했네요. 모든 걸 털어놓는진 잘 모르겠고, 가족 이야기는 많이 했어요. 본인이 어떻게 컸는지, 부모님하고 어떤 관계인지, 이런 거요.”
“어떻다고 하던가요.”
“별거 없던데요. 지는 징징거리는데, 솔직히 제가 볼 때는 배부른 소리 한다 싶었죠.”
정지민은 같잖다는 듯 코웃음을 섞으며 말했다.
“예를 들면요.”
“뭐, 어릴 때 아버지한테 많이 맞았대요. 근데 아빠한테 안 맞고 큰 놈도 있나요? 우리 아빠는 제가 게이인 거 들켰을 때 진짜로 의자로 제 대가리를 깨려고 했다고요. 머리도 빡빡 밀어 버리고요. 그뿐인 줄 아세요? 새벽에 애인이랑 통화하다가 걸렸는데, 그땐 진짜 제 머리채를 질질 끌고 다니면서 피떡을 만들었다고요.”
“정지민 씨 이야기는 묻지 않았습니다. 최재훈 씨 이야기만 하시고, 묻는 말에만 대답하세요.”
“아, 죄송합니다. 그니까, 전형적으로 가부장적인 아버지 느낌이었죠. 놀고 싶은 거 못 놀게 하고, 공부하면서 딴짓할까 봐 밤에 자기 전까지 몽둥이 들고 책상 뒤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고 그랬다나 봐요. 본인은 딱히 의대 갈 생각이 없었는데 삼수까지 시켜서 의대 가게 한 거래요.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찍소리도 못 했다던데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어렸을 때부터 본인의 감정을 숨기고 가면을 쓰는 훈련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여태까지 그가 남들에게 보여 왔던 성격이 그런 이유로 형성된 것 같다.
“아무튼,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강요한 것 같아요. 아버지가 학력 콤플렉스가 있다나 봐요. 아버지가 고졸이라서 사회에서 무시를 많이 당해서 그런 것 같대요. 그래도 돈은 잘 버는 것 같던데. 어렸을 때부터 호강했더만요. 저는 어릴 때 판잣집에서 연탄 때고 살았는데, 하여튼 배부른 소리라니까요.”
“그럼 다른 가족하고는요.”
“어머님은 평범한 것 같던데요. 그냥 주부. 그래도 아버지가 무섭게 구니까 어머님도 별로 말려 주고 그러진 않았나 봐요. 그래서 최재훈도 어머니가 본인을 방관했다고 똑같은 인간들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누나가 하나 있는데, 누나도 부모한테 질려서 일찌감치 취직하자마자 연 끊고 사는 것 같던데요. 최재훈하고는 가끔 연락을 하긴 하는데, 거의 돈 빌려 달라고 전화하는 거래요.”
“그렇다면 최재훈 씨는 가족한테 의지하거나 하진 않았겠네요.”
“그렇죠. 의지는커녕 가족이라면 이를 가는 스타일이에요. 생각해 보니 누나가 돈 빌려 달라고 전화 오는 날에는 꼭 저한테 트집을 잡아서 지랄했었어요. 본인한테 빨대 꽂는 새끼라면서요. 아니, 나 없으면 못 사는 새끼가 그렇게 지랄해도 되는 거예요?”
“최재훈 씨가 유대를 쌓은 친구라든가, 은사라든가, 그런 존재는 없었습니까?”
“성격이 좀, 아니 존나 많이 삐뚤어진 새끼잖아요. 세상을 고깝게 보는 스타일이라서 일단 누구를 존경할 만한 인간이 못 돼요, 걔는. 그리고 친구도……. 물론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만나고 하는 사람은 있죠. 학교 선후배랑 직장 동료들? 근데 진짜로 좋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인맥 때문에 어거지로 유지하는 느낌이에요. 그냥 사회생활인 거죠. 그런 데 가서 사람 좋은 척하고 집에 와서 저한테 스트레스 푸는 거예요.”
처음에 경고했기 때문인지, 본인 속에 쌓아 둔 말을 쏟아 낼 수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지민이 하는 말은 전부 진실이었다.
대충 이야기를 들어 보니 최재훈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정지민 외에는 없어 보인다.
“최재훈 씨가 삐뚤어진 본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는 사람은 정지민 씨 하나라고 생각하십니까?”
“네. 그 새끼가 또 은근히 겁쟁이라서 제가 그 새끼가 어떤 인간인지 다 아는 걸 또 불안해했어요. 한 번은 돌아 가지고 제 목을 조르면서 저만 죽으면 지 비밀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한 적도 있었어요. 그때 진짜 제가 죽은 할머니하고 오랜만이라고 큰절까지 하고 왔거든요? 그래서 돈이고 나발이고 이러다가 내가 죽겠다 싶어서 짐을 싸서 나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왜 나오지 않으셨습니까?”
“그랬더니 무릎 꿇고 울고 빌고, 다시는 안 그런다고 하고, 저 없으면 못 산다고 하고……. 제가 진짜로 며칠 잠수 탔더니 가게로 찾아오고, 제 주변 사람들한테 연락 돌리고, 심지어 제가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가 있거든요. 항상 가는 백화점에 찾아가서 그 브랜드 매니저한테 저 온 적 없냐고 묻기까지 했대요. 그런 일 때문에 결국엔 쪽팔려서 다시 돌아갔죠. 그랬더니 제가 없으면 죽을 거라고 쇼까지 하더라니까요. 부엌에서 칼을 가져와서 지 목을 그으려고 해서 진짜로 식은땀 났어요. 개또라이 새끼. 약간 오락가락했던 것 같아요.”
오락가락이라는 말이 꽤 흥미롭게 들린다.
또 은근히 겁이 많다는 것 역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지점이었다.
특히나 정지민만 없으면 본인의 비밀을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어쩌면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무결성에 상당히 집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어쩌면 이 두 가지 속성 때문에 그는 임현일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한 번은 저랑 그 뭐냐, 그 있잖아요. 알죠? 사랑하는 거.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지가 쓰레기여도 곁에 있어 줄 수 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아, 그날이 진짜 너무 선명하게 기억나는 게 그러고 나서 며칠 뒤에 죽어서 뭔가 찜찜하게 마음에 남아 있어요.”
“쓰레기요?”
“네. 근데 솔직히 저는 그때도 걔를 쓰레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쓰레기가 다 같은 쓰레기지 뭐 다른 게 있냐고요. 그래서 상관없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제 생각보다 더 쓰레기여도 되냐는 거예요.”
이때 임현일에게 제안을 받은 걸까.
그 말을 하고 며칠 뒤에 죽었다고 하니, 시기상으로도 절묘하다.
“얼마나 더 쓰레기냐고, 안 타는 쓰레기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쓰레기래요. 와, 근데 저는 그때도 인간이 이렇게 쓰레기일 수 있다는 걸 하루하루 새롭게 체감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쓰레기면 감당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물론 그 말 듣기 전에도 튈 준비를 하고 있긴 했지만요.”
“그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제가 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들키면 안 되니까, 모든 걸 다 이해해 줄 수 있는 척하려고 남을 막 죽이고 그러는 것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어요.”
남을 막 죽이고 그러는 것.
그게 바로 장기 매매 사업이다.
최재훈에게 정지민은 본인의 진면목을 보여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그걸 사랑이라고 불러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에게는 없으면 안 될 존재였던 것 같다.
그런 정지민이, 본인은 의도하지 않은 것 같지만 그가 사람을 죽이면 곁에 있어 줄 수 없다고 한 셈이 아닌가.
어쩌면 그는 최재훈이 임현일의 제안을 거절하게 만든 계기였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