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Been Defended RAW novel - Chapter (593)
너희들은 변호됐다-593화(593/641)
화면에 뜬 것은 피처폰에 도착한 문자를 다른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이었다.
전화번호는 방송에서 쓰기 전에 미리 가려 놓았다.
“이게 뭐냐. 이정찬 전 민우당 대표가 생전에 고상준과 주고받은 문자입니다. 다만, 여기 있는 것들은 저희가 직접 검증해 보라고 파일을 막 올려 드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건 경찰에 제출할 겁니다. 어차피 장기 매매 수사를 하려면 KDL컴퍼니, L&B, RND 싹 다 털어야 할 테니, 경찰에서도 필요할 겁니다. 아, 국세청도 필요하겠구나.”
[보낸이 : 큰동생형님 UHB 계좌에 KDL이라고 찍힌 입금내역 확인하셨죠? 앞으로 계속 그정도 선으로 들어갈 겁니다 큰일하시는데 요긴하게쓰십시요] [보낸이 : 큰동생
형님 어차피 회사는 리히텐슈타인에 있고 사업지도 내전 중인 아프리카라서 탈 없읍니다 이건 검찰이 나서도 찾기 쉽지 않아요 오늘 식사 내내 불편해하신게 마음에 걸려서… 좋은밤되십시오]
“평소 이정찬 전 민우당 대표와 우신 고상준은 호형호제하던 사이라고 하죠. 이정찬 전 대표가 더 나이가 많으니까 형님, 형님 했나 봅니다.”
[lmaolmao : ㅋㅋㅋㅋ상준이 딸랑거리는거 보소…ㅗ명화제약ㅗ : 아ㅋㅋㅋㅋㅋ정치자금 제공ㅋㅋㅋㅋㅋ
김광민 : 이거 보는데 왜 내가 현타오냐ㅋㅋㅋㅋㅋㅋ
shin hyejin : ㅋㅋㅋㅋㅋ국내 정치인한테도 딸랑거려.. 해외 정치인한테도 딸랑거려.. 그러다가 마음에 안맞으면 남이 죽인 걸로 누명씌워서 죽이고…. 대단하다ㅋㅋㅋㅋ
sldkajs : 근데 이거 주작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저 L&B 소유주도 마찬가지임ㅋㅋㅋ 저 서류 주작인지 어떻게 알아?]
한 명이 조작 이야기를 시작하자, 다른 시청자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조작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최종현이 한숨을 쉬었다.
“얘들아. 경찰에 제출한다고 했잖아. 여기 가려 놓은 거 전화번호예요. 추적해 보면 나오겠죠? 물론 이미 폰을 없앴을 수도 있겠죠. 시간도 많이 흘렀으니까. 하지만 내역 꼼꼼하게 살펴보면 연결 고리가 다 나온다고.”
[민영수 : 근데 이정찬 죽었을 때 경찰이 핸드폰 내역 다 봤을 거 아님? 저 메시지를 보고도 L&B 수사를 안 한거임? ㅅㅂ진짜 돌았나kim seunghyun : 와씨… 진짜 드럽다 드러워
xnmzksj : 경찰에 제출한다는게 만능방패냐 예전 기사 찾아보니까 이정찬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폰 저거랑 기종 다르다 주작ㅅㄱ]
“여러분. 이정찬 전 대표하고 고상준이 바보입니까? 저런 내용 본인 명의 핸드폰에 문자 내역으로 남겨 놓게? 저건 이정찬이 따로 썼던 다른 사람 명의 휴대폰입니다. 그리고 저 휴대폰은 사고 현장에서 안 나왔기 때문에 경찰도 저런 문자가 오갔는지 모릅니다. 알겠어요?”
“그러니까 저 증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어차피 경찰 수사 과정에 필요하니까 경찰이 가려 줄 겁니다. 우리가 조작한 거면 경찰에서 조작이라고 해 주겠죠? 그리고 우린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으면 돼. 저 사진은 이정찬 전 대표 측에서 나온 거고,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는 거예요.”
[과메기먹고싶다 : 어쨌든 예전에 중단된 방송에서 공개한 KDL 컴퍼니랑 UHB 은행 계좌는 진짜라는 뜻이잖아과메기먹고싶다 : 주작주작 거려봤자 어차피 경찰에서 곧 밝혀줄 건데 왜케 난리들임
과메기먹고싶다 : 그리고 KDL 컴퍼니에서 이정찬 계좌로 돈 넣어 준걸 큰동생(고상준)이 알려줬잖아 앞으로 그정도 선으로 들어간다잖아
과메기먹고싶다 : 그럼 큰동생이 넣어준거잖아
과메기먹고싶다 : 그것만 확인하면 되는거임ㅋㅋㅋㅋㅋ
과메기먹고싶다 : 근데 큰동생도 있으면 작은동생도 있나? 궁금하네~]
“과메기 말이 맞지. 자, 여러분. 그러니까 일단 KDL컴퍼니가 결국은 고상준 거였다는 건 이제 확실히 아시겠죠? 이제 다시 주제로 돌아와. 장기 매매했던 병원 부지 주인 RND는 KDL의 후신이에요. 그러니까 결국 RND가 고상준 거다, 이 소리가 되는 겁니다. 여기까지 이해 안 되는 사람?”
[wqlmzlsk : 이해 안되진 않는데 지금 KDL이 RND 전신이라는 주장에 연결고리가 좀 부족하지 않나;88109181 : ㅇㅇ 그냥 업태가 같고 KDL이 갖고 있던 땅을 RND가 넘겨 받았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데;
1754162543 : 뭐 하나 사소한거 잡았다고 그게 마치 빼박인 것처럼 말하는거 개역겹네
hskjz : 그냥 별개의 회사인데 끼워 맞추는거 아님? 걍 나까무라상인가 기무라상인가가 KDL이 내놓은 매물 빨리 먹으려고 일단은 샀다가 RND 명의로 돌린 걸 수도 있는데;;;
pzkacnxlk : 업태가 같은 것도 같은 임대업 하는 회사니까 땅이 좋아 보여서 산거겠지; RND가 KDL이랑 같은 회사라는 말은 좀 증거가 빈약함]
채팅을 보던 최종현은 이제 태클을 거는 무리들이 반갑기까지 한 모양이었다.
흐흐 웃기 시작했다.
“얘들아. 패턴을 좀 생각해 봐. 너희가 그렇게 태클을 걸 때마다 우리는 너희 말을 반박해서 우리 말이 맞다는 걸 항상 증명해 왔어. RND와 KDL컴퍼니가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회사? 그럼 이거 보고도 그런 말 나오는지 봅시다. 긴말 안 한다. 다음 증거 가자.”
이번에 나타난 것은 영문으로 되어 있는 문서 형태의 파일.
사전에 시청자들이 확인하기 편하도록 형광펜 표시를 해 두었다.
“자, 이건 KDL컴퍼니가 보유한 토지 목록입니다. 차주한 변호사가 이정찬 전 대표에게 받았던 기업 정보 안에 같이 들어 있던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토지들의 주인이 누구인지 한땀 한땀 찾아봤어요.”
이 작업은 그간 오 사무장이 담당했다.
오래전 이정찬이 남긴 회중시계 안에서 저 파일을 찾았을 때도 확인해 보긴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
KDL컴퍼니가 폐업 처리된 이후, 대부분의 토지가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 안에서 수상한 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외국의 토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소유한 경우가 더러 있었고, 다른 나라에 위치한 연관성 없는 여러 부동산이 한 사람에게 넘겨진 사례도 있었다.
우리는 그들이 고상준에게 이름을 빌려준 관계자일 것으로 예상하고, 그들이 누구인지 찾는 작업도 진행했다.
크게 진척은 없었다.
외국인이 끼어 있기도 하고, 정보가 별로 없어서 조사 범위가 너무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시 미뤄 두었는데, 한참이 지난 후 김찬영으로부터 RND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우리는 다시 이 문서를 떠올렸다.
“그 당시 KDL컴퍼니가 소유한 토지 및 건물은 총 33개 정도 되었습니다. 이 목록은 이정찬 전 대표가 차주한 변호사에게 서류를 넘겨주었을 당시, 혹은 그 이전에 작성되었기 때문에 변동이 있었을 겁니다. 저희의 보도는 그 당시를 기준으로 합니다. KDL컴퍼니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스위스, 남수단 등등에 부동산을 갖고 있었는데요. 그 부동산들의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한번 볼까요?”
시간이 충분했더라면 직접 소재지에 가서 사진도 찍고, 탐문도 해 보았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러진 못했다.
그래도 세상이 참 좋아졌지.
책상 앞에 앉아서 클릭 몇 번으로 비교적 최근의 사진까지 다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니.
화면에 해당 부동산의 현재 모습과 서류상 소유주의 이름이 정리된 파일이 떠올랐다.
“총 33군데 중에, 27군데의 소유자는 RND로 확인되었습니다. 나머지 6군데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팔았거나, 아니면 차명이겠죠?”
“그리고 보시면 RND가 다시 사들인 27군데 모두 중간에 짧게 토지를 소유했던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나까무라상들이 이렇게나 많았다고. KDL컴퍼니하고 RND가 완전히 상관없는 별개의 회사라고? 그래, KDL컴퍼니가 털릴까 봐 폐업하려고 헐레벌떡 팔아 치운 것까지는 이해가 되지. 근데 KDL이 팔아넘긴 토지와 건물이 한두 군데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매물들을 전혀 상관도 없는 회사가 몽땅 사들였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요?”
[백연동면도칼 : 아ㅋㅋㅋㅋㅋㅋ진짜 개터지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ㅗ명화제약ㅗ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데 어떻게 RND랑 KDL 컴퍼니가 아무런 연관이 없어요ㅠ
최종현의가발 : 야 태클 걸던 새끼들 빨리 나와봐라ㅋㅋㅋㅋㅋㅋㅋㅋ
sigma : 기레기라고 욕하던 놈들 쏙 들어갔네 아주ㅋㅋㅋㅋㅋ
아폴론신봉자 : RND가 KDL 컴퍼니와 연관이 없으려면 RND가 지독한 KDL 컴퍼니의 스토커여야 함]
“아니지. 스토커여도 말이 안 돼. KDL컴퍼니가 아주 허겁지겁 땅과 건물을 내놨어요. 하나하나 부지가 넓어요. 단순히 몇십 평도 아니고, 100평, 200평은 기본이고 심지어 1,000평이 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거래액이 어마어마할 거란 말이야. 근데 그게 순식간에 나까무라상들에게 팔렸어요. 사진 보시면 사업성 없어 보이는 땅도 많거든요? 그런 땅들은 1년 동안 내놔도 안 팔리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그게 그렇게 빠르게 싹 다 팔렸다고? 말이 안 되잖아요. 그 땅 밑에 석유가 묻혀 있었으면 몰라도.”
그렇게 말하며 조봉준이 낄낄 웃었다.
석유가 묻혀 있었다면 어떻게든 우신 명의로 돌려서 우신이 석유 발견했다고 기사를 잔뜩 냈겠지.
석유를 소유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주가는 폭등할 텐데.
“그리고 땅을 샀으면 오를 때까지라든가, 뭐 여러 호재가 있을 때까지 묵히잖습니까. 근데 나까무라상들이 군말 없이 바로 팔았잖아요?”
“일단 얘들아. 너희가 싹 다 조용해진 걸 보니까 의문은 해결된 것 같은데. 맞냐?”
뭐 하나 건수 잡았다 싶으면 채팅창을 도배할 정도로 난리를 피워대던 사람들은 종적을 감췄다.
김정우와 강민재가 채팅 금지 조치를 취한 사람들에 비하면 훨씬 많은 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다 나갔다고 보기에도 이상하지 않은가.
시청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고, 시청자 목록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어 닉’들이 아직도 잔뜩 있다.
할 말이 없어서 키보드에 손을 올린 채로 씩씩대고 있는 모양이다.
“자, 지금부터는 보너스인데요. 이미 L&B의 소유주가 빼도 박도 못하게 밝혀진 상황에서 큰 의미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재밌는 자료예요. 이것도 전에 같이 공개하려다가 못 했던 건데.”
최종현은 앞서 공개했던 L&B 기업 정보 문서를 스캔한 이미지가 담겨 있던 폴더를 열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정렬된 이미지 파일을 열었다.
“이게 뭐냐면, 저 기업 정보 파일 뒷면에 적혀 있던 메모입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글씨를 아주 잘 쓰는 분이에요. 가독성이 너무 좋아. 한번 보시겠습니다.”
[남은 임대료 20,─,─$ 차주 수요일(한국 시간)에 입금 예정※그때 다시 내역 확인하고 회신 요망
그중 10,918,─$ 받는 대로 바로 송금
이번에는 L&B로 입금× VIP 개인 계좌로
CHF 실수 절대× 반드시 $로☆☆☆
IBAN CODE
CH6580198008790612312]
시청자들에게 공개하는 버전에서는 IBAN 코드의 뒤 12자리는 가려 놓았다.
통화하면서 메모한 것으로 보이는데, 작성 시기는 추측되지 않는다.
우리가 리히텐슈타인에 갔을 당시 목조 건축물은 방치된 지 오래였다.
책상과 의자 같은 기본적인 가구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서류가 있는 점, 저런 메모가 남아 있는 점을 생각하면 한때 사용했다가 다른 곳으로 옮긴 게 아닐까 싶다.
뭐, 어차피 그건 중요하지 않다.
저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