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Two Will Give Birth To Me In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76)
두 분은 훗날, 저를 낳습니다 (172)화(17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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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재앙인가!”
척박한 바위산 고원에 마스터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나의 뱀과 방대한 연구자료들이……!”
상아색 바위산과 같은 재질로 지어져 감쪽같이 숨겨놓았던 하우스 위로 거대한 뱀이 전투 불능 상태로 늘어져 있었다.
게다가 뱀의 아래에 깔린 하우스에는 독에 부식된 연구자료들이 엉망으로 흩날리고 있었다.
“그 망할 꼬맹이들이……!”
이브엔나가 도망치며 풀어놓은 뱀은 강력한 독을 하우스 안에 포격했다.
다행히 하우스의 마법사들 또한 독에 면역이 있었기에, 큰 타격을 받지 않고 뱀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종이가 독을 맞고 부식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
고함을 지르며 바닥에 널브러진 연구자료들을 끌어안는 마스터를 수하들이 전전긍긍하며 말렸다.
“마스터, 놓으십시오. 종이에 묻은 독이 몸에 퍼집니다.”
“닥쳐라, 쓸모없는 놈들!”
마스터는 자신을 말리는 부하의 손을 뿌리쳤다.
“몸을 던져서라도 막았어야지! 이게 어떤 자료인 줄 아느냐! 전부 네놈들 따위보다 훨씬 가치 있는 것이었단 말이다!”
이 자료들은 그가 평생을 바쳐 쓸 만한 아이들을 물색하고 실험을 반복하며 쌓아온 연구자료였다.
비인간적이고 불법적인 내용이 많아서 복사본도 제대로 만들어놓지 못했다.
그런데 그 귀한 것들이 한순간에…….
“지하에 있던 아이는 전부 탈주했습니다.”
화가 끓어오르는 와중, 지하를 확인하고 온 하운드가 기어코 그의 울화통을 터뜨려버렸다.
“찾아내!”
마스터가 거친 목소리로 외쳤다.
“반드시 찾아내라! 특히 그 꼬맹이…….”
마스터는 커다란 마법사에게 팔이 틀어 잡힌 채로도 빛을 잃지 않던 오드아이를 떠올렸다.
하우스에 온 아이는 전부 미천한 난민이거나, 귀족이라도 성흔이 없어서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자식이었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대체로 금세 하우스의 법칙에 순응한다. 이렇게 단 며칠 만에 모두가 탈주한 일은 전례도 없었다.
필시 그 아이가 주동자일 것이다.
“소피아.”
마스터는 나지막이 그 아이가 알려주었던 이름을 읊조렸다.
“다른 아이들은 놓치더라도 소피아는 꼭 찾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마스터.”
마스터의 말에 그를 친부처럼 따르는 하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어린아이들이니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전 일대를 수색해서라도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하운드의 단호한 대답에 마스터의 표정이 처음으로 누그러졌다. 그는 마스터가 만들어낸 것 중 유일하게 결손이 없는 작품이었다.
유용한 공간계 능력을 가진 데다가 충성심도 강했다.
뛰어난 마법사는 대부분 마탑주에게 물들었는데, 하운드만은 늘 충의를 지키고 있었다.
“그래, 네가 있으니 든든하구나.”
마스터가 하운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마탑주를 암살할 요원으로 키울 수 없다면… 소피아, 그 녀석도 제거해버려야 해. 그대로 놔두면 언젠가 큰 화를 불러올……!”
언젠가 큰 화를 불러올 것이다, 라고 외치려던 마스터의 말은 완성되지 못했다.
그와 대화하던 하운드의 발밑에 갑자기 새까만 구멍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하운드가 의아한 눈으로 얼어붙은 마스터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리고 자신의 발밑이 꺼져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하운드의 몸이 무저갱 속으로 추락했다.
“하운드!”
주변의 동료가 재빨리 몸을 던졌다. 그러나 새까만 차원의 틈은 하운드를 통째로 집어삼킨 직후 사라져버렸다.
“이게 무슨…….”
마스터는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퍼펑! 펑펑펑펑!
커다란 폭음과 함께 하우스의 지붕이 날아갔다.
“으아아악!”
“마, 마스터, 피하십시오!”
마스터는 떨어지는 잔해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팔로 머리를 감쌌다.
폭격의 충격으로 건물이 진동했다. 마스터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졌다.
“크윽!”
한참 후 진동이 멎자, 마스터는 바닥에 쓰러진 채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날아간 지붕 대신 희끄무레한 하늘과 그를 내려다보는 몇 명의 인영이 보였다.
마스터의 보라색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저, 저 녀석들은.”
건물이 반파되며 드러난 뼈대 사이로 나타난 것은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가 길들이고 각별히 아꼈던 아이들. 아직도 이름이 선명했다. 재능 넘치는 알비노 쌍둥이, 알비스와 에코. 한때 그가 후계로 키울 생각까지 했던 샤샤.
그의 놀란 시선 속에서 샤샤는 무표정하게 건물 안을 훑었다.
“이브엔나는 여기에 없습니다.”
그러자 잠든 알비스 대신 휠체어를 잡고 있던 반디가 에코를 돌아봤다.
“마스터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겠는데.”
[나만 믿어!]가장 우측에 있던 에코가 폴짝 뛰어내렸다. 그녀는 지붕의 벌어진 뼈대 사이로 틈으로 몸을 던져 마스터의 위로 빠르게 떨어지며 외쳤다.
[마스터어어어어!]휘날리는 하얀 단발머리 아래로 금색 눈동자가 번쩍번쩍 빛났다.
[우리 꼬맹이를 어디에 숨겼냐!]“마스터님!”
마스터 양옆의 마법사가 에코를 막기 위해 움직였다. 그러나 마스터에게 닿기 직전 하운드를 삼켰던 검은 구멍이 눈앞에 나타났다. 마법사들은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고 움찔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사실 하운드를 집어삼킨 차원의 균열은 알비스의 공간 이동진으로, 그녀는 하운드를 보내버린 후 모든 힘을 소진하고 잠든 상태였다.
반디는 잠든 알비스를 대신하여 검은 구멍처럼 보이는 환상을 만들어냈다. 자세히 보면 환상인 것을 알 수 있었으나, 하우스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를 순식간에 잃어버린 충격이 그들의 시야를 가렸다.
퍼억!
하우스의 잔당들이 환상에 홀린 사이, 에코의 마력을 듬뿍 담은 주먹이 마스터의 얼굴을 내려찍었다.
“꺼헉……!”
마스터의 입에서 찌부러진 비명과 함께 이빨 몇 개가 쏟아져나왔다.
바닥에 쓰러진 마스터가 경악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 속에서, 에코는 흥분과 격정이 범벅된 얼굴로 숨을 헐떡였다.
[허억, 허억, 내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몰라.]마스터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희열을 읽었다.
“감히, 네가.”
마스터의 턱이 분노로 떨렸다.
“짐승도 부모를 알아보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나는 너의 아버지 같은 존재이거늘……!”
[아버지? 개소리 하고 있네.]“너는 내 걸작이었다!”
마스터가 비명 같은 고함을 질렀다.
“그런데 마탑주를 제거하라고 단련시킨 힘으로 감히 나를 노려!”
[그래, 그랬지. 하지만 이건 알아둬.]에코는 마스터를 내려다보며 상큼하게 말했다.
[당신이 마탑주를 제거하라고 유년기 내내 시켰던 고문 같은 훈련. 그거 실전에선 전혀 소용없었어.]“……뭐라?”
[우리의 힘은 마탑주의 발끝에도 닿지 못했다고.]에코의 황금색 눈이 추억을 회상하며 느리게 깜빡였다. 그녀는 아직도 기억했다.
오직 마탑주를 죽이겠다는 목표 하나로 살인적인 훈련을 반복하며 병기처럼 키워진 에코와 알비스, 샤샤가 마침내 마탑에 숨어들었던 날.
그들이 수년간 준비해온 협공을 애들 장난처럼 막아내던 모습. 그리고 죽음을 각오한 세 사람에게, 마탑주에게 기어올랐으니 벌로 온실을 청소하라고 명령하던 태연자약한 얼굴을.
린제나 그레인저는 열 살에 나샤에서 악마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명성을 떨쳤으며, 10대 중반에는 이미 모든 마법사의 완성형이었다.
세뇌로 머리가 망가진 어린애 셋이서 건드릴 틈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우리는 당시 보스가 키우던 애완 식물한테도 발렸다.]에코는 킬킬거리며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과거를 떠올렸다.
‘아, 아니, 온실 청소를 시켜놨더니 왜 잡아먹히고 있어.’
자신을 죽이려 한 암살자들을 살려주었더니 별안간 애완 식물에게 잡아먹히는 모습을 목격한 린제나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식물의 입에 하반신까지 먹힌 샤샤와 알비스는 담담한 얼굴로 에코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있었다.
‘저희는 틀렸습니다, 에코.’
‘안녕…….’
[아량을 베푸는 척하더니 마수 소굴에 먹이로 던져준 거였냐, 이 마녀!]‘그런 거 아니거든!’
버럭 화를 낸 린제나는 샤샤와 알비스를 괴식물의 입에서 쑥쑥 뽑아냈다.
‘겨울잠 자고 있던 식물들을 어쩌다 죄다 깨워버린 거야? 하여간 어린애들이란.’
‘…저희는 당신과 한두 살 차이밖에 안 납니다, 린제나.’
‘뭐? 근데 왜 이렇게 작아. 너희 보스는 밥도 안 먹이고 이런 일 시키니?’
‘…….’
린제나는 식물 진액으로 범벅이 된 아이들을 내려다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으휴, 됐으니까 고기나 먹으러 가자.’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던 린제나는 다정하고 카리스마가 넘쳤다.
수년간 이어졌던 세뇌를 깨뜨리고 그들을 가족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그, 그럴, 수는…….”
에코의 당당한 패배 통보에 마스터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렸다.
“너희는 내 역작이었다. 그런데 발끝에도 닿지 못했다고……?”
[아, 그딴 건 이제 됐으니까 이브엔나를 어디에 가뒀는지나 말해.]뻐억! 에코의 발이 마스터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듯한 고통에 마스터가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말할 때까지 팬다.]짧은 선언과 함께, 말 그대로 마구잡이의 발길질이 이어졌다.
마스터는 쏟아지는 폭력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생각했다.
‘이브엔나가 누군데!’
피떡이 되도록 얻어맞으면서 마스터는 필사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기, 기다려다오, 이브, 엔나라는 아이는 없었다.”
[왜 자꾸 의미 없는 거짓말을 치지?]에코가 눈살을 찌푸렸다.
[눈에 띄는 애 없었어?]“소, 소피아 외에는.”
[아니, 이게 누구 놀리나. 아직 덜 맞았지?]“커헉!”
퍼억! 무자비하게 이어지는 폭력에, 내상을 입은 마스터의 기침에 피가 섞였다.
‘이, 이러다가 진짜 죽겠다.’
위기감을 느낀 마스터가 필사적으로 에코의 발에 매달렸다.
“그 애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새벽녘에 하우스에 뱀을 풀어놓고 도주해버렸다고!”
그렇게 외치는 목소리에는 억울한 기운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