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Two Will Give Birth To Me In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04)
두 분은 훗날, 저를 낳습니다 (197-1)화(204/207)
10. 요한이 사라졌다
황성에 돌아온 뒤부터 식구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린다 유모나 나의 작은 호위 기사 아실은 물론이고, 파리엘과 비올라 고모, 베일리를 포함한 주방 식구들과 하인들, 아빠를 대신해서 대소사를 관리 중인 린드벨 공작까지.
처음에는 내가 사라졌다가 돌아와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아기님……!”
린다 유모는 나를 보자마자 끌어안고 그야말로 목 놓아 울었다. 비올라 고모도 나를 안고 돌아와 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당황해서 도움을 구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봤는데, 파리엘과 아실까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런 상황.
“빠, 빠니까지 우는 거야?”
“나까지 우냐니 그게 무슨 뜻이야?!”
파리엘은 새빨개진 얼굴로 언성을 높였다. 정말 화가 난 건 아니고 소란 뒤로 눈물을 숨기려는 속셈인 듯싶었다.
나는 아수라장이 된 황성에서 식구들을 달래려고 무척 진을 뺐다.
그런 일이 있고 시일이 꽤 지난 뒤까지도 사람들은 나를 조심스럽게 대했다.
‘나샤에서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네 살짜리 성녀가 마녀에게 살해당할 뻔했다가, 나샤에서 또 감금당해 있다가, 온 소란을 휩쓸고 돌아왔으니 걱정스러울 만도 하겠지. 한동안은 얌전히 있어야겠다.
…그런 것뿐일 거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그런데 요한은 같이 안 왔어?”
그렇게 물을 때까지도 별생각은 없었다.
그냥 나를 만나러 온 히룬을 보니까 요한 생각이 나서.
두 사람이 요즘 친한 것 같기에 그렇게 물은 것뿐이었다.
“아, 그, 글쎄요.”
그런데 히룬이 말을 더듬으며 황급히 주변을 살폈다.
나는 의아하게 히룬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가, 유모와 시녀들이 급히 고개를 젓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급하게 딴청을 부렸다.
‘잘못 봤을… 리는 없지.’
내가 정말 4세였다면 그 어색하기 짝이 없는 연기에도 넘어가 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쪽은 눈칫밥깨나 먹은 시간 여행자였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요한한테 무슨 일 생겼어?”
“이, 일은요. 아니에요!”
히룬과 태양궁 식구들은 필사적으로 발뺌했다.
나는 더 캐묻지 않고, 히룬이 돌아간 후 대신전으로 향했다.
대신전 입구부터 심장이 불안하게 뛰었다.
히룬과 우리 식구들은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내게 그렇게 숨기려는 사실이라면,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니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브님.”
기별을 들었는지 벤 추기경이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역시나 그의 옆에 요한은 없었다.
그는 내가 황성에 돌아온 직후 내 얼굴을 보러 와서는, 길게 대화를 섞지도 않고 돌아갔다. 이후로도 몇 번이나 나를 보러 와서 인사만 하고 가버렸다. 이제까진 그게 단지 추기경인 그가 바빠서라고 생각했지만…….
‘요한의 스승인 그가, 요한을 데리고 오지 않는 데 위화감을 느끼기 전에 재빨리 돌아간 거라면.’
요한의 신변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
나는 그런 확신과 함께 입을 열었다.
“추기경님… 요한이 저한테 전해달라는 말은 없었어요?”
벤 추기경은 역시나 놀란 얼굴을 했다.
요한이 병에 걸렸거나, 목숨이 경각에 달했거나, 혹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어떤 상황이라도 ‘내게 전해달라는 말은 없었냐’는 질문은 어색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다 알고 왔다는 듯 눈썹을 늘어뜨리자, 벤 추기경이 체념한 표정을 했다.
“결국 성녀님께 말씀드렸나 보군요.”
“처,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는 게, 제일 바른길이니까…….”
“그래요. 맞는 말씀이십니다.”
벤 추기경의 온화한 목소리에 양심이 쿡쿡 찔렸다. 그가 한숨을 쉬고는 답했다.
“안타깝게도 요한이 성녀님께 남긴 말은 없습니다.”
남긴 말?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최악의 가정이 맞아떨어진 걸지도 모른단 생각에, 나는 떨리는 입술을 손으로 눌렀다.
“그, 랬어요?”
“네, 편지 한 통 남기지 않고 사라졌거든요.”
사라져?
나는 홱 고개를 들었다.
“그 말은…….”
이후 나는 벤 추기경에게 자세한 내막을 들었다.
요한이 실종됐다.
증발한 것처럼 감쪽같이.
실종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14일 전, 한낮.
마젤란의 바위산에서 첫 번째 산사태가 일어나던 시점과 같았다.
나는 문득 토석에 깔려서 눈을 뜨던 순간에 보았던 니르겐의 모습을 떠올리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후로 대신전에서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았으나 요한의 실종에는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다.
아이가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했던 기색도 없었고,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도 없었다.
말 그대로 한순간에 증발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