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Two Will Give Birth To Me In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45)
두 분은 훗날, 저를 낳습니다 (45)화(45/207)
“흐끕.”
난 필사적으로 떨리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어깨가 떨렸다.
침착. 침착하고, 싶은데.
만약 엄마를 만난다면 꼭 의젓하고 귀엽게. 어떤 아이들보다 예쁘게 보이고 싶었는데.
멍청이처럼 눈물만 나왔다.
“이런, 정말이네.”
엄마가 당황해서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서 나와 눈높이를 맞춰줬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엄마의 얼굴이 더 잘 보였다.
나는 오늘을 오랫동안 준비했다.
‘혹시 엄마 피부가 초록색이어도 놀라지 말아야지. 겉모습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으니까. 나는 엄마가 어떤 모습이라도 좋아.’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흠결 하나 없는 엄마의 얼굴을 보자 울음이 터져 버렸다.
“흐어어어엉……!”
이렇게 예쁜 엄마가 받아야 했던 끔찍하고 악질적인 모멸이 슬퍼서.
그 거짓말을 엄마의 딸인 나까지 믿어버렸다는 게 너무 서럽고 억울해서.
아직 걸음마도 못 뗐을 소피아의 측근들이라도 잡아 와서 따지고 싶었다.
너희가 우리 엄마에 대해서 뭘 알아.
딸인 나도 몰랐는데. 기적 같은 마법으로 세월을 거슬러 와서야 만날 수 있었는데. 뭘 안다고 함부로…….
“왜, 왜 우는 거니.”
그때, 엄마가 머뭇머뭇 내 등을 토닥여줬다. 등에 따뜻한 손길이 닿자 또 눈물이 울컥 치솟았다.
엄마가 얼마나 당황스러우시겠어. 울음을 멈춰야 해, 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안에서 반가움과 슬픔, 쌓였던 설움이나 애착 같은 묵은 감정들이 얼기설기 뒤엉켜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때, 보드라운 손이 내 뺨을 감쌌다. 나는 버거운 감정의 홍수 속에서 제정신이 아닌 채로 훌쩍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미안, 나 때문에 놀랐어?”
반짝이는 분홍색 눈동자가 걱정스럽게 나를 살폈다. 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녜에, 흡, 너무, 아름다우셔서요…….”
나는 전할 수 있는 진실만을 말했다.
울음 섞인 내 대답에 엄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 오른쪽 눈과 같은 색인데도, 그녀의 눈은 무척 총명하고 예뻐 보였다. 보석 같은 눈을 두어 번 깜빡인 엄마가 작게 중얼거렸다.
“아기한테 이런 멘트를 듣긴 또 처음인데.”
그러고는 실소하듯 웃으며 내 머리를 슥슥 문질렀다.
“재밌는 꼬맹이네. 시력이 상당하구나, 너.”
다행히 기분이 나쁘시진 않은 것 같았다.
엄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왼손을 들어 올렸다. 무언가를 감싸듯 손을 살짝 오므리자, 그 안에서 검은 마력이 구를 그리며 소용돌이쳤다.
나는 잠깐 우는 것도 잊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다른 누군가가 마법을 쓰는 모습을 목격한 건 처음이었다.
새까맣게 모인 마력의 한 가운데서 분홍색 구슬 같은 게 나왔다.
“아, 해봐.”
무언가를 소환해낸 엄마가 뜬금없이 말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입을 벌렸다.
“아아?”
그러자 엄마가 방금 소환해낸 무언가를 입 안에 쏙 넣었다. 난 깜짝 놀라서 입술을 다물었다.
‘……딸기 맛 사탕?’
나는 입을 오물거리며 엄마를 올려다봤다. 엄마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미소 지었다.
“이제 좀 진정했니?”
나는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엄마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물었다.
“사탕 맛있어?”
재차 고개를 끄덕이자, 엄마가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예쁜 언니한테 오면 사탕 잔뜩 먹게 해줄게.”
나는 눈을 깜빡이며 내게 뻗어진 손을 바라봤다. 하얀 손은 창문 틈으로 들어오던 햇볕보다 곱고 예뻤다. 분홍색 눈을 접으며 웃는 엄마의 얼굴은 내가 여태까지 떠올린 어떤 상상보다도 다정해 보였다. 나는 눈을 반짝이며 엄마의 손을 답싹 잡았다.
“귀여운 녀석.”
엄마는 웃으면서 나를 안아 들었다. 엄마의 품은 아빠처럼 단단하진 않았지만 부드럽고 좋은 냄새가 났다. 엄마는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알비스, 마법사 하나 더 올려보낸다. 지금 이동시켜줘.”
“……?”
누구한테 말씀하시는 거지? 나는 어리둥절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때, 머릿속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이델리야? 안녕, 날아갈 수도 있으니까 꽉 잡아.]‘뭐?’
어디서 들린 목소리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내 눈에, 갑자기 허공이 지익 찢어지는 모습이 비쳤다. 그것은 천천히 벌어지며 곧 사람 몸만 한 크기까지 늘어났다. 갈라진 공간 사이로 새까만 어둠이 넘실거렸다.
비현실적인 광경에, 나는 혼란스럽게 눈을 깜빡였다. 엄마는 어깨에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어 나를 둘둘 감싼 채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
“괜찮아.”
뭐가요?
내가 채 물어보기도 전에, 찢어진 허공 사이로 엄마가 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