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est on Top RAW novel - chapter (298)
막내온탑-298화(298/299)
* * *
아르테미아 신전은 난리가 났다.
가장 소중한 성녀가 하룻밤 사이 사라졌으니 당연했다.
심지어 오늘은 사엘리카의 약혼식 날이 아닌가!
장로들과 신관들 그리고 사제들은 전부 모여 이 일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잘했다!”
냉철한 시리우스 장로가 일레이의 어깨를 두드렸다.
갑자기 칭찬 받은 일레이는 당황했지만, 곧 이게 무슨 일인지 깨달았다.
어른들이 전부 다 그를 대견하게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제가 아닙니다.”
“그래, 그렇겠지.”
“암, 아니고 말고!”
“…….”
데본 장로가 코 밑을 쓰윽 닦으며 흐뭇한 눈빛을 던졌다.
“잠든 막내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도 일레이고, 막내의 방에 문단속을 한 것도 일레이지만! 절대 일레이가 한 짓이 아니지!”
“아니, 전 진짜로—.”
“후후, 이런 심계를 보이다니! 더 가르칠 것이 없구나!”
“그래, 이 커다란 신전을 운영하려면 때로는 이렇게 대담한 수를 쓰기도 해야지!”
“역시 대신관의 자질을 지닌 인재로구나! 아르테미아의 미래는 밝도다!”
“…….”
어른들은 전부 약혼식을 막기 위한 일레이의 계략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일레이는 억울했다.
‘내가 뭐 그런 계략을 쓴다고—는 좀 하긴 했군.’
일레이는 살짝 반성했다.
하지만 일레이가 꾸민 계략들은 전부 사엘리카가 부탁해서였다.
그 과정에서 일레이가 자의적으로 약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긴 했지만.
그건 아마 큰 문제가 아닐 터였다.
“일레이.”
에드먼드가 일레이의 어깨에 툭 손을 얹었다.
돌아보니 오랜 시간 함께한 형제들이 그를 진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 이해한다는 듯이.
“너희들…….”
일레이는 조금 감동했다.
비록 더럽게 말 안 듣는 애들이긴 하지만, 너희는 진짜로 날 믿어주는구나!
“나는 상상만 했던 일을 실행에 옮긴 건 정말 대단해. 하지만 나한테까지 숨길 필요는 없지 않나?”
“그래! 우리는 당연히 협력했을 텐데!”
“먹을 거는 잘 챙겨준 거 맞지? 아침 식사에 고기가 없으면 꿀빵 승질내잖아.”
“…….”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일레이는 슬픈 진실을 깨달았다.
그는 형제들을 무시하고 어른들에게 정색한 채 말했다.
“진짜 아닙니다.”
“에헤이, 우리한테까지 그럴 거 없다.”
몇 번의 설득 끝에야 신관들은 일레이가 꾸민 짓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다.
“그럼 대체 누가?”
“노이슈라헬 대공인가?”
“그쪽이라면 충분히…….”
“신전에 침입해 대성녀를 납치한 것은 아무리 대공이라고 해도 너무한 일입니다. ……하지만.”
“딸을 아끼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니 아주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요.”
“신전에서 어찌 신께서 정해주신 천륜을 탓하겠는가.”
“그냥 넘어가는 수밖에.”
신관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
일레이는 어이가 없었다.
‘우리 신전 이래도 되는 거 맞나?’
하지만 곧 다른 문제가 생겼다.
노이슈라헬 대공이나 에켈란 제독이 한 짓이 아니라고 밝혀진 것이다.
엘프들이나 수인들이 벌인 짓도 아니었다.
“장난하나? 우리에게도 상식이라는 게 있다.”
모욕 당한 듯이 반응하는 엘프 왕과 수인 왕의 모습에 신관들은 뜨끔했다.
방금까지 잘 납치했다면서 일레이를 칭찬했던 만큼 더 머쓱했다.
“……물론 납치를 통한 파혼 유도라니 훌륭한 책략이긴 하지만. ”
“흠, 실행력과 추진력도 대단하군.”
네무스와 렉스가 덧붙인 말에 신관들은 어이가 없었다.
‘……방금은 비상식적이라며?!’
엘프들과 수인들도 신관들과 딱히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조사할수록 사엘리카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타국의 왕자들이 합심해서 벌인 짓도 아니었고.
눈 돌아간 용인족의 공주가 벌인 짓도 아니었다.
그제야 사람들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아무래도 파혼시키기 위한 정의의 도둑질이 아닌 것 같은데.”
“대체 누가 감히…….”
“내 딸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
이를 가는 사람들을 보며 용인족 태자, 타라시우스는 생각했다.
‘음, 솔직히 사엘리카가 다 이길 것 같은데.’
“혹시 천계에서 데려간 거 아닌가?”
“미쳤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니, 아닐 거야. 아르테미아 님께서 우리도 아니고.”
“맞아. 사에가 아르테미아 님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걸 생각하면…….”
음.
사엘리카의 칭찬을 생각하니 약간 의심이 됐지만.
“그, 아멜리아가 탈옥했으니 아마 그쪽이 아닐까.”
“그게 확실하군!”
“그 악랄하고 추잡한 것이 감히!”
“추적을 황실에 맡기는 게 아니었는데!”
아빠들이 이를 갈았다.
* * *
아멜리아는 화려하게 꾸며진 홀을 보고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파르마나스의 성녀로서 어렸을 때부터 온갖 귀한 것만 보고 자란 아멜리아였지만, 기가 질리는 느낌이었다.
‘무슨 약혼식이…….’
선황제와 노이슈라헬 대공가와 에켈란 공가 그리고 아르테미아 신전이 경쟁하듯 꾸며놓은 홀은 환상처럼 아름다웠다.
시선을 빼앗긴 채 탄성을 흘리던 아멜리아의 얼굴이 파삭 구겨졌다.
‘이런 게 모두 사엘리카 같은 쥐새끼를 위한 거라니!’
분통이 치밀어 올랐다.
이 모든 것을 진정으로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멜리아 자신인데!
“진짜야?”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아멜리아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남자 덕분에 모습을 바꾸긴 했지만…….’
남자는 특수능력자였다.
그의 도움으로 외관을 완전히 바꾸긴 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특수 능력은 파훼하기 까다롭지만 만능은 아니었다.
혹시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진짜라니까? 대성녀님께서 아직도 도착 안 하신 게 사라지셔서래.”
“아니 약혼식 날에 사라지시다니, 그럼 어떻게 해?”
아멜리아는 귀를 쫑긋 세웠다.
사엘리카가 사라진 모양이었다.
‘나를 위해 준비해놓은 게 이거였나?’
그 남자가 괜히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게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를 위한 무대…….’
아멜리아는 다시금 홀 안을 둘러보았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화려하게 등장할 자신을 생각하니 황홀했다.
심지어 약혼식은 생중계 예정이지 않은가.
하지만.
‘멍청한 인간들이 나를 우러러 보지 않고 사엘리카만 찾으면…….’
“가짜 따위가 구원자라고 설쳐대며 감히 사엘리카 님을 핍박하다니!”
“반면 사엘리카 님께서는 어찌나 대단하신가! 그 악랄한 계집에게도 굴하지 않으시고—”
첨탑에 갇혀 있는 내내 들었던 말들.
“사엘리카의 반의 반도 못 따라오는 주제에, 마치 사엘리카가 가진 게 네 것이어야 했다는 듯 증오하잖니.”
“너 같은 모지리가 아니라 사엘리카가 파르마나스의 성녀였다면 좋았을 텐데!”
“너 같은 버러지가 아니라, 사엘리카가 내 대녀였다면!”
그렇게나 자신을 사랑했던 비아트릭스의 배신까지.
‘나, 나는…….’
아멜리아는 떨리는 팔을 움켜쥐었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특별한 건 자신이다.
분명 그렇다.
‘워, 원래 다 내 것이라고 했어.’
사엘리카가 그랬다.
시간을 되돌리기 전엔 노이슈라헬 대공과 공자들도, 엘프들도, 수인들도, 황태자도 전부 아멜리아의 것이었다고.
그게 가능했던 건—.
‘사엘리카!’
사엘리카의 힘을 얻었던 것만으로 그 모든 게 가능했었다.
“아멜리아 님? 왜 이렇게 떨고 계십니까.”
어느새 다가온 남자가 의아한 목소리로 아멜리아를 불렀다.
아멜리아는 남자에게 매달렸다.
“내, 내 모습을 바꿔줘.”
“……예?”
“할 수 있잖아. 지금 이 얼굴 말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아멜리아가 제 뺨을 쓸었다.
텅 빈 그녀의 눈동자에 남자의 너머로 걸려 있는 사엘리카의 초상화가 보였다.
꿀빛 금발에 보석 같은 푸른 눈.
“사엘리카의 얼굴로.”
“……!”
아멜리아의 입꼬리가 괴기스럽게 비죽 올라갔다.
사엘리카는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원래 그 사랑을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인데 불구하고.
의미 없는 겉껍질만 조금 바꾸면 결국 그 사랑은 자신을 향할 것 아닌가?
‘그래, 그러면 전부 다 내 것이야.’
이 화려한 약혼식의 주인공도.
세상을 구한 대성녀의 자리도.
노이슈라헬 대공가와 에켈란 공가의 금지옥엽도.
젊은 새 황제의 연인 자리도.
‘전부 내 거야!’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 통탄스러웠다.
심지어 눈앞의 남자와 그 주인은 엄청난 능력을 지녔다.
‘아르테미아 신전 제도 지부의 방어를 뚫고 사엘리카를 납치까지 한 자들이야.’
솔직히 어떤 방법을 썼는지조차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들의 도움만 있으면 이제 무서울 게 없다.
무엇보다 남자의 주인은 자신에게 푹 빠져 있었다.
“저기, 네 주인은 언제 만나게 해줄 거야?”
“……오늘 만나게 될 거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후후, 좋아.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로맨틱한 만남이라니.”
얼마나 자신을 원하면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혹시 사엘리카를 벌써 죽였어?”
“…….”
“죽이지 마. 걘 쉽게 죽어선 안 되거든. 날 이렇게 괴롭힌 대가를 치러야지.”
아멜리아는 씨익 웃었다.
오늘 모든 것을 되찾은 뒤, 사엘리카를 첨탑에 가둬둘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향하는 모든 칭송과 찬양을 끊임없이 듣게 할 것이다.
아멜리아가 겪었던 것 그대로!
* * *
사엘리카는 뚱한 얼굴로 눈앞의 상대를 노려봤다.
“너 좋아하는 거잖아. 오늘 아침에 핀 설탕꽃으로 만든 팬케이크.”
“고기가 없어서 그래? 하여간 편식은.”
“좀만 기다려. 고기도 굽고 있으니까.”
어이가 없었다.
“내가 지금 밥투정하는지 알아?! 잠든 사이에 사람을 납치했으면서!”
사엘리카가 버럭 성을 내자 형제들이 날개를 파닥였다.
“에이, 납치라니.”
“그냥 간만에 집에 온 거잖아.”
“자아, 아가가 좋아하는 팬케이크 천사다. 슈우우웅!”
세르하가 팬케이크를 포크로 집어서 천사처럼 비행시키며 사엘리카의 입에 넣으려고 했다.
사엘리카는 기가 막혔다.
“내가 몇 살인지는 알아?”
“나보다 2천 살은 더 어린 애기지.”
젠장.
“암튼 난 돌아가야 해.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단 말야.”
“그냥 째. 째는 게 네 특기잖아.”
“그래, 사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결혼까지 약속하는 건 너무 성급한 일이다.”
“결혼 상대는 적어도 100년은 사귀어 보고 결정해야지.”
“난 막내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
잔소리가 엄청났다.
도망치려고 하는데 저 멀리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아스퀴엘이 보였다.
손에는 고기가 잔뜩 들려 있었다.
‘아스퀴엘한테 걸리면 진짜 큰일이다!’
등 뒤로 식은땀이 났다.
진로 상담을 하겠다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다행히 사엘리카의 구세주께서 등장했다.
“아르테미아 님!”
사엘리카는 쪼르르 아르테미아 님을 향해 날아갔다.
커다란 손이 부드럽게 사엘리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형제들이 저를 납치해서 인계로 못 내려가게 막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음…….”
“아르테미아 님?”
“꼭 인계로 내려가야 할까?”
“……네?”
아르테미아 님이 다정하게 미소 지으셨다.
“그냥 여기서 평생 아빠랑 둘이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순간 사엘리카는 깨달았다.
천계와 인계를 완전하게 가로막고 있는 이 강력한 힘.
이 정교하고도 폭압적인 힘은 다른 천사나 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오직 아르테미아 님만이 가능했다.
“설마 이 납치가…….”
아르테미아 님의 짓이었나?!
충격이었다.
아스퀴엘도 아니고 다정하고 상냥하고 친절하고 자애롭고 자상하신 아르테미아 님께서……!
“아떼 님 미워!”
저도 모르게 원망의 말이 나왔다.
단 한 번도 아르테미아 님을 원망해본 적이 없는데.
그 순간.
쿠구구구궁!
천계가 요동쳤다.
천계를 견고하게 닫고 있던 신성력의 배열이 흐트러졌다.
비틀.
아르테미아 님이 충격 받은 얼굴로 사엘리카를 바라보셨다.
세상이 무너진 얼굴이었다.
이런 아르테미아 님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사엘리카는 약간 가슴이 아팠지만.
“진짜 미워!”
이번에는 정말 너무하시지 않은가.
슈리가 자신을 위해 어떤 희생을 치렀는데, 약혼식날 바람 맞히다니!
쿠르르르릉!
연달은 미워 공격에 결코 뚫리지 않을 것 같았던 결계가 뒤틀렸다.
아르테미아의 심적 동요에 온 천계가 비명을 질렀다.
아르테미아는 망연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나, 나는 그냥, 다른 아빠들한테는 다 허락 맡으면서 나한테는 아무 말도 없어서. 그냥 그래서……. 물론 내가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나한테도 허락 맡겠다고 조르는 걸 보고 싶어서, 솔직히 결혼 안 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냥 우리 딸이 조르기만 해도…….”
사엘리카의 형제들은 아연한 얼굴로 아르테미아 님을 바라보았다.
아르테미아 님의 이런 약한 모습은 처음 본다.
그나마 익숙한 아스퀴엘이 입을 열었다.
“아르테미아 님, 사엘리카 갔어요.”
“…….”
* * *
“사엘리카 님, 너무 아름다우세요.”
아멜리아는 미소 지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사라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아아, 잠깐 일이 있어서. 내가 좀 늦었지? 이제는 다 괜찮아.”
정말로 다 괜찮았다.
궁인들은 눈앞의 상대가 사엘리카의 모습을 한 아멜리아란 걸 알아보지 못했다.
‘아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겠지.’
그 특수능력자의 힘은 정말로 대단했다.
이토록 정교한 능력이라니.
아까 변장했을 때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거기에 아르테미아의 성물까지 착용했어.’
성물에서 나오는 신성력으로 인해 더 알아보기 힘들 터.
언뜻 들여다본 홀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 새로 태어난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대성녀님께서 들어오십니다!”
호명관의 호명과 함께 아멜리아는 홀 안으로 당당하게 걸음을 옮겼다.
모두가 아멜리아를 향해 웃으며 박수를 쳤다.
약혼녀 없는 약혼식에서 계속해서 기다렸던 카이슈리트가 미소 지으며 아멜리아를 바라보았다.
‘아아.’
아멜리아는 흡족했다.
그 카이슈리트가 이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다니.
‘역시 사엘리카가 아니어도 되잖아.’
아니, 아니다.
‘나이기 때문에 이렇게 뜨거운 눈으로 보는 거야.’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카이슈리트가 아멜리아의 손을 쥐었다.
아플 정도로 강하게.
“……?”
“도망치면 안 되니까.”
카이슈리트가 속삭였다.
짜릿했다.
황제라는 지위를 떼어 놓고 봐도 이 남자는 정말이지 매력적이었다.
‘나와 어울려.’
모든 게 아멜리아를 위해 마련되어 있었다.
축복의 말이 쏟아졌다.
카이슈리트가 준비한 약혼 반지를 보고 아멜리아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저런 반지는 처음 본다.
아멜리아는 어서 그 반지를 끼워 주기만을 기다렸다.
“슈리, 왜 안 끼워줘?”
아멜리아가 유혹하듯 카이슈리트의 어깨를 쓸었다.
카이슈리트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그야 주인이 따로 있으니까.”
“……?”
그때였다.
눈부신 빛이 허공을 물들였다.
그리고.
“사, 사엘리카 님?!”
빛 속에서 사엘리카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