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11)
— 그의,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봐지는 것. –>
그 후의 감격은, 첫 삽입의 순간에 비해서는 퇴색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하고는 다른 속도로 그는 그 행위를 느끼는 것 같았다.
나는 첫 삽입의 순간은 여러 모로 두렵고 긴장됐고 그 후에 조금씩 부드럽게 움직이는 동안에 이런 저런 것들에 익숙해지면서 그곳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몸에 느껴지는 감각은 별 것이 없었지만 그가 나에게 들어와서 나를 채우고 있다는 그 사실 때문에 느껴지는 충족감이 컸다.
그동안 그런 경험도 없이 싸질러댔던 내 글들이 떠오르면서 창피하기도 했다.
이스마힐이 내 글을 읽었다는 것이 떠오르자 한층 더 창피해졌다.
그나마 그걸 쓴 사람이 나라는 걸 모르니 망정이지.
절대로 말하지 말아야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모르게 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조금씩 딴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집중했다.
이스마힐의 손길이 내 허리나 엉덩이에 닿을 때면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나는 아래의 은밀한 곳에 직접적인 자극을 받는 것보다는 다른 곳이 만져질 때 더 잘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이스마힐도 이렇게 만져주면 기분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나는 그의 몸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살결이 내 손 아래에 무방비로 드러나 있다는 사실도 나에게 또다른 충족감을 주었다.
손가락 아래에서 그의 단단하고 부드러운 살결이 만져지면서 나는 한층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매끄러울 수도 있는 걸까.
남자 피부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의 어깨와 팔, 등과 허리를 쓰다듬다가 그의 엉덩이를 만졌다.
“흡…!”
그가 놀란 듯 몸을 앞으로 내빼면서 내 안에 들어와 있던 것이 한층 더 깊어졌다.
“하으윽!”
그것은 대단한 연쇄 작용을 일으키고 내 입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창피했지만 신기했다.
나는 그가 좋아하는 것 같아서 이스마힐의 엉덩이를 더 만져 주었다.
한 번 좋아했다고 그걸 반복하면 처음과 같은 흥분을 느끼지는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스마힐이 나를 만져줄 때 그걸 깨달았다.
그러면 이스마힐도 마찬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를 다른 식으로 만져 주었다.
새로운 방법으로 그를 만지는 건, 그를 새롭게 발견하고 탐구하는 과정 같아서 즐거웠다.
손톱을 살짝 세우고 아프지 않을 정도로 그의 엉덩이와 허리를 스치듯이 긁었더니 그의 잇새가 떨리며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럴 때마다 성취감이 들었다.
“아젤린. 그대의 안에 사정을 해도 괜찮은가.”
이스마힐이 말했다.
안… 될 텐데?
콘돔도 없고.
피임할 방법도 없을 텐데.
우리 아직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결혼할 가능성도 없는 것 같은데.
안 될 텐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이스마힐은 다행히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콘돔을 하지 않는 이상, 쿠퍼액을 통해서도 임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은 들었다.
콘돔도 완전한 것은 아니어서 처음부터 콘돔을 끼고 했어도 임신이 된 사례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콘돔이 불량품이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이 시대에 빙의한 이상 사명감을 가지고 콘돔을 전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이스마힐이 내 턱을 잡았다.
“자꾸 다른 생각을 하는군.”
아. 들켰나.
미안하네. 이스마힐과의 섹스가 싫은 건 아닌데 계속해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은 조금 어려운 것 같기는 했다.
나는 그를 보고 씨익 웃어주었다.
미안했으니까.
그러자 그가 내 입술에 키스를 해 주고 목 아래, 움푹 패인 곳에도 입을 맞췄다.
그의 그런 부드러운 키스가 좋았다.
이스마힐은 내 안에 페니스를 넣은 채 허리를 세게 움직였다.
그리고 사정의 순간이 가까워졌을 즈음 페니스를 빼고 내 아랫배에 뜨뜻한 정액을 토해냈다.
“이스마힐…”
뭐라고 해야 되나.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
그를 소유한 것 같은 느낌?
나는 그런 기분을 느꼈다.
우리 사이에 사랑한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꼭 그런 말이 오가지 않더라도 이제 전과는 달라진 관계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여자들이 흔히 하는 오해고, 남자들은 섹스를 한 후에 감정이 빠르게 식는다고 하지만.
“아젤린.”
그러나 이스마힐은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내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촘촘하게 키스를 해 주었다.
이스마힐은 서둘러 옷을 입고 빠져나가는 대신 내 옆에 같이 누워서 내 얼굴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봐지는 것.
그건 진짜 숨막히는 경험이었다.
잠깐씩 눈을 들어서 이스마힐을 바라보려고 시도해 봤지만 감당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아, 진짜.
너무 잘 생겨서 누나가 심장이 아프다. 심장이.
“그대는 나를 매번 놀라게 하는군.”
이스마힐이 말했다.
그의 손가락이 내 가슴에서 어른거리다가 그 아래로 내려갔다.
한 판 더 하려고 그러는 건가?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그를 바라보았다.
“폐하.”
“응?”
“궁금한 게 있는데. 제가 쓰러지고 나서 기억이 조금 이상해진 부분이 있어서 그러는데. 이상하게 여기지 말고 그냥 대답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물어봐.”
“전에도 저하고 하신 적이 있어요?”
나는.
아젤린조차 질투하고 있었던가보다.
그 시점에서 그게 왜 궁금한 건지 나도 알 수 없었지만 알고 싶었다.
그가 피식 웃더니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음성은 나오지 않고, 그의 숨결만이 파동을 일으키며 만들어내는 소리로.
“그대에게만 알려주는 것이다. 그대가 나의 처음이다.”
말을 할 때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더니 일단 그 말을 해 놓고 나서는 이스마힐의 얼굴이 새빨갛게 붉어졌다.
나는 그 말이 만족스러우면서도 그가 왜 그런 식으로 대답했는지 알지 못했다.
나하고 전에 한 적이 있냐고 물었는데 왜, 내가 그의 처음이라고 했을까.
“이전에 다른 여자랑 잠자리를 같이 한 적은 없다는 의미인가요?”
나도 징하지.
그냥 분위기 좋게 거기에서 끝내도 됐겠지만 굴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젤린은요?
아젤린하고도요?
그것까지 묻고 싶었지만 그렇게 집요하게 굴어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상상해 보면 웃기지 않겠는가.
전에 나랑 한 적 있어요, 없어요? 하고 묻고, 전에도 한 적이 있다고 하면 그때부터 질투를 하면서 울적해한다면.
나도 정도라는 건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스마힐의 답변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의 손길이 다시 내 아래로 내려갔다.
“으익?!”
이 바보!
아랫배에 자기 정액이 토해져 있었는데 그걸 손가락으로 문지르더니 이 바보가 지금 내 몸 속에 꾸역꾸역 밀어넣고 있는 것이다.
이럴 거면 왜 밖에 싼 거야?
이스마힐이 실수로 그런 건지, 알고도 그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그의 어깨를 툭 때리고 화를 내는 표정을 짓자 그는 깔깔거리고 웃으면서 먼저 일어나서 내 몸을 닦아 주었다.
들어올 때는 몰랐는데 벌써 물과 수건이 준비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나랑 여기에 와서 이걸 할 생각을 하고 준비를 다 하고서 연회에 왔던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
생각보다 치밀한데?
“발도 아프다면서 연회에 다시 가지 말고 오늘은 바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 아젤린.”
그가 말했다.
왠지 질투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제가 다른 사람이랑 춤 추는 걸 보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아요?”
“춤이 대수인가? 나는 그대를 가졌는데.”
별다른 감정도 담지 않은 채 툭 내뱉은 말에 내 심장은 발광하기 시작했다.
이해한다. 심장아. 그래도 너무 나대지는 마.
나는 온화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내 심장을 설득해보려 했다.
그렇다고 하는데 뒤통수를 치는 건 안 되겠지 하고서 나는 별궁으로 돌아갔다.
가는 길은 밀크가 함께 해 주었다.
밀크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표정 없는 대형견 같은 모습이라 그가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이제는 그의 표정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기쁘건, 황홀해하건, 흥분해있건 표정은 늘 한결같지만 밀크가 어떤 기분인지는 알 것 같았다.
“밀크 단장님. 저 때문에 번거로운 일을 하게 돼서 미안해요.”
내가 말하자 그가 깜짝 놀라며 손을 내저었다.
그냥 단순히 손을 내젓는 것 뿐인데 그 행동마저도 위협적으로 느껴질만큼 손도 크고 어깨도 넓고 몸이 다 큼지막 큼지막하고.
그런데 눈은 동그랗고 맑은 것이 저 갭모에 어쩔.
“절대로 그런 생각 하실 필요 없습니다. 공녀 전하 덕에 폐하의 얼굴이 그렇게 밝아지셨는데. 저는 그런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정말입니다.”
빈말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 그가 그렇게 말하면 그대로 믿어도 될 것 같았다.
“밀크 단장님. 폐하는 어떤 분이세요?”
내가 그렇게 물어도 그가 내 말에 제대로 대답을 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에게 나는, 주적의 딸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그런데 밀크는 그때부터 조곤조곤 얘기를 시작했다.
“폐하는 외로운 분이지만 현명하신 분이시죠. 그리고 결단력도 있고요. 저는 제 주군이 그런 분이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단력요? 그래요?”
그런 면은 내가 잘 못 보던 부분이라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신이 난 듯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