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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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르고 있지만 여기에 오기 전에 저는 대륙을 다니면서 용병 생활을 했었지요. 맡겨지는 일들은 돈이 된다면 뭐든 했습니다.”
“아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왜 진작 그 생각을 못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정말로 그 일에 어울렸다.
딱 길드장 같이 생겼는데.
그냥 여기 저기 아무데에나 있는 잔챙이 길드 말고, 나라의 굵직한 일을 맡아서 하고 황실의 요인이나 왕위 계승자를 은밀하게 죽이는 일 같은 걸 맡았을 것 같아 보였다.
“황실에도 침입을 한 적 있었어요?”
내가 묻자 그가 하하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었다.
“대륙에 제국은 하납니다. 여기로 오기 전까지만 용병이었지요.”
“아아.”
그래서 뭐.
동문서답이잖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인다는 듯이 그가 웃었다.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럼 황실 말고 궁에는 잠입해 본 적 있어요?”
“거기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공녀 전하. 부디 노여워하지는 마시기를 바랍니다.”
“오오.”
뭔지 알겠네.
만약에 아니었으면 그냥 상큼하게, 아닙니다 라고 대답을 했을 테니까 저렇게 구구절절 대답을 한다는 건 했다는 거네.
나는 내 마음대로 결론을 내놓고 의미심장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밀크는 웃음을 지었다.
“임무를 맡으면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어요?”
“그럴 것 같으십니까?”
“네. 밀크라면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러자 밀크가 기분 좋은 듯이 웃었다.
저런 표정이면, 내 말이 맞다는 뜻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있었습니다.”
“네? 정말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상처가 건드려진 것 같은 표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홀가분하고 흡족해하는 것 같은 표정이라 난감해졌을 정도였다.
나는 더이상은 그에게 질문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용병이 작전에 실패했다는 건 작가가 출간된 작품에 용어를 잘못 쓴 걸 뒤늦게 깨달은 것보다 더 치명적일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밀크가 자발적으로 입을 열었다.
“페하를 시해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었고 저는 그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돈은 받아 챙겼지만 일은 하지 않았죠.”
“…”
뭐라고 말을 하기는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거칠게 뛰어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황제 시해라니.
대륙에는 제국이 여기 한 군데밖에 없다면서.
밀크의 나이를 봤을 때 그가 의뢰받은 일은 분명히 이스마힐을 죽이라는 일이었을 터였다.
나는 그를 바라보다가, 지금은 그와 눈을 마주치는 것도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훽 고개를 저었다.
왜 나한테 이런 말을 다 해 주는 거지?
내 머릿속에는 오래된 격언이 떠올랐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혹시 이 얘기를 해 놓고 내 목을 슥삭 해 버리려는 속셈인가?
그래서 걱정을 하지 않고 나한테 말을 다 하는 건가?
그렇게 별별 생각을 다 하고 있는데 내가 머무는 별궁이 가까워졌다.
이제 조금만 가면 도착을 할 테니까 그도 곧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밀크가 말했다.
“공녀 전하. 정원을 조금 거닐다가 들어가시지 않겠습니까?”
“아뇨?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피곤하기도 하고. 폐하께서도 일찍 들어가서 쉬라고 하셨고요.”
“그러면 여기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네?”
꼭 그래야되겠어요?
밀크가 귀엽게 생겼다고 한 인간 누구야.
아젤린 너야?
나는 머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공녀 전하. 폐하는 어떤 분이냐는 질문에 왜 제 얘기를 해 드린 건지 아십니까?”
아. 그랬지.
밀크가 너무 자연스럽게 자기 얘기를 해서 그렇지, 처음에 나는 이스마힐에 대해서 물었지.
“공녀 전하. 폐하는 지금도 여러 위협에 노출돼 있으십니다. 저는 폐하를 위해서 제 목숨을 기꺼이 바칠 생각입니다. 클레이튼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 맞다. 클레이튼을 잘 봐 달라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밀크가 나한테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알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공녀 전하께서도 폐하를 지켜주시겠습니까?”
“…네? 제가 어떻게요?”
나도 내가 그렇게 할 수만 있으면 정말 그러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예상했겠지만 저에게 그 일을 의뢰한 건 대공이었습니다. 물론 대공이 직접 나선 건 아니었지만 진실을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죠.”
고문을 한 것 같은데 굳이 다시 물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이제 더이상 놀랍지 않았다.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쉽게 들었던 것이다.
“대공은 자신 외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공녀 전하께서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문? 일족? 대공은 그런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알고 있어요.”
“필요가 다 했다고 생각된다면 공녀 전하도 버릴 겁니다. 그냥 얌전히 버리지도 않겠죠. 공녀 전하는 철저하게…”
그는 뒷말을 하지는 않았다.
못한 것 같았다.
그가 하지 못한 말이 얼마나 끔찍할까 해서 나는 더 걱정이 됐다.
“공녀 전하. 대공에게 기대셔서는 안 됩니다. 대공은 절대로 공녀 전하를 지켜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나도 그럴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검이 날아들면 내 몸을 낚아채서 나를 방패로 쓸 사람이라는 것을.
그것도 조금의 주저도 없이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죠?”
“저를 믿으십시오. 아니. 폐하를 믿으십시오.”
“첩자가 되라는 부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제 생각이 맞나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감출 것도 없다는 얼굴이었다.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황에서 내가 누구에게 줄을 대야 하는지는 너무나 명확했다.
내가 아젤린이 아니라고 해도 답은 정해져 있었을 것 같았다.
피도 섞이지 않은 양부를 위해서 내가 뭣 때문에 목숨을 건다는 말인가.
그것도, 내 목숨을 노릴 가장 유력한 사람이 양부 그 자신인 마당에.
“공녀 전하. 이런 말씀을 드려서 심려 끼친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정말로 나를 걱정하는 것 같았다.
“바로 답을 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녀 전하께서 반드시 생각해 보셔야 할 문제라서 말씀드렸습니다.”
“폐하께서 시키신 일인가요?”
“모르겠습니다. 폐하께서 직접 저에게 명령하신 것은 아니지만 저는 폐하께서 원하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폐하께서는 공녀 전하를 걱정하고 아끼십니다.”
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훌륭한 답을 내놓았다.
“지금 하고 있는 말을 얼마나 확신하죠, 밀크 단장님?”
“폐하를 믿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공녀 전하는 저 역시 믿으셔도 됩니다.”
밀크가 말했다.
자기가 한 말의 무게를 스스로 가볍게 만들어버릴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생각해 봐도 되는 거죠?”
“물론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밀크가 믿음직스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공녀 전하. 폐하는 전하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지혜롭고 현명하신 분입니다.”
“네. 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아뇨. 안다고 생각하더라도 제대로 알지는 못하실 겁니다.”
그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웃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지만 밀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하루 수고가 많았으며 편히 쉬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궁금증 때문에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고 내 방으로 들어가면서 드보라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폐하에 대해서 아는 것을 전부 말해달라고 했다.
시녀들이야말로 귀를 수 십개는 달고 있는 정보통이었다.
시녀들은 자기가 모시는 상전이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뒤떨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그들이 핵심계층과 연결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늘 은밀하게, 그리고 바쁘게 움직이면서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사람을 심어놓고 돈을 들여가면서라도 그 일을 수행했다.
공녀의 시녀라면 절대로 그 정보력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드보라. 내가 질문을 하면 어느 정도까지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어?”
내가 그렇게 분위기를 잡고 말한 게 잘못이었을까.
“전혀 솔직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아가씨.”
그러고 딱 선을 그어버렸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묻고 싶었던 것들을 물었다.
드보라는 경우에 따라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아주 자주.
자기는 내 시녀지만 자기한테 돈을 주는 분은 대공 전하라는 걸 잊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것만 해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대답이기는 했다.
나는 폐하가 어떤 분이신지 드보라에게 물었고 드보라는 자기가 아는대로 솔직하게 말을 해 주었다.
“폐하는. 평범한 인간의 지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자주 해결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사람들 중에는. 정말 아주 몰상식하고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그런 거긴 하지만 폐하께서 마족과 계약한 건지도 모른다는 말도 나와요.”
“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당황해서 난리를 치는데 폐하는 그 일이 일어날 걸 이미 예견하셨던 것처럼 태연하게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 많대요.”
“그래? 정말로 마족과 계약을 한 건 아닐까?”
“아가씨!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아가씨는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돼요. 공녀 전하시잖아요. 대공 전하의 따님이시라고요. 누가 그런 소리를 들으면 그 말은 아주 불손하고 편파적으로 전달될 거라고요.”
그 말이 맞다.
나는 정말 불쌍하다.
그냥 장난으로라도 이스마힐을 깔 수가 없는 입장인 것이다.
대공이 엄청난 흑막이고 나는 그 사람의 딸이기 때문에.
그러나 저러나 우리 스마힐이…
정말 마족과 계약을 한 걸까?
물어봐야징!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