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Majesty, that sounds like my novel RAW novel - Chapter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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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부인이라면 성에 차겠어?”
“네?”
이건.
그냥 좋아하면서 고맙다고 말하고 넙죽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스마힐이 나에게 그런 작위를 내린다고 하면 모든 귀족들이 나서서 이스마힐을 압박할 터였다.
절대로 그렇게 되도록 놔둘 수는 없었다.
“안 돼요. 이스마힐. 정신 차리세요.”
정신 차리라고 말한 건 잘못한 것 같기는 하지만 다른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젤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해 주고 싶다.”
“아뇨. 안 돼요. 귀족들이 절대로 가만 있지 않을 거예요. 이 기회를 통해서 대공만, 아니, 그러니까, 아버지만 엄청나게 세를 불릴 거예요. 아무도 이스마힐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요. 지금은 한 사람이라도 더 이스마힐의 편으로 끌어 들여야 돼요.”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내가 했던 말을 다 주워담고 싶어했다.
내가 멍청한 소리를 해 버리는 바람에 이스마힐이 지지 않겠다는 듯이 더 멍청한 소리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눈 앞이 캄캄하기만 했다.
이스마힐. 너 진짜 왜 그래?
누나 물 먹이려고 그래?!!
이스마힐은 내가 어떤 걱정을 하는지 다 알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건 내가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할 테니까 이제 다른 얘기로 넘어갈까?”
이 고집불통을 내가 왜 도발한 걸까.
머릿속에서는 후회만 밀려왔다.
“아참.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서 다시 말해주는데 그 옷. 잊지 마. 마담 르네한테 말 했어?”
“네?”
안 했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드보라한테 바로 말해야겠다.
잊어버리지 않게 메모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이스마힐에게 종이 좀 줄 수 있냐고 하자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종이와 펜을 주었다.
그게 뭐가 웃겨?
이제 나만 보면 그냥 빵빵 터지나?
[잊지 말고 말하기, 마담 르네, 수트.]그렇게 적고 별표를 쳤더니 이스마힐이 내가 종이에 쓰는 걸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왜요?”
“그냥.”
그러는 동안 밀크가 들어왔다.
그리고 연회에서 쓸법한 트레이를 밀고 들어오는데 그 위에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손색이 없을만큼 많은 간식거리들이 있었다.
짜잔~ 이라고 말하고 싶은 표정으로 그가 고개를 들었다가 내 얼굴을 보고 작은 비명을 질렀다.
“고, 공녀 전하… 무슨 일이… 얼굴이 왜… 페하?”
나는 밀크가 왜 그렇게 놀라는지 알지 못하다가 내 눈이 퉁퉁 부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어설프게 웃어보였다.
마지막에 분명히 폐하를 부른 것 같은데.
이스마힐이 나를 때렸다고 생각한 건가?
이스마힐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웃음조차 짓지 않았다.
저게 평상시 이스마힐의 기본 표정 되시겠다.
이스마힐이 그렇게 자주 웃는 건 나하고 같이 있을 때 뿐이라는 걸 알았다.
밀크가 전에 했던 말, 나와 같이 있으면 폐하께서 잘 웃으셔서 좋다는 말이 맞는 거다.
“아아. 아니. 그냥 좀…”
울었어요, 라고 말하기는 창피해서 그냥 얼버무렸다.
“설마. 저 혼자 먹으라고 이 많은 걸 다 가져온 거예요?”
밀크가 다른 얘기를 더 하기 전에 나는 먼저 말을 돌렸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나는 퐁 당 쇼콜라와 비슷한 게 있는 걸 발견하고 냉큼 먹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우아하게 음료를 마셨다.
음식이 사람 기분을 참 기쁘게 만들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대공에게서 들었던 얘기를 했다.
내가 하는 얘기를 듣는 동안 밀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격노했지만 이스마힐의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평화로워 보였다.
혹시 이 사람이 내가 한 얘기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이스마힐. 네 얘기야, 네 얘기.
너를 회담에 불러내서 거기에서 너를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콕 짚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폐하. 대공을 그대로 두셔서는 안 됩니다. 명만 내리신다면.”
밀크는 그렇게 말을 하다가 나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는 나를 어느 정도나 믿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 역시 그게 걱정됐다.
나는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세계에 머물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며칠 살다가 갑자기 현대 세계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을 텐데 그 후에 아젤린이 다시 돌아오고 이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면.
그래서 아젤린이 나라고 생각하고 자기들 계획을 아젤린에게 다 털어놓는다면 이 사람들은 그냥 훅 가 버릴 수가 있는 것이다.
반란을 도모한 사람들에게 목이 댕겅 잘릴 수도 있고.
나는 밀크에게 나를 믿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 얘기는 제가 없는 곳에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밤이 너무 늦기도 했고. 저는 이제 돌아가 볼게요. 두 분이서 얘길 나누세요.”
“아닙니다. 공녀 전하. 공녀 전하를 믿습니다.”
밀크가 미안한 듯이 말했다.
“그러시면 안 돼요. 단장님. 사람을 뭘 안다고 믿으시나요? 아무리 신의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한테도 약점이 있을 수 있는데요. 아니면 마법 같은 거에 당해서 자기 의지하고 상관없이 배신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는 괜찮으니까 그 이야기는 두 분이 나누세요.”
예를 제대로 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고 일어서려고 했다.
“괜찮아. 더 먹고 가.”
그때까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이스마힐이 말했다.
“네?”
“요리사 성의를 봐서 더 먹고 가.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만…”
그럼 싸 달라고 할까?
그러면서 간식을 보면서 눈을 굴리고 있는데 이스마힐이 밀크에게 계속 말을 해 보라고 했다.
이 사람들이!
내가 실컷 얘기를 했는데 듣지를 않는 거다.
========== 작품 후기 ==========
자정에 몇 편 더 들고 올게요. 뽜이야~
좋은 표지는 해롭군요. 자꾸 자랑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는 폐해가…
오